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와집의 오래된 소원 - 여덟 살에 처음 만나는 6.25 전쟁 이야기
이규희 글, 김종민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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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6.25전쟁 관련 책을 읽어주다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외에 이 그림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뻤다.

얼른 주문을 넣었고, 책이 도착하자마자 펼쳐서 읽었다.

큰 기와집이 화자가 되어 그 집에 있었던 일들을 비교적 담담하게 이야기해준다.

때로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절제하먼서 말이다.

 

기와집은 6.25전쟁 당시 서울에 살았던 미루와 정아 가족에게 일어난 비극을 들려준다.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지주였다는 이유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할아버지는 저 세상 사람이 되고 만다.

영어를 가르쳤던 아버지는 인민군에게 발각되는 날이 바로 제삿날이 되기 때문에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숨어지내다가 탈출을 하였지만 그 후로 생사를 모른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잃은 미루 가족은 전쟁을 피해 남쪽으로 피난을 간다.

혼자 남은 기와집은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전쟁이 끝난 후, 미루와 정아 가족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만

그 아름답던 기와집은 예전 모습이 아니다.

전쟁이 지나간 자리는 단아하고 고왔던 기와집에도 여러 상처를 남겼지만

미루와 정아에게도 평생 아물지 않는 상처를 남겼다.

미루와 정아는 아직도 생사를 알지 못한 아버지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전쟁이 끝났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

미루와 정아가 겪은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아직도 많고,

우리나라는 허리가 잘린 채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마지막 분단 국가이다.

하지만 점점 더 6.25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통일에 대한 염원도 희미해지는 듯하여 안타깝다.

 

엊그제 세월호 참사 생존 단원고 학생들이 등교를 하면서

읽은 편지의 한 문구가 마음을 울린다.

"진짜 죽을 때는 잊혀질 때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은 나날들이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6.25도 세월호도 잊지 않아야겠다.

그 일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해야겠다.

그 일로 지금까지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떠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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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2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04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평북 정주 출신이다.

우리 어머니는 평남 평양 출신이다.

두 분의 고향은 북한땅에 있다.

피난 오고 나서 단 한번도 고향에 가 본적이 없으시다.

두 분 다 1.4 후퇴 때 피난 오셨다고 하니 60여 년 넘게 고향에 가 보지 못한 셈이다.

두 분은 아직도 고향 꿈을 꾸신다고 한다.

60년이 지났는데도 전쟁 이야기를 하실 때는 마치 어제 겪은 일인 듯 실감 나게 하신다.

듣고 있노라면 전쟁 영화를 보는 듯하다.

어릴 때부터 줄곧 부모님으로부터 피난 이야기며 전쟁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다.

어떤 때는 속으로

'으~~ 저 레퍼토리는 언제 그칠까!' 생각한 적도 여러 번 있다.

아버지는 식기도할 때마다 고향에 두고 오신 가족과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곤 하셨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철 없을 때는 어차피 통일도 안 될 텐데

왜 그리 똑같은 기도를 주문 외우듯이 하시나 불만도 있었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두 분 모두 살아 생전에 꼭 고향땅을 밟아 보는 날이 왔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다.

그 런 데 그게 가능할까?

 

내일이 6.25 전쟁 64주년이다. 내일이 6.25임을 기억하는 우리나라 국민이 얼마나 될까?

기사를 보니 6.25가 일제 식민지 때 이뤄진 일이라고 아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하니 진짜 안타깝다.

5교시에 한국 전쟁을 다룬 권정생 작가의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그림책을 읽어줬다.

동영상으로 한국 전쟁을 잠시 시청하고

전쟁 경위를 조금 설명해 줬다.

저학년이 혼자 읽기에는 이 그림책은 많이 어렵다. 글밥도 상당히 많다.

내가 안 읽어주면 아이들 스스로 읽을 것 같지 않아 이 책을 골랐다.

생소한 낱말도 많고, 글밥도 많기 때문에

역사적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 읽으면 십중 팔구 중간에서 책을 덮어버릴 지도 모른다.

하여 부모나 교사가 읽어주었으면 한다.

오늘 끝까지 다 읽어주지 못하였다. 이런저런 배경 설명하느라 시간을 많이 할애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6.25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이니 모두 설명해줘야 한다.

