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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변화와 혁명은 펜끝에서 시작되었다
멜빈 브래그 지음, 이원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수 많은 책을 만나면서도 그 가운데 나를 변화시킨 책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미미한 변화, 나도 모르는 변화는 있었겠지만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만한 책은 만난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잊어 버렸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의 독서는 현실을 피해 책 속으로 더 도피할 뿐, 눈에 띄는 변화는 내 자신이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세상을 바꾼 책이라니... 제목을 보고 피식하고 웃어 버렸다.
책을 조금 접해보았다는 거만함에서 나오는 비웃음이 아니라 과연 세상을 바꾼 책을 12권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서였다.
나의 걱정을 염려하였는지 저자는 자신의 나라 영국에 국한해서 12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었다. 처음의 나의 걱정에서 조금은 가능성 있게 다가오는 저자의 접근을 보고 그제서야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 나라의 안에서라면 12권의 책을 꼽아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상을 바꿨다라는 책들을 살펴보니 세상을 바꾼다라는 의미안에 나의 좁은 소견이 들어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분명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세상에 나오므로써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긴 했지만 내가 생각한 바꾸다라는 의미는 통째로 무언가를 갈아 엎는다는 의미로 생각했었는데 12권의 책들을 보니, 바꾸다라는 의미는 무척 광범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우리의 의식을 바꾸기도 하고 과학과 경제의 진보를 가져오기도 하는 책들이였는데 나는 단순히 완전한 새 것이 된다고만 생각하고 있던 터라 조금은 부끄러웠다.
그러면서도 이 책에 언급된 책들을 직접 읽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지만 나의 능력으로는 그 책들을 소화할 수 없을 거라는 것을 간파했기에 책 소개만으로도 만족하게 되었다.
뉴턴의 '프린키피아 마테마티카'나 애덤 스미스의 '국부의 성질과 원인에 관한 연구'라는 책을은 도저히 읽어낼 재간도 없거니와 비교적 저자가 쉽게 설명하는대도 온전히 이해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의 생각을 정리할 책이 세상에 혹은 그 시대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볼 때, 온전한 이해보다는 그러한 책을 마주하는 나의 의식체계가 더 중요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을 그대로 따라가는 동일함이 아니라 작더라도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며 사회에 미치는 여파까지 느낄 수 있다면 분명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터였다.
그랬기에 책 한권으로 세상을 바꿨다라는 인식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그들의 생각이 정리될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므로써 변화를 인식할 수 있었겠지만 책은 대중에게 퍼져나가고 후세에 전해질 수 있는 매개체의 역활이 클 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각각 그들의 사고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이 아니였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 나가기가 힘들었을 거라는 것은 알지만 책이 변화시켰다라는 말에 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책에 소개된 책 속의 이면을 봐야할 것이고 그들의 사고가 미쳤던 영향들과 나에겐 어떠한지 그것들에 더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대부분 그 책들은 지금까지 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진보되고 발전되는 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지금 우리네 모습에서 시금석이 되었던 것들이 많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본적인 의의다.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 기본을 바탕으로 드러남이 가능했고 드러남이 있었기에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그렇기에 책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원본을 볼 수 없더라도 그런 의의만이라도 살펴 본다면 새로운 사고가 확립될지도 모르겠다.
거창하게 확립까지는 아니더라도 수 많은 책들 중에서 12권의 책에 선발(?)된 책들을 훑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