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예반 지음 / 대흥 / 199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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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 대대적인 집 정리를 하면서 언니네 책 꽃이에서 이 책을 보았다.. 책이라고 하기도 모하고.. 시집이나 에세이라 하기에도 모한...
소책자 같은 느낌이였다.. 대충 훑터봐도 알수가 없기에 다음에 보기로 하고 내 책 꽃이에 옮겨 놓았을 뿐이였다..
그랬던 것이 내 마음을 이렇게 달래줄 줄이야...

읽을 책은 많고... 그러나 이 책 저책 뒤적거려도 손에 잡히지는 않고 거기다가 마음까지 우울해 졌다.. 잠도 오지 않고.. 시간을 떼울 것도 마땅치 않은 정말 난감한 금요일 밤이였다.. 그렇게 책 꽃이 앞을 서성이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냥 나열된 말들이 마음속에 들어오게 되었다..
너무나 얇은... 그래서인지 페이지 조차 적혀있지 않은.. 그러나 나를 잡아 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그건 바로 나를 위로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이런 날에 읽힐 줄 알았다는 듯이 소박함으로 채워진 글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심정을 토로하면서 다독여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 글들로 인해 위로를 받았고 편안한 금요일 저녁이 되었다..
평범한 회사원이 였다던 작가....
무작적 여행하며 쓴 글이라는데 그런 이력 때문인지 더 친근감이 가고 위로가 마음에 와 닿았는지 모르겠다...
조용히 읇조리면서 내게 말하는 것 같다...
나의 마음을 다 안다고...
13년전에 출판된 것이라 재발행본을 찾을 수가 없다..
아무도 본적이 없는 듯한 양호한 책 상태를 보며 마치 조개 속의 진주를 발견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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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 핀의 모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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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민음사의 세계 문학에 빠져 있을때 할인된 가격에 유혹당해 동심으로 돌아가볼겸 이 책을 선택했었다...
보통 이 책이 그리 두껍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막상 책을 보니 무지 두꺼웠다... 그 이유인즉슨 100여년만에 가정집 다락방에서 빠져있던 친필원고가 발견된 것이다.. 그래서 그 완역을 하다보니 책이 600페이지로 두꺼워 졌다....
중간 중간에 삽화가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의외로 쉽게 읽혀지지가 않았다..
일인칭으로 씌여진 존댓말들.. 그리고 억측스런 거짓말들로 이끌어 나가는 전개가 유치했다.. 좀 더 성숙된(?) 느낌으로 만날거라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래서 그 상황에 나를 맞추기로 하고 기대든 실망이든 다 버리고 있는 그 자체로 읽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그작 저작 스토리도 파악해가고 200페이지가 넘게 읽었는데도 책은 끝날 기미가 안보였다.. 그래서 책을 몇달간 쳐박아 뒀다...
그러다가 읽다 만 책들 정리하면서 다시 읽기 시작해서 며칠만에 다 읽어버렸다.. 우선은 두껍고 사연 많은 책을 읽어 버려서 속이 후련하다..
그런데 다시 읽기 시작한 며칠간 동안은 참 신기했다..
유치하고 지겹고.. 마음에 들지 않던 책이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읽어 버린 것이다..
어느새 책에 푹 빠져 읽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도 깜짝 놀랬다..
전에는 분명 이러지 않았기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다만 공백기도 컸고 그 사이 마음을 편하게 먹은 탓도 있어서.. 어렸을때 만화로.. 책으로 본 재미가 다시 살아났던 것 같다.. 현재의 나만 중시했기에 어렸을때 순수하게 보던 그 마음을 찾지 못했었다.. 마음을 여니 어릴적 그 순수함이 들어오는 것 같았고.. 그제서야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간간히 웃기도 하면서.. 그리고 별 도움 안된다 생각했던 삽화를 보며 나름대로 상상도 하면서 말이다..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였다.. 어릴때 내가 이런 책을 만났다면 참 재미있게 읽고 뿌듯해 했을거라는 느낌... 그리고 실제로 그 느낌을 느끼고 있던 어린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번역자의 해설처럼 주인공 헉은 거짓말을 태연히.. 그리고 밥 먹듯이 한다.. 그리고 흑인 노예에 대한 핍박이 실존했고 그 핍박이 거슬렸다... 어린 아이로서는 너무 맞지 않는 세계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냥 이야기로 받아 들였지만 그 시대적 배경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읽는 청소년 들에게는 문제가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콜필드가 고등학생 문제아라면 헉은 초등학생 고학년... 중학생 저학년의 문제아라 할까...
그러나 헉의 이야기는 재미를 주기 위한 모험이 강했고 또한 어린아이의 마음이라 생각해도 좋지만 인간의 양심을 보여주는 대목들이 있었기에 동심의 이야기로 읽혀도 좋을 것 같다.. 밤새워 읽고 며칠동안은 내가 헉이 되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일... 그리고 그 안에서 나의 꿈을 키워 나가는 나의 어릴적 모습이 왜 자꾸 생각나는 것일까..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의 마음에 그런 순수함이 남아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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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간 연습 - 조정래
 
