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여행 2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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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1은 남쪽지방을 우선으로 한다면 2권은 경기지방 우선으로 중부지방 중심이였다..그래서 1권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1권에서는 삶을 더 진하게 느꼈다면 2권은 삶과 역사의 공존이라고 할까... 우리는 쉽게 지나쳤을 역사의 잔상을 작가는 그 공간만으로도 다 느낄 수 있는 흘러옴의 모습과 흘러감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었다..
흘러옴과 흘러감... 그 둘다 잡을수도 제어할수도 없는 것들이기에 마치 자전거 바퀴의 굴러감과 왠지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였다...
자전거 바퀴가 닿는곳마다 과거가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닌 새로운 발길이 되어 흔적을 찾아 현재와 결합해 가는 모습에서 작가의 남다른 시각을 보았다.. 나의 시각은 지나침.. 우울함.. 무관심이 대부분이였을테지만 작가는 생동력... 관찰로의 발견... 교감 등을 통해 나의 시각으로 보여지는 단순함을 무한함으로 채워준 것이다..

흘러감의 역사는 번복이다.... 지루하고 실망스러운 번복이 아닌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되돌아가는 이치가 맞는 번복이다..
그래서 늘 자연스러운 것이다.. 제자리의 지킴인 것 같지만 역사의 증인이 되고 유구함의 창조가 되고 때론 고리타분함도 되는 것이다...

김훈의 언어가 너무 맑아 그 깊이를 알지 못해 나는 늘 겉할기만 하는 것 같다.. 가끔 그 맑음으로 인해 깊이를 알지 못하고 헤어나올 수 없이 심취할때도 있지만 나는 김훈처럼 솔직하지도 맑지도 못한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것들을 추려내지 못한채 겉돌기만을 하며 과거로 만들어 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과거라도 해도 분명 단순하게 과거로만 치부해 버리고 덮어버리는 시각들만 있는 건 아닐테다... 나보다 남다른 마음의 시각이 있을테다... 그 맑은 영안으로 내가 발견하고 느끼지 못한 것들을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겨야 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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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코리아 1
김진명 / 자음과모음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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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의 소설은 고등학교때 부터 읽어왔다.. 그의 소설을 처음 대면했을때의 그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이 나오는 대로 무조건 읽었는데 익숙함에 간사함이 늘상 덕지 덕지 붙어 있는 인간인지라 소설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애국심과 분노 그리고 나름대로의 다짐들이 식상해져갔다.. 그 망각의 번복이 싫어 어느순간 부터 읽지 않게 되었는데 우연히 책방에 놀러 갔다가 조금 읽고 왔는데 그 내용이 아른거려 아예 빌려와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책방에서의 짧은 익힘에도 흥미를 유발시키는 작가의 특유함은 여전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그 구분이 어리석을만큼 흥미진진했다..
책에서 나온 내용을 인터넷에서 뒤져 보고 싶은 충동도 일었지만 그 충동의 욕구도 만족도 오래가지 않을거라는 걸 알기에 그냥 나뒀다.. 알아야 할 것은 알아야 할테지만 앞으로의 행보에 더 관심을 두기로 했다.. 책에서 언급되었던 것들의 행보... 그런것들을 알아가고 관심을 기울여 주는게 덜 충동적이다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독서를 통해 미국의 행태들의 결과를 알고 미국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고 현재는 어떠한가 라는 생각들과 함께 미국의 행위에 대한 흔적들을 통해 의중을 알아가고 있지만 알면 알수록 더 모르는 나라가 미국인 것 같다.. 과거의 책들을 통해 지금은 그런 횡포가 줄어들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느끼지 못할 뿐 미국은 사리사욕을 여전히 채워가고 있다...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괴로웠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결국 나는 먼지일 뿐인 것이다..
시선이 뒤틀려 꿰어 맞추듯 미국의 행태를 몰아가고 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현실은 현실인 것이다.. 피할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로 통쾌함으로 느끼고,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답답하니까... 나의 존재가 너무 작게 느껴지니까..
소설속의 주인공들 위주로 생각하면 그런 존재의 의미가 더 작아지겠지만 소설속의 주인공들도 한없이 작아 보이는데 나처럼 보통 사람들은 아예 보이지도 않겠구나 라는 생각에 그냥 위안을 얻어 버렸다..
소설속의 문제들도 걱정이지만 작가의 말에서 나온 우리나라 인재들의 현주소에 더 걱정이 앞선다..

