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앨범 - 성장그림책 사계절 성장 그림책
울리케 볼얀 그림, 실비아 다이네르트.티네 크리그 글, 엄혜숙 옮김 / 사계절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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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안산에서 인질 사건이 있었다.

사건 피의자는 둘째딸을 성추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하다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더 충격을 주었다.

피의자 아내말로는 둘째딸이 4학년 때부터 성폭력을 했다고 하니 그 아이가 그동안 얼마나 큰 고통과 불안 속에 살았을지 끔찍하다.

전문가가 말하길 성폭력 사건은 위 사건처럼 아주 가까운 사람에 의해 벌어지는 게 다반사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할 때도 그 점을 주지시켜준다.

가까운 사람을 조심하라고 말이다.

이런 교육을 할 때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하는데 이 그림책도 다음 번에 읽어줘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친근하게 생각하는 동물이 등장하여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법하다.

"가족앨범"하면 가족과의 즐거운 추억과 더불어 행복감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그림책의 겉표지를 보면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느끼게 된다.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앨범 속에 단비가 인형을 안고 있다.

단비의 모습을 세심히 들여다보면 약간 슬픈 표정이고, 꼬리 부분은 붕대로 꽁꽁 싸매져 있다.

도대체 단비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단비네 가족은 소파 밑에서 살고 있다.

아빠는 파이프를 태우시며 커피를 마시고, 엄마는 요리를 하고, 막둥이 삼촌은 신문을 보고, 소라는 즐겁게 놀고 있다.

단비는 어디에 있을까?


단비는 삼촌이 준 인형과 함께 소파에 앉아 가족앨범을 보고 있다.


어느 날, 소라와 단비가 삼촌이 준 인형을 서로 가지겠다고 싸우는 바람에 인형이 고장나고 만다.

단비는 인형을 고쳐주라고 막둥이 삼촌에게 가져간다.


삼촌은 친절하게 인형을 고쳐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웬지 삼촌의 웃음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한편 불청객 고양이 한 마리가 집에 온다.

이제 단비가 좋아하는 소파에 함부로 갈 수 없게 되었다.

잘못하다간 고양이한테 잡힐 수도 있으니까.


인형을 고쳐주겠다는 삼촌은

단비와 단둘이 있게되자

이상한 짓(?)을 한다.

자신의 꼬리를 만져보라고 시키는 것이다.

그림책에서는 꼬리라고 순화시켜 놨지만 그림에서 삼촌의 앞 단추가 풀어진 걸 보면 꼬리가 성기를 상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몹쓸 삼촌 같으니라고!

단비는 꼬리를 만지는 것도 삼촌에게 뽀뽀를 하는 것도 너무 싫지만

싫다고 말할 수가 없다.

삼촌이 단비에게 협박을 했기 때문이다.

" 네가 우리 비밀을 말하면, 천둥번개가 치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가족 앨범은 찢어지고 말 거야"

단비는 자신이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족 앨범이 찢어질까 무섭고 두려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단비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삼촌은 단비의 연약함을 이용하여 자신의 욕구를 충족한다.


한편 고양이는 덫을 이용해 쥐사냥을 해보기로 한다.

바야흐로 단비는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삼촌을 피해 소파로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독자는 고양이가 놓은 쥐덫에 누가 걸릴 것 같아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소파를 가장 애용하던 단비가 아닐까 하는 조바심도 생긴다.

그렇지 않아도 삼촌에게 몹쓸 짓을 당하는 단비가 가여운데

쥐덫까지 걸리는 건 너무 잔인한 게 아닌가! 


쥐덫을 놓은 고양이도

친절하게 다가와 단비에게 인형을 줬던 막둥이 삼촌도

단비에게 다같이 무서운 존재임에 틀림 없다.

그렇지만 굳이 따지자면

가족인데도 단비에게 몹쓸 짓을 하는 막둥이 삼촌이 더 나쁘다.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할 때 가까운 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지난 번 학교에 성폭력 상담 전문가가 오셔서 연수를 해 주셨는데 가족에 의한 성폭력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그러니 가까운 가족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도움 되는 내용이 아주 많았다.

20년 동안 성폭력 관련 상담을 해오셨다고 한다.

우리가 요즘 들어 성폭력 사건이 많아진다고 느끼는 것은(나도 그랬다)

실제로 사건 수가 많아진 것이기보다는

성폭력 피해자가 드디어 신고를 하기 시작해서 통계가 높아진 것이란다.

