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경력 20년 동안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전출을 간 경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모두 일곱 명의 아이들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한 두 달을 함께하다 간 아이도 있고

겨울 방학 전에 떠난 아이도 있다.

모두들 잘 지내고 있겠지?

 

4일간의 달콤한 설 연휴를 끝내고 학교로 돌아왔더니

기쁜 소식이 하나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전입생이 한 명 온 것이다.

물론 학년말에 전입, 전출은 담임으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기는 하나 (성적 처리와 분반 때문에)

짝이 없어 허전한 아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은 없을 듯하다.

하여튼 재적이 짝수로 떨어져야 활동할 때 편하다.

 

강원도 원주, 아주 먼 곳에서 온 아이인데

첫날부터 아주 또릿하게 공부를 잘했다.

오자마자 모둠친구들과 인형극도 잘하고,

급식도 잘 먹고(원주에서는 식당 가서 먹었단다.)

혼자서 집도 잘 찾아가고 말이다.

원주는 진도가 다 나가서 교과서를 이사오면서 몽땅 버리고 왔단다. 헐~~

필요할 때마다 내 교과서를 빌려주곤 하였다.

우리도 이제 배울 것이 얼마 안 남아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서 현 재적수는 20명이다. 거의 선진국 수준이다.

숫자로는 그런데 별 체감을 못 한다.

왕꾸러기 한 명이 교실에 있으면 재적수가 적더라도 못 느끼게 된다.

짱구 같은 아이가 교실에 한 명 있으면

아무리 수가 줄더라도 교사가 느끼는 피로도는 줄어들지 않는 법이다.

 

그나저나 독감이 유행이라서

오늘도 결석을 두 명이나 했다.

빨리 종업식을 하고 학교를 안 와야 확산을 막을 텐데....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예방접종을 안 한 아이들이 꽤 많았다.

보건 샘 말씀이

지금이라도 예방접종 하는 게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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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2-03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수가 적은데도 체감이 안된다니 짱구나 왕꾸러기의 활동이 상상됩니다~ ^^

수퍼남매맘 2014-02-04 07:45   좋아요 0 | URL
저도 참 신기하더라구요. 20명은 정말 환상적인 숫자인데 체감을 못하니 말이죠. ㅠㅠ
통지표 쓸 때는 숫자가 적어 좋았어요.

마노아 2014-02-0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아홉과 스물은 느낌으로도 확 다르네요. 역시 짝수가 좋아요.^^
제 둘째 조카가 비형 독감에 걸렸어요. 요번에 독감이 무섭네요.
아이에게서 할아버지 기침 소리가 나요. 오늘도 많이 춥네요.
겨울왕국의 인기에 힘입어 세찬 겨울 바람이 오나봐요.^^;;;

수퍼남매맘 2014-02-05 13:01   좋아요 0 | URL
요즘 독감이 유행이라서 아이들이 한둘씩 돌아가면서 결석을 하네요.
조카도 빨리 나아야 할 텐데....
마노아 님도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가족은 위험해요.
오늘 교실에서 <겨울왕국>주제가 틀어주니 아이들이 진짜 좋아하네요.

희망찬샘 2014-02-0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 모르는 겨울왕국! ㅜㅜ
저희 반도 독감으로 결석했는데...
더 번지지 않아야 할텐데, 아이들이 고생이네요.

수퍼남매맘 2014-02-08 11:02   좋아요 0 | URL
<겨울 왕국>모르면 요즘은 간첩 수준(?) 이에요. ㅎㅎㅎ
희망이와 찬이 꼭 보여주세요. 두 아이는 아주 좋아할 거예요.
아이들도 많이들 봤던데.....
독감은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번졌다고 하네요.

희망찬샘 2014-02-09 22:01   좋아요 0 | URL
희망이와 찬이는 봤어요. ㅎㅎ~
 

알라딘 서평책으로 받은 두  권이다. 마지막까지 요리책이 왔다. 13기 마지막 서평 도서이다.

우리 땅 기차 여행은 내가 좋아하는 그림 작가인 한태희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셨다.

한태희 작가님을 만나본 적이 있다. 참고로 남자분이시다. 아주 곱상(?)하시고 야리야리하시다.

우리 아들이 7세 때 웅진 주니어 독후화 대회에서 수상을 하였는데

그 때 아들에게 상패를 전달하여 주셨다.

한 번 만나본 작가님들은 새 책이 나오면 더 애정이 가는 게 인지상정인 듯하다.

작업이 장난이 아니었을 듯하다. 팔도를 모두 스케치하고, 채색하였으니 말이다.

책 크기도 엄청 크다.

