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먼저다 - 문재인의 힘
문재인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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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을 먼저 읽은 것은 그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정치 초년생인 그의 생각이 궁금했고, 그가 대통령이 되기로 결심한 까닭이 궁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문재인을 읽은 것은 확인을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니 그 확인이 확신이 되었습니다. 그는 정치를 처음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정치에 때가 묻은 사람은 아니었고, 그는 소박하고 다정했지만 결코 우유부단하지 않았고 확고했습니다.

 

책은 인터뷰나 연설문을 엮은 것도 많아 사실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을 다시 읽는 경우가 있어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이상하게 설레어 왔습니다. 그가 꾸려가는 5년은 어떨까? 괜히 심장이 쿵쾅쿵쾅 뛴 것은 그날 밤에 이 책을 읽으며 커피를 들이킨 탓 만은 아닐 테지요. 박근혜의 5년을 상상할 때면 도리질을 치고 가슴이 답답했었고, 안철수의 5년을 상상하면 오리무중이었습니다. 문재인의 5년에 대한 확신도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조금은 약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한 말과 행동들이 활자화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니 한결같고 순수하고 사사로움이 없는 이 분의 5년이 기대가 됩니다. 혹시 아직 마음을 정하시지 못한 분들께 권합니다. 끝까지 다 읽지 않아도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책의 편집이나 세련미는 좀 약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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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니콜라이 고골 지음, 이항재 옮김, 노에미 비야무사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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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를 묘사하고 설명하는 부분에서부터 이 책은 매력적이다. 아니 그 이전에 표지부터 매력적이고, 그림을 그린 노에미가 헌사를 한 것도 특별해 보였다. 그만큼 이 책은 고골의 책이기도 하지만 노에미의 책이기도 한 것이다. 단순한 삽화가 그 이상을 의미했다.

 

아카키에게 외투는 참으로 벼르고 별러서 얻게 된 소유욕이었다. 존재감 없는 9급 문관인 아카키는 요새말로 직장 내  '왕따'라 할 수 있지만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의 모습인 양 크게 그것에 개의치 않으며 하루하루를 정서만 하며 보낸다. 그래도 그는 자존감이 꽤나 높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가 비록 동료들에게 소외당하는 인물이기는 하였지만 그 자신도 그것에 대하여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고(이 부분은 달리 해석할 수도 있다. 개의치 않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엄청 상처받고 있는 거라고 말이다.) 작지만 영향력 있는 목소리로 자신을 놀리는 사람들에게

 

"날 내버려둬요. 왜 날 모욕하는 거요?"

"나는 당신의 형제요"

 

라고  말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다시 말해 그가 소외 당하는 사람이었지만 요즘처럼 차갑고 살벌한 느낌까지는 아니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하기에 그가 이 말을 했을 때 사람들은 그의 말을 존중하기도 했고, 그가 새 외투를 입었을 때에도 따스한 관심을 가져주었을 테니까 말이다.

 

아카키가 직장에서나 집에서 정서하는 것에만 몰입한 것은 그가 그것을 해서 무언가를 얻겠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은 분명 아니다. 달리 할 것이 없었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그는 그것 외에는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이 주어진 적이 없다. 실상 무언가를 딱히 가진 적도 없었기 때문에 더 갖겠다는 마음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 아카키에게 변심의 대상이 나타나니 바로 '외투'이다. 정말 간절히 원한 최초의 것. 그 마음을 읽으면서 행여 아카키가 돈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조마조마했었다. 마음에 꼭 드는 외투를 입은 아카키를 보며 묘한 감정이 들었다. 사랑스럽기도 하고, 따뜻해지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허영심은 있다. 나쁜 의미의 허영심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기본 마음으로의 허영심 말이다. 자신의 일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위시리스트! 아카키에게 그것이 외투였듯이 우리는 누구나 원하지만 당장 쉽게 가질 수는 없는 위시리스트가 있다. 그것이 비록 허영으로 보여 남에게는 조롱을 받을 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그것을 얻고 난 후에는 기쁨과 동시에 어색함과 불안감을 함께 가져야 할 지도 모르지만, 더욱이 아카키처럼 얻고 난 후 그것을 다시 잃어 크나큰 상실감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르지만 그 위시리스트 없이 산다는 것은 좀 심심하고 억울하다. 더구나 외투가 아카키의 것인 것은 신기하고 이상하고 고관이 가지면 아무렇지 않다는 것은 더더욱 억울하다. 우리는 누구나 아카키의 외투를 가질 권리가 있다.