전에는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사회적 분위기가 그랬으니까.

지금도 남자 피해자들은 속으로만 끙끙 앓지 신고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통계되지 않은 피해자들이 더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강사님이 들려준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뒷이야기는 우리나라 법의 부조리를 보여주는 듯해 너무 씁쓸하였다.

성폭행 가해자들은 가벼운 벌을 받고 풀려나와 각자 생활을 잘하고 있는 반면,

피해자는 여러 가지 알바를 전전한 끝에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행방조차 묘연하다고 한다.

가해자는 일상을 살고, 피해자는 일상을 잃어버리고...

이런 부정의가 판을 치는 나라라면 어떻게 국민이 나라를 믿고 의지할 수 있을까!


간혹 부모님 중에 세상의 어두운 면을 굳이 아이에게 읽어주고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질문을 하시는 경우가 있다.

내 개인적 생각은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은 이렇게 그림책을 함께 읽으면서 나누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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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살이 2015-01-18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씁쓸하네요. 동화를 읽어주다보면 마음이 너무 아플거 같아요.

수퍼남매맘 2015-01-19 18:25   좋아요 0 | URL
네~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이지만 알아둘 이야기인 듯해요.

꼬마요정 2015-01-18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아픕니다ㅜㅜ 점점 인식이 바뀌어 신고도 하고 가해자도 벌 받고 피해지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수퍼남매맘 2015-01-19 18:2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성폭력 피해자가 이제 서서히 신고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죠.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벼운 것도 문제인 듯합니다.

2015-01-20 0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20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치의 마지막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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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오래된 작품을 하나 읽었다. 99년작이니 16년 전에 출간된 셈인데 이제야 읽게 되었다.

순서대로 읽자면 이 책을 먼저 읽고 <사우스 포인트의 연인>을 나중에 읽었어야 하는데

뒤바뀌었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다.


하치의 마지막 연인은

하치라는 남자의 마지막 연인이 될 운명인 마오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마오는 가정사가 좀 복잡하다.

요시모토의 이야기 주인공이 다 그런 듯하다. 평범한 가정이 거의 안 나온다.

전에 " 김영하 " 작가가 소설은 일상에서 보기 드문 일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사랑은 일상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긴 하지만

요시모토의 등장인물은 흔한 인물은 아니고, 그들이 나누는 사랑 또한 흔해 보이지 않는다.

등장인물은 절대 상대방에게 사랑을 구걸하거나 매달리지 않는다. 엄청 쿨하다.

하지만 그런 인물도 그런 사랑도 어딘가에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하치의 마지막 연인>은 일상적인 사랑 이야기이지만 흔하지 않은 인물의 아련한 사랑 이야기이다.


마오의 집은 여느 가정집이 아니라 종교 단체 비슷한 것이다.

마오는 그런 자기 집이 너무 싫다.

약간의 초능력을 가져 교주로 지내는 할머니와 종교 단체에 드나드는 남자들과 몸을 섞으며 마오의 일에는 별관심 없어보이는 어머니가

마오의 가족이다. 아버지는 누군지는 알지 못한다.

한참 예민할 나이(15세)에 그런 집이  보금자리일 리 만무하다.

할머니는 늘 집을 떠나고 싶어하는 마오에게

 " 하치, 중요, 하치의 마지막 연인이 될 거야" 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할머니가 그렇다면 그렇게 된다.


그렇게 마오는 하치를 만났다.

할머니의 말대로 이름이 하치, 인도에서 왔다고 한다.

예언자가 나에게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면

그 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작 사랑하는 마음이 먼저가 아니라 그 운명 때문에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닐까!

가출하여 거리를 헤매던 마오는 하치와 그의 연인에게 구조(?)되어 함께 살기 시작한다.


하치 또한 이름에서 느껴지듯 평범하지 않다.

일본인인데 인도에 버려진 하치를 양부모가 맡아서 길렀다고 한다.

잠시 일본에 온 것이며 다시 인도로 돌아가 수행할 거라고 한다.

예정된 사랑과 예정된 이별

참 극적이다 싶다.


나이답지 않게 조숙하고 어딘지 우울함이 느껴지는 마오와 달리

하치는 세상사에 초연해 보다. 인도에서 자라고 수행을 한 덕분일까.