내일 시간이 되면 마저 읽어줘야겠다.

 

대동강 근처가 고향인 오푼돌이 아저씨와

함경도가 고향인 곰이는 30년 전에 총과 포탄에 맞아 숨졌다.

숨진 이들이 어떻게 대화를 하느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들은 이미 죽은 자들이다. 즉 귀신들이다.

고학년 아이들은 귀신이라는 말에 급관심을 가진다.

저학년은 무섭다는 아이가 있다.

한국전쟁 때 억울하게 죽은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는

치악산 골짜기에서 30년 동안 고향을 그리워하며 원혼으로 지내고 있다.

서로가 왜 죽었는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까지 진도가 나갔다.

곰이는 피난 나오다 전투기에서 쏟아붓는 포탄에 머리를 맞았고(겨우 아홉살이었다)

오푼돌이 아저씨는 국군과 대치하다 국군이 쏜 총알에 가슴을 맞았다.

30년째 그들은 그 모습 그대로이다.

 

오늘 이 그림책을 다시 읽어보니

권정생 작가가 참 문장을 잘 쓰시구나 새삼 느껴졌다.

예전에 정승각 그림 작가가

" 권 작가님의 문장은 그림 그리듯이 써져 있어 그대로 그리면 된다"고 하셨던 게 떠올랐다.

이 그림책도 마찬가지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그림을 그리듯이 써져 있어 그림 작가는 별고민 없이 그리면 될 듯하다.

예를 들자면 문장이 이렇다.

"바윗덩어리가 여기저기 흩어진 으슥한 골짜기에 희끗희끗 남아 있던 눈이 말끔히 녹아 버렸습니다.

응달쪽 소나무 숲 사이로 분홍빛 진달래가 불을 밝히듯이 피어났습니다. "

게다가 이 그림책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 담 작가가 그림 작업을 하셨다.

엊그제 파주 책잔치에 가서 이 담 작가 그림책이 눈에 들어와 얼른 사왔다.

정말 독보적인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시는 분이시다.

이 담 작가가 그리는 방법은 "왁스 페인팅"이라는 것인데

양초를 녹여 거기에 물감을 섞어 그린 후 철필로 긁어 내면서 형태를 잡는 것이다.

설명만 읽어도 얼마나 고되고 오랜 시간이 걸릴 지 짐작이 간다.

이 담 작가의 그림은 보고만 있어도 경외심이 생긴다. 일단 소장한 것만 담아보면 이렇다.

 

 

 

 

 

 

 

 

 

 

정말 좋아하는 두 작가의 합작품인 이 그림책이 진짜 좋다.

 

서슬퍼런 군사정권이 한창이던 때에

북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글을 쓴 권정생 작가의 용기는 다시 읽어봐도 정말 대단하다.

나 어릴 때는 북한 사람들은 모두 빨갛게 생긴 괴물이라고 배웠는데

지금 아이들은 아예 6.25 자체를 모른다.

둘 다 올바른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되듯이

우리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는 게 교사로서 나의 사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6.25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고, 수많은 이산가족이 존재하며,

휴전으로 인해 지금도 많은 젊은이들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가슴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잊지 않아야 하고, 후대에게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이 책 말고 한국전쟁을 다룬 또 다른 그림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도서실에 문의하였더니 도서실에 없다고 하여 주문을 넣었다.

1학년에게는 이 그림책이 더 이해하기 쉬울 지도 모르겠다.

이외에도 한국전쟁을 다룬 그림책이 더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 ㅠㅠ

 

내가 설명하기 힘든 아픈 역사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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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6-2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님 고향이 이북이군요. 그리운 고향을 갈 수 없다는 건 참 슬프죠~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던 시대는 어디로 갔을까요....

수퍼남매맘 2014-06-26 10:08   좋아요 0 | URL
네, 두 분 다 이북분이세요.
어머니는 가족이 다 월남하셨지만 아버지는 그쪽에 가족이 많아서 늘 기도하세요.

예원&예준맘 2014-06-25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아이에게 오늘은 6월 25일이야..
무슨 날인지 아니? 물었더니
전쟁이 일어났던 날이라고 합니다...
예전엔 그냥 지나쳤는데...
6월 평화그림책을 아이와 보면서 6.25를 생각하는 하루가 될 거 같습니다.

