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독서 연수에서 류재수 작가님 강의가 있었다. 역시 화가의 풍모에 화가의 포스가 느껴졌다.

주변인들이 교사가(특히 아내분도 교사란다.) 많기도 하지만 학교가 희망이고

교사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교사모임이라면 어디든지 달려 가신다고 하셨다.

 <백두산 이야기><노란 우산>을 쓰신 분이다.
아침에 바삐 나오느라 사인 받을 책을 챙기지 못해 아쉽다.
작가님은 요즘 작품활동 대신 북녘 어린이 돕기에 주력하시나보다.

책 이야기보다는 북녘 어린이들의 실상을 많이 이야기해 주셨다.

어디서 들을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라 모두 초집중하여 들었다.
백두산 이야기에서 작가님의 통일에 대한 염원이 조금 느껴졌는데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시는 줄은 강의를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아마도 다음 작품은 " 통일"을 주제로 한 그림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작년에 나온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광주 민주 항쟁을 다룬 그림책 <오늘은 5월 18일>이

류 작가님의 후학이란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그림책을 아주 높이 평가하였다.

이데올로기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가슴 아픈 역사를 재조명하고,

아직도 진행 중인 그들의 아픔을 들여다 보게 하는 따뜻한 그림책이라고 하셨다.

수강자들에게 자신의 책은 안 사도 좋지만

이 그림책만큼은 꼭 사셔서 책꽂이에 꽂아놓고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당부하셨다.

혹자는

이런 가슴 아픈 역사까지 굳이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해?

때가 되면 스스로 알게 되겠지?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작가님은 아이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런 역사를 이해한다고 하셨다.

나도 그 말에 동감한다.

이런 그림책이야말로 아이들이 우리의 부끄럽고 가슴 아픈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숨기고, 축소하고, 나중으로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 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작가님의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권정생 작가님도 북녘 어린이들을 늘 불쌍히 여기시고 돌아가실 때  통장에 있던 10억 원을

북녘 어린이,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쓰라고 전액 기부하셨다고 들었다.

이제 그 일을 류 작가님이 대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작가님은 겸손하게도 자신은 그저 대학생 때 자신의 친한 친구를 따라 하다가 지금에 이르렀을 뿐이라고 하셨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하다.

 

류 작가님이 북녘 어린이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친구를 통해서였듯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한 권의 책을 통해서일 수도 있고, 한 명의 친구를 통해서일 수도 있다.

이걸 돈오점수 (문득 깨달음에 이르는 경지에 이르기까지에는 반드시 점진적 수행 단계가 따름을 이르는 말)라 할 수 있겠지.

독서연수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바로 " 책 읽어주기의 힘"이다.

내가 몇 년 전 도서관담당자 연수를 통해 돈오점수 하였듯이

모든 부모들의, 모든 교사들의 돈오점수가 오길 바란다.

그러면 우리 아이들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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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4-01-24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시는군요.
그 분들을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으니 참 좋지요.
저는 그 분들이 쓰신 글로나마 한 손을 살짝 얹어 함께 가 보렵니다.

수퍼남매맘 2014-01-24 18:48   좋아요 0 | URL
책읽는사회재단 강사진이 참 좋아요.
책사세와 함께 하는 분들은 누구를 만나더라도 울림을 주시더라고요.
책을 통해서 만나도 좋은데 실제로 보고 육성을 들으니 더 좋네요.
류재수 님은 교사가 부르면 어디든지 가신다 하셨어요.

순오기 2014-01-27 0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5월 18일에 재능나눔 하면서 5월 관련도서 전시와 주먹밥 체험부스를 운영 했는데
그때 '오늘은 5월 18일'도 전시해서 많은 이들이 보고 갔어요.
올해도 5월에 같은 일을 하게 될 듯...

수퍼남매맘 2014-01-27 18:26   좋아요 0 | URL
이런 좋은 책을 널리 알리는 게 저희들 몫인 듯해요.
저도 매년 그 날이 되면 이 그림책 아이들에게 읽어주려구요.
아! 그리고 따끈따끈한 소식 하나
이 책의 작가가 신간 작업을 하고 계시는데 장기려 박사 이야기래요.
장기려 박사님이 이산가족이셨다고 하는데 그 부분을 다룬다고 해요.
 

대학 때 지금처럼 스스로 찾아서 공부했더라면 장학금 받으며 다녔겠다 싶다.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공부를 해야 잘한다.
열시부터 오후 다섯시까지 독서 연수 듣고 일곱시부터 아홉시까지 강신주 박사 강의를 들었으니
참 공부 많이 했다. 쓰담쓰담
삼회째 정독도서관 시청각실에 강의 들으러 갔는데 오늘이 최고로 수강자가 많았다. 자리가 꽉 차고 보조석까지 빼곡히 앉았다.
청년들이 참 많았다.
강신주 박사의 인기를 실감했다. 거의 연예인급?
오늘 아니 어제 강신주 박사의 감정수업이 논쟁에 휩싸였다고 하는데 안 읽어봐서 무슨 글때문에 난리가 났는지 
잘 모르겠다.
박사도 페이스북이 난리가 났다는 말만 잠깐 하고 지나가서 쟁점을 모르겠다. 그건 아직 팩트를 모르니 패스
일단 
강의를 들은 느낌은 
말 잘하고, 강의도 잘하고, 유머도 있고, 질문에 아주 성의껏 답변해 주셨다.
아주 명확했다.
이번에는 어두운 감정 쪽을 이야기했는데 미움과 복수심이 주였다.
인용한 책은 < 피아노 치는 여자> 이다.
영화로도 나왔다니 한 번 보고 싶다.
소설도 궁금하다. 남편에게 이 말을 해 주니 자신도 아주 기억에 남는 작픔이란다. 혹시 집에 책 있나 찾아봐야지.
인용한 부분을 조금 낭독했는데 좀 극단적인 부분이 있지만 미움이란 감정을 극대화한 듯하다. (책내용이 19 금 수준)
이어 질의 응답 시간에도 19 금 질문과 답변이 오고가서 아주 흥미로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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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4-01-2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잘 다녀오셨어요? 강신주 박사님의 인기는 연예인급 ㅎㅎ
좋은 시간 보내셨겠어요.^^

수퍼남매맘 2014-01-23 00:20   좋아요 0 | URL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숨 쉬기 곤란할 정도(?)였어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희망찬샘 2014-01-2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럽군요. 책이라도 얼른 사서 읽어보고 싶은 맘인데, 요즘 책읽기 진도가 정말 안 나가네요.

