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이는 처음 입양했을 때 이후에는 한 번도 본인의 화장실이 아닌 다른 곳에 응가를 한 적이 없다.

고양이가 원래 굉장히 깔끔하고 사생활 보호에 철저한 동물이라 자신이 용변 보는 것을 식구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깨끗이 처리하는 습성이 있다.

 

어제 저녁, 잠시 경비실로 택배를 찾으러 간 사이, 사건이 발생하였다.

 

택배를 찾아오자 아들이

" 엄마! 온이가 이불에 응가했어" 알려줬다.

엥? 이게 무슨 일?

2년을 같이 사는 동안 이런 일이 없었는데.....

물론 처음 입양했을 때는 온이 전용 화장실이 없고 저도 불안한지라 여기저기 몰래 응가를 했지만서도

화장실이 생긴 후론 이런 적이 없었는데 어쩐 일이지?

무슨 스트레스 받았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온이의 행동이 이해가 됐다.

택배 찾으러 나가자마자 온이가 울었나보다.

집에 남아있던 식구들은 온이가 엄마를 찾는 줄 알고 그냥 방치해 둔 모양이다.

그런데 온이의 울음은 그게 아니었다.

" 나 응가 급해요. 화장실 가게 베란다 문 열어주세요"였던 것이다.

그걸 알 리 없었던 식구들은 온이를 내버려뒀고

응가가 급한 온이는 모래 비슷한 요에 응가를 하고 그걸 덮으려고 난리를 쳤던 것이다.

 

내가 도착한 그 시각,

온이는 자신이 싼 응가를 모래로 덮으려는 듯이 발톱으로 계속해서 요를 긁어대고 있었다.

응가를 모래로 덮어야하는데 안 되자 신경질적으로 울어댔다.

온이를 방에서  내보낸 후 얼른 응가 처리를 하자 안정을 되찾았다.


이건 순전히 온이 잘못이 아니라 온이 울음 소리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 가족 잘못이다.

온이가 얼마나 급했을까!

" 온이야! 네 잘못이 아니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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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5 09: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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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6 17: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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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개학날, 학교로 책택배가 왔다.

변함없이 푸른숲에서 책을 보내주셨다.

그림책 3권과 동화책2권이다.

 

3학년이라 그림책보다는 동화책에 주력하려고 하는데 마침 잘 됐다 싶다.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과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와서 더 반가웠다.

오늘 아침독서 시간에 "1분 책 읽어주기" 시간 시범을 보여주느라 반 아이들에게 잠깐 읽어줬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쌍둥이 남매 이름이 룰루랄라다. 이름을 들어보니 "건방진  도도군" 을 쓴 유쾌한 강정연 작가 답다.


"창경궁 동무"는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이번에 개정판이 새로 나왔나보다.

배유안 작가가 쓴 책으로 이 작가는 역사 소설에 강한 분이다. 

이건 5-6학년에 적당한 내용이라 일단 패쓰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읽어야지.

 

 

 

 

 

 

 

 

 

 

 





그림책은  창체 시간을 이용해서 소개해주고 읽을 계획인데 좋은 그림책이 와서 잘 됐다 싶다.

2번째 그림책은 앞부분만 휘리릭 읽어봤는데 상상력과 창의성을 자극하기에 딱인 책이라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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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5 09: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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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6 17: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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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5-03-05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막내도 3학년이 되었어요. 그런데 3학년은 책 고르기가 어렵네요. 너무 쉬워보이는 책은 싫다고 하고, 아직 고학년 책은 어렵고요

수퍼남매맘 2015-03-06 17:56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반갑습니다. 3학년 학부모시네요.
중학년은 책고르기 애매한 학년이죠.
책읽기 좋아하는 아이와 그렇지 못하는 아이로 갈리는 학년이기도 해요.

독서운동가 말씀이 1-2학년은 옛이야기 위주로,
3-4학년은 생활동화 위주로
5-6학년은 판타지가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아이들마다 개인차가 있지만요.