아침에 학교가기전에 책한권 읽고 가고 싶다하여서
꽃할머니를 읽어줬는데...예원이는 조금 어려워 하는거 같고..
저는 눈물이 나와서 중간중간 멈췄습니다.
예원이가 우리집에 "끝나지 않은 겨울"은 없냐고 묻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비슷한 책이라는 걸 알았을까요??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하나..어렵지만 이야기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퍼남매맘 2014-06-26 10:09   좋아요 0 | URL
이 담 작가 소개를 하면서 같은 작가의 그림책이라고 소개해 준 걸
예원이가 잘 듣고 봤네요. 기특해요.
 

세월호 침몰로 연기된 어린이책잔치를 대폭 축소하여 19일부터 22일까지 하였다.

일 년을 기다려 왔기에 딸 기말고사가 코앞이지만 행사장에 갔다.

딸은 기말 고사 준비를 하여야 하기에 집에 남겨두고 세 명만 다녀왔다.

혼자 남아 공부를 안 하고 스마트 폰만 할 수도 있으나 일단 믿어보기로 하였다.

 

너무 늦게 출발하였고- 6시가 행사 마감인데 4시에 도착함-

게다가 아들이 화장실 간다, 목마르다 하여 중간중간 쉬는 바람에

부스며 출판사를 조금 밖에 돌지 못하였다. 일 년을 기다렸는데 아깝다.

행사는 우리가 가 본 중에 가장 소규모였고, 사람들도 너무 적었다.

홍보가 덜 되었는지

아님 출판 시장이 이 정도로 얼어붙었는지...

아무튼 가장 썰렁하였다.

책도 너무 적게 사와서 아쉽다. ㅋㅋㅋ

 

 

그래도 이번에 오픈한<지혜의 숲>도서관은 가 볼 수 있었다.

뉴스에서 본 대로 정말 넓고 서가가 진짜 높았다.

우리 집에 있는 서가와 비슷해서 더 반가웠다.

삼나무(아님 편백?) 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원목으로 만든 서가가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좋았다.

역시 나무색깔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 도서관은 열린 도서관으로 출판사 및 개인이 기증한 책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정식 사서도 없고 자원활동가들이 대신한다고 들었다.

현재 20만권이 꽂혀 있다고 한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한글 낱자로 서가에 포인트를 주었는데 그것도 나름 멋져 보였다. (아들이 앉아 있는 사진)

십진분류법이 아니라 기증 춮판사와 기증자별로 책이 꽂혀 있어서 찾고자 하는 책을 찾기는 좀 어렵겠다 싶다.

꼭대기에 꽂혀 있는 책이 무슨 책인지 어떻게 알아볼까 궁금하기도 했다.

도서관 한 쪽에서는 한, 중, 일 평화그림책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평화그림책 작가들도 만나볼 수 있었을 텐데 아깝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더라면 차근차근 둘러볼 텐데 들러야 할 출판사들이 있어서 대강 보고 나왔다.

 

 

 

 

 

 

 

 

 

 이번에는 푸른숲 출판사를 꼭 가려고 하였는데 블록을 잘못 찾아 또 못 갔다.

<시공사><김영사><한길사><두레 아이들><창비><문학동네>를 들르고

마지막 행사 종료 2분을 남겨 놓고 <사계절>에 도착하였다.

사야 할 책이 있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다.

이번에 새로 나온 평화그림책 2권을 겨우 샀다.

<일과 사람 시리즈> 이 빠진 것도 사야 하는데 뭐가 있고 뭐가 없는지 헷갈려서 그냥 포기했다.

우리 반 아이들과 아들 반 친구들 줄 책갈피를 챙겨 왔다.

<눈물 바다>워크북이 있어서 몇 개 챙겨왔다.

<군화가 간다>일본 작가가 갑자기 북 카페에 찾아와서 깜짝 사인회를 했다고 하는데 아깝다.

내년에는 여유 있게 와서 제대로 구경하고 필요한 책 사와야지.

이 날은 너무 시간이 촉박했다. 아 쉽 다.

 

지난 가을에 왔을 때 맛있게 멋었던 곤드레밥집을 찾아갔다.