 

아카키가 외투를 오래 가지고 있으면 안될 이유라도 있는 거냐고? 그럴 자격이 없느냐고? 그럼 그럴 자격은 누가 있는 거냐고? 고골은 모든 아카키를 대신해 묻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아카키에게 그럴 자격이 없다면, 바로 당신도 외투를 입을 자격이 없노라고 말하고팠던 것은 아닐까?

 

내게도 위시리스트가 있다. 그것을 이루어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만큼 내 생활과 밀접한 것에서부터 '네가?'라는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까지. 그것을 스스로도 겸연쩍어 하고 어색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지 말아야겠다. 그런 위시리스트 하나 없이 사는 것이 애처롭지 그것을 얻기 위해 살아가는 건 전혀 어색할 것이 없으니까. 비록 우리가 가난하고 소외당한 그 누군가라 할 지라도 말이다. 아니, 그러할 수록 더더욱 말이다. 누구나 아카키의 외투를 입을 수 있기를.......그것을 오래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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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리뷰를 적기엔 어렵지만, 최재천 씨의 글이 참 좋다. 리뷰를 적기 어렵다는 것은 그의 글이 어렵다는 뜻은 아니다. 쉬운 말들로 따뜻한 진심이 담겨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지난 번 <통섭의 식탁>도 그렇고 좋은 과학 서적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 책들의 목록을 정리해 봐야겠다는 생각만 잔뜩 들었다. 그래서  내가 읽어보고 싶은 책들의 목록을 정리해 보는 것으로 리뷰를 대신하련다. 작가님이 아시면 좀 서운하실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영장류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어서 그 목록들의 비중이 예상 보다 적을 것임을 미리 써 둔다^^

 

 

 

 

 

 

최재천 교수의 스승님이라신다. 글이 간결하여 읽기에 좋다고 한다. 최재천 교수의 글을 좋아한다면 아마 이 책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신선한 내용이다. 식물의 유혹적 행동(?)이 흥미를 돋운다.

 

 

 

 

 

 

 

 

정혜윤PD의 <여행 혹은 여행처럼>에서 인터뷰이로 소개된 강판권 교수의 책이다. 그 때도 읽고 싶었었는데 이 책에서 또 만나니 더 반가웠다.

 

 

 

1996년 판에는 베르트 횔도 블러의 이름이 더 먼저 나왔는데 2007년 판에는 윌슨 교수의 이름이 먼저 나온다. 최재천 교수의 영향력일까??^^ 이 장에서 최재천 교수는 신이 나서 개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재천 교수의 개미 책도 읽어보고 싶다.

 

 

 

바로 이 책!

 

 

 

 

 

 

 

이 책에 대해선 <통섭의 식탁>에서도 본 것 같은데(확신은 없지만^^;;) 자꾸 접하니 애정이 생긴다.

 

 

 

예술적 감성과 인문학적 소야을 두루 갖춘 귀한 과학자라고 칭찬한 김산하 작가가 동생 김한민과 함께 쓴 동물 동화책 시리즈라고 한다. 우리 아이도 언젠가는 동물에 관심을 가져야 할텐데 ㅠㅠ

 

 

 

어린이 과학탐험대 세트리뷰보기

출판
삼성출판사
발매
2005.10.12

 

 

이 책을 추천해주셔서 구매를 해 볼까 싶어 찾아봤는데 중고 상품 이외에는 없다. 아, 작가님! 조금 더 세심하게 절판 안된 도서를 추천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ㅠㅠ

 

21세기를 피터 드러커는 지식사회라 규정짓고 늘 새로 배워서 쓰고 또 배워서 쓰면서 살게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평생 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질 것이란다. 멀티 플레이어가 될 필요성이 있겠다. 재주가 메주라 재주를 좀 길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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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펭귄클래식 7
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진석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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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표지에 대한 실망감과 아쉬움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해소되지 않았지만 이 이야기가 가진 힘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기괴하다고 치부하기엔 우리 내면이 그리 깨끗하지만은 않아 많은 장면과 많은 글귀들이 가슴에 팍팍 와닿았던 책이다.

