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을 끄는 작가를 만났다.

올해만 벌써 출판사가 주최하는 공모전에서 2관왕을 거머쥐었다.

누구냐고?.

바로 <삼백이의 칠일장>을 쓴 천효정 작가이다.

현재 초등학교 교사인 걸로 알고 있다.

한 가지 일을 하는 것도 어려운데 교사에다 작가까지.... 정말 대단하다.

게다가 <문학동네>와 <비룡소>공모전 대상을 탔으니

작가의 내공이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이번에는 어린이가 좋아하는 장르인 무협 이야기이다.

난 별로 무협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이야기는 정말 빠져들게 된다.

유럽 가기 전, 아들 읽어보라고 사 준 책인데

아들이 정말 감동 깊게 읽었다고 평을 해 준 책이다.

나도 읽어봤다.

감동도 있지만 일단 천 작가의 커다란 매력은 재미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이다.

책 뒤에 있는 작가의 말조차도 참 재미나다.

재미 없는 책은 당장 덮으라는 작가의 말에서

재미 부분에서는 자신 있다는 것을 은근히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삼백이를 본 우리 가족 모두 천 작가의 팬이 되었다.

그런데

이 책 또한 천 작가의 작품이란 걸 알고 적잖이 놀랐다.

 

이 책은 비룡소에서 주최한 스토리 킹 대상작이다.

100명의 아이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직접 뽑은 대상을 받았으니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삼백이도 그렇고, 건방진 수련기도 그렇고 아이가 정말 푹 빠질 만한 이야기이다.

현직 교사이기 때문에 아이가 흥미있어할 만한 소재를 잡기가 아마 수월했을 지도 모른다.

송언 작가가 그런 것처럼 말이다.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의 만화 같은 삽화 그림-<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강경수 그림 작가-도 재미를 한 몫 더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 책의 으뜸 매력이다.

 

조손 가정에서 자란 건이는, 자신을 양육하던 할머니마저 돌아셔 보육원에 가야될 운명을 맞이한다.

보육원으로 떠나기 전, 비밀 장소에 들렀다가

오방도사가 손으로 바위를 산산조각 내는 걸 보게 된다.

건이가 지켜본 걸 알게 된 오방도사는 오방권법이 탄로났으니 건이를 죽이겠다고 달려들고...

죽인다는 오방도사의 말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 생각하며 손으로 바위를 내려친 건이.

진짜 바위가 쩍 갈라졌다.

이를 본 오방도사는 건이를 제자로 맞아들인다.

얼떨결에 오방도사의 제자가 된 건이는 2년 동안 수련은 커녕 허드렛일만 도맡아 한다.

도대체 오방권법은 언제 가르쳐 주는 거냐고?

 

2년의 세월이 흘러 오방도사는 건이에게 새 이름을 지어준다.

튼튼할 건 대신 하늘 건, 방위 방

"건방"이라고 말이다.

"하늘의 방위" 라는 뜻의 건방이라는 새 이름을 받은 건방이는 이때부터 수련다운 수련을 시작한다.

오방도사 말이 지금까지 한 허드렛일이 다 수련의 일종이라나 뭐라나!

어찌 되었건 수석술을 익힌 건방이는 살림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종의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 아르바이트가 뭐냐면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고 나서 일종의 봉사료를 받아챙기는 것이다.

위기에서 구해주면 그걸로 됐지 왜 돈을 받느냐고?

오방도사와 생활하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단다.

수퍼 히어로  처럼 위기 상황에서 짠 하고 등장하는 건방이의 다른 이름은 머니맨이다.

돈을 요구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거겠지.

 

건이는 조손 가정에서 자란 데다 지금은 오갈데 없는 고아 신세이다.

키도 작고,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닌 정말 별볼일 없는 아이이다.

