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낮에 남편이 뜬금없이 자기만의 공간이 갖고 싶다고 만들어 달랜다. 방이 세개인 우리집은 안방에 큰 침대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잠들지 못한 관계로 둘째랑 나랑 안방에서, 거실에서는 남편과 큰 아이가 잔다.
작은 방 하나는 옷과 김치냉장고가 있고 중간 크기인 방에는 의자가 두개 들어가는 컴퓨터 책상과 나머지는 다 책장이다. 거실에도 책장이 가득하니 뭘 해볼려고 해도 해볼 수가 없다.
그나마 남는 공간이 컴퓨터 방인데 책상 하나에는 데스크탑이, 나머지는 유모차 의자와 아침마다 개키는 거실 이불이 있어서 공간이 없다. 남편의 문자를 받고 그 책상을 치워서 쓰라고 했다. 그리고 퇴근하고 와서는 책상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낑낑대기에 이걸 거면 거실 책장 두개만 이 쪽 방으로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두개의 책장이 창문을 가려서 늘 어두컴컴하고 무엇보다 책장 앞에 아이들 수납장이 있어서 이상한 구조가 되어 버렸다.
남편이 이리 저리 줄자를 대보더니 각이 나왔다면서 내일 퇴근 후에 하자고 했다. 그래서 토요일 오후 내내 거실의 책장을 컴퓨터 방으로 옮기고 책장들이 연결된 곳에 생긴 틈을 메우려 책장 세 개에 꽂힌 책들을 다 빼고 미는 작업까지 하니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남편은 그날 저녁 일찍 잠이 들었고 나는 남편이 대충 꽂아둔 컴퓨터 방 책들을 다시 정리했다.
책들을 정리할 때 그 마음이란.
마음 속의 걱정까지 쫙쫙 펴지는 기분이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책장. 이번 기회로 온 집안의 책장을 다시 정리하고 있다. 먼지를 닦고 최대한 수납공간을 늘리고 있는데 이제 책장 2개 남았다. 이 책장까지 정리하면 당분간은 완벽할 듯! 노트북이 고장나지 않았더라면 시작되지 않았을 책장 정리! ㅋ
이제 마저 해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