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호텔 욕실에 놔두고 왔던 매직기가 어제 드디어 내 손안에 도착했다.

이렇게 감동적일 수가....

거의 한 달 만에 내 손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매직기를 놔두고 왔다는 것을 안 순간, 인솔자에게 카톡을 보냈고

인솔자는 현지 호텔에 연락을 취해 유무를 확인하였다.

매직기를 욕실에서 수거해서 호텔측이 보관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지만, 인수받기까지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거라고 하였다.

그 호텔에 머물게 되는 한국팀 인솔자에게 인수해 오도록 부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째 번 인솔자가 잊어버려 기회를 놓쳐 버렸고,

다음 인솔자가 매직기를 인수한 모양이다.

추석 전날, 우리 집 주소를 물어보는 카톡이 와서 드디어 다른 인솔자가 매직기를 인수했구나 싶었다.

그로부터 우체국 택배를 통해 배달될 때까지 여러 날이 걸렸다.

착불료도 받아가지 않았다.

아무런 고장 없이 무사히 와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보통 여행갈 때 매직기를 안 챙겨가는데 이번에는 장기 여행이고 호텔에 드라이기가 거의 없다고 하여

가져갔다가 이런 일이 발생하였다.

마지막 호텔이라서 물건을 인수할 수 있었지 중간에 머무른 호텔이었으면 눈물을 흘리면서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우리 일행 중에도 호텔에 물건을 놔두고 온 사람이 몇 있는데 그 분들은 못 찾았다.

 

끝까지 고객을 감동시켜준 투어2000과 우리 팀 인솔자님께 정말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남편과 이구동성으로

"다음 여행도 무조건 이 여행사로 갈 거야." 외쳤다.

이렇게 고객 감동과 만족을 시켜주는데 나도 의리를 지켜야지. 암 그렇고말고.

 

그 동안 매직기가 없어 실핀으로 머리카락을 고정시키고 다니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제대로 컬을 넣어 봤다.

완전 가을 여인으로 변신 성공! 크하하

딸도 그 동안 매직기가 없어 앞머리를 축 늘어뜨리고 다니다가 오늘은 아주 빵빵하게 컬을 말고 학교에 갔다.

다시 만난 매직기. 돌아와줘서 고맙다.

 

투어 2000과 이@@ 인솔자님!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14-09-20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어2000 감동이네요^^
고객 감동 서비스를 제대로 실천하는 회사.
매직으로 빵빵하게 ㅎ

수퍼남매맘 2014-09-23 21:55   좋아요 0 | URL
이런 서비스를 받으면 정말 감동이에요.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고객 만족은 최고인 여행사였어요.
 
큰집 작은집 - 외톨이, 따뜻한 우정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30
우에노 요시 글, 후지시마 에미코 그림, 김영주 옮김 / 꿈터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큰집에 사는 큰 곰과 작은집에 사는 작은 쥐가 친구가 되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펜 그림이 인상적이다.

펜으로만 그리면 자칫 느낌이 거칠어질 수 있는데

펜과 수채, 판화가 적절하게 섞여져 있어 서로 보완을 잘 해주고 있다.

처음 보는 일본 작가 그림인데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2쪽 가득 펼쳐진 그림이 시원하다.

다른 그림책에 비해 유난히 2쪽 가득한 그림들이 많다.

큰집과 작은집이 가까이 있음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을 듯하다.

그림책을 보는 독자는 2쪽 가득한 그림 덕에 오솔길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각자의 집에 파묻혀 지내는 바람에 큰곰과 작은 쥐는 서로의 존재조차 모른다.

각각 외톨이로 지내던 큰곰과 작은쥐는

일요일, 각각 마을과 숲에 갔다가 다른 동물들이 어울려 노는 것을 보고

자신만이 외톨이임을 문득 깨닫게 된다.

쓸쓸한 생각을 하며 터벅터벅 걸어오다 그제서야 큰곰과 작은쥐는 눈이 마주친다.

큰곰의 초대로 큰집에 가서 차를 마시게 된다.

담소를 나눈 둘은 다음 일요일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지는데

하필이면 약속한 날, 거센 폭우가 퍼붓는다.