 

 

 

 

 

 

 

 

 

 

 

 

 

지난 번 독서 연수 때 강승숙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그림책 이론서와 알라디너 순오기 님이 저자로 나온 책을 주문했다.

두 권 모두 아이들에게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줘야 하는지 많은 도움을 받을 듯하다.

4년 동안 내 방식대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긴 하였지만

좀 더 이론적인 근거들을 알고 싶어서 골랐다.

특히 <어린이와 그림책>은 도서관에서 몇 꼭지 읽어봤는데

이번 독서 연수 때 들었던 내용이 그대로 나와 있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이 책이 쓰여진 지 꽤 오래 전인데 그 때 이런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저자는 확실히 난 사람이다.

 

새해에는

우리 아이에게

우리 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줘야겠다고 작심한 분들은 이 책을 강추한다.

쉽게 읽혀지지만 내용은 정말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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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2-03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마지막까지 요리책이라니~ ㅠ
<어린이와 그림책>은 그림책 공부하는 이들에겐 필독의 교재랍니다.^^

수퍼남매맘 2014-02-03 21:34   좋아요 0 | URL
필독서를 이제야 보다니...
너무 늦은 때란 없는 법이란 걸 믿어야죠. ㅋㅋㅋ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하트우드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 비룡소 / 200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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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몇 번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베스트셀러에 당당히 등극한 이 책은

보면 볼수록  드라마와 비슷한 점이 많다.

드라마 작가는 누구도 이 책의 가치를 잘 모르던 시절에 이 책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었나 보다.

이 책을 등장시킨 걸 보니 말이다.

난 이 책이 우리집 책장에 꽂혀 있는 줄도 몰랐다.

요즘에는 이 책이 등장하지 않지만

초반에는 주인공이 책을 읽는 장면이 몇 번 나와서

나처럼 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저 책이 무슨 책일까 심히 궁금했을 것이다.

아무튼 책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서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책에 나오는 토끼 인형 에드워드는 사랑을 받을 줄만 알았지 할 줄은 몰랐다.

이 토끼 캐릭터가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기로 작정한 도민준 씨와 상당히 비슷하다.

게다가 에드워드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그때마다 다른 이름을 갖게 되는 것도

드라마 속의 도민준 씨가 매번 사망 신고를 하여 새 이름으로 태어나는 것과 흡사하다.

책을 읽는 내내 드라마와 비교하면서 읽으니 더 재미있었다.

 

자신을 끔직히 사랑해주던 애빌린 곁에 있을 때는 그녀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쥐뿔만큼도 몰랐던 에드워드는

유람선 여행을 떠났다가 바다에 빠지면서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된다.

그 시련 덕분에 무감정이었던 에드워드는

자신을 거쳐간 여러 사람들을 통해 하나하나 소중한 감정들을 배워나간다.

그 감정들 중에는 기쁨과 행복만 들어 있는 게 아니라 희노애락이 다 들어 있다.

                                    

                              애빌린의 집에 있는 에드워드                            바다에 빠진 에드워드

 

 

에드워드를 맡았던 주인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새 주인은 단언컨대

가난한 오누이 브라이스와 사라이다.

애빌린만큼이나 끔찍하게 에드워드를 사랑했던 사라 루스가

그 가녀린 몸으로 마지막 숨을 가쁘게 몰아 쉴 때는 정말 가슴이 먹먹하였다.

아무 잘못도 없고 착하디 착한 사라 루스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야 하는지.....

에드워드는 사라 루스를 통해 사랑도 배우지만 슬픔도 배우게 된다.

여동생이 그토록 사랑했던 쟁글스(에드워드의 새 이름)를 되살리기 위해

쟁글스를 인형 가게 주인에게 양도하는 브라이스의 그 절절한 사연을 읽을 때도 어깨가 들먹여졌다.

브라이스의 사랑은 내가 소유하는 것만이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보여주는 예였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면 때가 되면 자녀를 과감히 보내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했다.

에드워드는 이집트 애빌린의 집에서 가장 멋진 옷으로 치장하고 호사를 누릴 때는 몰랐던 그런 소중한 감정들을

여기저기를 헤매며 만나게 된 가난하고, 헐벗고, 연약한 자들의 사랑을 통해 배우게 된다.

드라마 때문에 이 책을 보게 되었지만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이 책은 정말 충분히 감동을 주고 깊은 울림을 주는 멋진 책이었다.

 

누구에게나 에드워드 같은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가장 사랑하고 아껴 주는 사람은 어쩐지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고, 그 소중한 존재 가치들을 잊어버리고 살 때가 많다.

에드워드가 애빌린의 사랑을 안중에 없어 했듯이 말이다.

