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4

줄리언 반스의 책은 한 번 손에 잡으면 놓기 힘들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이 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렇다. 기대 보다 반전은 느껴지지 않는데 문체나 스토리 속에서 직접적인 작가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메시지가 공감된다. 얼마 전 읽은 애트우드의 소설이 떠올랐다.

 

 20181005금

다 읽었다. 딱히 무어라고 이름지을 수 없는 마음이 든다. 그것은 호와 불호가 섞여 있다. 사장님 부모님표 오디즙이 걸린 리뷰대회에 응모해볼까?

 

 

 

 

20181006토

  요즘 내 독서의 쌍두마차 히가시노게이고와 알베르토망구엘. 집에 있는 책은 망구엘이 더 많지만 집 밖을 나서면 히가시노게이고 천지라 당분간 말머리 하나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집에는 2012년에 사슴 언니에게 선물 받았다고 그렇게 내지에 쓰여있는 이 책이 있었다.

외출을 마치고 밤 늦은 시간에 하루 종일 책 껍데기도 보지 못한 것을 알고 굳이 서재에서 찾아 헤맨 끝에 시작한 책이니 좀 자연스럽지는 못하다. 그래도 어차피 읽을 히가시노게이고가 아닌가? 노력이 가상해서 이런 꼼수도 용서해 주련다. 누가 누구를 왜?

각설하고, 초반인데 흥미롭다. 가가형사라....어쩐지 익숙한 이름인데 드라마화될 때 아마 이곳저곳에서 들은 모양이다. 그나저나 어떻게 히가시노게이고는 이렇게 책을 많이 쓸까? 마쓰모토세이초도 그렇고 일본 작가들은 비법이 있나? 심지어 재밌어!

 

 

20181007일

 1박 2일 북스테이를 하러 가면서도 책을 챙겨가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좀 옳지 않다. 심지어 2권을. 그래도 최대한 얇고 위험 요인이 적은 책으로 챙겨려 애쓰다니, 불필요한 일에 공들이는 모습이 참 어이없다. 그렇게 선택된 책이 허연 시인이 엮은 세계시 모음집 [시의 미소]인데, 이 책은 도대체 언제 샀단 말인가!! 역시 책은 이럴 때를 대비해 사두는 거라며 자기 변명을....

 게스트하우스 침대에서 최대한 편한 각을 잡아 꺼낸 책은 편한 공간에서 보니 러블리 핑크 모드 제대로다! 세계시 모음이면 사실 좀 고리타분할 수도 있는데 허연 시인 자신의 에피소드와 감상이 더해지고 시와 관계된 그림이 보태져 언제 샀는지는 몰라도 참 잘 사두었다며 스스로를 토닥였다.

 오늘은 좀 희망적이고 아름답고 평온한 시 몇 편을 읽었다. 오늘밤은 이렇게 그냥 러블리핑크 모드로 잠들 거다.

 

20181008월

 어제 피곤한 일상을 보상하려는 듯 예상보다도 일찍 잠들었다. 자면서도 놓칠 수 없었던지 6시 반 경 눈이 번쩍 뜨였다. 대충 씻고 조용히 방 밖으로 나가 1층 북카페로 내려갔다. 자연광에 의존한 듯 전체 등이 없어 스탠드 하나를 켜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무도, 아무도,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의 독서는 꿀 같았다. 두 시간을 읽으며 밝아오는 아침과 주변의 소란을 기쁘게 맞았다. 그렇게 썸원스페이지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근처 '서툰 책방'에 들러 책 몇 권을 사고 남자 사장님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커트 보니것의 책을 꺼내 표제작을 읽는데, 이 책 사장님 책인 듯 밑줄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좀 지저분할 정도로?^^) 소설을 읽기 전엔 내가 좋아하는 커트 보니것의 유머가 어떤 것이었는지, 내가 기억하는 느낌이 그에 대한 것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았는데 소설의 결말을 읽고 속으로 꺽꺽 웃었다. 그래, 이 맛이지!

