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2

 

책선물을 받았다. 교사에게서 교사에게로 온 책들이다. 사실 남의 말 잘 안따라하는 편이라 얼마나 내 수업에 투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책들을 만든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싶다. 이중 서준호선생님의 책이 가장 궁금하다. 내게 서준호 선생님은 교실놀이의 길라잡이였는데 이런 제목의 책이라니.

 

 

 

 

 

 

 

20180623

 

 

 

 

사전 등록을 한 이상 안 가긴 아쉽고 가자니 마땅한 목적도 여유도 없어 고민하다 독박 육아 하는 김에 우리 아기 지하철이랑 버스나 태워주자 싶어 나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극한직업 엄마 체험 현장'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다. 아이는 코엑스 건물에 들어서면서부터 나가고 싶어했다. 들쳐 안고 들어가 하필이면 맨처음에 이 책을 보고야 말았고 완성된 상어의 위용을 보고선 소리를 질러 구매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했다.  이후의 여정 역시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없었다. 그걸 알기에 이 책 이후로 그러니까 입장 10분 이후부터 나는 그저 '엄마 모드'로 아이가 이끄는대로 다니며 구경하다 안고 다니다 그랬다. 다니며 여러분의 도움을 받았다. 그 마음을 얻은 것이 도서전과 큰 상관 관계는 없겠다만 책 만드는 이들은 그래도 좀더 마음의 여유가 있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물론 나는 이날 이 책 이외에는 산 책도 본 책도  손댄 책도 없다고 기억한다. 도서전은 혼자 가야한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러웠던 아이의 모습을 새겨본다.

 

 

 

 

20180624

 

 

 

 

 

 

 

 

 

 

 

 

 

 

아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최근의 방법.

이 책을 사주는 일.

 

 

 

 

20180625

 

 

 

어제 책을 담다. 이 책도 망설임없이. 소설보다 먼저 만난 그의 시, 그의 수채화. 하지만 그의 사랑에 대해선 아무것도. 괴테는 사랑 먼저 읽다. 사랑을 아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까? 그냥 무관하게 보기로. 사랑이 떠오르면 떠오르는대로 아니면 아닌대로. 하지만 궁금하다. 자연인 헤세. 젊은 날보다 쉽게 그려지는 노년의 헤세. 그의 젊은 날.

초반을 읽으면서는 판단 유보. 읽는 중이다 그렇게. 한 작가의 삶을 그저, 궁금증으로. 더 알고픈 애정어린 맘길로.

 

 

 

 

 

20180626

 

 

 

그림책은 적은 서가에서 3권의 바다와 관련된 그림책들을 살펴보던 중에 발견한 책. 새까만 표지에 꽃. [꽃을 선물할게]라며 달콤하게 속삭이는...... 알고 보니 무당벌레! 난 꽃만큼이나 무당벌레가 예뻐. 나한테 부탁했으면 아침부터 진작에 거미줄은 솨샤샥 다 걷어내 주었을텐데, 곰아 넌 참 좋겠다. 실컷 튕기다가도 그 예쁜 꽃들을 선물 받아서! 펼침북에서 느껴지는 달콤함. 누가 받으면 어때? 그 꽃 다같이 볼 수 있으면, 그럼 된 거지!

꽃 선물할 일이 생기면 나 이 책을 선물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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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사춘기
김영훈 지음, 이영애 감수 / 시드페이퍼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사춘기와 예비 사춘기들에 둘러싸여 사는 내게 관련 책들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인데 너무 많아 오히려 읽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육아 서적들이 대체로 그렇다. 아이는 어떻게 키워도 정답이 아니고, 육아에 정답이라는 게 있을 리도 없다. 그럼에도 이런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은 다 아는 얘기도 살다 보면 잊고 사니 꾸준히라도 읽어 나를 각성하기 위해서이다.

 

의학 박사라는 직함도,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이력도 흥미롭지만 한 장 건너마다 나를 각성시키는 재주가 대단하다. 내 아이가 현재 게임 중독이 아니라 다행이라 여기면서도 매일 마나는 얼굴 중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어 마음이 무겁다. 아이의 뇌를 건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경험으로 알기에 더욱 몰입하여 읽게 된다. 육아든 교육이든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낳으면 알아서 크는 시대는 결코 아니다.

 

오늘 학부모 공개 수업을 했고, 아이들도 나도 부모님들도 대체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늘 방문한 학부모님들은 어떤 시선으로 아이를 바라봤을까? 내가 보고 싶은대로, 혹은 내가 원하는 대로 보는 것만은 아니길 바란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 가치를 두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 위해선 그들을 기르는 어른, 특히 부모가 그렇게 살아야 한다. 선생, 요즘 시대의 선생은 그냥 1년짜리 임시 보육인의 신세 아닌가 말이다. 선생은 이쪽저쪽 하루에도 여러 명씩 만나지만 부모는 하나다. 그런 마음 가짐이 필요한데 그걸 너무 쉽게 잊는 것 같다.

 

이 책도 교사로서 읽는 것보단 엄마로서 읽는 게 훨씬 좋다는 말이다. 나도 70프로는 그런 마음으로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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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619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말이 동물을 싫어한다는 뜻은 아니고, 그들을 거부하거나 존재를 부정한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주인공이 되거나 주인공의 목적어가 되는 책을 찾아 읽지도 않는다. 베르나르의 책이라 선택한 것 뿐이다.