 

도대체 해리는 왜 나타난 걸까? 도리언의 입장에서 보면 그가 원망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차라리 아무 것도 몰랐더라면, 바질과의 그  화목한 시간을 아무런 생각없이 보낼 수 있었더라면 그의 삶은 순탄을 넘어 소소하게 행복하지 않았을까? 도리언에게만 유독 해리와의 접촉이 파멸로 연결된 까닭은 무엇일까?

 

허영심

 

우리의 내부에 자리한 그 허영심 때문이리라. 허영심이라는 녀석은 사람에 따라 마음 속 너무도 깊은 곳에 있어 죽을 때까지 만나지 못하는 경우에서부터 심장 바로 아래 쪽에 있어 틈만 나면 마음을 툭툭 건드리는 녀석까지, 어쨌든 인간 내부에 존재한다. 도리언은 바로 심장 바로 아래 쪽에 허영심이 있어 해리가 그저 툭툭 건드리기만 했을 뿐인데도 그것이 자신의 마음과 머리뿐에 꽉꽉 차 버렸다.

 

감각만큼 영혼을 치유하는 것은 없고, 또 영혼만큼 감각을 치유하는 것도 없다는 헨리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본다. 어떤 감각이 어떤 영혼을 치유하고, 또 어떤 영혼이 어떤 감각을 치유할 수 있을까?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부질없는 도리언의 열망은 그의 영혼을 갉아먹었으며, 허영심으로 가득 찬 그의 영혼은 도리언의 그림을 혐오스럽게 만들었는데 도대체 무엇이 무엇을 치유한다는 말인가? 해리의 이 말에 도리언이 넘어갔다니, 이따위 궤변에 '내가 언제나 젊고 이 그림이 대신 나이를 먹을 수 있다면!'이라고 빌어버리다니!

 

해리의 말에 반박할 궤변을 하나 펼치자면, 우리에게 감각과 영혼은 모두 균일한 양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보통의 사람들에겐 그 둘의 비율이 반반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감각이 지나치게 발달한 사람의 영혼은 그에 비해 나약할 것이고, 영혼이 굳은 사람은 어쩌면 감각이 많이 무딜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영혼이 단단한 바질은 그동안 해리를 꾸준히 만나왔지만 별다른 변화를 가질 수 없었지만 평범했던 도리언은 해리를 만난 후 감각이 지나치게 발달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 흥미로운 사내에게 해리는 감각의 크기를 더 크게 불어넣는 말을 지속적으로 한다. 마치 과학자가 자신의 실험쥐에게 약을 조금씩 양을 더해가며 투여하듯이 말이다.

 

맨 처음 일그러진 자신의 초상화를 보았을 때, 그에겐 두려움과 혐오감 외에 쾌감이 분명 존재했다. 자신의 흘려뱉은 소원을 이뤄준 신을 원망하기도 했겠지만 자신은 결코 늙지도 추해지지도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기뻤을 것이다. 자신에게 도취된 사람은 남의 불행이 보이지 않는 법, 자신 때문에 목숨을 끊은 시빌 베인은 이미 그의 안중에 없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그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찬양해 줄 쾌락적인 것, 그 외엔 없었다.

 