2. 낯선 사람들 - 김영현
 
3.~4. 비가 오지 않는 도시 1,2 - 티에닝
 
5. 빅토르 세르주 평전 - 수잔 와이스만
 
 
 
 
- 예전에 내가 쓴 네이버 오늘의 책 <케테 콜비츠> 소개글을 보고 실천문학사에서 소소한 내 홈피를 친히 찾아와 주신 일이 있었다.
그 계기로 책에 대한 이야기며 소소한 일상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신간도 보내주셔서 늘 감사해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또 책들을 보내주셨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실천문학사의 평전도 끼어 있고 조정래님의 책이며 디자인이 이쁜 비가 오지 않는 도시에다 국내문학에는 늘 많은 관심을 두지 못해 안타까워 하고 있는데 어찌 그 마음을 아시고 국내작가의 책까지 보내주셨다.
 
정말 무슨 복을 타고 나서 이렇게 많은 책들과 함께 실천문학사와 인연이 맺어 졌는지 모르겠다. 이벤트 책을 받다보면 수 많은 출판사에서 택배가 오지만...
실천문학사라는 로고가 찍힌 책 다섯권을 쌓아 놓고 보니 그 이름만으로도 통일감을 주어 보고만 있어도 뿌듯해지고 손길이 한번 더 가는 것 같다.
 
 
책을 통한 인연은 이렇듯 책처럼 오래 오래 남는 것 같다.
책을 볼때마다 생각이 나는 것은 정말 귀중한 것이다.
미흡한 나에게 이런 나눔과 애정을 부어주신 실천문학사 그분께(^^)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정말 책을 통한 인연....
깊고도 짙고도 애틋하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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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을 파는 남자 -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예전에 책클럽 회원분이
'시간을 파는 남자' 책을 보내주신다고 했는데..
잊지 않으시고 보내주셨어요....
(가제본임에도 전 깔끔해서 맘에 드네요..^^)
작년 크리스마스때 쓰신 카드와 함께....ㅋㅋㅋ
지난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음 기분이 좀 이상할텐데..
평상시의 그분의 스타일을 알기에..
가능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미리 받은 것 같아요..
5월의 크리스마스인가?
 
그리고 손수 만드신 차를 보내주셨어요...
이쁜 손글씨로 쓴 편지와..
여러가지 티백을 보내주셨네요..
비타민 c와 함께...
아아.. 정말 제가 차 좋아하는 걸 아시고..
차를 보내주시고...
 
보내주신 차며 책들로 감동 받고있습니다...
너무 감사해요.^^
책으로 맺어진 이런 인연이 너무 너무 소중하고..
고마울 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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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2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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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가씨 집안을 통한 무한한 셰계를 그려 볼 수 있었다면 2권은 좀 더 가씨 집안의 내부를 들여다 보는 시간이였던 것 같다.

우선 죽음의 장이라고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죽음이 많았고 그 만큼의 세대교체와 인물의 변화를 예감할 수 있었다. 가옥의 형수인 진가경이 죽고(책에서 진짜 이유는 나와 있지 않고 시아버지 가진과의 불륜으로 죽는다는 설명이 되어 있다.), 가옥의 글방 친구였던 진종과 그의 아버지도 죽고, 보옥의 아버지도 죽고, 희봉의 계락으로 가서도 죽는 그야말로 죽음은 순식간이였고 허무할 정도였다.

