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세 권의 책이 왔다. 비를 뚫고 도착한 책들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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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메모지 붙이느라 바쁘구나! 다 읽고 자고 싶은데 눈이 너무 감기니 나머지는 내일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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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2-13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모지 크기가 적당하게 보이네요. ^^

안녕반짝 2016-02-13 20:55   좋아요 0 | URL
원래 저거보다 더 큰거 쓰는데 떨어져서 남은 거 쓰다보니 너무 가늘어서 붙이기가 힘드네요^^

cyan 2016-02-1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같은 방법으로 책을 읽으시네요~ 반갑습니다 ㅎㅎ 어떤 책이기에 이렇게 많은 인덱스가 붙었는지 궁금합니다.

안녕반짝 2016-02-13 20:54   좋아요 0 | URL
혜민 스님의 신간이요^^

비로그인 2016-02-1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정말 수험생처럼 꼼꼼하게 읽으시네요. *^^
 

최근에 복간되어서 나온 책이다. 시인의 시집을 두어권 가지고 있지만 아직 읽지 않았다. 이책은 10년간 연어를 추적하며 쓴 장편 산문이라고 하는데 조금만 읽어도 우리 언어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해외문학을 더 사랑하지만 가끔 이렇게 우리 언어의 아름다움을 느낄때면 뭔가 마음까지 맑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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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2-12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도 책을 받았습니다. 자필로 쓴 출판사 소개 글이 인상적이었어요.

안녕반짝 2016-02-12 19:5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래서 버리지 않고 나뒀어요~ 그리고 꼭 완독해보고 싶더라고요^^
 
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카피라이터도 아니고, 글로 먹고 사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이 끌렸다.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라는 문구도 궁금했고, 내가 블로그에 쓰는 리뷰나 자질구레한 글들에 문제가 있음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도 문장이 너무 길구나, 곱씹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뱉어내다 보니 이렇구나, 느끼면서도 이 책에서 알려준 방법을 실행하지 않고 있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는 건 역시 어렵다. 그리고 무엇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음을 느낀다.


 

  작가도 아닌데 글을 맛깔나게 쓰는 사람을 보면 감탄에 이어 질투가 인다. 책을 읽는 것과 글쓰기가 완전히 상관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잘 쓰는 것과는 별개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다가도 내 글의 미미함에 기운이 쪽 빠지곤 한다. 모든 글을 재치 있게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일상을 이야기하는 짧은 글이라도 한번쯤 참 잘 썼다며 자축하고 싶은 낯 뜨거운 욕망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간 블로그에 올린 이런저런 글들이 어쩜 굉장히 피곤을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다 생각하니 부끄러웠다. 그렇다고 당장 내 글이 바뀌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타인을 헤아리며 쓰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30년 간 카피라이터로 살아온 저자가 알려주는 35가지 방법이 실려 있다. 하지만 그 방법 모두를 기억하고 실행하기란 어렵다. 그래서인지 처음에 실린 ‘글자로 그림을 그리십시오.’ 라는, ‘구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이를테면 ‘많다 -> 삼십육만칠천팔백 개, 꼼꼼하다 -> 손톱 열 개 깎는 데 꼬박 20분을’ 이런 식이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이례적으로 눈이 많이 오고 몹시 추웠던 날 블로그에 이런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아이 때문에 매일 <겨울왕국>을 보고 있어서 날이 추우니 엘사 여왕의 마법이 떠올랐다. ‘엘사 여왕이 또 가출했나? 해도 너무 춥네~’라는 제목에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소소한 내용을 덧붙여서 ‘구체성’을 흉내 내어 보았다.


 

  나는 겨우 조그맣게 흉내 내어 보았지만 30년 내공이 괜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낀 부분들이 참 많았다. 저자가 쓴 카피를 볼 때마다 익숙한 카피가 너무 많아서 놀랐고(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으면서 이상하게 광고는 꼬박꼬박 챙겨보는 습관 때문인지는 몰라도), 진심을 담는다던지, 시선을 먼저 끈다던지, 슬로건을 만든다던지, 상황에 맞게 만들어지는 카피의 색깔도 형태도 완전히 다르다는 것에 놀랐다. 그러면서 저자는 카피가 만들어지는 건 정답이 없다고 말했다. 기존의 형식과 방식을 깨뜨리면서 그에 맞는 카피가 나올 수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볼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뛴 경험을 기록해보는 의미와 타인에게 좀 더 수고로움을 덜어주려는 행위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세세함에 감탄하곤 했다.