바질에게 초상화를 보여주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을 찬양하지 않는 단 한 사람, 바질 홀워드에 대한 복수심은 그가 가진 허영심의 또다른 이름이었다. 평생을 불안에 떨며 살아야하면서도 절대 놓을 수 없는 감각에 대한 집착은 이렇게 난폭함과 비열함으로 표출되곤 한다. 우리는 무엇을 놓고 살아야하는 걸까, 지금 내가 절대 놓을 수 없다고 고집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이 떠오를 때 우리는 두려워진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책의 많은 문장들이 평범한 나의 마음을 움찔하게 한다. 내 안에도 어딘가 숨겨져 있을 허영심이 고개를 들까봐 경계하게 된다. 이 기괴한 이야기는 감각에 대한 기괴한 집착 때문에 처절하게 파멸한 도리언을 통해 그것을 경계하도록 나 자신을 만들어버린다. 극단적 과정과 결말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의 허영심을 스스로 단속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다소 억울하기도 하지만 책의 한 구절인 다음을 부정할 수 없어 얼른 단속모드로 입장을 정해야겠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살고, 그러한 삶에 대한 대가를 치른다. 다만 한 가지 유감스러운 일은 단 한 번의 과실에 대해 그 대가를 여러 번 치러야 한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사람은 몇 번이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인간과의 거래에서 운명의 여신은 절대로 계산을 마감하는 일이 없었다. (308-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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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고전 독서법 진경문고
정민 지음 / 보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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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에서 벼리를 처음 알게 되었으니 지금 벼리는 중고등학생 쯤 되지 않았을까? 벼리의 이름을 오랜만에 들으니 반가웠다. 이 책은 그렇게 다정한 아버지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책을 잘 읽는 방법에 대한 궁금증은 책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 쯤 가져봤을 것이고, 아마 거기에 대한 답은 대부분 유보한 상태일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하다. 정민 선생님은 고전문학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통해 책을 잘 읽는 방법을 하나 하나 짚어준다. 사실 독서법에 대한 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건 어른을 대상으로 하건 많이 나와있는 편이지만 전적으로 한국적인 방법을 제시한 이 책이 매우 신선하게 느껴진다.
 
<책 이야기>에서는 '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나라를 중심으로 중국, 이집트, 서양의 책에 대한 여러 정보들을 통해 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끼도록 하고 있다. 다짜고짜 독서법에 대하여 이야기 하지 않고 이렇게 '책'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짚어주는 것이 좋았다. 어떤 것의 방법론을 익히기 전에 그것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는 것이 교육의 첫 걸음이 아니겠는가? 이 책에 나온 '침자리'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면서 우리의 조상들이 얼마나 책을 소중히 다루었는지 느껴졌다. 정민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옛날엔 책이 귀해서 못 읽고 요즘은 책이 흔해서 못 읽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책을 좀 귀하게 여기면 좋겠다.
 
<책, 어떻게 읽어야 할까>에서는 독자들이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할 독서의 올바른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우리는 익히 독서 방법 중 정독, 통독, 발췌독 등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 어떻게 읽는 것이 바람직한지 궁금해한다. 선생님은 정독할 책은 정독하고 통독할 책은 통독해야 한다고 운을 떼며 시작하지만 결국 가르침을 받다보니 쉽지 않은 그러나 아주 튼튼한 책읽기의 방법을 익히게 된다. 정민 선생님을 정민 작가님이라고 하지 않고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무언가 가르쳐주고 싶은 내용이 있을 때 성급하게 그것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않고 어린 독자들을 잘 다독이며 따라오게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령,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이 책의 제목에 걸맞게 어려운 고전을 예시로 들 수도 있건만 '여우누이'나 '만화 삼국지'로 말문을 열어 독자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가르침에 따르게 한다. 선생님도 아주 좋은 선생님이다.
 
다양한 그러나 그 중 골라하는 방법으로서의 다양함이 아니라 하나 하나 모두 따라야할 다양한 방법들이 지루하지 않게 제시된다. 박제가나 이덕무, 박지원, 이익, 정약용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위인들의 예화부터 양연이나 허조 등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분들의 독서법까지 아주 많은 예화들이 실려있다. 물론 내용에 걸맞는 그림자료들도 흥미를 끈다.
 
마음이 급한 독자는 이 쯤에서 사실 빨리 다 배우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읽을 수가 있는데 그것을 말리고 싶다. 많은 독서법을 선생님이 알려주시지만 사실, 그것들 중 우리가 골라 실천해야 할 것이 아니라 모두 체화할 필요가 있는만큼 천천히 읽어 이 책부터 이 책에 나타난 방법대로 읽으면 좋겠다. 여러 번 읽고, 옮겨 적어도 보고, 작은책으로 만들어보면서 말이다.
 
<책 아닌 것이 없다>는 책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책이 곧 세상이라는 말로도 해석이 되는데, 삶을 살 듯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책에서 손을 놓지 않듯 삶을 살아간다는 것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세상을 넓게 사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많은 옛사람들의 독서 습관과 그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고도 의미있게 담겨 있는 이 책이 초등학생 어린이가 있는 집에 한 권씩 꽂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일찍부터 책읽는 튼튼한 방법을 습관 들이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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