큰곰은 작은쥐가 걱정된다.

 

그림책의 부제 "외톨이" "따뜻한 우정"이란 낱말과 잘 어울리는 내용이다.

큰집에 살아도 작은집에 살아도 친구가 없다면 외톨이이다.

친구와 함께 어울려 노는 기쁨을 느껴보지 못한 큰곰과 작은 쥐였다.

한번도 친구와 놀아본 경험이 없으니 친구의 필요성을 모를 수 밖에 없다.

다른 동물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보고 비로소 외로움을 깨닫는 장면은 이 그림책의 결정적 장면이다.

자신이 외톨이이란 것을 깨닫지 못했다면 평생 친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작은 쥐가 걱정되어 폭우 속을 뚫고 뛰어가는 큰곰의 모습이 멋지다.

 

오늘 있었던 일이다.

체육관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어떤 아이가 코피가 났다.

보건실에 데려다 줄 사람을 찾자 선뜻 아이들이 나서질 않았다.

평소에는 보건실에 서로 데려다주려는 아이들인데 웬일인가 싶었다.

그 때 어떤 아이가

"제가 데려다 줄게요"나섰다. 얼마나 그 마음이 갸륵한지.

다른 친구들은 보건실 데려다주는 사이 피구를 못한다는 계산 하에 언뜻 손을 들지 못했지만

그 아이는 친구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큰곰처럼, 우리 반의 그 아이처럼

계산하지 말고, 먼저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결 고운 아이로 자라길 간절히 바란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09-20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20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24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24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 속 보물 찾기 이벤트를 하고 싶었다.

도서실에서 다양한 행사를 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천편일률적인, 구태의연한 행사는 지양하고 싶었다.

책과 가까이 지내지 않아도

독후감을 잘 쓰지 못해도

책을 가지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도서실이 즐겁고, 행복한 곳임을 깨닫게 해 주고 싶었다.

그 중에 꼭 해 보고 싶었던 행사가 바로 책 속 보물 찾기 였다.

 

행사를 기획할 때 평소에 책 좋아하고 도서실 자주 오는 아이를 대상으로 놓지 않는다.

정반대의 아이를 생각하며 행사를 기획한다.

일 년에 한 번도 도서실 안 오는 아이가 어떤 행사를 해야 도서실로 발걸음을 옮길까! 그걸 먼저 생각한다.

책과 거리가 먼 아이를 도서실로 오게 하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독후감 쓰기 행사를 해서는 그 아이를 도서실로 오게 못 한다.

즐겁고 재밌고 독특한 행사를 해야 한다.

바로 보물 찾기 같은 것이다.

 

도서실에 있는 책 속에 보물 딱지를 숨겨 놓고 찾는 것이다.

지난 월요일 아침 방송 조회를 통해 취지와 방법, 주의점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보물 딱지를 찾기 위해 대출도 하지 않으면서 이 책 저 책을 들춰봐선 절대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이들이 좀더 도서실을 친근하게 여기고,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독후감을 잘 쓰지 못해도

보물 찾는 재미삼아 도서실을 찾아와주길 바랐다.

 

시기상조였을까?

보물찾기기 시작된 지 3시간 만에 사서 선생님한테서 쪽지가 날라왔다.

아이들이 보물 찾는다고 책을 들쑤시고 정리를 하나도 안 하고 가서

도서실이 난장판이 되었다고 한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

방송까지 하면서 주의점을 조목조목 말했는데 실망스러웠다.

아이들이니까 그럴 수 있겠지 하면서도

아이들이니까 더더욱 양심을 지켜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 시간에 배우는 게 양심 지키기, 질서 지키기, 인성 교육인데 말이다.

욕심에 눈이 먼 아이들의 양심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한 명의 아이가 들추기 시작하니 너도나도 규칙을 어겼다.

그자리에서 책을 거꾸로 들어서 턴 후

그대로 던져 놓고 간 모양이다.

사서 선생님은 평소보다 더 많은 책을 서가에 정리해야 해서 너무 힘드셨을 테다.