 

20181009화

 

 정말이지 버거운 돈 끼호떼다. 정말 억지로 읽는 느낌이긴한데 어제 읽은 망구엘의 책에서도 거론되어 마음 다잡고 다시 읽는다. 근데 또 읽다 보면 재밌는 구석이 있고 특히 '이상야릇한 미치광이'(229쪽) 돈 끼호떼와 그를 좇아 같이 미쳐가는 싼초의 명언에 감탄하라 때면 그저 놀랍고 심지어 감동도 받는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혼자 읽기 시작했다면 이토록 꾸준히 꼼꼼하게 읽어낼 수 있었을까? 책은 철저히 혼자 읽는 것이라는 생각이 최근 몇 번의 독서모임을 통해 변하고 있다. 최종적인 감상은 혼자만의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생각을 공유하며 내 생각을 더 꺼내고 정리하게 되는 경험을 했으니 말이다. 세상에 고정된 생각과 가치는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20181010수

 

 창비교육 연수원에서 진행하는 5주 특강을 신청하고서 구입하여 읽는 책이다. 책에는 저자의 글쓰기 노하우가 모두 들어 있다고 하니 굳이 강연까지 들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교사를 위한' 교육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기도 했다. 더구나 좋아하는 공간을 찾을 좋은 핑계가 되기도 하니까.

 일단 책은 읽기에 좋았다.   노하우 + 에피소드가 적절히 배합되었다. 강연은 책을 읽으며 듣기에 좋았지만 학교 현장을 모르는 이의 강연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첫 강연의 소감은 '교사를 위한'이라기 보다는 '부모를 위한'에 더 적합하지 않는가 '이다. 대중 강연에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어쨌든 특화된 강의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강연을 가면 좀더 달라질까? 강연도 글도 자연스럽고 유익한 것은 사실이니 일단 책부터 다 읽는 걸로!

 

20181011목

 

 간밤에 목이 부어 시름시름 앓았다. 이 추위에 4시간을 덜덜 떠니 면역력 제로인 사람은 감기 직빵이다. 이런 밑밥을 까는 이유는 오늘 책을 못 읽었다는 것에 대한 셀프 변명이다. 책이란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살 수도 있으니 산책에 대해 쓰련다. 문자 광고에 혹해서 아들에게 선심 한 번 쓰려고 구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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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래요, 폴 도련님. 누군가에게나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지요. 저에게도 하나쯤은 있어요. 비록 당신의 사랑처럼 파격적이지도 오래 지속되지도 누군가의 파멸로 끝나진 않았지만 그 사랑에 빠져있었던 것만큼은 분명해요. 사람들은 지나간 추억은 아름답다고,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해요. 그런데 나는 자신이 없어요. 내 사랑이 아름다웠을까? 그것을 추억하는 것이 내게 행복을 가져다줄까?

 

당신은 수전을 올바르게 기억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쓴 것이겠지만 과연 얼마만큼이 진실인지는 당신도 확신할 수 없겠죠? 당신은 고통스러워 보여요. 동시에 평온해 보이기도 해요. 난 지나간 사랑을 굳이 들추고 싶지 않아요. 내 사랑이 당신의 사랑에 미치지 못한 걸까요? 그럴 지도 모르겠어요. 당신의 사랑은 두 사람의 영역 안에 그 무엇도 들어갈 수 없는 그런 사랑으로 보여요. 그에 비하면 내 사랑은 산만했네요. 그런데 우리의 기억은 완전한 걸까요? 정말 내 사랑은 당신의 사랑에 비해 산만했을까요? 알 수가 없네요.

 

아름다운 장면들이 있죠. 사랑을 속삭이던 때 그리고 침묵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때가 떠오르기도 하죠. 하지만 사실은 그 아름다운 장면을 유지하기 위해 아름답지 못한 더 많은 장면을 외면하는 거예요. ‘행복한 기억과 불행한 기억 가운데 어느 게 더 진실할까?’라고 묻는 당신의 질문에 답이 되었을까요? 누군가를 올바르게 기억한다는 것은 그와 나의 수많은 불행 가운데 아주 적은 수의 행복을 놓는 거라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를 추억할 때  불행을 축소하고 행복을 마구 부풀리죠. 당신의 이야기가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당신의 이야기는 비교적 균형감은 있죠. 하지만 굳이 되새길 필요가 있었을까요?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했죠.