남편이 굴파전을 먹고 싶다고 하여 시켰고, 곤드레 정식을 2인분 시켰더니 우리 세 가족이 먹기에는 너무 많아

파전 남은 것은 포장해 주셨다. 딸이 있었으면 음식이 안 남았을 텐데....

배가 터질 듯이 불렀지만 이왕 여기 까지 왔는데 <커피 비경>에 소개된 커피집을 가보기로 하였다.

커피 배는 따로 있으니까 말이다. ㅎㅎㅎ

남들은 맛집 찾아다닌다는데 요즘 난 핸드 드립 잘하는 커피집 찾아다니고 있다.

지난 번 강릉 갔을 때 이 책 첫꼭지에 나온

<히피커피>를 다녀왔는데 정말 커피 맛이 일품이었다.

강릉 가실 일 있으시면 꼭 한번 가 보시라고 강추한다.

사장님은 많이 무뚝뚝하시지만 커피 맛은 최고이다.

이왕 파주까지 왔으니 파주에 있는 카페를 가보자고 셋이 합의를 하였다.

출판도시를 지나 교하 신도시를 지나니 약간 시골길로 들어섰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싶었는데 내 눈에 <퀼트>라는 간판이 보였다.

책에서 본 대로였다.

2층으로 된 고풍스러운 카페였다.

단독주택을 개조하여 카페로 만든 듯하다.

 

 

 

테라스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였다. 첫 느낌이 여자 사장답게 참 아기자기하다 싶었다.

안에 들어서니 손님은 없고 사장님은 이웃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책에서 볼 때는 몰랐는제 장애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카페 분위기는 중후하면서도 아늑하였다.

카페를 하기 전에 퀼트에 빠져 살았다던 사장님의 작품이 여기저기 전시되고 있었다.

피아노도 있고, 커다란 더치 커피 기구도 보였다.

따님처럼 보이는 분이 안내를 하자 책 보고 왔다고 내가 말을 걸었다.

사장님이 우리 테이블로 오셔서 어떻게 일부러 오셨냐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셨다.

우리 가족처럼 책 보고 오는 사람도 가끔 있나 보다.

아주 쾌활하고 유쾌한 분이셨다.

커피 맛도 중요하지만 주인장 인품도 중요하다고 난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야 단골이 되니까.

사장님이 추천한 이가체프(예가체프) 핸드 드립을 마시기로 결정하였다.

아들은 핫 초코를 주문해줬다.

 

우리 테이블과는 제법 떨어진 주방에서 커피를 내리는데 향기가 전해졌다.

<히피커피>사장님이 커피는 진하게 마셔야 좋다고 하여

이번에도 진하게 주문하였는데 여기 사장님 말씀이 이가체프는 마일드하게 마셔야 좋다고 한다. 그렇군!!!

브라질 커피는 진하게

이가체프는 연하게

마지막 한 모금까지 커피 향기가 느껴져서 정말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포트 메리온 커피잔에 담겨져 나와 더 좋았다.

설탕 용기도 참 예쁘다. 각설탕이 들어 있어서 아들이 신 나게 집어 먹었다.

 

내가 그 동안 마셔왔던 이가체프 맛과는 사뭇 달랐다.

보통 이가체프는 군고구마 향이 나는데 이건 브라질 커피 맛이 났다.

사장님이 직접 로스팅하시는데 이번에 로스팅 하면서 파인애플의 단 향기가 확 올라와서 좋았다는 설명을 해주셨다.

사장님이 느끼셨다는 파인애플 향은 맡을 수는 없었지만-후각이 그만큼 예민하지 않아서- 진한 커피임에도 목구멍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내리면 목구멍 넘어갈 때 쓰고, 신 맛이 나는데 신기했다.

그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겠지.

맛이 색달라서 이가체프 원두100G을 사왔다. 내가 내리면 이 맛은 안 나겠지만서도.

 

파주 출판단지에 가는 날에는 이 곳에 와서 커피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장이 활달하셔서 손님마저 기분이 업되었다.

게다가 커피 맛도 일품이었고 커피 잔도 멋지고.