 

난 기획을 하는 사람이지만

정작 일을 하시는 분은 사서 선생님이기 때문에 정말 죄송했다.

사서 샘의 쪽지를 보고

각 교실로 다시 쪽지를 보냈다.

아이들의 무질서함을 낱낱이 고하고

다음 날도 이렇게 규칙을 지키지 않고 도서실을 난장판으로 만들면 더 이상 이벤트를 진행하지 못한다고

꼭 아이들에게 전해 주십사 하고 말이다.

아울러 담임 선생님들의 지도와 협조를 부탁 드렸다.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이 한 번 더 강조하고, 잔소리를 하면 좀 나아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 번 더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양심을 지켜야 함을 알려주고 싶다.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직접 실천할 기회를 주고 싶다.

양심, 질서, 시민의식은 교과서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실천해야 하는 것임을 스스로 느끼게 해 주고 싶다.

양심을 지키지 않았을 때는 그에 대한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함을 깨닫게 해 주고 싶다.

 

일본이나 북유럽에서 이런 행사를 했어도 똑같은 결과가 벌어졌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건 비단 우리 학교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아이들은 너무 쉽게 양심, 질서, 규칙을 무시한다.

양심, 질서, 규칙을 지키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라고 깔보는 경향이 짙다.

남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은 무시해도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지 않던가!

 

교실을 비롯해서

놀이터, 길거리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공공장소에서도 전혀 남을 의식하지 않은 채 제 멋대로 행동한다.

아이의 손을 잡고 당당히 무단횡단을 하는 엄마,

카메라 촬영 금지라고 써진 장소에서 플래쉬를 터뜨려 가며 사진 찍는 아빠,

길거리에다 아무렇지 않게 침이나 가래를 뱉는 어른,

장애인 차량도 아닌데 버젓이 장애인 주차장에 주차하는 어른을 우린 자주 목격하곤 한다.

어릴 때부터 보고자란 것이 양심, 질서, 규칙을 무시한 어른들의 행동이니

아이들의 이런 행동은 어쩌면 당연할 결과인 지도 모른다.

도덕성을 햠양하고 훈련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유아기, 아동기)에

우린 영어 조기 교육, 선행. 경쟁을 강조하면서 가르치고 있지 않는가!

 

하루가 지나고

다시 도서실로 가봤다.

사서 선생님께 조심히 물어봤다.

"조금 사정이 나아졌나요?"

조금 개선은 되었지만 아직도 책을 내팽개치고 가는 아이들 때문에 30일까지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하신다.

그런 와중에도 한 가지 미담이 있다.

4학년 담임 중 한 분이 점심 시간에 반 아이들을 보내주셔서 정리를 도와주고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교과서에 활자로 되어 있는 양심, 질서, 규칙이 아니라

아이의 삶 속에 살아 움직여 실천하는 양심, 질서, 규칙은 만날 수 없는 걸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14-09-1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안타깝네요. 이런 좋은 행사를 아이들은.......
유아기부터의 가정 교육이 중요하겠지요.
최소한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심난하시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조금씩 바뀌긴합니다.
담에 하면 조금은 더 잘될거예요^^

수퍼남매맘 2014-09-18 22:44   좋아요 0 | URL
댓글이 안 달려요.ㅠㅠ 계속 지워져요.

2014-09-17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18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4-09-2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그림이 그려집니다.
저도 모임 선생님께서 도서관에서 이 행사를 하셨다고 해서 용감하시다 했지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엉망으로 어질렀지만 이내 질서가 잡혔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도 올 1학기 무모한 도전을 했지요.
예상은 했지만 씁쓸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도서실 가서 지키고 있으니 조금은 나아졌어요.
지금은 우리 도서관에서는 주제가 있는 책 찾기를 하고 있습니다. 수퍼맘님 홧팅이에요.
도서관 행사 하는 날, 도서관을 함께 지켜야 하는데, 교실도 바쁘니 마음만 동동거리네요. ㅎㅎ~

수퍼남매맘 2014-09-24 21:00   좋아요 0 | URL
일 벌이는 저 때문에 고생 하시는 사서 선생님께 죄송하고 감사할 뿐이죠.
첫날이 제일 난장판이었고, 차츰 질서가 잡혔어요.
내년에는 더 나아질 거라 믿고 싶어요.

