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우리 집은 어린이날이면 꼭 이 곳에 갑니다.

바로 파주 어린이 책 잔치입니다.

좋은 책을 저렴하게 사고, 나들이도 하고, 넓은 곳에서 다양한 체험도 하고....

복잡한 놀이 동산은 원래부터 싫어하지만

아이들이 가자고 조르면 어쩔 수 없이 갈 수밖에 없을 거예요.

어린이날은 어린이가 왕이니까요.

하지만 수퍼남매는 고맙게도 우리 부부에게 효자들이에요.

사람에 치이고 몇 시간씩 기다려서 타는 놀이 동산보다 파주 책잔치에 가는 것에 동의를 해 주기 때문이죠.

파주 어린이 책 잔치는 워낙 파주 출판단지가 넓어서 그런지

사람도 그렇게 많게 느껴지지 않고,

부스마다 다양한 체험도 하고,

자연을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좋은 책을 저렴하게 많이 살 수 있어서 우리 가족에게는 최고의 나들이 장소입니다.

 

날씨만 좋으면

넓은 풀밭에 돗자리 깔고, 아이들과 맛있는 음식 먹고, 이런 저런 놀이도 할 수 있어서 가족 나들이로 딱이예요.

 

올해도 아이들과 어린이 책 잔치에 가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꼭 <푸른숲>출판사에 들러야 겠다고 마음 먹고 있어요.

매번 가야지 하면서 그냥 지나쳐 버렸어요. 아쉽게도.

올해는

평화그림책 전시회를 한다고 하여 기대가 많이 됩니다.

국내외 평화그림책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고 하는데

쉬는 날이 아니라 안타깝게 갈 수가 없네요. ㅋㅋㅋ

 

 

 

 

 

 

 

어린이날, 어디를 갈지 고민된다면 이 곳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다른 선물도 좋지만 아이들이 직접 고른 책을 선물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http://www.pajubf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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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예준맘 2014-04-16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아침독서 싸이트에서 행사안내를 보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번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2년전쯤이던가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간적이 있는데..
올해는 약간의 준비(?)를 해서 가야겠습니다.


수퍼남매맘 2014-04-16 18:38   좋아요 0 | URL
미리 무슨 체험을 할까 생각하고 가면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어요.

희망찬샘 2014-04-20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연휴가 길어 고민하고 있는데 그쪽으로도 한 번 생각해 보고 있어요.

수퍼남매맘 2014-04-20 08:45   좋아요 0 | URL
아하! 그러세요? 연휴가 무척 길~ 죠.
 
누가 바다를 훔쳐 갔지? 푸른숲 새싹 도서관 14
안드레아 라이트메이어 글.그림, 박성원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화면 가득 찬 빨간 머리 아이가 정말 인상적이다.

<빨간머리 앤>을 연상시킨다.

염색이 아닌 진짜 빨간 머리는 본 적이 없어서 가까이서 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빨간 머리를 설정한 것은 아마 "호기심"때문이 아닐까 싶다.

빨간 머리 앤이야말로 호기심 대장이었으니까 말이다.

그 다음 넓게 펼쳐진 해변가가 눈을 사로잡는다.

바다는 언제 보아도 시원하다는 느낌을 준다.

들어가는 것은 싫어하는데 보는 것은 참말로 좋다.

아이들은 바다만 있으면 하루 종일 놀 수 있을 만큼 바다는 자연 놀이터이다.

모든 자연이 그렇듯이 말이다.

 

해변에 나온 아이는 어리둥절하다.

어제 분명 바다에서 신 나게 놀았는데

오늘 해변에 와 보니 바다가 사라진 것이다.

누가 바다를 훔쳐 간 걸까?

아! 아이들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갯벌에서 처음 놀아본 아이는 이런 질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싶다.

어른 입장에서는 너무 당연한 것도

아이 입장에서는 이렇게 질문이 생길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을 할까?

아이들은 의외로 이런 것에 대답을 잘 못하곤 한다.