커피 한 잔 한 잔 내릴 때마다 최선을 다한다는 주인장의 말씀이 진심이었다는 게 커피 맛에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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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6-24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혜의 숲 저도 궁금했는데....ㅎㅎ
테라스 참 따뜻한 공간이네요. 저도 카페를 고를때는 커피맛도 중요하지만 주인장의 인품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청주에 끝내주는 커피숍 있는데 혹시 오실 기회있음 연락주세용^^

수퍼남매맘 2014-06-24 18:30   좋아요 0 | URL
청주는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데 커피 마시러 갈까요? ㅋㅋㅋ

하늘바람 2014-06-2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라스가 있는 카페 참 이쁘네요

수퍼남매맘 2014-06-24 18:31   좋아요 0 | URL
예쁜 테라스보다 장애를 극복한 주인장의 삶이 더 아름다웠습니다.

희망찬샘 2014-07-04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드님의 폭풍성장! 이군요.
파주에는 여름에 가서 더워서 출판사 찾아 다니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 날씨가 둘러보기 딱 좋은 날씨네요. 멋진 나들이를 하셨군요.

수퍼남매맘 2014-06-26 10:10   좋아요 0 | URL
또래보다 키가 작아서 걱정인데....
오랜만에 보면 키가 큰 것은 확실한가 봅니다.
작년에 입었던 바지가 짧아진 걸 보니 말이에요.

예원&예준맘 2014-06-25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토요일 오전에 일찍 갔었어요...
사계절에서 평화그림책을 사고 싶어서 갔는데...
그곳에서 운좋게도 평화란 어떤걸까?와 군화는 간다의 작가님을
만날수 있었답니다..
선생님이 평화그림책을 읽어 주셔서 그런지 예원이도 낯설어 하지 않고
책을 보며 아는척을 좀 하더라구요..ㅎㅎ
책면지에 그림도 그려주시고...사진도 같이 찍어서 너무 뜻깊었어요...

평소에 사고 싶었던 책들이 좀 많았는데... 착한가격에 살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답니다.

수퍼남매맘 2014-06-26 10:12   좋아요 0 | URL
와! 대박이네요.
일본 작가 사인을 받았군요. 그림 작가분들은 사인할 때 그림도 그려주시더라구요.
저도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씨가 그림을 그려준 책이 있어요.
일일이 그려주기 힘들텐데 그림책 독자들이 아이들이니만큼 힘들어도 인내하며 그려주시는 듯해요.
 
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푸른숲 생각 나무 3
배성호 지음, 허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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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후배이자 전임교에서 같이 근무했던 배성호 교사의 새책이 나왔다.

키가 크고 학구적인 외모의 후배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지겨워하고 힘들어하는 사회를 쉽고 재밌게 가르칠까

늘 고민하고 연구하는 교사이다.

벌써 책을 여러 권 썼는데 이번에는 그림책이라서 더 반가웠다.

'가르치는 일만 해도 힘든데 집필까지 하다니 얼마나 부지런히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작업을 해 주신 분은 <용구 삼촌>을 그린 허구 작가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인구를 100명으로 대폭 축소하여 각각의 통계 자료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실제인구인 4700만을 가지고 설명하면 어렵게 느껴졌을 내용들이

우리나라가 100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라고 가정하고 들어가니 한결 쉽게 다가온다.

이 그림책은 사회는 물론이거니와 수학, 도덕을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듯하다.

 

우리나라 인구가 진짜 100명이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살기 좋은 나라였을 듯하다.

왜냐하면 100명의 마을이라면

일단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많아질 게 분명하다.

이웃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고, 동참하며, 이웃과 함께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너의 아픔이 나의 아픔으로 느껴졌을 듯하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을 품기 힘들 것이다.

우리 나라 인구가 100명이라면 분명 그렇게 누구나 잘 사는 사회를 만들려고 서로 노력했을 것이다.

 

인구가 많다고 하여 달라질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나라 전체가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이웃이라고 가정한다면

더 나아가 이 지구 전체가 한 마을이라고 가정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남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겠는가!

 

교육을 받은 사람은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전 거창고등학교 전성은 교장이 말하였다.