그런 건이가 건방이로 다시 태어나고,

수퍼 히어로 머니맨으로,

오방권법의 수제자로 거듭 나는 과정이 정말 재미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존재감 없고, 보잘 것 없는 건이가

진짜 수퍼 히어로가 되는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정말 재미있다.

이번 기나긴 추석 연휴 동안 한번 읽어보길 강력 추천한다.

 

2권이 나올 듯한 결말로 끝나 아들과 함께 2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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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5 20: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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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5 2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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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을 끝내자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탈리아에 참 길게 머무른 느낌이 들었다.

시차 적응도 조금 됐고, 입 안도 조금 나아가려고 하니 끝나려고 한다. 아쉽다.

 

이탈리아를 떠나 오스트리아로 올라가니 다시 알프스산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산꼭대기까지 심겨진 올리브 나무가 보였다. 약간 희끗희끗한 게 올리브 나무란다. 가까이 보지는 못 했다.

이탈리아가 축복 받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올리브라고 하지 않던가!

정말 지천에 깔렸다.

산비탈에 올리브 나무를 심는 이유는 물빠짐이 좋게 하기 위해서란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도착했다.

"인 강에 있는 도시" 라는 뜻의 인스부르크는 스위스와 인상이 비슷했다. 진짜루~~

파스텔톤의 낮은 건물들이 알프스산과 조화를 이뤘고, 이 곳 또한 발코니에 예쁜 꽃을 가꾸고 있었다.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와 황금 지붕이라 불리는 건물의 외관을 구경하였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마리 앙뜨와네트의 어머니라고 한다. 아마 막내딸이었다지.

버스 안에서 조느라 자세한 설명을 못 들어서 기억 나는 게 별로 없다. 버스를 오래 타니 진짜 눈이 저절로 감겼다.

자료를 찾아보니

마리아 테레지아는 미모가 출중한데다 총명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황후에 머물렀다고 한다. 

18세기 강력한 여성 통치자의 면모를 보여준 오스트리아의 여제라고 한다. 아마 선덕여왕 정도?

테레지아 거리 건너편에 황금 지붕이 있었다. 이것도 외관만 구경하였다.

"16세기에 만들어진 2,657개의 금박의 타일 지붕으로 유명한 박물관으로

막시밀리안 황제 1세가 이 금박 밑의 발코니에서 이곳 사람들을 살펴 보았다고 한다."(백과사전 인용)

진짜 금이었으면 대박이었을텐데...

중국 자금성도 온통 금박이었지.

황금 지붕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건물이 파스텔톤이라서 거리 어디서나 사진을 찍어도 잘 나왔다.

인스부르크는 산과 가까와서 날이 쌀쌀했다. 한국의 초가을 날씨 정도?

정작 오랜 시간을 머문 곳은 오스트리아의 명품 "스와로브스키" 본사였다.

구경하느라 엄청 신났다. 계단도 크리스탈이었다. 중앙에는 커다란 크리스탈 기둥이 있었다. 온통 블링블링.

우아한 백조 로고가 인상적인 스와로브스키는 지금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로 통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명품 브랜드가 된 계기는 바로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때문이었다고 한다.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 때 크리스털 마우스를 기념품으로 제작하여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새로운 도약을 하였다고 한다.

역시나 이 곳에서도 중국인을 많이 만났는데 몇 개씩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것을 보고

중국인이 정말 돈이 많구나를 절감하였다.

제품이 한국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하나 장만해서 왔다. ㅎㅎㅎ

 

인스부르크는 알프스산이 가깝기 때문에 겨울 스포츠를 하러 온 사람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버스로 이동할 때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스키 점프대가 보였다.

10월 정도만 되도 눈이 많이 쌓인다고 하니 어떤 모습일지 참 궁금했다.

8월인데도 선선해서 가죽 점퍼를 입은 사람도 꽤 많았다.

맥주도 유명해서 맥주 축제도 한다고 한다.

 

아들에게 줄 기념품으로 스노우 볼을 샀다. 인스부르크가 아무래도 겨울 스포츠가 유명하다고 하니...