그런 하치에게 마오는 점점 빠져들고

하치의 연인 "엄마"가 죽은 뒤 다시 집으로 돌아와 하치를 만나지 않지만

항상 그리워하며 지낸다.


다시 둘만 살게된 하치와 마오, 마오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마오는 인도로 되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지자

점점 평정심을 잃은 하치를 보고 오히려 실망을 하기도 한다.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자신의 운명(즉 수행가)을 받아들여 인도로 떠나는 하치를 보며

마오는 그제서야 이별의 실체를 경험하게 된다.


마오는 특별한 가정사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은 이이였다.

그런 마오을 마오답게 변화시켜 준 이가 다름 아닌 하치였고 하치와의 사랑이었다.

하치도 하치 나름대로 아픔이 있는 아이였지만 그걸 극복한 후였기에 마오와는 달랐다.

하치에게는 치유의 아우라가 있었던 셈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은 마오의 성장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사우스 포인트>를 읽어보면

마오와 하치가 어떤 어른이 되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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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 - 지구촌 평화 그림책 내인생의책 그림책 53
오진희 글, 김재홍 그림 / 내인생의책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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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이 무엇일까? "

물어보면 어떤 대답을 할까?

어떤 아이는 비행기, 어떤 아이는 원자 폭탄, 어떤 아이는 엄마라고 대답할 지도 모른다.

이 그림책은 아이가 힘이 세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글 작가는

" 아이에게 언제나 최고가 될 것을 가르치는 부모님과 선생님들 

최고가 되려고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드립니다." 라고 밝히고 있다.

그림책을 여러 번 찬찬히 읽으면서 힘이 세다는 것, 최고가 된다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좋을 듯하다. 

힘이 세다는 것과 최고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면 

자라서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향해 갑질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아이가 이 그림책을 통해 힘셈과 최고의 참의미를 깨닫기 바랄 뿐이다.


그림작가는 <영이의 비닐 우산>을 그린 김재홍 작가이다.

김재홍 작가만의 묵직함이 묻어나오는 그림이 묵직한 주제와 잘 어울린다. 

다양한 면분할은 다소 어두울 수 있는 분위기를 전환시켜 주는 양념 역할을 한다.

언제 봐도 김재홍 작가의 나무 그림은 감탄스럽기 그지 없다.

(나무 그림은 후반부에 나온다.)


겉표지는 굉장히 평화로워 보인다.

커다란 나무 아래, 어떤 아이가 트럼펫을 불고 있고, 주변에 꽃이 만발, 나비가 나폴거리고 있다.

부제가 "지구 평화 그림책"이듯 작가는

지구촌이 지금 이 모습처럼 어디서나 평화롭기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장면을 그렸을 것이라 여겨진다.

평화로운 세상을 꿈 꾸며 최고가 되고 싶었던 "먼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이름도 없는 작은 티끌, 먼지가 있었다.

우리가 그러하듯 먼지도 뭔가 의미 있고 훌륭한 것이 되고 싶었다.


어느 날, 바람이 먼지를 어디론가 이끌고 갔다.

어쩐지 바람의 모습이 순수해 보이지 않아 보인다.

힘센 것이 되고 싶다는 먼지를 꼬드겨 뭘 하려는 걸까!


바람에 이끌려 산골짜기에 온 먼지는 힘센 것이 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참고 기다린다.

그렇게 먼지는 단단해져갔다.

흙이 된 먼지는 또 기다린다. 힘이 세진다고 하니 지루하고 힘들어도 참아낸다.

오랜 기다림 끝에 급기야 뭔가에 담겨져 뜨거운 것으로 들어간 먼지는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다.

세상을 지배할 강철 무기가 된 것이다.

의미 있고 훌륭한 것이 된 게 맞을까!

얼마 후, 강철 무기가 된 먼지는 모래 바람이 부는 사막으로 갔다.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고 두려워 하는 모습이 보인다. 


먼지는 의미 있고 훌륭한 일을 하고 싶었고 이제 무엇보다 힘이 세졌다. 힘을 이용해 닥치는 대로 세상을 부수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면 그래야 된다고 지배자가 말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의 표정이 고통스러워 보이지?

강철 무기를 향해 어린이들이 돌멩이를 던지기 시작한다. 먼지는 혼란스럽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그날 밤, 꿈에서 돌멩이와 대화를 나눈다. 