너무 정답만을 배워 온 탓이 크다.

가령 왜 바닷물이 짜지? 왜 그럴까? 라고 질문을 던지면

굉장히 당황스러워 하면서 시원스레 답을 하지 못 한다.

안다고 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닐 때가 참 많다.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이 아이처럼

처음부터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자기가 직접 답을 찾아나서서

해답을 얻는 경우에는 평생 지식이 될 수 있을 테지만

쉽게 얻은 해답은 금방 기억에서 잊혀진다.

 

아이는 빨간 머리(?)답게 고집스럽게 바다를 훔쳐간 그 장본인을 찾으러 저 멀리까지 가 본다.

걸어가면서 만나는 생물들마다 누가 바다를 훔쳐 간 건지 물어보지만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 한다.

그런데

등대를 지키는 할아버지가 그 대답을 알려준다.

과연 누가 바다를 훔쳐갔을까!

 

그림책은 공부는"내적 지적 호기심"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주고 있다.

우리 나라 아이들에게 과연 지적 호기심이 남아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아주 어릴 때부터 너무 과잉된 선행학습 때문에 지적 호기심이 고갈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길 수는 없다.

이 아이처럼 처음 대하는 것일 때 호기심이 발동한다.

스스로 공부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났을 때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나라 아이들은

스스로 호기심이 생기기도 전에 외부에서 지식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와서

마치 자신이 아는 것처럼 인식된다.

하지만 정작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면 답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스스로 깨달은 지식이 아니라 외부에서 얻은 단편적인 지식이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아이들이 외국 아이들에 비해 창의성과 토론 능력이 약하나 것도

이에 기반한 게 아닌가 싶다.

 

아이들에게 내적 지적 호기심을 돌려주자.

그럴려면 아이들을 자연에서 마음껏 놀게 해야 한다.

이 빨간 머리 아이처럼 말이다.

놀면서 아이는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될 것이며

스스로 그 답을 찾으러 모험을 떠날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깨달은 지식이야말로 산 지식이 아닐까 싶다.

이제 우리 아이들-나도 물론이고-은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

단순히 학생 때만 공부를 해서는 미래 사회에서 살 수 없다.

그렇기에 내적 지적 호기심이야말로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내 안에서 솟아나게 하는 것.

그것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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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활동> 교과서에 이 그림책이 아주 살짝 나와 있다.

맛보기만 나와 있어서 정말 아쉽다.

그림책을 보여 주고 읽어주는 게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데....

교과서에 나온 책들은 도서실에서 찾아오라는 미션을 주곤 한다.

고@@만 미션에 성공하여 찾아 왔다. 상표 하나를 줬다.

요즘 우리 반 아이들은 상표 모으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50개 다 모으면 선물을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선물은 비~~밀!!!

 

고@@이는 미션을 성공하고도 일찍 교실에 왔는데

도서실 간  다른 아이들은 시작종이 친 지 5분이 지났는데도 안 왔다.

" 얘들아, 이렇게 늦으면 도서실 못 보내준다. " 했더니

" 줄이 길어서 그랬어요." 행운권 응모하느라 아이들이 몰렸나 보다.

음~ 그럼 용서를 해 줘야겠군!

 

오랜만에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나와

아이들을 책자리로 불러 이 그림책을 읽어줬다.

아이들이

"와! 진짜 오랜만이다" 한다.

2주 정도 목이 아파 책 읽어주기를 쉬었다.

책 읽어주기 시간을 은근 기다렸나 보다. ㅋㅋㅋ

 

이 그림책은 이억배 작가가 한글을 모르고 초등학생이 된 본인의 아들을 위해 쓰고 그린 책이다.

아마 이 책에 등장하는 개구쟁이 두 남자 아이가 작가의 아들인 듯 싶다.

요즘에는 한글을 못 깨치고 입학을 하는 아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글을 모르고 입학을 하면 아이도 엄마도, 교사도 꽤 당황스럽고 부담이 된다.