하지만 에드워드가 애빌린에게서 멀어져 혹독한 세상살이를 통해

애빌린의 사랑을 되씹어 보고 그 고귀한 가치를 느끼게 되는 것처럼

우리 또한 그런 어리석음을 자주 범하곤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야 부모님의 사랑을 뒤늦게 깨닫게 되고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져봐야 내가 얼마나 상대방을 사랑했는지 깨닫게 된다.

" 있을 때 잘해!" 라는 것을 알면서도 살면서 너무 자주 잊어버리곤 한다.

이 책은 에드워드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고 나에게 경고해 준다.

헤어지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내 주변에 나를 사랑하는 이들을 아낌없이 사랑하라고 말이다.

부모님, 남편, 수퍼남매, 친구들, 선후배들, 학생들...

그들이 나를 사랑하고, 내가 그들을 사랑하는 것을 매순간 소중히 여기라고 말이다.

 

또 하나 이 책을 칭찬하고 싶은 점이 있다.

에드워드를 돌봐주고 그에게 소중한 감정들을 일깨워 준 사람들이

하나같이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에드워드가 애빌린의 집처럼 윤택한 가정들을 전전하였다면 감동이 절감되었을 테다.

하지만 하나같이 가난한 자들이 에드워드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준다.

그들의 사랑을 통해 에드워드는 인생을 배우게 된다.

독자는 에드워드의 여행을 통해 세상의 약자들이 사는 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몸은 가난하지만 마음만큼은 부자인 그들의 세상 사는 법을 보게 된다.

부잣집에서 호의호식했지만 감사할 줄도 사랑할 줄도 몰랐던 에드워드와

가난하고 시한부 인생을 살지만 죽는 순간까지 에드워드를 아낌없이 사랑했던 사라 루스

둘 중에 누가 더 행복할까?

떠돌이 에드워드를 돌봐줬던 이들은 세상적으로 볼 때는 가난하였지만

그들이야말로 사랑을 줄 줄 아는 진정한 부자들이라고 생각한다.

 에드워드를 돌봐줬던 가난한 이웃들

 

어제가 설날이었다.

친척들과 지인들에게 "대박 나세요. 부자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주고 받는 걸 보게 된다.

어떤 복을 바라는 것일까!

진정한 복이란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더 풍성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가 우산에 톡톡탁탁 부딪히는 소리

커피 한 잔의 그윽한 향기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왁자지껄 신 나는 윷놀이 한 판

작년보다 훌쩍 자란 자녀들의 세배

울림을 주는 그림책 한 권

 

이 모든 것들을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진정 복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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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2-02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베스트셀러 1위인 이유가 있었군요. 별그대를 가끔 보는지라....ㅎㅎ
설 명절엔 맛있는 커피를 한잔도 마시지 못했어요.
입에 딱 맞는 커피 마실때 '아 행복해!'하는 소리가 절로 나와요^^

수퍼남매맘 2014-02-02 11:55   좋아요 0 | URL
별그대 자주 안 보시는군요. 요즘 이 드라마 보는 것도 하나의 행복이에요. ㅎㅎㅎ
에궁! 세실 님은 원두 커피 좋아하는데 노란 커피를 주로 드셨나 보군요.

순오기 2014-02-03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그대는 재방재재방 하는 거로 띄엄띄엄 봤지만 거의 다 연결이 됐어요.
이 책이 궁금하네요~ ^^

수퍼남매맘 2014-02-03 21:33   좋아요 0 | URL
책 아주 좋습니다. 내용도 진지하고, 사진이 잘 안나와서 좀 그런데 그림도 참 멋스럽습니다.
작가가 뉴베리상 수상작가라서 믿을만합니다.
 

어릴 때 고양이를 기를 때와는 달리 고양이의 많은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엄마가 되고나서 고양이를 기르니 엄마의 마음으로 양이를 보게 되어 그런 듯합니다.

늦둥이 키우는 기분이랄까요!

온이 때문에 많이 웃어요.

물론 새벽에 밥 먹으러 나가겠다고 양양 거릴 때는 정말 귀찮기도 하지만.

 

지난 가을 무렵, 온이가 우리 가족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어요.

검정 비닐 봉지 안에 들어가서 재부랑거리다가 사진이 찍혔는데

진짜 웃겨요.

우리 가족은 그 사진 제목을 <쇼생크 탈출>이라고 정했어요.

이 사진 볼 때마다 팡 터진답니다. 그렇지 않나요?

 

온이는 택배 상자 특히 알라딘 상자를 참 좋아해요.

그 속에 쏙 들어가 있으면 마음이 편한가 봐요.

사진 제목을 <온이는 상자 매니아>로 정해 봤어요.

 

온이의 중성화 수술 비포 앤 애프터 사진이에요.