"너는 힘센 것이 되려는 욕심에 네 진짜 마음과 생각을 잊어버린 멍청한 쇳덩이일 뿐이야"

꿈에서 돌멩이와 나눈 대화로 먼지는 혼란스럽다. 그리고 "생각"이란 걸 하게 된다.

계속되는 전쟁에 사막은 페허가 되어가고 사람들은 가족을 잃은 채 만신창이가 되어가며 먼지 또한 지쳐간다.

전에는 지배자가 시키는 대로 복종하여 건물을 부수고 사람을 죽이는 강철무기였지만

생각이라는 걸 하기 시작하니 사람들의 고통이 보이기 시작한다.

'난 그저 의미 있고 훌륭한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먼지의 고뇌가 느껴지는 명장면이다.


자! 이제 먼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돌멩이의 지적처럼  지배자의 명령에 복종하며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멍청한 쇳덩이로 남아 있을 것인가

아님 자신의 생각과 의지대로 지배자에게 저항할 것인가?

부디 먼지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길 바랄 뿐이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그림책은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와는 상관 없는 일처럼 느껴질 지 몰라도

작가의 후기에 보면 3개 나라 중 1개 나라가 전쟁 중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도 굳이 나라 간의 전쟁이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전쟁이 쉼없이 벌어진다.

모두가 "최고"와  "힘셈"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마지막 부분에 바람이 다시 등장한다.

먼지는 되묻는다.

"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은 무엇인가요?"

바람이 대답한다.

" 내가 세상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니까 가장 힘센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더라. 서로 사랑하는 마음 말이야.

훌륭한 일이란 사랑하는 마음을 이쪽 시작에서 저쪽 끝까지 전하는 일일 거야.

사랑하는 마음이 되려면 용기가 필요해.

용기란 힘이 센 것이 아니라, 아무리 작아도 내 생각과 마음을 잃지 않는 거야"

라고 알려준다.

바람의 깨달음을 우리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덮으면서 깨달을 수 있을까!

적어도 최고가 된다는 것이 약자를 지배하고 착취한다는 의미가 결코 아님을 기억해줬음 좋겠다.


마지막 결론 부분-가장 힘센 것은 사랑이더라-이 약간 도식적인 게 느껴지긴 하지만 

뚜렷한 주제와 멋진 그림이 충분히 상쇄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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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0 0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20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두근두근 1학년 선생님 사로잡기 두근두근 1학년 시리즈
송언 글, 서현 그림 / 사계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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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 작가의 새 그림책이 나왔다.

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송언 작가는 우리 학교 아이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작가 1위를 차지하였다.

2위하고 득표수에서 월등히 앞섰다.

송언 작가 프로필을 다시 보니 63년생이신데 본인을 150살 먹었다고 뻥치는 아주 재밌는 이야기꾼이다.

하마터면 나도 속아넘어갈 뻔했다.

만나뵌 적이 있는데 진짜 산신령님 같은 호호백발이셔서 솔직히 63년생이 써져 있어 깜짝 놀랐다.

올해는 우리 학교 아이들의 소망인 송언 작가와의 만남이 성사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그림은 <눈물바다>의 저자 서현 작가라 두 작가의 조합이 정말 환상이다.



이 그림책은 초등학교 1학년을 위한 책이다. 그렇다고 꼭 1학년만 보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2권이 세트인데 내가 읽은 책은 <선생님 사로잡기>편이다.

친구 사로잡기, 애인 사로잡기가 아니라 선생님 사로잡기라? 제목이 솔깃하다.

표지 아이가 우리 반 @@를 정말 닮아서 완전 반가웠다.

개학하면 우리반 꼬맹이들에게 읽어줘야겠다. 우리 반 아이들 송언 작가 팬인데...

한 권은 대출 중이라 가져오지 못했다.


신입생 뿐 아니라 모든 아이가 해마다 새교실에 갈 때 마음이 두근두근할 것이다.

그건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송언 작가는 초등학교에서 20년 이상 근무하셔서 아이들의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을 것이다.

게다가 이제 유치원을 벗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더 두려움이 심할 것이다.

학교 생활에 첫걸음을 내딛는 아이는 모든 것이 두렵고 낯설고 어설프고 힘들 수 있다.

주인공 윤하도 마찬가지였다.

설레고 두려운 마음으로 학교를 깡충깡충 뛰어갔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너무나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이었다.

호랑이 선생님은 도사처럼 누가 사랑 받는 아이인지 미움 받는 아이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며

" 어떻게 하면 사랑 받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 오늘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해 오너라"는 이상한 숙제를 내 주신다.