3-4학년은 자기 생활과 밀접한 이야기에 잘 빠져들고 좋아한다고 하네요. ˝양파의 왕따 일기˝ ˝잘못 뽑은 반장˝ 등이 그 예이죠.

희망찬샘 2015-03-21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정신 없이 사느라 책도 챙겨 읽어보지 못했네요. 어디 두었는지도 모를 지경입니다.
이제 정신이 조금 드네요. 휴~~~

수퍼남매맘 2015-03-23 21:03   좋아요 0 | URL
그쵸? 왜 학교는 해가 갈수록 더 바빠지는지 모를 일이에요.
<지구의 역사가 1년이라면>만 빼고 다 읽어봐쓴데 모두 좋았어요.
 

수퍼남매 모두 한 학년 진급하였다. 나라를 지킨다는 중2, 절반을 넘긴 초4가 되었다.

딸 학교는 학년말방학 때 통지표 배부를 안 하고, 반배정을 알려주지 않았다.

개학날 발표를 한다고 하여 어안이 벙벙하였다. 만약 이런 일이 초등에서 벌어졌으면 아마 학부모들이 가만 안 있었을 거다.

 

내 반 아이들도 궁금하지만

아이들 담임이 누군지도 참 궁금한 날이다.

딸은"작년 담임샘과 달리 깐깐한 샘"이 담임이라는 평을 내 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담임 선생님은

첫날 담임 편지를 보내주셨다.

그 편지 받고 여간 찬찬한 분이 아니란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첫날 편지에 아이들 명렬표, 기초조사까지 보내시다니....

이걸 준비하시면서 반을 한 번 더 생각하셨을 거란 생각에 신뢰가 갔다.

약간 덜렁대는 면이 있는 딸에게는 잘 됐다 싶은 생각이 든다.

작년 선생님은 푸근해서 아빠처럼 잘 따라 중학교 첫 생활을 무사히 지내 다행이었고,

이번에는 공부를 해야 하는 시기이니만큼 찬찬한 선생님이 담임이 된 게 잘 되었다 싶다.

 

둘째는 첫날 공부를 하고나서 잔뜩 얼어있다. 한마디로 군기가 바짝 들었다.

담임 선생님이 벌점도 있고, 반성문도  쓰고, 더 잘못하면 학부모 상담도 해야 한다고 하셨단다.

약간 내성적이고 소심하며 완벽주의가 있는 아들은

학년초가 되면 낯설고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새담임께서 벌점 이야기를 하시니 더 많이 긴장하는 듯하다.

처음에만 무섭게 하시는 것이니 금방 적응할 거라고 격려를 해 주었다.

둘째는 선생님한테 야단 맞을 일 안 하는데도 스스로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얼마 전, 독서 토론으로 유명한

초등 교사가 쓴 글을 보니

개학 첫날, 아이들을 향하여 웃지 않고 엄한 표정을 지으며 기선을 제압할 것인지

아님 미소 지으며 친절한 선생님이 될 것인지 물어보는 게 있었다.

 

예전에는  전자를 택했다.

교사들 사이에 전해오는 이야기 중에 3월 한 달 웃지 않아야 1년이 편하다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학부모가 되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그건 순전히 교사 입장에서 나온 말이었다.

새학년, 새교실, 새담임, 새친구에 쉽게 적응하는 아이도 있지만

울 아들처럼 처음이 힘들고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아이도 존재한다.

사교적이고 적응력이 좋은 아이는 무섭게 대하더라도 주눅이 들지 않지만

반대성격인 아이는 잔뜩 긴장하고 주눅이 들 수 있다.

 

우리반 아이들이 교실 들어오는 표정을 보니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살짝 미소를 머금고 있었는데도

스스로 얼어 있었다.

낯선 환경에 들어가면 누구나 긴장한다.

