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르갈의 향기 - 이시영

 

 

- 어제 이 책이 구겨져서 왔길래...

교환 신청을 했더니..

답변도 바로 주더니... 금방 책이 도착했다.

오오.. 그래 이십사 아주 좋아요!

어제 책보다 상태가 좋아서 마음에 든다.^^

이 시집을 지인에게 졸라서 산건...

지인이 말해 준 시 하나 때문이었다.

어찌나 배꼽을 잡고 웃었던지...ㅋ

그 시 때문에 구입하게 되었으니.

그 시를 공개해야지..^^

저작권에 걸리는 건 아니겠지?ㅋㅋ

 

 

 

젊은 동리

 

                      - 이시형

 

 

 

  술이 거나해지자 젊은 동리가 젊은 미당 앞에서 어젯밤에

잠 아니와서 지었다는 자작시 한 수를 낭송했다. "벙어리도

꽃이 피면 우는 것을." 미당이 들고 있던 술잔을 탁 내려놓

고 무릎을 치며 탄복해 마지 않았다. "벙어리도 꽃이 피면 우

는 것을......이라. 내 이제야말로 자네를 시인으로 인정컸

다. 그러자 동리가 그 대춧빛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대꾸했

다. "아이다 이 사람아. 벙어리도 꼬집히면 우는 것을......

이다." 미당이 나머지 한 손으로 술상을 쾅 내리치면서 소리

쳤다. "됐네 이 사람아!"

 

 

<아르갈의 향기/ 시와시학사>

 

 

- 이 시 때문에 지인에게 시집을 사달라고 조른 것이다. ㅋㅋㅋ

젊은 동리와 젊은 미당이 시를 논했을...

꽃이 피면과 꼬집히면을 논했을 모습이 상상이 간다.

이렇게 재미난 시를 만들다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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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02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래서 한편의 시가 탄생했군요. 이거 보면서 생각난 것~~
위기철의 '아홉살 인생'에서 여민이가 미술대회 입상한 그림 제목이 '꿈을 따는 아이'였는데~~정작 여민이는 '꾸물대는 아이'라고 쓴 거였죠.ㅎㅎㅎ

안녕반짝 2008-09-0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시 너무 웃겨요. 괜히 푸근해 지기도 하고..^^ 꾸물대는 아이, 꿈을 따는 아이.. 아핫.. 비슷하네요..^^
 
소녀 소년을 만나다 세계신화총서 8
알리 스미스 지음, 박상은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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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크레타 섬의 한 여인이 임신을 했다. 남편은 딸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그 여인은 이시스 여신에게 기도를 했다. 이시스 여인은 응답을 해주었다. 딸이든 아들이든 괘념치 말고 키우라고. 딸아이라면 키울수 없다고 말하는 남편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 여인은 딸을 낳는다. 이름은 이피스. 사내아이로 속여서 키웠다. 이피스는 명문가의 딸 이안테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식 날짜가 잡혔다. 크레타 섬의 축제가 될 만큼 둘의 결혼식은 기대로 부풀어 올랐다. 결혼식 전날 밤, 이피스의 어머니는 또 다시 신전에 가서 기도를 했다. 그랬더니 이피스가 남자로 변했다. 그렇게 둘은 결혼식을 치르고 이피스는 이안테를 아내로 맞아 들였다. 이 야기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의 <이피스 신화>다. 저자는 이 책을 내용을 <이피스 신화>에서 따왔다고 했다. 저자는 어떻게 이 신화를 현대 적으로 풀어냈을까.