 

  그렇다고 이 책에 실린 모든 방법을 기억하며 써 먹기엔 무리가 있다. 저자도 그러길 바라며 쓴 것이 아닐 것이다. 수많은 광고 카피를 만들면서 생긴 방법과 그간 만들어 온 카피, 다른 사람이 만든 카피까지 예로 들다 보니 때론 중복되는 부분도 있었고 저자 스스로 밝히듯이 잘난 체 하는 부분도 있었다(그런데 그런 잘난 체가 밉살스럽지 않았단 말이지! 저자의 섬세함과 내공을 그냥 인정하게 된다.). 정치와 관련 된 카피도 많았고, 필사적으로 알려야 하는 제품에 관련된 일하도 많기에 이 책을 읽으면 카피가 잘 써진다고 착각하면 오산이다. 저자는 ‘나는 이렇게 썼는데 너는 어떻게 쓸래? 묻는 카피 연습장에 가깝다’고, ‘짧은 글로 사람 마음을 얻는 방법이라는 관점 하나만 붙들고 읽어’달라고 하고 있다.


 

카피라이터는 말을 채집하는 사람입니다. (185쪽)


 

  저자의 말마따나 어쩌면 이 책은 말을 채집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글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조금이라도 채워줄 수 있다면 그간 저자가 쌓아 온 내공과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될 거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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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세상 맑은 말 - 정민 교수가 가려 엮은 명청 시대 아포리즘
정민 지음 / 해냄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요 며칠 내 자신의 행동을 떠올려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욱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충분히 참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아이에게 소리를 꽥 지르고 남편에게 얼굴을 붉혔던 순간들이 많았다. 왜 그랬을까. 호르몬의 변화라고 하기엔 너무 비겁한 변명이라 자괴감에 빠져들 무렵 이 책을 만났다. 띠지에 적혀있는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사회를 식혀주는 대바람 소리!’라는 문구에 마음이 놓였는지도 모르겠다.


불가에서는 탐⦁진⦁치를 삼독이라 하여 수행에 번뇌를 일으키는 세 가지 독소로 여긴다. 물건에 집착하는 탐욕의 마음, 평정을 깨트리는 분노, 판단을 흐리는 어리석음이 그것이다. (27쪽)


  큰 의미로 보자면 인생도 수행이라고 할 수 있기에 세 가지 독소가 그냥 지나쳐지지 않았다. 어쩌면 현재 내가 모두 가지고 있는 독소가 아닌가 싶어 얼굴이 달아올랐다. 아니라고 하지만, 저 독소들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내면의 나는 이미 독소에 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그것들이 어디서부터 생겨났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데서 오는 불안감이 있었다.


‘조금만 더’ 하고 바라기만 한다면 만족은 없다. ‘이만하면’ 하는 마음속에 절로 남는 즐거움이 깃든다. (45쪽)


  내 안의 독선과 주변의 환경적인 요인들이 한데 뭉쳐져 만족을 경험하지 못하게 함으로 내 안의 독소들이 가득 들어찬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해보게 된다. ‘쉬임 없이 한결같이 노력하는 삶은 아름답다.(81쪽)’고 했는데 나는 그런 아름다움을 한 번이라도 맛본 적이 있는지 떠올려본다. 늘 내가 무엇이 되지 않아도 생각하면서도 무엇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가운데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밥이나 돈만 가지고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혜의 손길은 수렁 같은 절망 속에 드리운 든든한 동아줄이(219쪽)’란 말처럼 지혜를 얻고, 남을 위해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총 5장에 걸쳐 옛 성인들의 글을 해석하고 그 아래 짧게 저자의 생각이 덧붙인 글들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얻었다. 그리고 책에 관한 글을 보면서 눈빛이 밝았다가 실망했다 번복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있었다. ‘내가 아직 읽지 않은 책을 보면 좋은 벗을 얻은 것 같고, 이미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면 옛 친구를 만난 것만 같다.(독서십육관)’는 글 앞에서는 고개가 끄덕여 지다가도, ‘책에 지나치게 얽매이는 것도 좋지 않다. 까닭 없이 예민해져서 감상적이 되기 쉽다.(119쪽)’라고 말하면 마음이 찔려서 심장이 덜컹했다. 책을 좋아하지만 나에게 책의 의미가 수시로 바뀌니 정면 돌파 할 수 없는 어려움을 들킨 것만 같았다.


  이렇듯 많은 글이 있고 많은 생각이 묻어 있어 각자의 처한 마음 상태에 따라 와 닿음이 다를 것이다. 옛 글이라 지금과 맞지 않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고 잔소리처럼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오래전에 나보다 먼저 살다간 이의 자취 속에서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런 순간이 있었다. 나만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고, 나만 고민스러운 게 아니라는 알듯말듯한 위로가 순간순간 있었던 것 같다. 그랬다면 이제 내 자신을 다듬어 볼 차례다. 세상의 거침으로부터, 내면의 가시로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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