5학년 하시면서 도서관 담당하시니 정말 바쁘시겠어요.
희망찬샘도 화이팅 입니다.
 
무당벌레 아가씨 룰루의 무섭지 않아! 마음나누기 11
데이빗 소먼.재키 데이비스 글.그림, 우현옥 옮김 / 아라미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처음은 무섭다.

첫 걸음마를 할 때도

처음 입학 할 때도

처음 이빨이 흔들릴 때도 말이다.

 

룰루도 마찬가지이다.

처음 바닷가에 가서 넘실거리는 파도를 본 룰루는 쉽게 물 속에 들어가지 못한다.

파도가 마치 자신을 삼켜버릴 것처럼 무서워서이다.

1학년 아이는 누구나 유치가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이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아이는 무서워서 어쩔 줄 몰라한다.

치과에 가는 것도 무섭고,

이가 다시 안 날까 봐 무섭고, 온통 무서움 투성이다.

 

룰루도 바다가 두려워 들어가지 못하고, 그 근처에서만 맴돌며 개와 함께 모래놀이를 한다.

개와 노느라 정신 없는 사이 소꿉 놀이 하던 물통이 어느새 파도에 휩쓸려 저만치 멀어진다.

물통이 파도에 떠밀려 가는 것을 본 룰루는 용기를 내어 바다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

물통을 건져낸 룰루는 의기양양해한다.

스스로 두려움을 극복해낸 룰루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림책은 앞면지와 뒷면지에 룰루의 가족이 바다를 향해 가는 장면, 집을 향해 가는 장면을 배치해 놨다.

두 면지를 살펴보는 게 참 재미있다.

앞면지에는 바닷가로 나들이 가는 가족의 들뜬 기분이 느껴진다.

반면 뒷면지에는 바다에서 실컷 놀아 고단해진 가족들의 모습이 실감 나게 그려져 있다.

앞면지에서는 아빠가 운전하고 있고, 가족이 다 깨어 있어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심지어 개의 왈왈 짖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뒷면지에서는 엄마가 운전하고 있고, 보조석에 앉은 아빠는 완전 잠에 취해 있다.

뒷좌석에 앉은 남매와 개도 많이 놀아 지쳐 잠든 모습이다.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룰루는 파도 위에서 멋지게 서핀을 타고 있는 꿈을 꾸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이번 여름 바다에서 놀았던 추억이 있는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보면 정말 반가울 것이다.

바다에 가지 못한 아이들은 내년 여름을 기대해 봐도 좋겠다.

룰루처럼 처음은 파도가 두려울 지도 모르겠다.

거대한 파도가 큰 사자처럼 입을 쩌억 벌리고 자신을 한 입에 삼켜 버릴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무서운 마음이 들 때, 첫 유치가 빠졌던 때를 떠올려 보자.

흔들릴 때는 많이 무서웠지만

빼고나니 아무렇지 않았던 그 기억만 가지고 있다면 파도도 무섭지 않을 것이다.

살다보면 처음 하는 일들이 정말 많다.

그럴 때마다 무서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해 보지 않았던 것이니

경험해 본 적이 없으니 지극히 당연하다.

그럴 때 무섭다고 뒷걸음질 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룰루처럼 용기를 내어 맞서 보자.

맞서 보지도 않고 물러서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09-16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16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지막 여행지는 독일이다.

전날, 일정 중 가장 좋은 숙소에서 머물게 되어 더 있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떠나야했다. 

 

이날도 역시 아침 일찍 채비를 하여 숙소를 나왔다.

고성이 있는 하이델베르크를 둘러보고, 프랑크푸르트 공항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일정이 빡빡하였다.

 

하이델베르크.

베르크는 독일말로 "언덕" 이라는 뜻이란다. 해석하면 높은 언덕쯤 되겠다.

하이델베르크는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때문에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안 봐서 배경 지식이 하나도 없었다.

나중에 영화를 꼭 챙겨봐야겠다.