그럴 때 누군가 편안한 분위기를 마련해 주고 아는 체를 해 주면,  금방 의지가 된다.

긴장탓에 어찌나 아침독서를 잘하는지....

쉬는 시간에 떠들어도 되는데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는 아이도 5-6명 되었다.

그러다 2교시 지나면서부터 담임이 별로 무섭지 않은 걸 보고,

스르르 긴장이 풀려 수업 시간에 수다도 떨고,

쉬는 시간에 장난도 치는 걸 보니 다행이다 싶다.

 

굉장히 오랜만에 3학년을 맡게 되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일단 수업 시수가 제일 많아 체력을 잘 안배해야겠다.

또 서두르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차근차근 해나가야겠다.

개학날 읽어주는 그림책이 있는데 오늘은 못 읽어줬다. (통신문 9장 배부하느라)

이 그림책 표지처럼 

우리 반 아이도 나도 일년 내내 하하호호 웃는 행복한 교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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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2 22: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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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4 10: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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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3 09: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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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4 10: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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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5 11: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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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6 18: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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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 결투단의 최후,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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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별로 친하지 않은 5 학년 남자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2 권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
숙제가 없어 봄방학 동안 룰루랄라 지내고 있는 아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였다.
아들 먼저 읽으라고 했지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아들이 tv를 보는 사이 다 읽어버렸다. ㅎㅎㅎ

무협을 좋아하지 않는 나도 빠져들게 만드는 이 책을 지은 천효정 작가는

나보다 12 살 어리고, 초등교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ㅋㅋㅋ
송언 작가가 현직교사로서 어린이가 좋아하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많이 펴낸 것처럼 
천효정 작가도 앞으로 어린이에게 인기 있는 작가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보인다.
첫째 무엇보다 초등학교 현장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누구보다 재빨리 알고

이를 작품에 녹아낼 수 있는 유리함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둘째 작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 삼백이의 칠일장"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어릴 때부터 공상을 많이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이유로 천작가는 아동문학계에서 롱런할 거라고 생각한다.
아까도 말했지만 책과 친하지 않은 아이가 이 책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작가는 분명 아이의 마음을 이미 잘 꿰뚫고 있고 아이가 좋아하는 작가 반열에 오를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2 권에서는 선과 악의 대결 구조가 극명해진다.
그것도 사부와 제자가  함께 말이다.
건방과 오방 도사 대
오지만과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대결 구도 덕분에 더 긴장되고 흥미로우며 마치 무협 영화를 감상하는 듯 아슬아슬하다.
게다가 천작가의 매력 중 하나인 유머가 곳곳에 깔려 있어 "푸하핫 "웃게 된다.
아마 이 책을 조용한 도서실에서 읽는다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 때문에 여러 사람의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건방과  오방 도사는 전편의 주인공이니 휘리릭 넘어가고
새인물 오지만부터 소개해 보자.

오지만은 1권에도 잠시 등장하는데 건방이의 같은 반 친구로 우연한 기회에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제자가 되어 암기술을 습득하지만 

평소에는 소심하고 약한 척 지내며  건방이를 호시탐탐 해치울 생각을 한다.
오지만  사부인 "광독지존삼천갑자 " 도사는 10 년 전 오방 도사에게 결투단에서 패한  후 홀연히 흔적을 감췄다가 
다시 나타난 인물로 정당한 권법이 아닌 비열한 방법으로 결투를 하는 음흉한 인물이다.

2권은 이렇게 네 명의 결투가 주를 이루는데 
악역이 제대로 악역을 해줘야 드라마의 재미가 살듯이 책도 그렇다. 절대악이 나와야 몰입도가 커지는 게 사실이다.
오지만과 삼천갑자 도사가 제대로 비열한 악역을 해줘 갈등이 엄청 고조되고 
마지막 네 명이 다 모인  결투에서는 어느 팀이 이길까 사뭇 긴장까지 하게 된다.