이공계열의 낮은 취업률로 인해 점점 이공계열의 전공자들이 줄어들고 있고 있다 하더라도 다들 외국으로 빠져 나가는 실정이다...
외국에서 공부를 잘해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인들을 무조건 대단하다 자랑스럽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우리 나라에선 마음껏 펼칠 수 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견문도 넓히고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는 건 좋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줄 준비가 안되었다.. 그리고 너무 무관심하다.. 그래서 더이상 조국의 포용력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통제속에서도 돌아오지 않는 것은 기대를 이미 저버린 것.. 희망을 이미 접어버린 것이다.. 물론 국내에 꼭 그들만이 아니라도 많은 인재들과 좀 더 나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왠지 텅비어 버린 듯한 허전함은 메꿔지지 않는다.. 무조건 외국으로 나가려는 발버둥이 당연하게 인식되고 국내에서도 그걸 요구하고 있고 내가 태어난 곳은 알의 껍질일 뿐이라는 풍조의 형성이 안타깝고 무서울 따름이다... 나도 늘 외국의 강국들에 대한 동경과 찬사가 넘쳐나지만 그걸 깨끗이 씻어낼 수는 없다.. 그 동경의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국내에서의 가능성은 무시해 버렸으니 당연할 수 밖에....
그 가능성을 찾고 조성시켜 주는게 중요하다...
과학과 기술만이 미래의 발전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이젠 그걸 실행해야 한다...그리고 우리도 외국의 무조건적 이라도 동경을 받아야 한다.... 무한한 가능성의 나라라는 걸 이젠 보여줘야 할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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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나리오 - 전2권 세트
김진명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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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코리아' 덕에 김진명의 소설에 탄력이 붙어 이 책도 빌려왔다..
역시나 빨리 읽히고 흥미로웠지만 정치적인 문제라 좀 딱딱하고 우울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아직도 해소되지 않는 남북관계...
그리고 미국.. 그 외의 우방 국가들의 갈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지만.. 여전히 답답했다.. 공식적인 세계 유일의 공산주의 국가 북한... 거대한 미국에 맞서고 있지만 늘 압력과 부족한 힘에 힘겨워 하고 있다.. 부족한 힘에 맞서다 보니 국민들을 돌보지 않아 늘 경제난에 허덕이고 탈북하는 사태가 심각한데도 북한은 아직도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것들 때문에 알고는 있지만 다시 들춰내기 싫은 부분을 드러내고 헤집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참 어려운 문제다... 북한과의 문제가 남북만의 문제라도 어렵기가 한도 끝도 없을텐데 미국... 중국... 일본 등등 견제하고 신중하게 행동하고 상대해야 할 나라가 너무 많다...
세계의 눈때문에 여러 나라들이 눈에 가시같은 존재인 북한을 쉽게 치고 들어올 수는 없지만 실정은 오갈데가 없는 북한이다..
먹으려는 입장보다 먹히지 않으려는 입장이 더 난처하고 곤궁한 것 처럼 북한이 그렇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라고 그렇게 자유스러운 것만은 아니라서 답답하고 한심할 수 밖에 없다.... 과거로 돌아가서 역사를 바꿀수도 없는 노릇이고.. 현실대로 살아가자니 빡빡할 수 밖에 없다...