가는 곳마다 기념품을 고르고 사는 기쁨도 크다. 냉장고 자석도 여러 개 샀는데 파리에서 못 산 게 아쉽다.

하도 소매치기가 많다고 하여 지갑을 꺼내기가 무서웠다.

오스트리아 여행은 아주 짧았다.

기회가 되면 모짜르트의 활동지 짤츠부르크를 가고 싶다. 그 곳에 가면 초코릿 포장지조차도 온통 모짜르트가 그려져 있다나!

 

이제 마지막 여행지 독일이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와 독일 하이델베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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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가 예년보다 매우 빨라졌다.

통합 교과서 <이웃>을 공부해야 하는데 한가위가 빨라진 바람에 순서를 바꿔 <가을>부터 배우고 있다.

가을 부분에서도 2단원 추석부터 열심히 내달리고 있는 중이다.

 

아이들이 의외로 명절에 대해서 배경 지식이 없다. 당연하다.

명절이란 게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빨간 날이라서 쉬기는 하고 부모 따라 시골에 가기는 하지만, 그 의미나 역사에 대해서는 모를 수밖에.

배경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의 아이들에게 한가위가 뭔지 설날이 뭔지 어려울 수밖에.

하여 한가위 관련 좋은 그림책들을 읽어주기도 하고, 읽어보라고 소개해 주고 있다.

이런 것들은 여유있게 프로젝트 학습하는 게 가장 쫗은데....

아직 학년이 어려서 가능하지 않고.

교과서에 나온 단편적인 지식들을 외우기보다는

그림책을 통해서 자신이 직접 알아가는 것이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에 <솔이의 추석 이야기>라는 그림책이 나와 있다. 부분만 실려 있다.

안 읽어봤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서 꼭 이번에 읽어보라고 강조했다.

워낙 유명한 그림책이라 요즘 엄마들이 이 책을 안 읽혔을 리가 없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기억을 못하는 듯 싶다.

수업 시간에 직접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끝까지 읽어주었다.

 

한가위를 말하기 전에

명절이 무엇인지부터 먼저 알아야 하고

한가위의 유래도 알아야 하고

한가위에 먹는 음식, 하는 놀이 등

스스로 깨쳐야 할 것들이 많은데

그럴 때 그림책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가위에 대해 전혀 모르고 한가위를 지내는 것과

한가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지내는 것과 분명 다를 거라 생각한다.

 

어제는 또 다른 그림책 <달이네 추석맞이>라는 그림책을 읽어줬다.

솔이의 추석 이야기와는 다르게 추석에 하는 일들이 자세히 나와 있다.

올게심니도 나오고, 달맞이하는 내용도 나온다.

 

"얘들아, 이번 한가위에는 달맞이 하면서 꼭 소원을 빌렴. 어떤 소원을 빌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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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4 16: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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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4 17: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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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베네치아

영어로는 베니스.

이탈리아 마지막 여행지는 3대 국제 영화제 장소이자 인공 수상 도시로 유명한 베네치아이다.

이 날만 비가 조금 왔다. 10일 중에 하루만 비가 왔으니 정말 날씨 운이 따라준 거다.

베네치아 가는 다리를 건너고부터는 모든 바퀴 달린 것들은 섬에 들어올 수가 없단다.

베네치아 까지 배를 타고 들어갔다.

거기서 현지 가이드와 만났는데 베네치아 현지 가이드가 인기 짱이었다.

파리, 로마, 베네치아까지 세 명의 현지 가이드를 만났는데

갈수록 업그레이드 되어서 일행들도 신이 났다.

특히 우리 딸은  베네치아 가이드와 몇 시간 밖에  못 있었다고 굉장히 아쉬워했다.

가이드들이 이구동성으로 중2가 가장 무섭다고 하는데 중2는 아무리 웃긴 말을 해도 인상을 팍 쓰고 있단다.