아이들은 한글 때문에 본인 스스로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들은 다 한글을 줄줄 읽는데 왜 나만 못하지? 하며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

지금 우리 반 아이들도 몇 명이 한글이 능숙하지 못한데

이런 그림책을 통해서 한글을 줄줄 읽기를 바란다.

벌써 국어 교과서에서는 읽기가 나오기 때문에 여유 부릴 시간이 별로 없다.

 

그림책은 자음을 보여주고, 그 자음과 연관된 낱말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와 더불어 그림 속에도 그 자음이 들어간 그림이 그려져 있다.

마치 숨은그림 찾기를 하는 듯하다.

하나 예를 들자면 

<ㄱ>

기웃기웃, 고양이가 구멍 속에 들어갔는데?

 

글은 이렇게 써져 있고

두 쪽 가득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가방도 보이고, 거미도 보이고, 개미도 보이고, 구멍도 보인다.

그림을 보면서 낱말을 연상해 보는 식이다.

 

국어활동 시간에 서로 발표하겠다고 난리가 났다.

낱말에서 <ㄱ>찾기는 그런대로 쉬운데

다음 단계는

그림 속에서 <ㄱ>을 찾아보는 것이라서 전보다 조금 어렵다.

낱말에서 찾을 때보다 집중력과 관찰력이 필요하다.

확실히 낱말 찾기보다는 거수 하는 어린이 수가 줄어들었다.

관찰력이 유난히 좋은 아이 몇 명이 보인다.

나도 못 찾은 것들을 찾아내는 아이가 있다.

 

이런 활동을 하다보면 역시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 어휘력이 좋은 것은 확실하다.

남들 여러 번 발표할 동안 한 번도 손을 못 드는 아이가 내 눈에 들어온다.

몰라서 손을 못 드는 걸까! 귀찮아서 안 드는 걸까! 딴 생각을 하는 걸까!

 

다 읽어주고나니 한 번 더 읽어달라고 앵콜이 들어왔다.

아니 된다오.

 

같은 작가의 그림책을 찾아 읽어보면 좋겠다.

이억배 작가의 그림은 정겹고 따뜻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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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4-04-14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억배님 그림책 <손큰할머니~> <세상에서 제일~><솔이의~> <반쪽이> <비무장지대에 봄이오면> 5권이 있네요.

수퍼남매맘 2014-04-15 20:52   좋아요 0 | URL
저는 <차령이 뽀뽀>까지 있어요.
이것도 참 좋아요. 동시집이라서 색다릅니다.

순오기 2014-04-1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목이 풀리고 꾀꼬리 같은 소리를 되찾았다니 축하해요~^^
그래도 아직은 많이 쓰지 말고 아껴야 할 듯~
여기 담긴 책은 다 있네요.
한글 그림책도 여러가지라 글모르는 아이들이 보면 좋을 듯해요.

수퍼남매맘 2014-04-15 20:53   좋아요 0 | URL
딸 어릴 때 <기차 ㄱㄴㄷ> 수백번 읽어준 듯해요.
글자도 모르는데 외어서 읽을 정도로요.

예원&예준맘 2014-04-15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소리가 괜챦아지셔서 다행입니다.
책도 읽어 주실주실수 있어서 말이죠..ㅎㅎ

반쪽이라는 책은 집에 있는데...
다시한번 작가님의 이름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추천해주시는 책을 위주로...선생님의 블로거가 도움이 됩니다.

수퍼남매맘 2014-04-15 20:53   좋아요 0 | URL
주제별로 보는 것도 좋지만
전 작가별로 읽는 것이 더 편하더라구요.

담율맘 2014-04-15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예담이가 생각하는ㄱㄴㄷ책을 빌려왔던데!
본인 한번 읽고 같이 앉아서 보는데 여러가지 모양으로 자음을 나타낸거 보고
웃긴그림도 있고 신기한것도 있고 해서 예담과 같이 한참보고 깔깔거리며 웃었네요!