우리가 익숙해져 있던 죽음의 묘사도 없이 황천길로 떠나는 그들을 무덤덤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기에 죽음이라는 것이 일상사처럼 느껴졌고 안타까움은 더더욱 느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이러한 묘사는 책을 즐겁게 읽을 수는 있으되 관찰자로써 그들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동떨어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건 아마 가씨 집안의 세세함을 엿보았기에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감정이리라 생각한다.

 

죽음으로 인한 허무함이 컸지만 그에 반해 또 다른 변화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재미에 빠져 들었다는 것이다. 희봉이 가경의 죽음으로 잠시 집안 살림을 맡으며 펼쳐보이는 큰 집 살림의 진풍경과 별채에서 벌어지는 가옥의 글재주를 묘사한 부분은 특히 재미나게 읽었다.

가씨 집안의 살림도 엄청나고 집도 크다보니 집안에서만도 일이 끊임없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런 집안이 심심하다며 보옥은 늘 집을 벗어나 놀 궁리만 하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집안의 움직임이 기울어가고 있다는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그 가운데 보옥의 누나 원춘이 귀비로 발탁이 된다. 그래서 귀비가 올 날을 맞아 집안에서는 별채를 짓고 그 집을 돌아 보면서 보옥의 아버지 가정은 편액 짓기를 시켜 보며 보옥의 공부를 시험해 보는 것이다. 가정은 보옥의 교육에 대해 크게 신경 써주지는 않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과연 공부하는 방법도 길을 열어갈 가능성도 재물이 있는 집에서는 다를 수 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큰 대관원을 둘러 보면서 편액짓기를 시키는 가정은 잠깐의 관심일 수도 있으나 그걸 지켜보는 독자는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꼭 그렇게 해야 큰 사람이 되며 지식이 쌓인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좀 더 열어주는 계기가 된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한 분위기를 만끽하면서도 이제 어느정도 가씨 집안에 익숙해졌고 저자의 문체에도 익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서인지 자잘한 모습에 관심을 갖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인물과 가씨 집안을 통한 인간사에 좀 더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서 조금은 멋쩍긴 하지만 그래도 그러한 재미 또한 쏠쏠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예를 들어 보자면 어디에나 부패가 없겠냐만은 돈과 권력을 이용해서 일처리 하는게 평준화 되어 있는 것과 차마시기를 좋아하는 모습, 좋은일이든 슬픈 일이든 잔치를 벌이며 나누는 모습등을 통해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 보는 재미였다.

우리의 고전이라면 그래도 어디선가 보고 들은 기억이 있어 생경해도 낯설지가 않은데 홍루몽에서 중국의 옛 모습은 낯설지만 호기심이 가는 묘미가 있었다.

 

그러나 인물사전에 요약된 그들의 행보를 어느 정도 알다보니 긴장감이 조금 없어지는 면도 있었고 장편이다 보니 한사람 정도의 듬직한 면을 따르고 의지할 자가 없어서 그게 조금 아쉽다. 주인공은 보옥이지만 보옥을 믿고 따르기엔 아직 어리고 그의 기질은 제멋대로여서 마음이 조금 헛헛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부분에서 관찰자의 입장이라는 면이 부각되는 것 같다.

 

또한 대옥과의 뚜렷한 면이 아직은 없지만 설보채와 가옥, 대옥은 어쩔 수 없는 묘한 사이일 수 밖에 없고 그 가운데 대옥은 가옥의 마음을 믿지 못해 변덕스러운 면을 보이는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기도 한다. 그들의 운명을 알고 있지만 이들의 사랑이 어떻게 진전 될지 주목하는 바이다.

이제 2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거대한 이야기를 만들며, 이끌며 12권까지 써내려간 저자의 역량에 조금씩 기가 질리기도 하다. 꾸며 낼 이야기가 없을 법도 한대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씨 집안의 안과 밖의 이야기는 타고난 이야기 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 끝을 향해 나도 서서히 발돋움 하고 있는 것이라 믿고 끝까지 따라 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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