 

    앤시아는 언니 이모겐의 소개로 대기업에 취직 하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관둔다. 그러다 도시 곳곳에 날카로운 메세지를 남기는 로빈을 만나게 된다. 로빈의 메세지는 성적 소수자와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메세지였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다룬 글을 서슴없이 건물에 남기는 로빈을 마주한 순간 앤시아는 사랑에 빠진다. 그 옛날 이피스와 이안테가 그랬던 것처럼. 로빈을 만나기 전까지 무미건조한 삶을 살던 앤시아는 비로소 숨겨진 자아를 찾게 된다. 철저히 둘 만의 세계에서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라고 해도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변화해 갔다. 가장 먼저 변화를 맞이한 사람은 이모겐이었다. 상사가 지시한 잘못된 일을 행하지 않고 내면의 소리에 의해 자유로워 진 것이다. 이모겐의 변화를 보며 저자가 따로 마련해 놓은 반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별이 바뀌는 반전은 기대하기 힘들기에 앤시아와 로빈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 보려는 것. 그것이 현대에 어울리는 신화적인 풀이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피스 신화를 전혀 모른 상태에서 책을 읽었기에 처음엔 저자의 문체가 답답하다는 느낌 뿐이었다. 이 책은 색다른 문체로 씌여 있었다. 지금껏 마주했던 독자가 읽기 편한 문체가 아닌 저자의 이끔에 동행해야 다가설 수 있었다. 스토리를 훤히 꿰뚫어 보고 싶었던 나는 그의 문체가 흐름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다 앤시아와 로빈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시에 행해지는 낙서와 그들의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신화속에서는 동성을 인정할 수 없었던 사회이기에 남자로의 변신이 있었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동성간의 사랑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는 실정이다. 동성의 사랑을 말하기 위해 저자는 이피시 신화를 따온 것이 아닐까. 외적인 메세지는 앤시아와 로빈이 행할 운동으로 인한 새로운 변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적인 메세지는 동성의 사랑을 이해시키려 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신화와 얽힌 현대사회의 이슈들은 그렇게 펼쳐지고 있었지만, 그 안에서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세계신화총서라는 분류도 생소했지만 이 책을 꺼내들게 된 건 지인의 추천에 의해서였다. 나름 괜찮은 것 같다며 내게 건네준 책이었는데, 나는 온전히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못한 느낌이 든다. 동행하지 못하고 관찰자가 된 느낌. 현실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였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현실 속에서 가능을 염두하지 않았기에 동떨어진 세계로 치부해 버린 것일까. 하지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 수록 신화와 현대가 적절히 섞인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곱씹어야만 진가가 살아나는 이야기. 그것이 신화총서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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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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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수 작가의 첫 작품을 산문을 읽어서인지 다음 작품도 소설보다 비슷한 분위기를 찾게 됐다. 두 번째로 마주한 책은 <청춘의 문장들>이다. <여행할 권리>로 생면부지의 작가에 온 관심의 쏟고 있으니, 먹이를 찾아 헤메는 한 마리의 하이에나가 된 것 같다. 온통 김연수의 작품에 빠져 있는 요즘이다. 

 

  아직 그의 소설을 접해 보진 못했지만, 그의 산문집을 읽고 나서 그에게 홀딱 반한 것은 사실이다. 소설이 어떠한 분위기를 띄고 있을지 모르지만 산문에서만큼은 독자의 마음을 뺏기에 충분한 저력을 갖추고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문학과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어서 부담이 없었다. 누구나 한번쯤 품었을 젊음의 한 때를 떠올리기에 충분한 추억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거기다 추억과 얽힌 문학의 버무림은 청춘의 열기 만큼이나 강렬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지내온 유년 시절과 20대 초반의 경험들을 허심탄회하고 말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모든 추억을 낱낱이 드러내는 것과 다른, 걸러 버리지 않은 채 드러낼 용기를 말이다. 그러나 아직은 감추고 싶은게 더 많다. 나의 청춘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생각에 좀 더 지켜보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청춘을 더듬어 본 것은 단순한 간접경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드넓은 문학세계를 탐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가 풀어놓은 추억에 웃기도 하며,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문장 앞에서는 무릎을 탁 치며 감탄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수 많은 그림들을 한 곳으로 엉그러 모았다. 청춘이라는 나만의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 책을 읽다보면 가장 큰 느낌 중 하나는 소소함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주욱 늘어놓는 것이나, 자신을 사로 잡았던 문장을 인용하는 것이나 저자의 개인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 현재보다 과거, 나이듬 보다 젊을 더 말하고 있었지만,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 하다. 어느것에도 구애 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자신의 생각을 집어 넣을 수 있었던 시간. 작가라는 위치보다 평범한 삶을 살아온 저자를 만났기에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의 추억에서 꿈을 꿔보기도 했으며,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갔고, 암울한 미래를 걱정하던 시간까지 모두 만나보았다. 특히나 '소진되고 나서도 조금 더 소진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던 저자의 글을 읽을 때는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더럭 겁이 났다.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하는 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견디면서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던 저자의 고백은 현재 내가 안고 있는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았다.