무서운 중2병이 이틸리아까지 소문이 났나보다.

딸은 가이드 말에 리액션을 아주 잘하고 일행들과도 스스럼 없이 잘 어울려서 귀여움을 받았다.

가이드가 중딩 같지 않다고 칭찬을 해 줬다.

베네치아 가이드는 원래 발레 전공이었다고 하는데 일행 모두 믿을 수 없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깐조네도 잘 부르시고, 요점만 짚어 주는 명강의에다, 교주 같은 포스를 풍겨서 우릴 내내 웃게 만들었다.

몇 시간 만에 헤어져 어른인 우리도 참 아쉬웠다.

"여행까지 와서 이마에 내천 자 그리고 다니지 마시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하하호호깔깔 웃으면서 즐겁게, 행복하게 여행 다니는 것입니다." 라는 명언을 들려줬다.

 

베네치아에서도 바티칸처럼 수신기를 끼고 다녔다.

곤돌라, 수상택시를 각각 나눠타서 가이드 설명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베네치아는 1500년 전 훈족의 외침으로 의해 피난 나온 이탈리아 인들이 인공으로 세운 섬이다.

백향목을 가져와서 일일이 손으로 촘촘히 기초를 다녀 그 위에 도시를 건설했다고 한다.

셀 수 없이 많은 백향목 기둥들이 도시를 받치고 있는 셈이다.

자세히 보면 지반이 흔들려서 건물들이 기울어져  있는 게 상당히 많고,

피사의 사탑과 같은 탑이(기울어져서) 이 곳에는 무진장 많단다.

그 오래 전에 어떻게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인공 섬을 만들었을까!

베네치아인의 의지와 끈기가 정말 대단하다.

 

베네치아인들은 조상 덕분에 일 년에 5천만 넘는 관광객을 맞아들여 엄청난 수입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 들어오는 관광객 수는 1천만이라고 하니 5배나 된다. )

섬이 물에 잠기고 있어 제발 관광 좀 그만 오라고 해도 전세계 여행객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곤돌라 젓는 사공의 연봉은 자그마치 연 3억이 넘는다고 한다.

두 명이 하는 곤돌라는 연봉 7억이 넘는다고 하니 정말 부자이다.

정원이 딸린 집은 볼품 없어도 정원 없는 집의 두 세 배 가격이 나간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수상 도시이기 때문에 정원을 가져보는 게 이들의 소원이라고 한다.

이 섬도 지구 온난화 때문에 점점 물에 잠기고 있어

일 년에 50일 이상은 도로가 완전히 물에 잠긴다고 한다.

가이드가 물에 잠긴 베네치아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온 도로가 물에 잠겨 여행객도 장화를 신고 다니고 있었다.

베네치아 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조상이 인공 수상 도시를 세운 것처럼

물에 잠기는 베네치아를 구하기 위해서 진행 중인 모세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향후 100년은 끄떡 없다고 한다.

불가능한 일과 맞서 기적을 일으키는 베네치아인의 이야기는 뭔가 찡한 감동을 전해줬다.

베네치아 가이드도 이 부분에서 다섯 명의 학생들을 호명하며

" 불가능한 일은 없다. 베네치아는 그걸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탄식의 다리를 먼저 감상하였다.

탄식의 다리는 무기징역수나 사형수들이 마지막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두 개의 창이다.

법원과 교도소를 연결한 다리인데 두 개의 창이 나 있다.

이 창을 통해 마지막으로 세상을 보게 되니 얼마나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겠는가!

그 유명한 카사노바도 베네치아 출신인데

이 곳을 지나가서 수감되었다고 한다.

"사계"로 유명한 비발디 또한 베네치아 출신이라고 한다.

곤돌라를 타러 갔다.

곤돌라 조는 어제 미리 제비로 뽑았다.

악사가 타는 곤돌라도 어제 저녁 먹으면서 제비로 뽑았다.