집에 온 윤하는 할머니에게 선생님께 사랑받는 아이가 되는 방법을 물어본다.

할머니는 " 귀 쫑긋, 눈 말똥, 입 쌩긋" 하면 된다고 가르쳐준다.


다음 날 학교에 간 윤하는 할머니가 가르쳐준 대로 매시간 귀 쫑긋, 눈 말똥, 입 쌩긋한다.

이에 호랑이 선생님은 윤하에게 

" 사람을 너무 똑바로 쳐다보는 거 아니다. 

공부하다가 쌩긋쌩긋 웃는 것도 실없어 보이는구나" 라고 말하신다.

선생님의 말씀에 윤하의 마음은 "쿵" 내려앉는다.


실망한 윤하가 이번에는 아빠에게 사랑받는 아이가 되는 방법을 물어본다.

아빠는 " 당당하게"라고 대답해준다.

아빠가 가르쳐준 대로 하면 선생님을 사로잡아 사랑받는 윤하가 될 수 있을까!


송언 작가의 유머 감각 넘치는 글과

서현 작가의 만화같으면서도 코믹한 그림이 환상 조합이다.


아이들 모두 공부 잘하고 싶듯이

아이들은 선생님에게도 사랑 받고 싶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고 싶을 거란 생각이 든다.

때로는 선생님을 사로잡는 방법을 몰라 윤하처럼 선생님의 말 한 마디에 마음이 쿵 내려 앉기도 하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나만의 개성, 상상력, 창의성을 발휘하여 선생님의 마음을 사로잡길 바란다.

호랑이 선생님은 부록에 아이 스스로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고 성격 유형별로 선생님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주 유용한 팁이 될 수 있겠다.


난 토끼형일까 강아지형일까 청개구리형일까 아님 두꺼비형일까? 

중요한 건 교실에는 이 모든 유형이 모여 산다는 것이고, 한가지 유형만 있다면 심심할 거라는 사실이다.

서로가 다를 뿐이지 어떤 것만 옳다고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내가 어떤 유형인 줄 안다면 그 다음에 어떻게 선생님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송 언 작가의 조언을 마음에 새겨보고 노력해보도록 하자.

그럼 분명히 새담임샘께 사랑받는 아이가 될 것이다. 진짜루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학부모에게 알려주는 송언 작가의 말씀이다.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라서 이 부분 읽을 때 속으로

"맞아 맞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어쩜 이리 잘 쓰셨을까!" 무릎을 탁 쳤다.

개인적으로 5년 내내 1학년 담임을 하면서 보람도 많았지만 학부모를 상대해야 하는 게 녹록하지 않았다.


전에는 학부모가 을이었다면 요즘엔 교사가 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사도 감정노동자라는 말이 교사들 사이에 공공연히 나온다.

그만큼 학부모 상대하기가 전보다 힘든 게 사실이다.

선생님 그림자는 밟지도 말라고 하던 시절도 있었고

" 선상님~ 때려서라도 사람 만들어 주시요잉~" 하던 학부모가 대부분이던 시대도 있었단다.

하지만 지금은 교직이 서비스직이란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예전 방식을 고집할 수는 없는 법.


이 시대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힘든 것은 부모가 보는 아이와 교사가 보는 아이의 간극이 클 때

학부모가 교사를 신뢰하지 않는 점이다.

어제 읽었던 책 <14세와 타우타우씨>에서도 그런 경우가 나온다.

담임이 보기엔 이케지가 왕따 주동자인데

이케지 엄마는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개성 있는 아이라고 믿고 있다.

이와 같은 경우, 교사-학부모의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요즘은 이케지 엄마처럼 학부모가 교사와 학교를 이긴다.

중고등학교는 내신이나 생기부 때문에 좀 다르다고 하는데 

유치원, 초등학교는 학부모가 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일들 때문에

교사가 감정노동자가 되는 것이고

점점 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교사의 고민은 깊어가는 듯하다.


마지막 작가의 말처럼 

"내 아이의 장점만 보지 말고 단점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즉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사랑하면 됩니다."

이 말을 꼭 학부모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아이도 교사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교사도 아이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학부모는 교사를 신뢰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아이, 교사, 학부모가 이런 마음으로 새학년 새출발을 한다면

하루하루가 조금 더 즐거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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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6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16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신입생 예비 소집일이다.