 

  지나온, 혹은 지나고 있는 청춘을 끌어내는 것만큼이나 회한에 빠지는 일이 있을까. 즐거웠던 기억도 많지만 점점 더 깊은 고독으로 빠지는 느낌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 그래서인지 회한이 주를 이루지 않은, 문학과 함께 얽힌 저자의 청춘 여행이 좋았다. 나의 고독을 즐거운 추억으로 만들어 주는 펼침이 인상 깊었다. 문학이 있기에 외롭지 않고, 앞으로의 삶이 있기에 좌절하지 않을 용기를 얻었다. 아마도 그것이 김연수의 작품에 빠진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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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읽은 책


 
 
1. 잘 되는 나 - 조엘 오스틴
2. 탐서주의자의 책 - 표정훈
3. 사랑하기 때문에 - 기욤 뮈소
4. soli's cartoon grammar - daniel E. Hamlin, 옥문성
5. 지구 끝의 사람들 - 루이스 세풀베다
6. 감상적 킬러의 고백 - 루이스 세풀베다
7.  모비 딕 - 허먼 멜빌
8. 배고픔의 자서전 - 아멜리 노통브
9. 해저 2만리 1 - 쥘 베른
10. 복덕방 - 이태준
 
----------------------------------------10권
 

2월에 읽은 책
 
 
11. 창조적 디자인 경영 - 이병욱
12. 하나님의 휴식 - 마크 부캐넌
13. 힐링 다이어리 - 샌디 그레이슨
14. 조지 뮬러의 기도 - 조지 뮬러
15. 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5권
 
 
3월에 읽은 책

 

 

16. 몰입 - 황농문

17. 조용한 믿음의 힘 - 토니 던지

18. 그리고 나는 어른이 되었다 - 곤살로 모우레

19. 문제아 - 제리 스피넬리

20. 리버보이 - 팀 보울러

21. 해저 2만리 2 - 쥘 베른

22.~23. 아더와 미니모이 3,4 - 뤽 베송

24.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 석영중

25. 스타시커 1 - 팀 보울러

 

--------------------------------------10권

 

 

4월에 읽은 책

 

 

26. 스타시커 2 - 팀 보울러

27. 여름이 준 선물 - 유모토 가즈미

28. 내 생애 최고의 축복 3:16 - 맥스 루케이도

29. 사랑에 관한 연구 -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30. 물은 답을 알고 있다 - 에모토 마사루

31.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 - 리처드 용재 오닐

32. 완득이 - 김려령

33.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 - 호아킴 데 포사다, 앨런 싱어

34.  바다 바다 바다 - 샤론 크리치

35. 나폴레옹 놀이 - 크리스토프 하인

36. 아르네가 남긴 것 - 지크프리트 렌츠

37. 성과 이성 - 리차드 포스너

38.  귀향 외 -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39. 착한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박경철

40. 안데스의 비밀 - 앤 놀란 클라크

41.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 존 버거

42. 열세살 로즈의 아주 특별한 일년 - 루이자 메이 올컷

 

---------------------------------------------17권

 

 

5월에 읽은 책

 

43. 어린왕자 - 생텍쥐페리

44.~45. 인연 1,2 - 정찬주

46. 최후의 끽연자 - 츠츠이 야스타카

47. 젊음의 탄생 - 이어령

48. 닥터 코페르니쿠스 - 존 반빌

 