결투의 결과가 궁금하면 직접 확인해 보길 바라며
하나 기쁜 소식을 알려 드린다.
3권이 나올 예정이란다. 얏호!
천 작가의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다.
가르치는 일 하나도 힘든데 집필까지...
아마 좋아서 하는 일이니 몸은 고단해도 기쁘게 작업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쓴 책을 좋아하는 아이와 어른이 있다는 걸 알면 힘을 팍팍 얻지 않을까 싶다.
이번 여름방학 때까지 마무리 작업하셔서
2학기 정도에는 만나볼 수 있었음 좋겠다. (이번 겨울방학 때 마무리 하셨을 지도 모르지)

너무 기다리게 하지 말앗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혹시 주변에 책과 별로 친하지 않은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넌지시  전해주거나 읽어주는 것이

책의 재미에 빠지게 하는 묘책일 듯하다.

" 왜 책을 안 읽니? 책 좀 읽어라. 나중에 뭐가 되려고..." 하는 10마디 잔소리보다

이 책 한 권 건네주거나 한 꼭지 정도 읽어주는 게 더 효력이 클 거라고 생각한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다만 자기가 좋아할 만한 책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책에 빠져드는 것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빠져드는 감정과 비슷하다.

첫사랑 같이 달콤한 책을 아이가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어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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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2-28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나왔군요!👍

수퍼남매맘 2015-03-01 13:53   좋아요 0 | URL
네 드뎌 나왔답니다.
3권도 기대됩니다.
 

학년말방학(봄방학)이 방학이 아닌지는 몇 년 된 듯하다.

서울보다 지방이 더 심해 지방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고 알고 있다.

서울도 몇년 전부터는 학년말방학 전에 담임 발표를 하고

학년말방학때 교실 정비를 완료하고 아이들 맞을 준비를 하는 게 대세라서

학년말방학이라고 해서 겨울 방학처럼 집에서 쉴 틈이 별로 없다.

게다가 부장이라고 맡게 되면 거의 매일 출근을 해야 한다.

 

이번 학년말방학은 첫주에 설연휴가 잡혀 있어서 예년보다 참 짧아 해야할 일이 많다.

시댁에 내려 가기 전 교실 이사를 해 놓았는데

정리는 못했다.

이번 주 천천히 해야겠다 마음 먹고 있었는데

4일 내내 친정 어머니 백내장 수술 때문에 병원을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계획이 흐트러졌다.

대학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하니 왜 그리 오라가라 하는 일이 많은지...

게다가 수술 당일은

6시간을 붙잡아놓는데 정말 기가 막혔다.

그렇게 6시간을 병원에 있어야 1일 입원으로 인정하여 공단으로부터 1인당 90만을 챙겨받는 시스템이었다.

헐~ 진작 알았더라면 다른 병원에서 할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엄마 당뇨 기록이 그곳에 다 있어서 거기서 한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가까운 대학 병원에서 일련의 검사를 다시 받더라도

길과 대기로 버리는 시간이라도 절약했을텐데...

고작 수술 시간은 20분 밖에 안 되는데

대기시간이 5시간 30분이 넘다니...

대학 병원의 횡포였다.

 

서울 교통 체증이 너무 심각했다.

도보로 출퇴근 하다보니 심각성을 못 느끼다가

이번에 절감하였다.

정말 도보로 출퇴근하는 것에 감사해야겠다.

차가 막히니 진이 다 빠졌다.

멀리 있는 병원 다니느라 엄마도 고생, 나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제는 대학 졸업식까지 겹쳐 차가 꼼짝도 안하는데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엄마 병원 모시고 다니느라 어제까지 교실 정리를 못하고 있자

걱정과 불안이 심해져 잠이 제대로 안 왔다.

장도 예민해지고 말이다.

비단 나만 그런 게 아니었나 보다.

다른 샘들도 뭔가 준비가 미진한 듯하여 신경이 곤두서고 자다가 새벽에 깨기도 하였단다.