곤돌라 탈 때 마침 비가 좀 세차게 내려 사진이 잘 안 나와 아쉬웠다.

비 맞으며 곤돌라 타는 것도 낭만적이긴 했다.

앞 곤돌라에서 악사가 부르는 깐조네가 들렸다.

할아버지였는데 성량이 풍부하였다.

건물과 건물 사이사이 수로를 지나갓다.

영화 속에서 보던 한 장면을 지금 연출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꿈만 같았다.

베네치아 지도를 보면 마치 물고기처럼 생겼는데

베네치아는 118개의 작은 섬이 모여 이뤄졌다고 한다.

이 작은 섬들을 다리가 이어주고 있는 것이다.

곤돌라는 이 작은 섬과 섬 사이 수로를 지나다닌다.

곤돌라는 낭만 그 자체였다.

 

이어 수상 택시를 탔다.

수상 택시는 베네치아 가운데를 지나는 큰 운하를 도는 것이다.

수상 택시는 정말 상쾌하였다.

곤돌라보다는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한국보다는 속도가 느리다. 규정이 있다고 한다.)

베네치아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어 곤돌라와는 전혀 다른 맛이다.

수신기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중요한 건물을 살펴봤다.

베네치아는 나무기둥이 간판 역할을 대신한다.

기둥의 색깔로 무슨 건물인지 파악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들은 파란색에다 금장식이 들어 있다.

아무 색깔이 없이 그냥 나무로만 된 기둥은 보통 주택이라고 한다.

50분 정도 수상택시를 타고 투어를 하는데

신났다.

베네치아가 유리 공예가 유명하다고 해서 아들 줄 선물을 하나 샀다.

유리로 만든 곤돌라다.

베네치아를 끝으로 이탈리아 여행이 끝났다.

 

이탈리아 고속도로에서 처음으로 에스프레소를 마셔봤다.

에스프레소 맛을 알면 그것만 먹게 된다고 하던데.....

이 곳에 와서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에스프레소도 한번 맛 봐야지 하면서 도전해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메리카노 커피도 있긴 한데 카푸치노를 많이 먹는다.

카푸치노도 굉장히 순하다.

에스프레소 한 잔은 1 유로 (1400원 정도)로 아주 저렴하다.

스프레무따 라는 음료가 있는데 오렌지 몇 개를 통째로 갈아서 주는 것이다.

딸은 휴게소 들를 때마다 이걸 마셨다.

휴게소도 우리랑 너무 다르다.

입구로 들어가서 화장실 먼저 들르고,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반드시 수퍼를 한 바퀴 돌아야 출구가 보인다.

 

카프리, 베네치아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여유와 낭만을 주는 그런 공간이었다.

베네치아를 끝으로 이탈리아 여행은 막을 내렸다.

이탈리아를 훑고 나니 여행이 막바지로 접어 들었다.

오스트리아로 가면서 가이드가

<글레디에어터>와 <로마의 휴일>을 보여줬다.

우리가 봤던 곳이 나오니 정말 반가웠다.

 

다시 알프스 산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오스트리아로 출~ 발!

 

<tip>  유럽의 선택 관광은 가능한 모두 하는 게 좋다.

 

우리 팀은 이번에 26명 모두, 선택 관광을 다하였다.

선택 관광비가 모두 합쳐 280유로, 한국돈으로 392000원 정도이다.

이렇게 마음 맞는 팀도 만나기 힘들다고 한다.

다른 팀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동남 아시아 선택 관광과는 달리 유럽은 선택 관광을 안 하게 되면 즐길 거리와 볼거리 줄어든다는 점을 기억하자.

다음에 와서 해야지 하는 생각은 버리자.

내가 언제 또 베네치아 와서 곤돌라를 타게 될 건가!

유럽 가기 전, 만난 후배가 꼭 다하라고 해서 우린 고민 없이 다했다.

아주 만족스럽다.