----------------------------------------------------------- 6권

 

 

6월에 읽은 책

 

49. 책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

50.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 존 버거

51. 지킬 박사와 하이드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52. 하늘에 있는 나의 집 - 맥스 루케이도

53. 네가 어떠한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  5권

 

 

7월에 읽은 책

 

 

54. 그리운 메이 아줌마 - 신시아 라일런트

55.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 - 테오

56. 소녀, 소년을 만나다 - 알리 스미스

57. 여행할 권리 - 김연수

58. 청춘의 문장들 - 김연수

59. 이스탄불 - 오르한 파묵

60.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 호어스트 에버스

61. 행운아54 - 에프라임 키숀

 

--------------------------------------------------------- 8권

 

 

- 8월에도 슬로리딩을 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이 읽은 것 같다. ㅋㅋㅋ

예전에 비하면 소소한 권수지만 이젠 권수에 치중하지 않기로 했으니...머..^^

8월은 김연수에 푹 빠진 달이었다. <여행할 권리>,<청춘의 문장들>이 참 좋았다.

김연수의 책을 두 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김연수의 책을 세권이나 대기시켜 놓았으니..

8월에는 김연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권수에 치중하지 않고, 이벤트에 치이지 않는 슬로리딩을 이어갈 지어다.

 

 

 

2008년도에 생긴 책
 
 
280.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 다카하시 겐이치로

281. 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간다 - 팔란티리 2020
282. 톨스토이의 비밀일기 - 톨스토이
283. 목마름 - 맥스 루케이도
284. 설타누나, 나의 멘토가 되어줘 - 설보연
285. 꾸르제뜨 이야기 - 질 파리
286. 악인 - 요시다 슈이치
287. 서진규의 희망 - 서진규
288. 날아라, 어제보다 조금 더 멀리 - 윤무부
289. 영광의 왕과 마주치다 - 제임스 w. 골, 마이클 앤 골
290. 소외 - 루이스 세풀베다
291. 귀향 - 루이스 세풀베다
292. 섬 - 장 그르니에
293. 태양의 여행자 - 손미나
294.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 - 이명권
295. 디지로그 - 이어령
296.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박경철
297. 셰익스피어는 없다 - 버지니아 펠로스
298. 안녕이라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299.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 알랭 드 보통
 

300. 아이반호 - 월터 스콧
301. 돈키호테 - 미겔 데 세르반테스

302. 80일간의 세계일주 - 쥘 베른

303.~304. 15소년 표류기 1,2 - 쥘 베른


305. 잡식동물의 딜레마 - 마이클 폴란

306. 잘 풀리는 여자 스타일 - 신영란

307.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 - 히라노 게이치로

308.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더글러스 애덤스

309.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독 - 다나카 마치

3103. 가스등 이펙트 - 로빈 스턴

311~312. 타임슬립 1,2 - 오기와라 히로시

313.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 도종환

314. 나를 벗겨줘 - 까뜨린느 쥬베르

315.~316. 콜레라 시대의 사랑 1,2 - 가르시아 마르케스

317. 성공미학 - 이지수

318. 국어랑 한자랑 같이 공부해 - 정우상

319. 바쇼의 하이쿠 기행 1 - 마츠오 바쇼

320. 2008 열린책들 매뉴얼 - 열린책들 편집부 엮음

 

321. 클래식 인생 변주곡 - 윤미숙

322. 건강한 생리 - 조연경, 김경숙

323. 카라바조 - 질 랑베르

324. 질문상자 - 다니카와 슌타로

325. 낭만과 모허의 고고학 여행 - 스티븐 버트먼

326. 시각의 의미 - 존 버거

327. 사람들은 왜 무엇이든 믿고 싶어 할까 - 마르틴 우르반

328. 테메레르 4 - 나오미 노빅

329.  롤리타 - 블라지미르 나보코프

330. 고흐보다 소중한 우리미술가 33 - 임두빈

331. 영혼의 순례자 반 고흐 - 캐슬린 에릭슨

332. 외면 - 루이스 세풀베다

333. 스무살 도쿄 - 오쿠다 히데오

334. 종소리 - 신경숙

335. 19세 - 이순원

336.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 - 오영욱

337. 그림에 마음을 놓다 - 이주은 

338.~339. 장외인간 - 이외수

340. 최초의 인간 - 알베르 카뮈

 

