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공개수업이다.

그런데 컨디션이 완전 꽝이다.

퇴근하고나서 병원에 들러 주사 한 대를 맞았다.

목감기에 알러지성 비염까지 와서 근육통에 목소리도 잠기고...

웬만해선 주사를 안 맞는데

때까 때인지라 어쩔 수 없이 주사를 맞았다.

내일 쉰 목소리로 공개 수업을 할 순 없으니 말이다.

주사 맞으니 욱신거리던 근육통이 금방 사라졌다.  신기하다.

목소리는 여전히 코맹맹이 소리다. ㅠㅠ

 

공개수업 때 역할극 활동을 하려고 한다.

역할극을 하려면 사전 지도가 많이 필요하다.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공개 수업이 예년보다 빨리 일정이 잡혀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였다.

보통 1학년 공개 수업은 2학기 때 하는데 본교가 좀 빠른 편이라 1학년 아이들 데리고 공개 수업 하기가 참 힘들다.

3월 적응활동 마치고, 이제 1달 보름 정도 학교를 다닌 건데

아이들 학습 훈련이 얼마나 되어 있겠는가!

공부시간에 화장실 안 가는 것만 해도 양반이지.

수업 훈련도 많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공개 수업을 해야 하니 부담도 많이 된다.

내가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하고 이런저런 예상을 해도

1학년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를 모르니 정말 초긴장 상태이다.

거기다 5교시. 집중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시간에 공개 수업을 해야 하니 최악의 조건인 셈이다.

게다가 컨디션도 최악이고....

어쩌겠나!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그래서 역할극 연습이라도 두어번 해 보자 싶어

어제와 오늘 역할극 연습을 해 봤다.

그림책을 읽어주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모둠과 협력하여 역할극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몸으로 표현하는 독후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제 이어 오늘은

이 책을 읽어주고나서 역할극으로 표현해 봤는데

한번 해 봤다고 어제보다 훨씬 실력이 향상되었다.

역시 연습하길 잘했다.

내일 실전에서도 잘해주길 바랄 뿐이다.

 

이 그림책도 갑돌이와 아가씨 포함 8명의 등장 인물이 나오는데

4명이 한 모둠이 우리 반 아이들이 알아서 역할을 배분하여

역할극으로 표현하였다.

말을 탄 갑돌이가 여러 친구들을 말에 태우는 장면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말을 표현함에 있어서도 세 모둠이 각각 다르게 표현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역시 아이들은 창의적이다.

글로 쓰는 독후감은 지겹고 힘들어 하니

이렇게 친구들과 협력하여 말과 몸으로 표현하는 독후활동을 해 보는 것도 좋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니 나도 기쁘다.

 

부디 내일 실전에서도 겁 먹지 말고, 떨지 말고, 당황하지 말고 잘해 주길 바랄 뿐이다.

엄마가 보고 있으면 긴장하여 평소보다 못 하는 아이들이 가끔 있다.

반대로 우리 아들처럼 엄마가 있으면 평소보다 더 잘하는 아이도 있고 말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평소대로만 해 주면 좋겠다.

 

지금 페이퍼 쓰다 내일 공개 수업 때 필요한 중요한 준비물을 안 챙긴 게 생각났다. 큰 일 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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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4 0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4-05-14 22:46   좋아요 0 | URL
저도 경력 21 년이지만 아직도 공개수업하려면 떨린다고 했어요.
그래서 연습을 열심히 해야 떨린 걸 참고 잘할 수 있다고 말해줬어요.

2014-05-14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4-05-14 22:55   좋아요 0 | URL
아침독서를 하고나서부터 공개수업은 늘 책 즉 독서수업을 하는데
제가 생각해도 오년 전과 지금 많이 달라진 듯해요.
오년 전 아니 작년 수업을 되돌아보면 많이 부끄러워요.
오늘 수업도 100% 만족하진 못하지만 아이들과 학부모가 재미있었다 하니 보람이 있네요. ㅎㅎㅎ
오늘 수업의 주안점은 책읽기 그 자체였어요. 활자를 읽어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뭐랄까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읽어주면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읽어주는 사람이 그 책을 정말 좋아해야 하거든요.
늘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 연습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어머니 댓글에 힘이 납니다.
아이들이 평소보다 잘해줬어요. 부모님이 오시니까 든든했나 봅니다.