곤돌라와 수상 택시도 맛이 달랐다. 가는 지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행 가기 전에 가 본 사람의 경험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

 

유럽 여행 경비가 비싸지는 것은 숙소와 먹거리 때문인데

잠만 자는데 숙소가 별이 많을 필요 없는 듯하다.

이동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정말 잠만 잔다.

대신 휴양지 갈 때는 부대시설을 이용해야 하니까 꼭 비싸고 좋은 호텔에 묵으라고 했다.

우린 3성급에서 잤는데 샤워 부스가 작아서 그렇지 괜찮았다.

먹거리야 집 떠나면 고생하는 게 당연하고....

그래도 못 먹을 정도의 음식은 아니었다. 현지식은 나름 괜찮았다. 특히 스파게티.

오히려 일본과 중국 여행 갔을 때보다 먹거리가 나았다.

대신 호텔 조식이 부실하긴 하다.

내 생각엔

비싼 호텔에 들어가는 경비 절약해서 선택 관광을 다하고 현지를 대표할 기념품을 사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럽 여행은 일정을 꼼꼼하게 잘 따져야 한다.

워낙 장거리이기 때문에 한번 가면 다시 오기가 힘든만큼

거기까지 가서 꼭 가야할 곳, 해봐야 할 것 등이 상품에 들어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스위스 인터라켄까지 갔는데 융프라우요흐를 안 가는 일정도 있다고 하니 자세히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인솔자 말이 내가 다시 이 곳에 오리라는 희망은 실천 불가능이란다.

베네치아에 다시 올 확률은 거의 없고, 권하지도 않는단다.

그 돈으로 가보지 않은 곳, 다른 곳을 가라고 조언해 줬다.

100% 공감이다.

갈 곳이 얼마나 많은데...

아무리 좋아도 왔던 곳을 또 가게 되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니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왔을 때 마음껏 즐기라.

 

 

마침 이 책이 나와서 구매했다.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다음에 어떤 곳을 갈까 참고할 겸

내가 가 본 곳을 다시 기억할 겸

겸사겸사.

어제 영화<폼페이>를 봤는데 우리가 가 본 그 곳이 그대로 재현되어 정말 반가웠다.

여행은 끝났으나 사진으로, 책으로, 영화로 다시 보게 되니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고 정겹다.

 

 

밀라노, 피사,  바티칸시국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폼페이, 카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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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3 1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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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3 21: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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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09-0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럽 여행기는 이탈리아에서 끝나는 건가요. 가보지 못한 곳이라서, 페이퍼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정여울의 책 집에 있는데, 시간되는대로 읽어봐야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수퍼남매맘 2014-09-03 21:17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남아 있는데 개학을 해서 페이퍼가 자꾸 늦어지네요.
얼른 올리도록 노력할게요. *^^*
 

5. 카프리 섬 투어

 

다이애너 황태자비가 왔고, 얼마 전 박지성 선수가 신혼 여행을 왔다는 그 곳, 카프리 섬에 갔다.

가이드가 최대한 야하게 입고 나오라고 한바탕 웃었다.

해외에서 오래 살다보니 관광 온 한국인 특징이 있단다.

어디 가든 아웃 도어를 입고 나타나면 한국인이란다.

중국과 일본은 아직 아웃 도어 바람이 불지 않았단다.

반면 중국인은 온몸에 명품을 휘감고 있는데 차림새에서 세련미가 안 느껴진다.

한국인은 융프라우요흐를 가든, 카프리 같은 휴양지를 가든, 성당을 가든 무조건 아웃 도어 차림이란다.ㅋㅋㅋ

정말 그랬다. 우리 일행 중에도 50 대 이상 분들은 줄기차게 아웃 도어를 입고 나타나셨다.

미국 일간지에서 한국인의 아웃 도어 사랑을 비꼬듯이 기사를 낸 적이 있다고 가이드가 알려줬다. 덧붙여

' 정말 아웃 도어 좀 입고 다니지 말라'고 말해서 한바탕 웃었다.