341. 삿뽀로 여인숙 - 하성란

342. 우울한 얼굴의 아이 - 오에 겐자부로

343. 책이여, 안녕 - 오에 겐자부로

344. 부활 - 레프 니꼴라예비치 톨스토이

345. 코코 샤넬 - 앙리 지델

346.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 - 루이스 세풀베다

347. 꾿빠이, 이상 - 김연수

348. 그늘의 집 - 현월

349. 피는 물보다 진하다 - 아스트리드 트롯찌

350. 우동 한그릇 - 구리 료헤이

351.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352. blessing of the rainbow(무지개 원리) - norbert d.y.cha

353.~358. 배터리 1~6 - 아사노 아쓰코

359. 사랑이라니 선영아 - 김연수

360.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1 - 정끝별 해설

361.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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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아 54
에프라임 키숀 지음, 이용숙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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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들어 자신감이 너무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무엇에 대한 자신감이냐고 상대방에게 묻기도 전에 나는 의기소침 해지고 말았다. 학창시절부터 나를 내세우기보다는 비하하기 바빴고, 누군가 나를 칭찬이라도 할라치면 당황스러워 하며 늘 부정만 했다. 그렇다보니 내게 따끔한 충고라도 들려오는 날에는 한없이 아래로 아래로 가라 앉아 버리고 마는 고질병을 달고 살고 있다. 자신감을 가지라는 소리에 내 자신을 내려놓고 생각해 보다가도 교만과 자신감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해 헤메고 있는 나를 발견할 뿐이었다. 그런데 나보다 더 심한 자책감 속에서 살고 있는 딱한 남자를 알게 됐다. 젊다고 할 수 없는 50대 중반 줄에 접어드는 그에겐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고, 삶의 의미조차 찾을 수 없는 무기력감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나의 처지를 놓고 그에게 위로를 받아야 할지 동병상련의 고통을 나누어야 할지 심하게 헷갈렸다.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와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어 놓았을 법도 한 50대의 칼 뮐러는 현재 최악의 상황이었다. 희미하게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던 삼류배우라는 딱지도 사라져 버리고 지금껏 그래왔듯 교사인 아내 힐데에게 빌붙어 살고 있었다. 아무도 자신에게 배역을 주지 않았고 자신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TV속 미녀 배우를 상상 속으로 가두곤 했다. 한마디로 존재감 없이 생활을 유지해 가는 중년의 사내일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일거리가 생긴다. 유명 영화제작자가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칼 뮐러를 캐스팅 한 것이다. 하지만 막상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듣고 보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중요배역이긴 하지만, 좋은 인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수락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할 틈도 없이 아내와 자신의 에이전트의 강압으로 어쩔 수 없이 그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다른 배우의 변덕으로 칼의 역할은 바뀐다. 미녀 배우 카를라의 남편 역할에다 베드신도 있었다. 하지만 첫 촬영은 끔찍했다. 무명배우에다 별 볼일 없는 자신을 모든 사람이 무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를라는 더 심했다. 카를라는 자신의 몸에 손이라도 댈까봐 마치 벌레보듯 칼을 대했다. 그런 험악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대사도 똑바로 외우지 못하고 형편없는 촬영을 끝낸 칼은 다시는 그런 촬영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역할은 칼을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었다.