어제와 오늘 이틀 출근하여 교실 정리를 하고나니

이제야 마음이 좀 평안해진다.

 

일단 교실 정리 첫단계.

필요 없는 물건부터  과감히 버린다.

가구를 포함해서 말이다.

난 거기다 학급문고를 한번 다 훑어본 후 학년에 맞지 않거나 너무 오래되고 파손된 책은 모조리 폐기처분한다.

선별 작업이 꽤 오래 걸린다.

대부분 샘들은 교실을 물려 받으면 학급문고는 손 안 대고 그대로 쓰시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나도 그랬다.

다른 것은 과감히 버리는데 책은 잘 안 버리게 된다.

그러니 오래 묵은 책이 정말 많다.

하여 1학년 교실에도 고학년책이 꽂혀 있기도 하고 (간혹 교실 배치가 바뀌어 학년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맞춤법 개정 이전의 책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에도 엄청나게 폐기처분하였다.

마대 자루로 2자루가 나왔다. 책이 좀 무겁나!

주무관님께 죄송했다. 너무 무거워서 말이다.

학년에 맞는 책 볼만한 책만 남겨놨다. 난 내 학급문고를 따로 갖고 다니기 때문에 이 책이 굳이 필요없지만서도

다음 해에 이 교실을 사용할 샘을 위해서 몽땅 버려선 안 된다. 얼마는 꼭 남겨놔야 한다.

책 빼고도 내가 다른 샘에 비해 짐이 좀 많은 듯하다.

이참에 잘 안 쓰는 재료들은 교수학습센터에 올려보내야겠다.

 

어제는 그렇게 짐정리를 했고

오늘은 쓸고 닦고 했다.

개학식 첫날 아이들과 함께 짐 옮기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 때는 담임 발표가 개학식날 났었다.)

많이 달라졌다.

 

1학년 담임을 안 하니 시간적 여유가 있다.

5년 내내 입학식 준비를 해야 하니 봄방학 때 정말 분주했었는데

이번엔 교실 정리 정돈만 하니 훨씬 빨리 끝났다.

 

<길벗어린이>에서 주문한 원화 아트 프린트가 도착해 있어서

게시 작업을 하였다.

개학식날 텅 빈 게시판보다

상큼한 원화를 보면 모든 사람 마음이 행복할 듯하다.

이번에 온 원화는 봄을 느낄 수 있도록

이 책의 원화를 게시하였다.

권혁도 작가는 작년에 본교에 방문하시어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었다.

애벌레가 똥 싸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ㅋㅋㅋ

원화와 연계하여

본교 어린이에게도 세밀화에 도전해 보는 미션을 줘봐도 좋을 듯하다.

 

다 걸어놓고 나니 참 예쁘다.

싱그런 초록색이

이제 새학년 새출발 하는 우리 같다.

 

 

 

 

 

지난 번 어떤 아이가

" 다음 번에 어떤 원화가 와요?" 라고 물어봐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알게 모르게 원화를 기다리는 이가 있다는 것은 작업하는 사람으로서 참 기쁜 일이다.

 

학교에서 일하다 보니 작년 제자들과 마주치게 된다.

"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몇 반이에요?" 물어본다. 귀여운 녀석들 같으니라고.

1학년 아이들 --이제 2학년이 되었지-은 특성상 1학년 담임 샘이 그대로 1학년 담임을 하는 줄 알기 때문에

몇학년이라고 물어보는 게 아니라 몇 반이라고 물어보곤 한다. ㅋㅋㅋ

" 비 밀~~" 이라고 답해 줬다.

 

교실 정리는 이제 끝냈고... 다음은 첫날 생각 뿐이다.

 

어떤 아이가 우리 반이 되었을까?

개학날, 무슨 공부를 할까?

내 소개는 어떻게 할까?

첫 날 어떤 그림책을 읽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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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8 13: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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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8 2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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