2014-05-15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5-15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규중칠우쟁론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림책으로 엮은 <아씨방 일곱 동무>를 읽어줬다.

예전에도 이 책을 몇 번 읽었는데

오늘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찬찬히 보니

새로운 점을 발견하였다.

이래서 같은 책을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는다.

 

 

 

 

 

 

 

 

앞표지와 뒷표지를 살펴보니

앞표지는 방문을 빼꼼히 열고 뭔가를 골똘히 바라보는 일곱 동무들 앞모습을 마당 쪽에서 바라본 장면이다.

반대로

뒷표지는 일곱 동무들이 뭔가를 바라보기 위해서 고개를 쏘옥 내밀고 가구에 올라간 뒷모습을 방에서 바라본 장면이다.

두 장면이 이렇게 앞모습과 뒷모습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발견한 것이다.

이런 구도는 내가 지금까지 본 그림책 중에 처음이 아닌가 싶다.

일곱 동무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연결지어 표지를 만들다니!

참 독창적이다.

 

옛날이야기인데다 바느질에 사용되는 바느질 용구들 이름이 나오기 때문에

읽어주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렸다.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설명해 주면서 읽었기 때문이다.

서로 잘 났다고 싸우는 일곱 동무나

자신의 잠을 깨운 일곱 동무에게 성 난 목소리로

" 너희들이 아무리 잘난 척해봤자 내 손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하는 아씨나 잘난 척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오십보백보다.

서로 잘났다고 우기고 자신이 최고라고 외치던 일곱 동무와 아씨가

서로 화해하고 모두 다 필요한 존재들임을 인정하고 서로 협력하여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이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매력적이다.

전에는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 있었는데 지금은 빠진 걸로 알고 있다.

 

다 읽어주고나서 아이들에게 모둠별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역할극으로 표현해 보라고 미션을 주었다.

지금까지 책 읽고나서 역할극을 해 본 적이 없는데 해낼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는데

두 모둠이 멋지게 미션을 성공하여 다른 모둠들도 힌트를 얻어서 재도전을 했는데

나름대로 역할극으로 잘 표현하였다.

등장인물이 많기 때문에

1인2역을 하거나 적당히 역할을 자르거나 하라고 조언을 해 줬더니

잘 알아듣고 배역을 배치하였다. 기특하다.

 

아이들이 꼽은 명장면은

낮잠 자는 아씨가 바느질 용구가 모두 사라진 꿈을 꾸면서 흐느껴 울자

일곱 동무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아씨를 깨우는 장면이었다.

2-3모둠이 이 장면을 역할극으로 표현하였다.

두 쪽 가득 길게 누운 빨강 두건 아씨의 모습과 요정 같은 일곱 동무가 아씨 몸 곳곳에 붙어

아씨를 깨우려고 별 짓을 다하는 게 인상적이었나 보다.

 

내가 제일 잘 났다고 독불장군처럼 굴며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지배하는 사회는 이제 안녕을 고하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서로 자기가 최고라고 경쟁하기 보다

하나하나 소중한 존재들이 서로 협력하여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갔음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책이야말로 쓸모 없는 존재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내가 소중한만큼 남도 소중하다는 것을 자연스레 느끼게 해 준다.

더불어

그 소중한 하나하나가 모여 협력한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보니 정말 걸작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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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친구들이 놀러온다고 하여 자리도 비켜 줄 겸 아버지 산책도 시켜 드릴 겸

겸사겸사 근린공원으로 나왔다.

아들과 난 배드민턴을 하고,

남편은 정자에 앉아 책을 보고,

아버지는 우리 모자를 지켜 보며 웃으셨다.

나는 아버지로부터 배드민턴을 배웠는데

우리 아들은 나와 함께 배드민턴을 쳤다.

 

배드민턴을 한 20분 치자 땀이 날똥 말똥 하였다. 난 워낙 땀이 안 나는 체질이다.

아들의 이마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 내렸다.

운동을 마치고, 숲속 작은 도서관으로 항하였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도서관이 있어서 진짜 행운이다.

지난 번에는 카페가 개장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 가 보니 영업을 하고 있어서

아버지와 아들은 오렌지 주스를 시키고,

남편은 아이스 커피,

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었다.

커피 맛이 괜찮았다. 종이컵이 아니라 머그컵으로 줘서 좋다. 종이컵에 주면 맛의 질이 떨어진다.

아버지 모시고 산책 삼아 자주 와야겠다.