 

   칼은 자신이 찍은 미니시리즈가 절대 방영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칼의 생각과는 다르게 엉망으로 찍은 미니시리즈는 방영이 되었고, 다음 날 칼은 엄청난 스타가 되어 있었다. 대사를 제대로 읊지 못해 느낌대로 하라는 영화감독 말대로 한 것인데, 많은 시청자들은 감동을 받은 것이다. 지금껏 그런 연기는 본 적이 없다는 비평가의 리뷰는 칼을 더 유명한 사람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때부터 칼의 운명은 달라진다. 계단에서 울고 있던 우울증에 걸린 무병배우 칼이 아니라 혜성처럼 등장한 최고의 배우가 된 것이다. 말도 안되는 언론의 농간으로 하루 아침에 스타덤에 오른 칼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달라진다. 그의 모든 행동과 언행을 부풀려서 생각하고 말하며, 그에게 잘 보이려고 애쓴다. 주변 사람들이든 언론이든 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조차 칼에게 호의적으로 다가온다. 칼의 인기에 힘입어 조금이나마 이익을 보려는 무리들인 것이다. 급작스럽게 찾아온 인기에 칼 자신 조차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많은 혼란이 야기 되고 있었다. 카를라 조차도 칼에게 은밀하고 다가오고 있었으니 칼은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들고 있었다.






 

   그가 힘들거나 고민을 하다 해답을 찾을 수 없을 때, 윗층에 사는 심리학자가 건네 준 책에서 방법을 찾곤 했다. 스포 박사의 '남편과 남성들의 상식'이라는 책이었다. '결혼한지 108개월이 지난 남자들은'으로 시작하는 대부분의 글은 칼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도움을 주곤 했다. 칼 스스로가 짜맞추기를 해서 억지로 해결책을 찾는지는 몰라도 칼이 당면한 상황과 그 책은 묘하게 맞물리고 있었다. 카를라와의 만남 속에서도, 아내에 대한 감정도, 자신을 버겁게만 한 인기 속에서도 그는 스포 박사의 책과 동고동락하며 자신에게 처해진 상황을 나름대로 헤쳐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인기인이 된 그를 사람들은 가만 두지 않았다. 왜곡된 사실로 스캔들을 터트리는 여기자,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딸, 인기에 따라 변덕스러운 감독과 언론들. 상황은 갈수록 최악이 되어 가고 있었다. 처음부터 언론의 농간에 얻게 된 인기였고, 그로 인해 펼쳐진 상황이였으므로 그가 내리막길을 걷는 건 순식간이었다. 언론의 조작으로 얼마든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칼은 그렇게 얻은 모든 것을 잃을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진짜 행운의 반전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모든 것이 엉망으로 뒤얽혀 갈 때, 의외의 방법으로 그에겐 물질의 평화와 일상의 평온함이 찾아온다. 더불어 카를라와의 관계까지도.



  한 남자의 운명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음에 놀라워 하기도 전에 책 속에 흩뿌려진 풍자 분위기에 어쩔줄을 몰랐다. 웃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없는 세태는 주인공의 내면속으로 들어가서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혼란스러워 하는 그의 심리를 통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기를 바랐지만, 저자가 이끄는 대로 나 또한 주인공 처럼 끌려가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울함으로 점철되어 지지 않는 주인공의 태도라고나 할까. 자신에게 처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거나 깊은 고민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 난국을 헤쳐나가려는 의지는 있었다. 그 의지를 빌미로 삼아 웃지못할 상황을 만들어 가는 저자의 유머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았다고 말하고 싶다. 억지를 써서 절망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을 농간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커다란 악의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씁쓸함을 느끼는 것은 독자였으며, 그에게 닥친 운명으로 인해 세상의 오류를 철저하게 맛보았다. 칼이 스포크 박사의 책에 메달렸던 이유가 어쩌면 자신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방향을 잃어 버려 의지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현대의 우리는 너무나 나약하고, 의지박약이며 쉬운 방법으로 인기를 얻으려는 기질을 가졌다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풍자 작가로 알려진 에프라임 키숀의 소설을 통해 내 자신의 위치를 점검해 보며, 세태에 찌들여 살지는 않았는지 한번 쯤 생각해 본다면 이 책을 읽는 묘미가 더 달라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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