너도나도 유행에 휩쓸리는 우리 나라의 풍조가 아웃 도어 유행을 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

한 때는 학생들이 너도나도 노페를 입어 한국 교육이 산으로 간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더니

요즘은 어딜 가도 아웃 도어 차림의 사람을 보게 된다.

이 또한 유행에 너무 민감한 한국인의 단편적 모습이 아닌가 싶다.

 

하여튼 최대한 야하게 입고 나오라는 가이드의 주문과는 달리

일행 대부분은 평소처럼 평범하게 차리고 나왔다. 몇분은 줄기차게 아웃 도어 차림.

우리 모녀는 그나마 꽃무늬 민소매를 입었다.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민소매를 입은 날이 이 날이다.

다른 때는 추워서 엄두도 못냈다.

일행 중에 전라도 광주분이 계셨는데

이 분은 야한 원피스를 여러 벌 가져와선 숙소에서만 입는다고 룸메이트가 폭로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우리 모녀가 이날은 용기를 갖고 샤랄라 옷을 입고 나오시라고 했건만

약간 나풀거리는 블라우스만 입으셨다.

여행에서 옷차림도 한 몫 하는 듯하다. 찍어 온 사진을 보니 그렇다.

카프리 같은 바닷가에서는 나풀거리는 롱 원피스가 제격이다.

반면 카프리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하나같이 비키니 차림이었다.

다른 곳에서 만난 유럽 사람들도 정말 자유롭고 소박한 패션이었다.

딱히 뭐가 유행이라는 느낌이 안 들었다.

우리는 거리를 나가면 똑같은 차림의 사람들 천지인데 말이다. 심지어 얼굴까지도 말이다.

 

가이드 말이 얼마 전 박지성 선수가 카프리 섬에 신혼 여행을 왔단다.

같은 배를 탔단다.

그 정도 유명인이면 호화 요트를 타고 카프리 섬에 들어갈 법도 한데 말이다. 

유명인 답지 않게 보통 관광객처럼 페리호를 탄 것을 보고 같은 배에 탄 한국인 관광객 수 백명이 그 검소함에 깜짝 놀랐단다.

' 과연 박지성 선수구나!' 고개를 주억거렸다.

가이드가 버스 안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참 재미났다.

어지간하면 다 듣고 싶은데 눈꺼풀이 감길 때도 있어 놓친 경우도 있다.

 

이 날도 날씨가 쾌청하여 제대로 휴양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카프리는 고된 여행 일정 중에서 꿀맛 같이 달콤한 시간이었다.

지중해 특유의 바다 색깔과 피서 온 현지인들의 모습을 원없이 볼 수 있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자갈이 배기지도 않은지 아무데나 대충 수건 깔고 일광욕을 즐겼다.

한국 사람들은 피부 그을릴까 봐 팔토시, 선글래스에 양산을 챙겨 들고 다니는데

이들은 온몸으로 햇빛을 즐겼다. 그 모습이 참 대조적이었다.

솔직히 넓은 모래 사장과 에메랄드 바다를 기대하였는데 자갈밭이라 조금 실망했다. 걷기가 너무 힘들었다.

분명 하얀 모래 사장이 어딘가에 있었을 거다. ㅋㅋㅋ

바다색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카프리 섬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1인 리프트는 별로 무섭지 않고 15분 동안 망중한을 즐길 수 있었다.

앞에 가는 딸 모습과 카프리 섬을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데 휴대폰이 저 아래로 떨어져 박살날까 엄청 조심스러웠다.

삼각형 모양의 카프리 섬이 참 아름다웠다.

가장 아름다웠던 것은 리프트 타고 정상에 올라갔을 때 고기처럼 푸른 바다를 수놓고 있던 수많은 요트들의 모습이었다.