아버지도 그림책 읽으라고 권해 드렸는데 읽는 둥 마는 둥 하셨다.

집중이 안 되시나 보다.

이 도서관은 그림책이 꽤 많다.

단점이라면 대출이 안 된다는 점.

집에서는 책을 잘 안 읽는 아들도 이 곳에 오니 어쩔 수 없이(?) 책을 읽는다.

 

종달새 부부가 알을 낳았는데

두더지 때문에 알이 위험에 처한다.

아빠 종달새는 늑대에게 도움을 구하는데 

늑대는 먼저 자신이 먹고, 마시고, 웃기게 해 줄 것을 요구한다.

자신의 알을 구하기 위한 아빠 종달새의 고군분투가 재미있다.

 

 

유한양행을 만든 유일한 사장님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나왔다.

참 이상한 사장님이란 제목처럼

어쩌면 우리 나라에서는 유일한 사장님 같은 사람을 "바보" 라고 부를 지도 모르겠다.

다른 나라에서는 기업가의 사회환원, 사회기부가 자주 들려오는 이야기인데

우리 나라에서는 유일한 사장님 같이 사회환원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학교도, 교회도, 병원도, 기업도 자신들이 이룩한 것이므로

자신들의 사유 재산이고, 그렇기 때문에 세습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듯하다.

미국의 부자들이 자신들 재산의 일부-일부라고 하지만 정말 어마어마한 액수다.-

를 사회에 환원하고, 부자세를 늘리자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우리 나라 부자들은?'

이라는 물음이 저절로 든다.

미국과 우리 나라 모두 빈부 격차가 심한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미국의 부자들 중에는 노블레스 오빌리주 실천하는 자들이 여럿 있고 우리 나라는 글쎄... 있나? 그게 다른 점이다.

그러니 권정생 작가와 유일한 사장님이 대단한 분이시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셨으니 말이다.

아이들의 꿈을 물어 보면 부자가 되고 싶다고 아주 솔직하게 말하는 아이가 가끔 있다.

가난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왕이면 부자로 살고 싶은 게 우리의 솔직한 심정일 테니까.

그런데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면

부자가 된 이후 그 부를 어떻게 사용할지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려면 어른들이 먼저 본을 보여야 한다.

 

카네기는 아주 어릴 때부터 자신의 용돈 중에서 1/10을 정확하게 기부하였다고 한다.

부모님의 교육 덕분이었다고 한다.

그런 가정 교육이 있었기에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이 번 돈의 1/10을 기부하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은 것을 기부 못 하는 사람이 어찌 큰 것을 기부할 수 있을까! 말도 안 되지.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유일한 사장처럼, 권정생 작가처럼, 자신이 평생 번 돈을 장학금으로 바치는 김밥집 할머니들처럼

그런 멋진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회 지도층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회 지도층이 보여주는 행태라 하면 윽~ 두 말하면 잔소리지.

 

이런 나라일진대 아이들에게

'너는 그러지 말고 어려서부터 기부하는 습관을 가져라' 말하기가 참 부끄럽지만서도

지금보다 좀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꼭 가르쳐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일한 사장처럼

자신이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 되는 세상이 하루 속히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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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뤄진다.

우여곡절 끝에 어제 드디어 갤러리가 완성되었다.

다음 주 공개수업도 있는데 이것에 매달리느라.....

도서실에 <눈물바다>책이 한 권 밖에 없어서

우리 반 아이들에게는 내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집에 있는 책을 가져와서 빌려줘야겠다.

 

원화가 예쁘다고 칭찬해 주시는 샘들이 계셔서 힘이 난다.

갤러리에 멈춰 서서 원화를 감상하는 아이들 때문에 더 힘이 난다.

그냥 보기만 하면 감흥이 덜 할 것 같아 <눈물바다>로 사행시를 적는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도서실에 와서 사행시 양식를 받아 가는 아이 때문에 더더욱 힘이 난다.

 

교장님이 올라와 보시고 역시 미술 하신 분답게

몇 가지 보완할 것을 알려 주셨다.

그런 것에는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내가 못 보는 부분을 알려 주시면 감사하지.

물론 한 번 더 일을 해야 하는 고통은 있지만서도 그러면서 배우는 거니깐.

지금은 다음 주 수요일에 있을 공개수업이 더 급하니

교장님 요구 사항은 월요일에 처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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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4-05-10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져요. 사행시 쓰기~ 이것도 멋지네요.