 

당신이 아직도 수전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 만났을 때의 싱그런 수전을 일흔이 넘어서까지 그렇게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당신 안에 수전은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는 대상이죠수전은 당신 덕분에 행복했을까요? 아마도 행복했던 적이 많았을 거예요. 하지만 불행했던 적도 적지 않았을 거예요. 당신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쓴 건 아닐 거예요. 당신에 대한 수전의 사랑을 숭고하게 만들기 위해 이 글을 썼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그게 수전을 올바르게 기억하는, 아니 올바르게 기리는 방법일지도 모르겠어요. 일종의 애도서. 얼마 전 읽은 마거릿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라는 소설이 생각나네요. 아이리스도 로라를 애도하는 의미로, 로라를 바르게 기억하기 위해서 지난 시간을 최대한 진실 되게 썼죠.  도대체 오래 전 과거를 기억해내고 그것을 글로 쓴다는 것은 어떤 행위일까? 궁금해져요. 결국 그것은 자기 마음의 짐을 벗어던지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할 뿐이겠지만요. 당신을 조롱하려는 뜻은 아니에요.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기억을 완전하게 재생하려는 그 노력이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을 당신의 글을 읽으며 줄곧 생각했어요. 당신이 수고롭게 쓴 글의 가치를 이해해요.

 

사람의 기억은 모두가 편집본이죠. 그게 연애에 관할 때엔 가위가 춤을 추듯 사정없이 편집되겠죠? 당신의 기억 역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랑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부른다면 당신의 기억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어요. 결코 완전하게 기억될 수 없는 연애의 기억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생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이해하니까요. 물론, 나 역시 그런 시도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그건 분명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그 사랑이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야 할 테니까요. 당신의 이야기가 수전에게 가 닿기를 바라고 덕분에 내 연애의 기억이 내게 차지하는 비중을 알게 되어 고맙다는 말을 전해요. 이제 그만 기억에서 자유롭길 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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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읽는 줄리언 반스의 소설이다. 게다가 유일한 연애소설이라고 한다. 기존의 소설들 중엔 사랑이야기일 것이라 추측된 제목들이 있었는데 그 책들은 무슨 내용인걸까? 새삼 궁금해진다. 

19살의 청년과 48살의 유부녀의 사랑이야기는 자칫 막장 드라마의 이야기가 될 소지가 있으나 왠지 처음부터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합리적인 의심이 들만한 도입부부터 시간 순서를 섞은 문학적 장치들에 그야말로 주옥같은 문장들 덕분에 그런 위험을 벗어났다. 개인적으론 줄리언 반스의 문체가 무척 맘에 든다. 정영목 번역가의 번역이 그 문체를 잘 살렸으리라 믿는다. 

사랑은 단 하나의 이야기
사랑에 대한 저마다의 기억
사랑에 있어 모든 것은 진실인 동시에 거짓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기억을 위한 노력

이 모든 것들을 소설을 읽는 내내 염두에 두게 된다 .
내 사랑은 어땠을까? 이런 비교와 함께.

줄리언 반스를 ‘반전에 놀라는 소설‘을 쓰는 소설가라고 주변에서 추천했기에 이 소설 역시 어떤 반전을 기대했지만 소설 초반에 수전이 손목의 멍을 통해 추측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아쉬웠고 폴과 수전의 사랑 역시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전개이기에 이 역시 반전으로 보기 어렵다. 내가 보기엔 오히려 수전과 폴이 십여 년간 관계가 지속된 것이 더 놀라울 뿐이다. 

사랑, 그 저릿한 고통에 아파했으면서도 우리는 왜 또 다시 사랑을 갈구할까? 참 고된 일이다.


#몽실서평단 #줄리언반스 #연애의기억 #다산북스 #정영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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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926수

망겔이라 써도 좋다. 난 망구엘이 더 좋지만.

이 분의 책이 좀더 큰 출판사에서 출판되어 절판되는 일 없이 홍보도 팍팍 해준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작은 출판사는 보는 눈이 있는데 홍보력이 없잖소 ㅠㅠ. 지난 번 구입한 [은유가 된 독자]부터 서둘러 읽어 개인적으로 홍보해야겠다. 마음만 그렇다^^;;

 

 20180928금

편의점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나는 미처 실물을 접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을 안고 2박 3일의 캠핑을 떠남.