평소에는 관심을 두지 않던 남북관계... 그에 얽힌 국제상황들이지만..
이 소설로 인해 잠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개인적인 소견은 남북한의 힘으로 통일을 이루어 세계의 힘에 맞서 나갔으면 하지만.. 이런 간단한 해결 방법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있다.. 핵, 경제난, 정치적 차이, 우방국가들의 견제 등등... 분단 반세기가 지났지만 아직도 제자리인 것 같아 답답하고 우울하다...
아무런 관심도 없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나 자신부터가 모순이긴 하지만 무엇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답답한 상황이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하나가 될 수 없는 걸까..
우방국가들의 견제 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걸까...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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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호!
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지음, 조천제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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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부의 책꽃이에서 몇년전부터 보아온 책이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늘 내가 사놓은 책들에 묻혀 다른 사람의 취향을 들여다 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선물을 받게 되었는데.. 받자마자 그날 순식간에 읽어버리는 아이러니를 발견했다.. 잠시 책의 내용이 아닌 책의 소유에 의한 나의 독서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책을 가까이 하고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소유에 의한 독서.. 그리고 소유했을때의 왠지 더 소중해 보이는 가치의 척도가 무의미 하다는 걸 깨트리지 못하는 나를 보고 있자니 책을 사랑하려면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편견속에서 나를 깨트리지 못하고 있는데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가두고 있었을까... 경이롭다라는건 감히 바리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남들과는 조금 더 틔인 시선으로 보길 바랬는데.. 경이로움의 근처는 가보지도 못한채 참 많은 사람들에게 난 인정없고 별볼일 없는 사람이였다라는 걸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의 큰 선물은 나의 변화가 우선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과 격려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할 말이 없었다..
늘 불평 불만.. 싹싹하지 못한 태도.. 그리고 장점보다 단점을 파헤쳐 놀려대고 깍아내리기 일쑤인 나의 인간관계가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내가 관심없는 사람은 제쳐두고서라도 늘 마주하고 대화하며 교감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좀 친하다며 친근감이 느껴질꺼라며 행하던 언행과 행동들... 굉장히 잘못 되었다는걸 느꼈다..
책에서의 지침과 반대로 행동하고 있었으므로...
그래서 늘 마주대하던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늘 스스로 나의 존재를 깍아 내리므로써 난 그것 밖에 안되는 사람이였다라는데에 마음이 더 쏠리는 것이 아니라 늘 그들을 깍아 내리고 그것 밖에 안되는 사람이냐고 다그치던 나의 모습이 떠올라 미안했다..

겅호에서 나오는 세가지 예... 다람쥐의 정신, 비버의 방식, 기러기의 선물 주에서 마지막 기러기의 선물이 가장 와닿았다는 건 그나마 나의 언행과 행동을 알고 있다는 사실도 되겠으나 한없이 부끄럽고 창피스러운 마음은 끝이 없었다..
칭찬은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무슨 자랑이라도 되는냥 떠벌리며 인색하게 굴던 나의 모습.. 그 모습에서 칭찬할때의 그 진실됨만을 가져와 격려와 칭찬을 자주 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을 나의 틀 속에 가두지 않고 진실되게 대하는 것만큼 큰 관계성전도가 있을까... 그런 관계성에서 다람쥐의 정신을 배워가고.. 비버의 방식을 행하며 기러기의 선물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걸 상상만해도 행복하다.. 나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제발 현실 안주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다짐하고 실행하며 자아 발견을 하고 싶다..
동물들의 생존 본능이 이러한데 왜 나는 생존하면서 본능을 무시하는 걸까... 늘 대답없는 외침만 되뇌인다...

이 모든걸 말처럼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남들을 쉽게 겅호 친구라 부를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 변화는 오래 가지도 않을테니까..
조금씩 조금씩 나를 격려해가며 칭찬해가며 실천해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변화의 우러나옴이 관계성전도가 되길 바라며....
왠지 그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무한하다는 가능성에 힘을 실어 주며 그렇게 변화를 시도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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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심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216
미하일 불가꼬프 지음, 정연호 옮김 / 열린책들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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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또예프스끼 전집을 읽으면서 19세기 러시아 문학에 빠져들었다..
전집을 통해 뿌쉬낀, 고골, 막심고리끼, 체호프 등등 많은 러시아 문인들의 작품을 접했는데 그 책들을 읽으면서 이 책도 메모를 해둔 것 같다...
어떤 책을 읽으며 이 책을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읽어볼 요량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는데 진즉 절판이 되고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그냥 메모만 해두었는데 정말 구하고 싶은 러시아 문학이 있어서 열린책들 본사에 전화해서 그 책들을 구하면서 이 책도 문의해 보았더니 다행히 재고가 있었다..무리를 해서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러시아 문학 12권을 산후 가장 먼저 이 책을 꺼내들었다..
독특한 제목이 흥미를 일으켰고 내가 구입한 러시아 작품들은 작품당 여러권인 반면 이 책은 한권이라 부담이 없어서이기도 했다...

