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말라리아에 걸려 뺘를 태울 듯한 고열에 심은하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순간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 프로아는 자신이 고향에 돌아갈 수 없음을 알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모든 것을 용서해도 실패만큼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곳에 남아서 사라진 기억들을 보듬고 살아야 한다고 결심했다. - P53

나는 글을 읽을 줄 알아.
그것은 그의 평생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었다. 그는 글을 읽을 줄 알았다. 그는 늙음이라는 무서운 독에대항하는 해독제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읽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읽을 게 없었다. - P75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는 책 한 권 갖지 못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우기를 보냈다. 그는 생애 처음으로 자신이 고독이라는 짐승에게 잡혀 있음을 절감했다. 그것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쓸쓸한 강당에 찾아와서 하고 싶은 말을 몽땅 내뱉은 뒤에 유유히 사라지는 교활하기 이를 데 없는 짐승 같았다. - P80

어쩌면 그것은 수아르 족 인디오들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터득할 수 있었던 죽음에 대한 그들의 시각일 수도 있었다.

그들은 죽음을 죽음 자체의 행위라고 믿었다. 죽음은 참혹한 것이지만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들이 말하는 죽음은 이른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밀림 세계의 냉혹한 원칙에서 나온 죽음이었다.
그때서야 노인은 눈앞의 현실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먼저 싸움을 건 쪽은 인간이었다. 금발의 양키는 짐승의 어린 새끼들을 쏴 죽였고, 어쩌면 수놈까지 쏴 죽였는지도 몰랐다. 그러자 짐승은 복수에 나섰다. 하지만 암살쾡이의 복수는 본능이라고 보기에 지나치리만치 대담했다. 설사 그 분노가 극에 달했더라도 미란다나 플라센시오를 물어 죽인 경우만 봐도 인간의 거처까지 접근한다는 것은 무모한 자살 행위였다. 다시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자 노인의 뇌리에는 어떤 결론이스쳐 가고 있었다.

"맞아, 그 짐승은 스스로 죽음을 찾아 나섰던 거야.

그랬다. 짐승이 원하는 것은 죽음이었다. 그러나 그죽음은 인간이 베푸는 선물이나 적선에 의한 죽음이아닌, 인간과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싸움을 벌인 뒤에스스로 선택하는 그런 죽음이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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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고 보니, 그다지 긍정적으로 그려지지 않은 베르토와 내가 애초에 어떻게 친해졌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간단히 말하면 내가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믿은 덕분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렇듯 완벽한 친구란 있을 수 없고, 저마다 가지고 있는 다양한 단점들을이유로 사람들을 내친다면 그들이 가져다줄 기쁨과 행복 역시누릴 수 없게 된다.. - P117

젬마는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를 꺼냈다.
"상상해 봐요. 어느 날 테세우스가 전 세계룰 항해하는 여정을 시작했어요."
"좋아요. 내가 이 이야기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알겠어요. 하지만 테세우스가 누구죠?"

"지구의 고대 영웅이에요. 아주 옛날 옛적 이야기예요. 디아스포라가 일어나기 3000년 전 이야기죠."
"흠, 그런데 전 세계를 항해했다고요?"
"맞아요. 테세우스는 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전 세계를 항해했어요. 그동안 배 여기저기가 망가지고 뜯어져 배를 고쳐야했어요. 몇 년이 지나 집으로 돌아왔을 때 원래 선체를 구성했던 목재는 모두 교체되고 없었어요. 이 경우에 테세우스의 배는 출발할 때와 같은 배일까요? 아닐까요?"
"멍청한 질문이네요. 당연히 같은 배죠."
"좋아요. 만약 배가 폭풍을 만나 산산조각이 나서 다시 항해를 시작하기 전에 완전히 새로운 배를 지어야 하면요? 그래도 여전히 같은 배인가요?"
"아니요. 그건 완전히 다른 경우죠. 배 전체를 다시 지었다면 테세우스 2호가 되겠죠. 후속작인 셈이니까."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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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릿광대가 아닙니다. 우리는 원형 경기장에 있는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경기장을 둘러싼 권력자처럼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책략적인 사물들의 희극을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언어의 희극을 즐기는 것입니다. - P26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을 통해서도 말할 수 없습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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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경제 이야기 1 : 기본 편 - 경제와 친해지는 준비 운동 난처한 경제 이야기 1
송병건 지음, 매드푸딩 그림 / 사회평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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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한 사람들 >

인간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학이 탄생했다. 경제학자들은 자신이 속한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고 때로는 해결하며 경제학을 발전시켜왔다.

●애덤 스미스와고전학파
• 애덤 스미스 : 경제에도 자연적인 규칙이 있을 거라 여기고 보이지않는 손‘ 주장,
•고전학파 : 데이비드 리카도(자유무역 옹호), 토머스 맬서스(인구론>, 존 스튜어트 밀(자유주의 설파) 등

●마르크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누적된 사회문제. 열악한 노동 환경과 빈곤등 노동자들의 분노를 대변, 참고 공산당 선언』
•잉여가치론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해 자본주의를 지속.

●신고전학파
•효용가치설 소비자의 효용 중시. → 한계효용 정립
•앨프리드 마셜 수요곡선과 공급곡선 구현

●케인스
•대공황 때 공급과잉 발생 시장이 저절로 균형을 잡는다는 신고전학파 비판 → 시장이 균형을 찾기를 기다리지 말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주장

●신자유주의
•스태그플레이션 : 경기가 침체하는데 물가는 상승. 케인스 이론으로설명 불가능한 상황. → 정부는 경제에 함부로 개입해선 안 되고 시장원리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자유주의 학파 등장.
(밀턴 프리드먼,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반론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의문 제기. 소득과 부의 분배 문제에 주목.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자본주의 자체가 소득 불평등을 심화. 재분배 정책이 필요)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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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중력 세계에서 세속적 자아가 고통을 통해 시들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맷티는 기꺼이 자신을 내주었다. 자신이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위해 자기 자신을 거래했다. 그리고 자유를 느꼈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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