 

 

20180927목

  며칠 전 줄리언 반스의 책을 처음 시작하면서 나의 베스트셀러 기피증에 대해 말했었는데 이 책도 거기에 포함된다. 몇 달 전 스노우볼 증정 때 리커버북을 살 뻔 했으나 순식간에 스노우볼이 동이 나 기회를 놓쳤다. 학교 도서실에 있는 교사용 책의 대부분은 상태가 매우 좋은데 이 책은 양장의 틀이 무너지고 손때도 많이 탄 것으로 보아 역시 많은 이가 읽은 책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베스트셀러는 아무래도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며 며칠 전 히기사노게이고를 읽은 참에 빌려왔다.

 

 

20180929토

 

 

새 책이 왔으니 사둔 책을 어여 읽자하지만 쉬운 내용은 아니다. 꼭꼭 씹어 읽자.

 

 

 

 

 

 

 

 

20180930일

 서평의 양끝에 감정과잉과 지식과잉을 두고 반으로 나눈 뒤 왼쪽을 정서적 서평이라, 오른쪽을 지적 서평이라 부른다면(순전히 내 개인적인 구분이지만) 이 책은 오른쪽으로 많이 치우친 서평집이다. 책에 대한 느낌을 주고받기 보다는 책의 내용과 부수적 지식을 제공받는다. 필요로 보자면 유용한 책이지만 어떤 공감을 느끼고 싶다면 중도에 포기할 지도. 난 중간에 위치한 책이 좋은데^^

 

 

 

20181001월

 오랜만의 북펀딩.

 10월의 첫 구매.

 콘세이요 이름만 보고 망설임 없이.

소문내야지!

 

 

 

 

 

 

20181002화

 이 책을 발송했다는 문자를 받고 당황했다. 분명 주문 취소를 했었단 말이다. 다른 책들과 함께 사려던, 그래서 원하는 굿즈를 받으려던 나의 '빅 픽처'가 물거품이 되었다. 하지만 사고자했던 책을 좀더 빨리 내 손에 오게 된 의미가 있다. 책은 생물이라 믿는 내게 이 책, 왠지 운명처럼 만난 느낌이다. [느낌의 공동체]에서 받은 다정한 느낌을 받기를 기대해 본다.

 

 

 

 

20181003수

 

아이가 고열인데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아이를 맡기고 대학로로 나섰다. 정극인데다 김수로, 조재윤의 연기를 직접 볼 수 있기에 좀 무리를 했다. 예상대로 그들의 역할은 작았지만 발성과 발음, 연기를 통해 왜 그들이 인기를 얻는지 알 수 있었다. 기본기가 탄탄했다. 물론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슈테판 역은 좀 아쉽지만.

 정의는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며, 사랑과 정의 중 어떤 것을 우선해야 할까? 고민하게 하는 내용이라 원작이 궁금해졌다. 서문당의 이 책은 1973년도에 출간된 것이던데 이후 현재는 품절된 책세상의 단행본을 제외하면 책세상의 [알베르 카뮈 전집] 중 한 권에 들어가 있는 게 전부라 구하기 쉬운 책이 아니다. 세상에 책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 카뮈 책이 이런 대접을 받을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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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1금

  이번 우리 반 온책읽기 책은 배유안 작가의 [초정리 편지]이다. 이미 아이들은 4학년 국어활동책에서 접해 본 적이 있는 책이라 어느 정도의 내용을 알고 있어 아마 나 혼자 진행하는 책이라면 선정하지 않았겠지만 학년 전체가 같이 하기로 한 터라 선정하게 되었다. 난 처음 읽는 책이라 사전 계획을 미리 하지 못했고 일단 시작부터 해 보았다. 이전의 책들은 읽는 중 활동북을 미리 나눠줬었는데 아직 내가 계획이 잘 안서서 이번엔 일단 읽고 시작한다. 교육이란 의도된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에라 모르겠다.'의 정신도 의미가 있다. 같이 공감하며 읽게 된다는 점이 이번엔 적용된다. 그래도 빨리 계획을 세워야겠다. 애들은 원하지 않겠지만. 그러고 보니 애들이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그냥 쉬세요."다. 귀여운 녀석들^^