하이텔베르크는 학문의 도시답게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스카프나 점퍼 차림의 옷차림을 한 사람들로 봐서 날씨가 쌀쌀한 듯하였다.

독일도 오스트리아와 마찬가지로 낮은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아기자기하였다.

어디서나 카메라를 들여대도 화보처럼 사진이 찍혔다.

 

좀 걸어가니 네콰르 강과 다리가 보였다.

석회물질이 많아서 강물 빛깔이 희멀겋다.

석회물질이 많아서 물값이 비싸다고 한다.

다른 곳은 1유로에 물을 살 수 있었는데 독일은 3. 5유로로 최고로 비쌌다. 스위스보다 비쌌다. 맥주값이 오히려 저렴하다고.

다리는 칸트가 지나다녔다는 아주 유명한 다리라고 한다. 이름이 칼 테오도어 다리란다.

칸트가 매일 일정한 시각에 산책하여 칸트를 보고 마을 사람들이 시각을 알았다는 유명한 일화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 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독일에서 칸트 같은 철학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날씨 때문이라고 한다.

이탈리아는 해가 좋아서 바깥에 나가 즐기는데

독일은 날이 항상 우중충하니 집안에서 책 보거나 사색을 할 수밖에.

우리가 간 날은 정말 보기 드물게 쾌청하여 하이델베르크의 멋진 모습을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었다.

진짜 날씨운이 좋은 팀이었다.

강과 다리, 빨간 지붕의 주택들이 어울려 정말 아름다웠다.

강 건너편 대주택들은 예로부터 부자들의 별장이라고 한다.

칼 테오도어 다리 앞에 원숭이 동상이 있는데 원숭이가 들고 있는 원반을 만지면 소원이 이f뤄진단다.

조각 안에 쏙 들어가 사진도 찍고 소원도 빌었다.

옆에 쥐 두 마리 조각이 있는 걸로 보면 고양이 같아 보이는데 원숭이라니.

 

다리 밑에서 올려다보니 높은 곳에 고성이 있었다.

거기까지 올라가서 둘러보는 것은 선택관광이다.

인솔자가 선택 관광 여부를 물어봤다.

26명 모두 선택관광을 찬성하여 다같이 후룬쿨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아래에서 보던 고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건물도, 정원도, 내려다뵈는 풍경도 참말로 멋졌다.

 

광장 같은 곳에 들어서면 커다란 세 덩어리의 건물이 보이는데 만들어진 시기가 각각 다르다고 하였다.

이 곳에서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이 가장 많이 연주된다고 한다.

고성에 울려퍼지는 음악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프랑스와의 전투로 인해 부서진 고성을 그대로 놔둔 것도 있다. 그것 또한 역사의 한 현장이니까 의미 있다 싶다.

이탈리아에서 대리석 건물만 잔뜩 보다가 빨간 벽돌로 지은 성을 보니 색달랐다.

 

왕비를 진짜 사랑하여 왕비 생일날을 맞이하여 하루만에 완성하였다는 문도 있었다.

그 문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통과하면 영원히 사랑하게 된다고 한다.

그 문을 통과하니 중세를 대표하는 기사 조각이 보였다.

이탈리아에서 보던 칠등신, 팔등신 조각상은 아니었다. 한 5등신 정도?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까 서 있던 칼 테오도어 다리며, 네콰르 강, 주택들이 숲과 어우러져 장관이었다.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서 고성을 올려다보고만 갔었더라면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지 못했겠지 싶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어마어마한 포도주 저장 창고가 있는 곳이다.

정말 커서 카메라 앵글에 담기질 않았다. 

저장 창고를 지키는 난장이가 있었다고 한다.

내려올 때는 후룬쿨라를 안 타고 다른 길로 해서 걸어 내려왔다.

 

마지막으로 독일이 낳은 명품 쌍둥이칼을 파는 면세점에 갔다.

인덕션을 사고 싶었지만 참았다.

한국과 비교하면 거의 가격이 절반이라서 살 걸 그랬나 후회했다.

마침 우리 집 주방용 가위가 고장나서 의료용 가위처럼 소리 없이 닭뼈까지 잘린다는 쌍둥이 가위를 사왔다.