수술 하고나서 회복 단계일 때는 차마 사진을 찍지 못 했어요. 마음이 아파서요.

깔때기 다 풀고 온이가 예전처럼 장난을 할 때 잠깐 깔때기를 씌워서 사진을 찍었어요.

수퍼남매도 깔때기를 한 번씩 쓰고 목도리 도마뱀 흉내를 내는데 진짜 웃겼답니다.

나는 그걸 쓸 엄두가 안 나는데 아이들은 정말 기발해요.

깔때기는 기념으로 잘 간수해야겠어요.

온이가 깔때기만 보면 잽싸게 도망을 가서 사진 찍느라 좀 힘들었어요.

 

설 명절 준비하느라 힘드실 텐데 이 사진 보고 잠깐이라도 웃으시라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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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01-30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많이 컸겠지 했는데, 알라딘 상자안에 들어간 사진을 보고선 아직 작구나, 했어요. ^^

수퍼남매맘 2014-01-31 12:03   좋아요 0 | URL
태어난지 일 년이 안 되어 아직 성묘는 아니고,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기 정도 될 듯해요.

희망찬샘 2014-02-08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 봉지 사진 대박이네요.

수퍼남매맘 2014-02-08 11:02   좋아요 0 | URL
진짜 웃기죠? 기분 꿀꿀할 때 보면 나아져요.
 

내일부터 행복한(?) 설날 연휴가 시작된다.

코앞이 설날이므로 관련 그림책을 읽어줬다.

푸른숲주니어에서 나온  <우리우리 설날은>이란 그림책이다.

그림책 읽어주기 앞서 " 까치까치 설날은 ~~"노래를 한 번 불러보라고 하자

모르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예전에는 거의 모든 아이들이 다 알았는데. 그것도 2절까지 말이다.

가끔은 요즘 아이들이 당연히 알아야 할 것들을 모른다는 생각에 씁쓸하다.

 

이 그림책은 민이네 가족이 설을 쇠기 위해 할아버지댁으로 가는 이야기부터 시작되어

할머니께서 바리바리 싸 준 음식들을 차에 싣고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까지 전개된다.

예쁜 그림책 속에는 설날 장보기,  차례상 차리기, 설빔 입기, 설날 음식, 설날 놀이 등이

모두 나와 있다.

듣는 내내 자신들이 지냈던 설날 모습을 떠올리며 비교해서 보니 더 재미있다.

 

그림책에서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밤을 치시고,

할머니와 엄마는 전과 나물을 무치는 그림이 나오는데 이 장면에서 잠깐

" 너희들 가정에서는 민이네처럼 할아버지와 아빠가  일을 도와주시니 아님

 텔레비젼만 보시니?"

라고 묻자 아이들은 할말이 많다는듯이 이러쿵저러쿵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자란다.

남자 어른들이 일을 전혀 안 하고 빈둥빈둥 리모컨 운동만 하면 자신들이 커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예전보다는 많은 가정에서 남자들도 명절을 지낼 때 거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명절은 여자들에게 집중적인 노동력을 바쳐야 하는 날임에 이의를 달지는 못할 것이다.

 

전에 강신주 교수의 <감정수업>강의를 들으니

사랑이란 결국 아끼는 것이라고 하였다.

아끼는 사람이 죽어라 일을 하는데 옆에서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닐런지.....

아까도 잠깐 농협 하나로 마트에 가니 많은 여자들이 설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장을 보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장보기에서부터, 음식 만들기, 설거지까지 그 많은 것들을 여자에게만 맡기지 말고 남자들도 협력하면 오죽 좋을까!

그림책에서는 지혜로운 할아버지의 제안으로 윷놀이에서 진 팀이 설거지를 하기로 하는데

남자팀(할아버지, 아빠, 민후)이 놀이에서 지는 바람에 설거지를 하게 된다.

이 그림책은 남자들도 명절 때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마음에 든다.

현실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자라난 어린이들이 나중에 커서도 동등하게 일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명절이 지나면 매번 뉴스에서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이혼율이 증가하고, 명절날 가족에게 불미스런 일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 내지 친척들.

서로서로가 조금 더 배려하고, 아끼고, 이해하면

어느 한 쪽만 일방적으로 일 하느라 지쳐 행복하지 않은 명절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만두도 빚고, 윷놀이도 하고,

가족의 정을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반 꼬맹이들은 세뱃돈 받으면 홀라당 장난감 사지 말고, 좋은 책 한 권 사서 읽으면 좋겠다.

 

더불어 아래 그림책도 함께 보면 참 좋다. 그림만 보고 있어도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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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4-01-29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남매맘님, 가족과 함께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수퍼남매맘 2014-01-30 12:53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 님도요.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