이 책에는 '개의 심장'외에 '악마의 서사시'라는 중편도 실려 있는데 두 작품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전통을 잘 이어받은 독특한 작품... 그리고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에 입각한 작품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19세기의 러시아 작품을 몇편 읽어보면 그 시대의 러시아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그 분위기를 20세기의 작가인 불가꼬프는 20세기초의 상황에 맞게 그의 작가적 창작성을 드러낸 것이다...
19세기의 러시아 문학이 워낙 거대했으므로 무조건 그 시대를 닮아가는 문학을 기대한다는게 어리석은 생각일지 모르나 20세기의 러시아 문학을 접하면서 그런 계승이 엿보이지 않아 조금은 실망스러웠던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찾게 되었는데....
불가꼬프를 알게 되면서 또다른 신선함을 발견하게 되어 너무 뿌듯했다.. 19세기의 사실주의에 모티브를 더한 20세기의 문학...
그 자체만으로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발견했을 때처럼 너무나 흥분되고 즐거웠다.. 발견이라는데서 오는 흥분과 즐거움 외에도 신선함과 재미를 더해주니 자꾸 독서의 매력에 빠져드는게 아닌가 싶다..

'개의 심장'은 거리를 떠돌던 개 샤릭이 외과의사 쁘레오브라젠스끼에 의해 부랑자의 뇌와 생식기를 이식받음으로써 인간 샤리꼬프로 변형시켜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한마리의 개를 인간으로 변형시킨다는 비자연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수술을 볼셰비키의 혁명과 동일시 한다는 작가의 의도가 들어있다고 하는데 그 시대적 배경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더라도 소설의 과정을 통해 충분히 다른 의미들을 찾을 수 있었다... 수술로 인해 개의 몸에서 서서히 인간이 되어가고는 있지만 남아있던 개의 습성 그리고 새로 이식된 부랑자였던 인간의 습성을 모두 가지므로써 문제들은 발생한다.. 불완전함이라는 전제하에 행해지는 뻔뻔함, 사회성 결여들이 이해된다고 하더라도 샤리꼬프보다는 좀더 낫다고 주장하는 우리 인간의 모습이 왠지 샤리꼬프와 닮아있었다..
샤리꼬프의 모습뿐만이 아닌 쁘레오브라젠스끼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들 속에서 가해지는 샤리꼬프에 대한 무언의 폭력들....
그게 우리의 다른 모습속에 감춰진 진실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제멋대로 점점 더 뻔뻔해져가며 인간행새를 하는 샤리꼬프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놓지만 작가가 의도했던 볼셰비키 혁명도.. 내가 비교했던 인간 본연의 모습도 그렇게 쉽게 되돌렸을 것 같지는 않다... 샤릭만 해도 수술의 큰 흉터가 남았는데 인간세계는 오죽하랴..
흥미롭고 독특한 소재 안에 내제되어 있는 적나라함이 나를 몽롱하게 만들었지만 흥미거리로만 읽을 소설은 아니였다.. 내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순, 파괴성, 샤리꼬프를 통한 인간형 등등 생각해볼거리가 많은 소설이였다...
결국 프롤레타리아의 저질적인 인간 본성을 고치기 위해 실험실 인간 샤리꼬프를 창조하였지만 또 다른 개인간 샤리꼬프를 만들어 냈다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또다른 중편 '악마의 서사시'는 관료 사회를 풍자화한 소설이다..
정상적인 생활과 사고를 지녔던 평범한 사무원 까로뜨꼬프가 결국 정신병원 옥상에서 자살하기까지의 얽히고 섥힌 모습을 보여주는데 처음의 평범하고 정상적이던 모습에서 자살로 치닫는 과정으로 가면 갈수록 혼란스럽고 난해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매우 헤메이게 만든다..
이렇게 정상적이던 사람이 미쳐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그 당시 사회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혼란의 진실은 알 수 없더라도 혼란의 농도는 알 수 있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사고로 흘러가는 주인공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럴수도 있겠구나 라고 쉽게 생각해 버릴수도 있지만 사회나 그 외의 인간을 파괴시켜 갈 수 있는 요인들을 생각해 볼때 무서움이 느껴진다.. 나를 제어할 수 없다는 것.. 그건 존재라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음이다...


이렇게 많은 것들을 직접적으로 내포하고 있었음인지 불가꼬프의 작품들은 그 당시에 빛을 보지 못했다.. 여러가지 핍박들로 인해 사후 오랜 시간이 지난후에 그의 작가적 영향력이 드러났지만 이제라도 이런 작품을 대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해설을 통해 작품의 의도와 내면성을 파악하게 되었지만...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전통을 이어받은 20세기의 작가 발견이라는 사실 하나가 나를 기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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