지중해 바다 색과 하얀 요트 색이 정말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구분이 안 되는 수평선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지난 며칠 간 입안도 헐고, 매일 새벽에 일어나 강행군을 하는 바람에 몸이 참 고단했는데

카프리 섬 투어는 힐링 타임이었다.

 

6. 피렌체

영어로는 플로렌스.

가죽이 유명하고 그보다 더 유명한 것은 르네상스의 발원지라는 것이다.

르네상스의 주역 200여명의 무덤이 있다고 한다.

피렌체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유명한 르네상스의 문화재를 어디서나 보고 자란다고 하니

그들의 예술적 소양은 두말할 것도 없겠다 싶었다.

이 곳에 바로 미켈란 젤로의 무덤이 있고

미켈란 젤로를 비롯해 르네상스를 이끈 예술가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메디치 가문도 바로 여기서 탄생햇다고 한다.

피렌체 하면 르네상스, 메디치를 꼭 알아야 한단다.

 

메디치 가문은 원래 상인 집안이었는데 나중에 교황도 배출하게 된단다.

메디치 가문이 페렌체에서 환전을 시작하여 이 곳에서 은행이 설립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알약을 최초로 만들어 medicine이 메디치에서 유래한 것이란다.

게다가 르네상스 예술가들에게 막대한 재원을 지원하여 훌륭한 예술작품이 나오도록 하였고

정치도 잘해 대대로 피렌체 시민들에게 존경 받는 가문이었다고 한다.

후손이 없어 대가 끊어지면서 유언을 남기는데

" 이 곳에 있는 모든 예술 작품들을 절대 피렌체 밖으로 내보내지 말라"고 하고 모든 재산을 헌납한 바람에

피렌체에 르네상스 예술 작품이 그대로 있다고 한다.

아직도 메디치 가문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거리 곳곳에 메디치를 상징하는 백합 문양을 사용하고 있었다.

(하다못해 맨홀 구멍까지)

이렇게 세세토록 존경 받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그만큼 시민과 예술을 사랑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니 과연 어떤 곳일까 무지 궁금하였다.

직접 거리를 다녀 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딸은 이탈리아 도시 중에서 피렌체가 가장 좋다고 하였다..

어딜 가도 르네상스의 미술품이 눈앞에 펼쳐지니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분명 축복 받았다.

피렌체 광장에서 피렌체 성당을 그리는 한국 유학생을 만났다.

일본 사람 같아 보이는 외모였으나 일행이 말을 걸어보니 한국 유학생이었다.

돔을 그리고 있어서 물어보니 건축학과 학생이란다.

빨강, 검정 볼펜으로만 그림을 그리는데 아주 잘 그렸다.

이탈리아에는 한국인이 5천명 정도 있다고 한다.

주로 유학생이 대부분이라고....

로마에는 한국어 학교도 개설되어 유학생들이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피렌체는 예로부터 가죽이 유명해서 잡화 용품 가게를 들렀다.

딸이 " 엄마 질러" 라고 꼬드겼지만 꾸욱 참았다.

가죽은 만져보니 참 좋았다.

로마 군사들의 갑옷 등을 만들고, 비에 젖어도 견디는 기술을  피렌체인들이 개발하였다고 하니 질은 좋을 듯하다.

가죽 제품은 안 샀지만 엑스트라 올리브와 발사믹 식초 등은 샀다.

가이드 말이 이탈리아에서 꼭 사야 할 게 있다면 발사믹 식초라고 해서, 좀 가격이 세지만

유학생도 도울 겸,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해 두 병 사왔다.

조리해도 좋지만 25년 된 거라서 식후에 한 스푼씩 먹으면 좋다고 한다.

엑스트라 올리브는 시음을 해 보니 풀맛이 강하고, 목구멍에 넘길 때 칼칼한 매운 맛이 나는 게 참 달랐다.

이건 절대 튀김용이나 전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샐러드에 쓰거나 직접 복용하는 거라고 한다.

맛있게 시음도 하고, 올리브로 만든 비누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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