그게 지천명이라는 것이며

예수가 말하는 사랑이며

부처가 말하는 자비이며

공자가 말하는 인이라는 것이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자리에 이르는 게 인간의 목표가 아니라

더 넓은 뜻과 더 높은 뜻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다같이 잘 사는 사회, 헐벗고 굶주리며, 가난하며 애통하는 자가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일조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인구가 많아지다보니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던 이웃과 서먹서먹해지고, 이제는 이웃의 얼굴조차 모르고 지내며

층간 소음 때문에 살인이 벌어지기도 하는 각박하고 무서운 사회가 되었다.

빚진 자를 탕감해주기는 커녕

빚진 것보다 몇 백 배를 더 물리는 세상이 되었다.

 

내 관심 대상의 범위가 가족으로만 국한된다면 그건 너무 가볍다.

관심 대상이 가족을 넘어서 나와 상관 없는 타인들까지 사랑할 수 있는 자리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 관심의 범위가 넓혀지도록 이끌어 주는 게 교육의 몫이라는 것이다.

나와 전혀 상관이 없지만

다같은 인간이기에 그들의 희로애락에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들어내는 게 교육의 진정한 목표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인구는 실제로 4700만이고

지구 인구는 71억이다. 50억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늘어났다.

이 모든 인구가 한 마을에 산다고 생각하고 지낸다면

남의 아픔에, 다른 나라에 생긴 재해에, 지구에 생긴 여러 가지 문제들에 방관자일 수는 없을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이라는 제목은 우리에게

내 관심 대상을 좀더 넓혀보라고 자극을 준다.

가족과 친구, 마을에서 벗어나 내 나라 동포들(북한 동포도 포함)까지, 더 나아가 지구촌까지....

그게 교육 받은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도리라고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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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6-23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야지, 생각하며 광고에 올려두었는데... 후배셨군요!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과 짝으로 보면 좋을 듯해요.^^

수퍼남매맘 2014-06-24 07:25   좋아요 0 | URL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책도 있었군요.
나라와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지금보다는 많이 다를 거란 생각이 들어요.

희망찬샘 2014-06-24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소개하자마자 "그 책 읽었어요." 하더라고요. "너희들이 읽은 것은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란다. 이건 따뜻한 신간이야!"라고 이야기 해 주었지요. 찾아보니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읽어준 좋아 하더군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평화그림책 5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황진희 옮김 / 사계절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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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반 아이들에게 평화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오늘 아이들과 내가 선택한 책은 일본 작가 다시마 세이조의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이다.

 

사계절 출판사에서는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많은 전쟁을 했던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국적은 다르지만 평화를 갈망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평화그림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보내고 있다.

세 나라가 모인다는 것부터가 대단한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속에서 때로는 침략을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침략을 하기도 하였던 세 나라의

작가들이 한마음으로 그림책 작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평화에 대한 희망이 꿈틀거림을 느꼈다.

정치적으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지만-진정한 사과도 받아야 하고-

이렇게  세 나라의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똑같은 사람이며, 간절히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알리고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나라를 위해 싸워라!" 라는 명령을 들은 '나'는 전쟁터에 나가기로 결심한다.

울며 만류하는 어머니를 뒤로 한 채 전쟁터에 온 '나'는 적을 향해 총을 쏜다.

'나'와 똑같은 사람을 향해....

'나'를 향해 포탄이 날아온다.

피할 겨를도 없이 포탄은 내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

살점이 뜯겨져 나가는 이 장면을 본 아이들이 징그럽다, 잔인하다고 한다.

(그래. 전쟁은 잔인한 거야. 전혀 인간적이지 않지.)

영혼이 되어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게 된 '나'는 움크린 채 울고 있는 어머니를 찾아간다.

아마 내 전사 소식을 들었나 보다.

동생이 '나'를 죽인 그 녀석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간다.

동생의 시뻘건 분노가 보인다.

'나'의 복수를 위해 전쟁터에 나간 동생 역시 주검으로 돌아온다.

 

누구를 위해 싸운 걸까!

나라를 위해,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평화를 위해 싸운다고 전쟁에 나섰지만 그게 진심일까!

그 어떤 목적도 전쟁을 정당위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 나라, 종교, 인종, 세계 평화를 위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결국 나와 똑같은 인간을 죽고 죽이는 비안간적인 행위일 뿐 전쟁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영혼이 된 '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참말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무슨 이야기일지 짐작이 간다.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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