 

그의 책은 메시지가 너무나 명확하다. 고양이를 빌러 이야기할 뿐인지라 굳이 고양이가 아니라 그 누구를 주인공으로 하더라도 이 책은 인간 세계에서 벌어지는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일에 대한 경각심을 다룰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의 생태는 그저 거들 뿐이다.

 

읽으며 의문이 들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 어떤 느낌을 가질까? 왠지 백과사전에 나온 고양이 부분을 읽는 듯 아구에 딱딱 맞아보이는 고양이의 생태가 인간계와 구분없이 표현될 때 솔직히 나는 불편하다. 안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모습은 소설보다 더 잔혹할 때가 많다는 것을. 그런데 그것을 고양이와 쥐로 묘사할 때 속이 거북해진다. 심지어 그들의 사랑을 인간처럼 묘사할 때 조차도. 그래서 궁금하다. 고양이 집사들은 아무렇지 않은지. 요즘 읽는 다른 책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의 소르바스와는 너무 다르게 표현되니까. 우화보다는 SF라서 그런건가?

 

아마 피타고라스는 죽게 될 것 같다. 바스테트는 살아남을지도. 이 전쟁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아니 끝이 있을지 모르겠다.  궁금증 보다는 인간 세계에 대한 냉소가 인다.

 

 

 

 

 

 

201806020

 

 

 

 

 

오랜만에 북클럽에 참여했다. 출간과 동시에 사고 고~이 모셔둔 [돈 끼호떼]를 아참에 해결해보고자 하는 불순한 마음이 컸다. 대부분의 이들은 열린책들 판으로 읽는데 난 된소리 적응이 필요한 창비 판이다.

 

왜 그동안 미뤘을까 후회가 될 정도로 가독성이 좋다. 수많은 독서의 결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사라진, 아니 상싱이 현실을 점령한 돈 끼호떼의 모습에 웃기도 많이 웃지만 너무나 진지한 행동과 말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싼초만 실존하는 인물이요, 돈 끼호떼가 대하고 지칭하는 모든 사람은 그의 과대망상의 결과물인데 현실을 사는 싼초도, 미친 돈 끼호떼는 미친대로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데에 어색함이 없다는 것에 놀라고 있다. [고양이]의 바스테트가 이룬 인간과의 소통이 바로 이런 형태가 아닐까 싶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 유명한 풍차 장면도 나오고 이제 본격 방랑길. 돈 끼호떼 가는 길에 행운이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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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
루이스 세뿔베다 지음 / 바다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들어 세번째 온책읽기. 작년엔 하지 않은 책. 직전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재미난 스토리에 비해 무거운 내용이라 걱정했는데 아이들은 세상 잘 듣는다. 아직은 구입하지 않은 아이가 많아 내가 읽어주고 있는데 급하지 않게 정확하게 읽어주려고 노력한다.

 

 

읽으며 4주간의 여행 짐도 싸보고(아이들이 말하면 내가 그림으로 그렸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켕가가 굶주려 죽는 것을 두려워했듯 우리 아이들도 두려워하는 죽음의 풍경이 있었다. 혼자 죽는 것, 익사, 신체가 훼손된(아이들의 표현은 더 적나라했다.) 죽음, 병사, 아사.....반면, 원하는 죽음은 오래 살다 죽는 것, 자다가 죽는 것, 가족들 곁에서 죽는 것 등이었다. 별로 생각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수업 시간이 끝났어도 자리에서 들썩하는 아이가 없었다. 쉬는 시간은 보장해야 하기에 잘 죽기 위해선 잘 사는 게 중요하다고, 잘 사는 건 관계를 돌보고, 건강을 지키고, 삶의 기쁨을 느껴야 한다고 꼰대같은 말을 보태며 마쳤다.

 

이 책을 읽으며 지난 해 함께 읽은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떠올렸다. 작년 아이들으 그 책으로 삶에서 중요한 가치 하나를 새겨가듯만 하면 좋겠다. 아니다, 큰 욕심 부리지 않기. 그저 같은 책을 같은 시간에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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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읽어본다
장으뜸.강윤정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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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살 때 사은품으로 독서일기장을 주었다. 다시 쓰마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이제야 읽는 까닭에, 그리고 마침 읽는 까닭에, 다시 독서일기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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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 관계, 그 관계가 부부라니. 서로의 손에 시집을 쥐고 만난 사이라니. 진정 책을 '만지는' 두 사람의 책 이야기만으로도 그 밀도가 높을텐데 거기에 두 사람의 '관계'가 더해져 그 밀도에 숨까지 불어넣었다.

 

분홍과 민트의 조합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색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넋이 나간다. 귀퉁이를 접을 때의 그 색의 만남이라니. 두 사람이 또다시 부러움. 강윤정 편집자는 직업에 맞게 단단한 글을 썼다. 반면 장으뜸 대표는 또 그 직업에 어울리는 달달한 글을 썼다. 그 조합도 참말로 분홍과 민트 같다.

 

읽은 책은 읽은 책대로, 제목만 아는 책은 또 그만큼, 전혀 모르던 책도 마치 아는 책인양 읽었다. 일기라는 형식의 자유로움과 성금이 만들 수 있는 일이었다. 다만 책에 관한 일기이다보니 이 책의 독자는 책을 좋아하는 이여야 마땅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없이 매일 책 이야기라 나는 좋은데 책과 먼 이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그들의 몰입은 내가 추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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