막내 동서 아들,

그러니까 애들 사촌 동생도 이번에 초등학교 입학하는데 그 곳(울산)은 벌써 지난 주에 예비 소집을 했다 한다.

"@@이, 형아 된 것 축하한다고 전해 줘" 라고 하니

" 제가 더 떨려요~~" 하고 동서가 카톡을 보냈다.

 

나도 첫째 입학시킬 때 그랬다. 애보다 엄마가 더 떨린다.

같은 학교에 입학시키는 데도 떨리고,

담임 샘도 다 아는 분인데도 어렵고, 떨리고

애가 잘해낼까 걱정도 되고 불안하고.

 

예비소집일날 엄마가 해야 할 일이다.

 

첫째 취학통지서를 꼭 가져간다.

둘째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가도록 한다.

 

가끔 위 두가지를 안 지키는 분이 있는데 지켜주면 학교와 본인에게 서로 좋다.

취학통지서를 제출 안 하면 입학하고나서 담임으로부터 제출하라는 민망한 말을 들어야 하니 꼭 체줄하면 좋다.

아이를 데려오는 이유는 아이가 학교 생활을 하기에 적당한지 살펴보는 것이므로 데려가도록 하는 게 좋다.

쌍생아인 경우 같은 반에 넣을지, 다른 반에 넣을지 서류 접수하는 샘께 말하도록 한다.

 

서류 접수한 후에 아이와 함께 학교 한 바퀴를 둘러보기를 권한다.

신학년도에 교실 위치가 바뀌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 대동소이하니 예비소집일날 한 번 둘러봐서 지리를 익히는 게 좋다.

 

그 다음부터 신입생 학부모가 하여야 할 일은 아이에게 학교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일종의 세뇌교육이라 할 수 있다.

가끔 분리불안을 느끼거나 새 생활을 두려워하여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을 수 있다.

내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하는 게 좋다.

학교는 무서운 곳, 선생님은 무서운 사람, 잘못하면 벌 받는다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줘선 절대 안 된다.

그건 자녀가 학교 생활을 잘 못하는 지름길이 되어 버린다.

예비소집을 함께 다녀와서는 학교의 좋은 점을 엄마와 아이가 함께 말해보도록 하고

하루에  한 번씩 학교 가면 좋은 점에 대해 설명해 주면 좋다.

유치원을 벗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에게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어른도 마찬가지 않은가!

아이에게 학교와 담임 샘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줘야 아이이게 이롭다.

마음이 즐거워야 공부와 학교 생활도 잘할 수 있다.

 

실제로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1-2일만 지나도 학교가 유치원보다 더 좋다고 한다.

아이가 학교 생활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도록 부모가 잘 도와주길 바라며

신나는 초등학교 생활을 위하여 이런 그림책을 함께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송 언 선생님의 새책도 눈에 들어온다.

 

 

 

 

 

 

 

 

 

 

 

 

 

 

 

 

 

 

 

 

 

 

 

 

 

 

이제 난, 신입생 받으러 학교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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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1-14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는 예비소집 없어진 지가 한참 되었는데, 아직 예비소집이 있군요.

수퍼남매맘 2015-01-14 18:10   좋아요 0 | URL
진짜요? 오늘 가 보니 취학통지서 내고, 통신문 받고 그냥 가는 것밖에 없더라구요.
이젠 아이도 아예 데려오지 않는 학부모도 대부분이고...
학부모도 ˝그냥 가요? 이게 다예요?˝ 라고 묻기도 하구요.
그럼 부산은 오차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항상 취학통지서와 통계가 다르잖아요.

희망찬샘 2015-01-15 17:20   좋아요 0 | URL
취학통지서는 학교로 학부모가 정해진 기일까지 가져다 내고요, 2월 반편성 할 때 수집이 안 된 경우 개별 연락 해 보지요. 최종 확정은 입학식을 마치고 나면 이루어지던걸요.

2015-01-14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15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5-01-15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아이 예비소집일에 취학통지서 안가져가서...아이 이름 한자로 쓰는 칸을 채우지 못해 전전긍긍...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와 가져갔던 기억과 떨리던 마음이 떠오르네요.ㅋㅋ

수퍼남매맘 2015-01-15 22:48   좋아요 0 | URL
그때는 많이 놀라셨겠지만 지나고 나니 이렇게 추억이 되었네요.
저도 딸보다 제가 더 떨었던 기억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