가격이 좀 나가긴 해도 평생 사용한다고 하니 믿고 샀다.

결혼할 때 산 쌍둥이칼도 지금까지 한번도 안 갈고 잘 사용하고 있어서 제품의 질은 믿을만하다.

코털깎이도 참 괜찮아 보였다. 남편 하나 사줄까 하다 관뒀다.

면세점 쇼핑까지 마치고나니 진짜 끝이다.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인천공항과 비교하면 정말 썰렁했다.

구경할 것도 살 것도 없었다.

딸 반 아이들 줄 초콜릿만 샀다.

짐 엑스레이 검사할 때 삐삐 울려서 재검사를 받았다.

배낭에 화장품 파우치를 넣은 것 때문이었다.

검사원이 배낭을 다 열어 액체 화장품을 몽땅 담아서 다시 엑스레이를 통과시켰다.

나의 불찰이었다.

그래도 뺏기지 않고 돌려받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지난 번 중국 갈 때는 100ml 선크림이 들어있어서 뺏겼었는데...

 

한국에 타고 갈 비행기는 이번에는 대한항공이었다.

에어 프랑스보다 좌석 공간이 넓고 서비스도 더 좋다고 하니 기대가 되었다.

더 기쁜 것은 비행 시간이 2시간 정도 적게 걸린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활주로 이용이 밀려서 1시간 정도 늦게 이륙을 했다.

에어 프랑스는 남승무원들이 많았은데

대한항공은 여전히 여승무원들이 많았다.

서비스는 역시 좋았다.

엔터테인먼트가 안 되어 몇 번이나 사과방송을 하고,

착륙하자 사과의 의미로 항공 상품권을 줬다.

 

집에 도착하여 아들과 남편에게 각 여행지에서 산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비싼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걸 보니 행복했다.

며칠 시차 때문에 적응을 못 해 고생하였다.

며칠 동안 유럽에서 찍은 사진만 들여다 보는 후유증도 앓았다.

10일 동안 남이 해 준 밥 편안하게 먹다가

온갖 밀린 집안 일들 하자니 힘들었다.

영화 <폼페이>를 보며 폼페이를 추억해봤고,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며 파리를 떠올려봤다.

아직 못 본 <냉정과 열정 사이><황태자의 첫사랑>도 꼭 볼 것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 전에 소중한 추억을 글로 남겨 놓으려고 했건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도 어찌 되었건 마지막 여행지까지 기록했다는 것에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쉽게도 그동안 기억에서 사라진 것들도 있다.

마지막 숙소에다 매직기를 놔두고 와서 우여곡절 끝에

지금 한창 비행기를 타고 오고 있는 중이다.

무사히 도착해야 할 텐데....

딸에게 서유럽 여행 동영상 제작을 과제로 내줬건만

감감무소식이다.  


언제나 여행이 그렇듯이

삶의 고비마다

좋은 위로가 되리라 믿는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4-09-12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의 여행을 다녀오셨네요~ @@
유럽여행이라니 부럽습니다!
여행도 다리힘 짱짱할 때 가야 된다죠~ ㅋㅋ

수퍼남매맘 2014-09-15 19:00   좋아요 0 | URL
꿈에도 그리던 여행이었죠. 헤헤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힘든 코스를 다녀야 한다고 인솔자가 그러더군요.
나이 들어서는 돈이 있더라도 체력이 딸려 못 돌아다닌다고....

세실 2014-09-12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델 베르크~~~~ 레스토랑이 청주에 있어서 낯설지 않네요^^
꿈같은 여행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신 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10일동안 남이 해준 밥 먹는것도 큰 기쁨이죠~~~
인터넷 포토몬 같은 곳에서 앨범 만들어도 좋아요^^

수퍼남매맘 2014-09-15 19:03   좋아요 0 | URL
베네치아 못지 않게 하이델베르크 좋았어요.
얼마 전 시댁 갔다 올라오면서 국도로 오는데
충주를 지나면서 '이 곳에 세실 님이 사는데' 했더니 청주였군요.

2014-09-16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16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