 

 

20180922토

 추석 연휴, 누가 休래? 추석 '특별 근무'지! 책 읽을 겨를이 있겠느냐만 어쩔 수 없는 습관으로 2권의 책을 챙겨 넣었다. 재미가 보장된 추리 소설들로. 이번엔 시댁 근처에서 1박을 하고 갈 터라 이 책들을 읽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기도 했다만 단숨에 다 읽어버릴 줄이야!

밤에 식구들이 다 잠들고 난 후 맥주 한 캔과 함께 읽어내려가다 중도에 도저히 접을 수 없어 끝까지 다 읽어냈다. 내 예상은 철저히 빗나갔지만 아쉽진 않았다. 후속작에서도 나오미를 만날 수 있을까?

 

 

 

 

20180923일

 

창비학당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글쓰기 교육 방법 연수를 한다기에 덥썩 신청을 하곤 이내 깨닫는다. 아, 내가 이 작가의 글을 읽은 적이 없구나! 고작 오은 시인이 SNS에 작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았을 뿐이다. 그 상태로 가면 안 될 것 같아 장바구니에 담는다. 특별 근무 짬에. 이내 다시 근무 태세로 돌아가서 차마 구입은 못했다. 나의 특근의 대가로 내 휴대폰은 아기가 '헬로 카봇'을 원없이 보는 두구로 전락하였나니! 도대체 명절을 왜 지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가족은 이런 식으로 모이면 안된다. 근데 이 책 창비 책이 아닌건가???

 

 

 

 

20180924월

 

 우리 둘째는 모기를 심하게 탄다. 올여름 무더웠지만 덕분에 모기가 없어 무사히 보냈는데 추석에 방문한 시골의 모기를 피할 수 없었다. 이 나라 며느리가 추석에 제 아들만 돌볼 수는 없기에 그만 십여 방을 물려 귀도 2배, 손도 2배, 종이리도 2배로 부은 아기가 밤에도 걱정이 되어 밤을 새기로 마음 먹었다. 어차피 새벽에 떠날 것이므로 잠은 차에서 자면 되니까. 그리하여 가져온 책 중 읽지 않은 이 책을 꺼내 읽었다. 이 책을 처음 읽는 것도 아니요, 영화를 한 번만 본 것도 아닌데 기억이 나는 것은 범인 뿐 어렴풋했다. 몇 장 시작하다보니 기억도 하나씩 일어났다. 그런데 그만 아기도 자다 가려워하며 일어났다. 달래느라 진을 빼고 사람들도 모두 깨어 그냥 출발하기로 했다. 다행히 아기는 차에 타선 진정했고 잠도 잘 잤다. 책 몇 장 못 읽는 게 대수랴? 너만 아프지 않다면.

 

20180925화

어제에 이어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읽는다. 범인을 알고 읽는데도 재미있구나! 그래도 이 책으로 리뷰를 쓸 것 같진 않아 독서 일기에 하루 도 적는다.

이 책의 내용을 전혀 모르는 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다시 읽다 보니 타인의 외모를 표현하는 푸아로와 당시 사람들의 생각이 거슬렸다. 마플을 더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개인적으로는 푸아로를 더 좋아했다. 좋아한다기 보단 흥미로워 하는 것이리라 캐릭터가 확실하니까 만화로 나와도 되겠어. 하지만 이 점에선 마이너스.  

열두 군데의 자상, 열두 명의 승객, 열두 명의 배심원이라는 조합을 통해서도 모자이크가 맞춰지는 사소하지 않은 단서를 우리는 사소하게 넘어가고 탐정들은 그렇지 않다. 피곤하겠지만 흥미로운 삶이다. 새로 나온(?) 영화도 챙겨봐야겠다. 예전 영화에선 잉그리드 버그만과 숀 코네리가 반가웠다면 이번엔 조니 뎁과 미셸 파이퍼가 있다. 게다가 감독이 직접 포아로 역을 하다니 기대 만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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