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살고 있는 스무살들의
늦가을 물결처럼 반짝이는 이야기.
때문에 책을 읽는 너나 나의 그 시절도 그리운, 쌉싸름한.

이백여 페이지 남짓의 책 속에
열아홉편이나 되는 ‘짧은 소설‘이
엄마품에 고개를 박고있는 강아지들 마냥
앙증맞게 자리잡고 있다.

연인의, 친구의, 가족의.
이별 이후인, 여행중인, 비정규의 일상을 사는.
내 곁에 있는 얼굴들,

김금희 작가의 다음 책은, 무엇을 골라 볼까.

그렇게 최선을 다해 서로 따져보다가도 설마 여기서 밤까지 새우겠나 하는 낙관이 들어 후 하고 밤공기를 들이마셔보는, 곧장 차를 찾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또 오리무중의 길들이 자꾸 이어지는 그 밤은, 대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려면 얼마의 시간과 거리가 남았는 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산술 불가의 여름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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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신장재편판 4 - 첫 시합 능남전 2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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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자에게는
특정 팬층이 형성되어있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는 삼국지 만큼이나
등장인물의 능력, 타팀 선수와의 비교우위가
아직도 심심찮게 논쟁(?)꺼리가 되는 작품이
슬램덩크가 아닐까.

한 작품에 매니아적으로
등장인물들, 줄거리에 대해 해박하게
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좀 신기한데
나는 그런 열정이나 기억력이 없어서 그렇다.

다시 읽는 슬램덩크, 능남과의 연습경기는
북산이 혹시 이기지 않을까
종료휘슬이 울리는 페이지가 가까워질수록
조심스레 페이지를 넘겼다.
(가끔 결과를 아는 스포츠 경기의 재방송을 볼 때도
다른 결과가 나올거라 엉뚱한 기대를 한다.
손흥민이 때린 슛은 상상속에서는 모두 골이다, 그러니까)

결과는 바뀌지 않고,
강백호는 콧수염의 신발가게 주인에게
30엔에 조던 농구화를 득템하면서
(평화로운 중고나라!)
이야기는 5편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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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민수≫를 안 읽었다면,
이 작가 김혜정을 아직도 잘 몰랐을 건데.
작가라기에는 평범한 이름을 가져서
또 금방 잊어버렸을 텐데.
(기억력이 나빠질 나이다)

어쨌든 민수를 읽고 혹해서 골랐다.
그리고, 시시한 어른이 되지 않는 비결이 궁금해서
작가의 유일한 에세이를 선택했다.

펼쳐보니, 청소년들 대상으로 한 작가와의 만남 같은
강연에서 한 말들을 에세이로 재구성한 글이다.
전적으로 내 생각이지만
아재들은 이미 늦었으니 포기하시고, (^^)
아이들은 시시한 어른이 되지 않는 비법이 담겨있달까.
그래도 어른용이라 생각하고 읽어보면
잃어버렸던 잊고 있었던 그 무엇을
작가의 글에서 찾아내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지도.

덧붙이자면,
당연히 작가가 되리라 믿었던 글쓴이가
10년간 100회 이상의 공모전에서 고배를 마신 이야기
이 대목에서 짠하다가
중간중간 이것이 에세이인가
청소년용 자기계발서인가 헷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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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 이완용에서 노덕술까지,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은 악질 매국노 44인 이야기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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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친일파였던 자들중
그 혐의를 가장 입증하기 좋은 자들은
바로 문필가나 기자 따위의 직종에 종사하였던 자들이란다.
증거가 글로써 남았으니.

반민특위가 제대로 활동을 못하고 친일파 청산을 못한
우리 역사의 과오가,
해방후에 친일파들이
죄과를 뉘우치지 않고 떵떵거리고 살며
그 후손들이 아직도 한 자리씩 해먹고 있는
그런 나라에 살게 하였다.

사상적 전향을 한
초기 독립운동가 후기 변절자들은
자기반성과 합당한 징벌을 받은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과오는 있으나 슬쩍 봐주는 게 어떨까‘, ‘그 작품성은 인정하자.‘
‘그 시대에 친일하지 않고 어떻게 밥숟가락이라도 들었으랴‘
이런 물타기를 인정해서는 안된다.

이 책은 마흔여명의 친일파의 행적을 묻고
친일인명대사전을 살펴볼 여유나 기회가 없었던 사람에게
못된 놈들의 역사를 일러주는데
너무 많은 인물들의 오점을 파헤치다 보니
서둘러 생략한 부분이 있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한 열명쯤 탑텐을 뽑아서
더 낱낱이 그 죄를 물었더라면
더 나을 뻔 했다. 그래서 별 다섯에서
하나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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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 김민정 산문
김민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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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앞서 바쁜 주, 책을 읽어도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았다.
김민정 작가는 두 권의 시집과 이 산문집을 썼는데
시집은 아직 읽질 못했으니 처음 알게된 작가다.

작가의 말에서 산문집 펴내기의 민망함과 송구함을
솔직히 고백하고 있는데, 새로이 쓴 글들이 아니고
여기 저기 발표한 짧은 글들이 묶여있는 형태다.
삶의 순간 순간, 여운을 주는 문장이 곳곳에 박혀있다.

작가이자 편집자인 직업을 가졌으니 당연하겠으나
작가 친구들이 무지 많다, 글에도 다수 출연한다, 부럽다.
요새 말로 인싸 김민정님이다.

덧.
도서관에서는 책의 관리를 위해 그러겠지만
표지를 빼 버리고 장서를 대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표지의 그림에 끌려 책을 선택하기도 하지 않나?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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