이제 제법 책을 자기한테 맞는 책을 빌려오는(?)것 같아요!
오늘은 5교시를 한다며 저 출근하는시간에 일어나더라구요!

엄마들 독서동아리책 "아낌없이주는나무"을 꺼내 보더니 "엄마 이거 재미있다" 하면서
" 행복했다"란말이 많이 나온다고 하면서 "나무는 참행복한가봐 "이러네요.ㅋ
분위기가 어색한지 미소를 날리며 잘다녀오라고 인사하네요^^

문득 습관은 정말 무서움을 느끼네요.!

그리고 목소리가 괜찮아지셨다니 저도 아주 좋습니다..
예담이가 어떤 책을 풀어 놓을지 아주아주 기대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수퍼남매맘 2014-04-15 21:01   좋아요 0 | URL
이보나 씨는 정말 창의성이 대단한 작가예요.
그림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이 분의 책을 자주 보여주면 창의성 개발에 도움이 될 거예요.

어머니들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보시는군요.
아이들이 제법 안목이 높아져서 도서실 가서 보물을 잘 찾아오더라구요.

예담이 어머니 응원에 늘 힘이 납니다.
 

우리 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계시다. 재작년부터이다.

나이는 90세시다.

얼마 전부터는 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아직 얼굴은 기억하고 계시지만

언젠가는 내 얼굴도 잊어버릴 수 있다.

아버지가 날 잊어버리기 전에 내가 아버지를 더 기억해야겠다.

 

차매란

대뇌 신경 세포손상 따위로 말미암아 지능, 의지, 기억 따위가 지속적본질적으로 상실되는 .

주로 노인에게 나타난다

이 말에 의하면 더 좋아질 리는 없을 듯하다.

 

지난 주 수요일 친정에 들러서 아버지에게 성경을 읽어드렸다.

아버지 좋아하시던 시편과 잠언 9편을 각각 읽어드렸다.

아버지는 이제 식기도할 때도 중언부언하시고, 횡설수설하신다.

그 좋아하던 기도도 자신이 없어서 하지 않으시려고 다른 사람한테 떠민다.

병원에서는 이 정도는 초기 증세라고 한다.

나이에 비하면 그런가 보다.

 

3주마다 엄마 약 갈아드리러(인슐린) 친정에 가는데 그때마다 그림책을 읽어드려야겠다.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을까 차 타고 오면서 후회를 하였다.

일 년 동안 쭈욱 그랬다면 딸의 이름을 기억 못하진 않았을까!

하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그림책을 몇 권 갔다 놓고 도우미 오실 때마다 읽어주라고 해야겠다.

(큰언니가 도우미 신청을 해서 됐다. 수요일마다 2시간 봉사를 온단다.)

나도 갈 때마다 읽어드리고.

전에 최은의 선생님이 병환 중인 친정 어머니께 그림책을 읽어드린다고 하셨늗데

나는 왜 그 말을 듣고나서 당장 실천하지 못했을까!

 

내가 기억하는 우리 아버지는 소처럼 부지런하고, 자상하시고, 정의롭고, 명석한 분이시다.

난 엄마보다 아버지를 더 닮았다. 외모도 성격도 아버지를 더 닮았다.

아버지는 교회 장로일을 하시면서도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셨다.

비리 저지른 목사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그게 장로가 해야 할 일이라며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으셨다.

집에 도둑이 들면 위험을 무릅쓰고 도둑을 쫒아가는 분이셨다.

세 딸 키우면서 단 한 번도 매를 드신 적이 없으시다.

내가 딱 한 번 맞을 뻔했는데

작은 언니한테 대들다가 아버지한테 빗자루로 맞을 뻔하였다.

얼른 잘못 했다고 하여 맞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늘 열심히 일하시는 분이었다.

누가 보지 않더라도 자신의 일을 정말 성실히 묵묵히 하시는 분이었다.

딸들이 다 출가하고

부모님 두 분이 살 때는

단 한 번도 허리 아픈 엄마한테 설거지를 맡기지 않은 분이셨다.