수퍼남매맘 2014-05-11 11:02   좋아요 0 | URL
사서 샘이 아이디어를 내 주셨어요.

2014-05-12 0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4-05-12 17:35   좋아요 0 | URL
이런 것은 저보다 사서 선생님이 더 잘 알고 계세요.
사서 선생님께 문의하시는 게 더 빠를 겁니다.

예원&예준맘 2014-05-12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멋집니다.ㅎㅎ

토요일에 중계도서관에 반납할 책이 있어서
두아이를 데리고 갔었습니다.
"눈물바다" 그림책은 다음번에 구입해야지!! 생각하며
장바구니에 넣어둔터였는데...
그림책방에 올라갔더니 눈물바다 책이 보이더라구요.
예원이가 이 책을 보고는 너무 반가운 표정으로
" 엄마 이책 엄청 재밌어요" 하면서 책내용을 얘기하더라구요..ㅎㅎ
(선생님이 읽어 주셨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앞표지와 뒷표지의 표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원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괜시리 설레어집니다...

수퍼남매맘 2014-05-12 17:37   좋아요 0 | URL
공개수업 때 오시면 볼 수 있습니다.
그 앞에서 사진도 찍어 보세요.
우리 딸은 중학생인데 오늘, 원화 보러 일부러 엄마 학교에 왔더라고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복도에 게시되어 있는데도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고 땅만 보고 다니는 아이들도 많아요. ㅠㅠ
 

이번 어린이날은 여느 해만큼 왁자지껄 보낼 수가 없었다.

피지도 못한 꽃 같은 아이들이 차가운 바다 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는데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아이들만, 우리 가족만 즐겁게 지낸다는 게 정말 미안했다.

파주 어린이책잔치도 모두 취소되었기에 이번 어린이날은 조용히 집에서 보냈다.

 

주인공 노마가 살았던 시대는 해방 이후 격변의 시대이다.

815해방은 맞이하였지만

자력에 의해 얻은 해방이 아니었기에

그 때 우리 민족은 중심을 잃고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었다.

그 혼란의 시절에 일제 시대 반민족 행위를 하였던

이른바 친일파를 처단하자는 움직임이 생겨나는데

이 책은 바로 그 반민특위를 다루고 있다.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야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아마 김남중 작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고

비록 반민특위가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아이들이 이 사실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야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과연 친일파를 용서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인지

아니면 프랑스나 유럽의 다른 나라들처럼 친독 행위를 한 자들을 처단하는 게 옳은지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스스로 묻고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을 보는 내내 세월호 소식에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노마가 살았던 1948년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사회라는 생각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IT강국일지는 몰라도 재난 구조에서는 거의 후진국 수준이었고

하나하나 밝혀지는 사실은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 과연 맞나 하는 질문을 던지게끔 하였다.

어쩜 이렇게 밑바닥까지 썩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숨만 푹푹 나왔다.

과연 지금 이 사회에 정의가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이 뇌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왜 우리나라는 이럴까!

 

난 그 이유가 바로 친일파를 제대로 심판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948년,그 때 반민특위가 친일파를 처단하려는 시점에서 또 한 번 역습을 당하면서

정의가 승리하는 사회와는 멀어졌다.

그 후 살아남은 친일파들이 나라 곳곳의 요직을 차지하고, 현재까지 떵떵거리고 대대손손 잘 사는 것을 보면서

우리 나라 국민들 마음 속에는 어쩌면 패배의식이 자리잡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독립 운동가의 자손들은 우리 나라에 들어와 살지도 못하는데

친일파 후손들은 대대손손 잘 사는 것을 뉴스를 통해 듣고 보지 않았던가!

이러니

정의롭고, 가치 있게 사는 삶보다

비굴하고, 비열하게 사는 것이 성공하는 길임을 친일파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학습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근대화 되면서부터는

무전유죄, 유전무죄까지 합세하고....

그러니 우리 나라 사람들 마음 속에 정의가 비집고 들어올 리가 없다.

그 썩은 사회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과연 새 나라를 세울 수 있을까!

 

역사에서 " 만약 이랬더라면"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만약 반민특위가 성공했더라면

그래서 우리도 프랑스처럼 친독파를 모두 처단하였다면

지금보다 좀더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세월호도 기억해야겠고, 반민특위도 기억해야겠다.

그래야 똑같은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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