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81

여행 [ LE VOYAGE ]


막심 뒤캉에게


1.
지도와 판화를 사랑하는 어린 아이에게
우주는 그의 광막한 식욕과 맞먹는다.
아! 세계는 등불 아래서 얼마나 큰가!
추억의 눈에 비치는 세게는 얼마나 작은가!

어느 아침 우리는 떠난다, 뇌수는 불꽃으로 가득하고
원한과 쓰라린 욕망으초 부푼 가슴을 안고,
그리고 우리는 간다, 물결의 선율을 따라,
끝 있는 바다 위에 우리의 끝없는 마음을 흔들어 달래며,

더러는 수치스런 조국을 벗어나는 것이 즐겁고,
더러는 제 요람의 공포를, 또 몇몇 사람들은,
한 여자의 눈에 빠진 점상가들은, 위험한 향기 낭자한
폭압의 키르케를 피해 달아나는 것이 즐겁다.

짐승으로 둔갑하진 않으려고, 허공과 빛살에,
불타오르는 하늘에 그들은 심취하니,
살을 물어뜨는 얼음, 피부에 구리를 씌우는 태양이
입맞춤의 자국들을 천천히 지운다.

그러나 참다운 여행자는 오직 떠나기 위해
떠난 자들, 마음 가볍게, 기구와 같이,
제 몫의 숙명에서 결코 비켜나지 못하건만,
까닭도 모르고 노상 말한다 , 가자!

그들의 욕망은 구름의 모습,
대포를 꿈구는 신병과 같이, 그들이 꿈꾸는 것은,
어느 인간의 정신도 여태 그 이름을 알지 못한,
저 변덕스런, 미지의 광막한 쾌락!
.........(중략)

..............

8.
오 죽음아,늙은 선장아, 때가 되었다! 닻을 올리자!
우리는 이나라가 지겹다, 오 죽음아! 출항을 서둘러라!
하늘과 바다가 비록 잉크처럼 검더라도,
네가 아는 우리 가슴은 빛살로 가득 차 있다!

네 독을 우리에게 부어 우리의 기운을 북돋아라!
이 불꽃이 이토록 우리의 뇌수를 태우니,
지옥이건 천국이건 무슨 상관이냐? 저 심연의 밑바닥에,
저 미지의 밑바닥에 우리는 잠기고 싶다, 새로운 것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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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

독자에게 [ AU LECTEUR ]


어리석음, 과오, 죄악, 인색이
우리의 정신을 차지하고 우리의 몸을 들볶으니,
우리는 친절한 뉘우침을 기른다.
거지들이 그들의 이를 기드듯.


우리의 죄는 끈덕지고 후회를 무르다.
우리의 참회의 값을 톡톡히 받고
희희낙락 진창길로 되돌아온다.
비열한 눈물로 때가 말끔히 씻기기나 한 듯이.


악의 베겟머리에는 사탄 트리메지스트
우리의 홀린 넋을 추근추근 흔들어 재우니,
우리네 의지라는 귀한 금속은
이 유식한 화학자의 소에서 감쪽같이 증발한다.


줄을 잡고 우리를 조종하는 것은 악마!
역겨운 것에서도 우리는 매혹을 찾아내어,
날마다 지옥을 향해 한걸음씩 내려간다,
두려운 줄도 모르고, 악취 풍기는 어둠을 건너,
.........(중략)

그러나 승냥이, 표범, 사냥개,
원숭이, 전갈, 독수리, 뱀,
우리네 악덕의 추접한 동물원에서
짖어대고 으르대고 투그리고 기어 다니는 저 괴물들 가운데,


가장 추악하고 , 가장 악랄하고, 가장 더러운 놈이 하나 있어,
야단스런 몸짓도 앖이 이렇다 할 고함 소리도 없이,
지구를 거뜬히 산산조각 박살 내고,
하품 한 번에 온 세상을 삼킬지니,


그놈이 바로 권태! - 눈에는 본의 아닌 눈물 머금고,
물담뱃대 피워대며 단두대를 꿈꾼다.
그대는 알고 있지, 독자여, 이 까다로운 괴물을,
- 위선자인 독자여, - 나와 똑같은 자여, - 내 형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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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51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정의는 법이나 원착을 딸 는 데서 성립한다. 하지만 법이나 원칙은 보편적이어서 상황의 개별성을 고려하지 못한다. 이 점은 ˝ 감정이 없는 이성 ˝ 으로서 법의 장점이자 한계이기도 하다. 직선의 법은 울퉁불퉁한 현실을 재단하지 못한다.

굴곡진 현실에 원칙을 적용할 때는 개별 사안은 고려하는 결정이 필요하고, 이런 결정을 올바로 내리는 것이 정의보다 한 수 위에 있는 ‘공정함‘이다.

정의가 개별성을 무시한 딱딱한 잣대라면, 공정함은 보편적 원칙을 적용하면서 개별성을 고려하는 유연한 잣대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공정함을 돌 모양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레스보스의 납 자‘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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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3

윤리적으로 승인된 행동은 반복을통해 내면의 습성으로 굳어잔다.

˝우리는 정의로운 일을 함으로써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절제 있는 일을 함으로써 절제 있는 사람이 되며, 용감한 일을 함으로써 용감한 사람이 된다.˝(니코마코스 윤리학 ) 이것이 에토스다.

에토스는 흡혈박쥐의 나눔처럼 고정된 본성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획득된 행동 성향이다.
공동체는 에토스를 공유하며 윤리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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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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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18

그는 ˝ 종교는 평민들을 입 다물게 하는 데 아주 좋다˝ 라고 한 나폴레옹의 말과 ˝ 종교는 평민들에게는 진실로 여겨지고 현자들에게는 거짓으로 여겨지며 통치자에게는 유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라는 세네카( Lucius Annaeus Seneca)의 말에 동의 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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