내가 결혼하고 우리 집에 오실 때도 늘 빗자루를 들고 다니시며 여기저기를 쓸고 닦아주던 분이셨다.

그런 아버지가 이제 설거지하는 방법을 잊어버리셨다.

면도하는 것도 잊어버리셨다.

손톱도 혼자 못 깎아 내가 깎아드렸다.

아기처럼 엄마가 안 계시면 불안해 하신다.

 

아버지가 치매를 앓게 된 데는 스트레스가 주 원인이다.

워낙 꼼꼼하고 완벽주의라서 남에게서 요만한 쓴 소리를 들으시면 그걸 속에 꼭꼭 담으시는 분이다.

아파트 노인당 회장을 하시면서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다.

가족은 아버지의 그런 셩격을 알길래 하지 마시라고 말렸지만

아버지의 책임감을 누가 당하랴!

몇 년 동안 그 일을 하시더니 결국 온갖 스트레스를 다 받아 이렇게 되신 게 아닌가 싶다.

 

옆에서 간호하시는 엄마가 더 걱정이다.

아버지는 기억을 잊어가는 것이지만

엄마는 옆에서 그런 아버지를 늘 보면서 또 스트레스를 받으니 말이다.

엄마도 당뇨환자라서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되는데....

엄마는 성격이 붙 같아서 참지를 못한다.

딸들이 갈 때마다 하소연하는 걸로 마음을 푸신다.

두 분이 하루종일 아무 말 안 하고 있을 때도 많다고 한다.

엄마가 자꾸 이야기를 시켜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화가 나서 아버지랑 싸우게 된단다.

자꾸 예전의 아버지와 비교가 되어 그렇겠지.

 

어제는 큰언니내외, 작은언니가 부모님을 모시고 외할머니 산소에 다녀오는 길에 우리 집에 들렀다.

부모님이 전부터 이사 온 집 구경오고 싶어하셨는데 이제야 오시게 되었다.

그림책 챙겨 보낸다는 걸 또 깜빡했다.

 

아버지의 병이 아주 서서히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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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4-1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눈물 나요. 치매를 앓고 계시는군요.
그림책 읽어드리면 좋구나. 기억해야 겠어요.
전 시부모님네랑 3분 거리에 살지만 고 3 부모라는 핑계로 가지도 못하네요. ㅜㅜㅜ

수퍼남매맘 2014-04-14 17:34   좋아요 0 | URL
지속적이고 본질적으로 일어난다고 하니 마음을 비우고
아버지의 병이 서서히 진행되기만을 기도합니다.
가장 큰 효도가 얼굴 자주 보여드리는 건데 저도 게을러서 못하고 있네요.

꿈꾸는섬 2014-04-14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부모님께 그림책을 읽어드리는 것 좋겠어요.
치매 앓고 계시니 가족분들 마음이 많이 안좋겠어요.ㅜㅜ
저희 돌아가신 할머니도 돌아가시기 전까지 서서히 진행되어 친정엄마를 많이 힘들게 하셨었거든요.ㅜㅜ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ㅜㅜ

수퍼남매맘 2014-04-15 20:56   좋아요 0 | URL
엄마가 제일 속 상하고 힘드시죠. 아기 같이 되어가는 아버지를 바라봐야 하시니까요.
치매 앓는 본인은 기억을 잃어갈 뿐 힘든 것을 못 느낀대요.
옆에서 간호하는 가족이 가장 힘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순오기 2014-04-14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네요~ ㅠ
자주 얼굴을 뵈어 드리면 더 낫겠지요.
경로당 어르신들께 재작년부터 그림책 읽어드리고 이런저런 활동을 했는데 많이들 좋아하셨어요.
재밌고 밝은 이야기책을 읽어드리면 좋겠네요.

수퍼남매맘 2014-04-15 20: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재밌고 밝은 책을 가져가서 읽어드려야겠어요.
옛이야기가 최고인 듯 싶어요.

모두들 위로의 말씀 고맙습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훌훌 털어버리는 게 최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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