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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개 전도 이야기 - 행복한 안내자로 살아가는 순복음노원교회 전도자들의 증언
유재필 지음 / 두란노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연말이 되어서 그런지 마음이 헛헛한 요즘이다. 모든 것이 다 시들하고, 어떠한 것도 나의 관심을 끌고 있지 못하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새해가 와 있다는 두려움이 일기도 하다. 그렇게 시간을 허무하게 보내 버리기는 싫다고 하면서도,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지 헷갈린다. 특히나 최근들어 나의 신앙에도 기복이 심해서, 하나님 앞에 온전히 나를 내려놓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다른 사람들의 신앙을 돌볼 겨를도 없이, 나의 신앙을 추스리기 바쁜 요즘 <부침개 전도이야기>라는 책을 만났다. 책 제목만을도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생각했다. 올해도 여김없이 한 명도 전도를 못했고, 한 영혼을 신경쓰기 보다는 내가 먼저 바로 서야 했다.
그래서 약간의 거리를 두고 읽었다. 전도의 불이 일어난 교회의 이야기일지라도, 나의 상황과는 멀다고 치부해 버렸다. 노원구에 위치한 교회로 10만 성도를 구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순복음노원교회였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기적인 신앙을 가지고, 나 하나 살기 바쁜 요즘에 그런 비전을 품는 다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강팍한 마음에서 책을 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의 초반부터 나의 마음은 턱턱 막히기 시작했다. 현재 내가 갖고 있는 병폐를 콕콕 찔러 주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생의 문제가 없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갈 해법의 열쇠를 구하는 지혜이다'라는 목사님의 말씀 앞에 숙연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연말을 핑계대고, 나의 신앙이 주춤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해법을 구하기 보다 회피해 버리기 바빳던 나의 모습이었다. 그랬으니 전도의 사명을 가진 순복음노원교회가 은혜롭게 다가왔겠는가. 찔림을 받으면서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딴청만 부리고 있었다.
이 책에는 많은 사연이 있었다. 어떻게 한 영혼을 구하게 되었는지,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고, 수 많은 사람들의 기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도자의 마음 밑바탕에 깔려 있는 첫 번째 마음은 사랑이었다. 사랑이 없이는 생면부지의 타인을 전도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리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사랑 때문이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사랑은 어떠한 사랑과도 비교할 수 없으며, 그 사랑을 닮아가기 위한 마음이야말로 하나님 사랑에 가까이 다가가는 행위이다. 그런 마음을 품고 타인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한다는 것. 역시나 하나님이 주신 사랑을 나눠 주겠노라는 마음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의 제목인 <부침개 전도>도 이웃을 향한 사랑 안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었고, 꾸준한 전도를 통해서 결실을 거둘 수가 있었다. 목사님은 '전도용품을 가지고 현장으로 나가는 교인들의 뒷모습이 십자가 군병들처럼 듬직하지만, 때로는 세상 속에 들어가는 양들처럼 애처로워 보인다'고 하셨다. 그들에게 사명감과 사랑이 없었다면, 그 일을 해 낼 수 있었을까. 전도를 해 본 사람만이 전도를 한다라는 말처럼, 전도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많은 성도들 마음 속에 있었다. 많은 교인들의 간증을 들어 보면 어찌나 사연들이 기구하고, 애처로운지 그런 삶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한 사람들이었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을 찾았고, 매달렸다. 그 가운데 각 구역에서는 그들을 위해서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뜨거운 기도를 끊임없이 해주었다.
또한 전도 안에는 하나님 나라를 향한 비전이 있었다. 노원구의 특징을 파악하며, 외국인 노동자과 장애인 영혼 구원에 힘썼다. 하나님의 자녀를 허물없이 사랑하는 교인들의 모습에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내가 몸담고 있는 교회 주변의 복음화를 외치면서도, 그런 복음을 전해본 적이 없었다. 또한 사람을 골라가며 전도해 보려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각자가 받은 성령을 타인에게 서슴없이 나눠주는 교인들을 보면서, 그런 모습이야말로 하나님을 닮아가는 모습이다라고 느꼈다. 간증을 한다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일인데, 간증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도 희망을 나누어 주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 졌다.
간증만 실려 있다면 지루했을 내용에, 목사님의 적절한 설명과 객관적인 입장에서 씌여진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하나님을 드러내려는 목사님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마음을 품은 성도들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그랬기에 이 책은 순복음노원교회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였다.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자, 나와 동떨어진 세계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큰 비전을 세울 수 없더라도, 내 자신이 먼저 바로 서고 서슴없이 하나님을 증거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신앙 생활을 하라고 했으면, 지쳐 쓰러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나의 어려움을 알고 득달같이 달려 들어 기도해주는 교인들과 하나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했다. 하나님을 붙들고 매달릴 때, 신비한 일이 일어난다는 얄팍한 믿음을 보지 말자.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길 때,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신다는 사실을 깨닫길 원한다. 순복음노원교회의 이야기는 그런 간증과 하나님의 사랑, 비전이 넘쳐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