수퍼남매맘 2014-01-23 21:06   좋아요 0 | URL
저도 사놓고 읽지 못하고 있어요. 연수 다니느라 좀 바빠요.
갑자기 공부를 하다보니 머리가 과포화 상태가 되어서요.ㅋㅋㅋ
 

지난 여름에 이어 이번 겨울에도 독서 교육 연수 심화 과정을 신청하여 오늘부터 5일 간 30시간 연수를 받게 되었다.

우리 학교 선생님이 무려 5분이나 신청하여

공부도 하고, 수다도 떨고, 맛있는 점심-대학로라서- 도 먹는 일석3조의 연수가 될 듯하다.

지난 여름 연수가 정말 좋아, 다시 신청한 사람이 나 포함 3명이다.

 

오늘 연수 첫째날인데 마침 새벽부터 눈이 와서 지각을 하였다. 마을 버스를 20분 정도 기다렸다.

강의는 정각에 이미 시작되었는데 강사가 바로 강승숙 선생님이셨다.

이 분을 보게 되다니......

선생님은 아주 오래 전 어떻게 남들이 독서 교육의 "독" 자도 모르던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생각을 하셨던 걸까!

지금도 교실에서 책 읽어주는 선생님이 흔치 않지만 그 때는 더욱 더 그런 선생님을 만나기가 힘들었을 게다.

하물며 책 읽어주는 부모를 만나기도 힘들었을 시절이고

더구나 그림책이 귀하던 때였을텐데 어떻게 책 읽어줄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건 본인의 어머니가 들려주시던 귀신 이야기 때문이었단다.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매일 밤 옛이야기와 귀신 이야기를 듣고 자란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메모하고 외어서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러다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첫 그림책이 바로 <100만 번 산 고양이>란다.

아동 문학을 공부하던 중에 어떤 책에서 <100만 번 산 고양이>에 대한 소개가 나오고 우리나라에 출간되었다는 말을 본 것이다. 그 후 6개월 동안 이 책을 찾아 다녔단다.

타는 목마름과 기다림 덕분에 이 책은 선생님에게 더 큰 감동을 주었고,

그걸 계기로 그림책 읽어주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요즘은 꼴라쥬 기법을 이용한 책들을 주로 읽어주고 있는데 선생님이 소개해주는 그림책을 보니

아직 난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그림책들이 꽤 있어서 말이다.  그래도 전보다 반타작은 한다.

(강사님들이 소개하는 그림책 절반은 알고 있다는 것이지.)

강의 도중에 " 나 "라는 4쪽 그림책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 학년 초에 자기 소개할 때 써 먹으며 좋겠다 싶다.

보통은 그냥 채색만 하는데 이렇게 갖고 있는 물건들을 써서 꼴라쥬 기법으로 표현하니 훨씬 근사해 보였다.

선생님은 수강자들에게

" 사랑 받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매일 책을 읽어 주세요" 라고 당부하셨다.

당신이 책을 읽어주면서 스스로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말씀해 주셨다.

강의를 듣는 내 안에도 그런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문제 행동에 접근해 가는 방법도 달라질 것임을 본인의 경험을 예로 들어 말씀해 주셨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교사를 넘어서 이제는 "아이들에게 사랑 받는 교사가 되라"는 문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오늘 또 강 선생님께 이 말을 들으니 마음에 와 박힌다.

2014년에는 " 아이들에게 사랑 받는 엄마, 남편에게 사랑 받는 아내, 학생들에게 사랑 받는 교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사랑 받는 교사가 되기 위해 쉽고, 간단하고 그렇지만 아주 효과가 좋은 방법으로

그림책 읽어주기를 제안하셨다.

매일 10분씩 시간을 내어 그림책을 읽어준다면 분명 아이들에게 사랑 받는 교사가 될 것이라는 격려의 말씀도 해 주셨다.

 

 

 

 

 

 

 

 

이건 선생님이 쓰신 책들이고,

아래는 선생님이 강의 중에 인용하신 그림책들이다.

<100만 번 산 고양이>를 뺀 나머지 그림책들은 꼴라쥬 기법을 표현한 그림책이라고 하니

도서실에서 한 번 찾아봐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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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4-01-2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교육을 받으시네요, 저도 잘 알아보고 이런 교육이 있으면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올해는 열심히 책읽기 아이 마음읽어주기를 배워야 할것 같아요,

수퍼남매맘 2014-01-22 00:37   좋아요 0 | URL
울보 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이에요.
교사 아니어도 청강할 수 있어요. 다음에 기회 되면 들어보셔요. 정말 강추입니다.
 
[일수의 탄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일수의 탄생 일공일삼 91
유은실 지음, 서현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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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할 때 '일', '수재'할 때 '수', 이름하여  백 일 수

 일등하는 수재가 되어라! 일수의 이름에 담긴 뜻이에요. 초등학교 앞 문구점을 하는 어느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어요. 그것도 남편이 황금색이 수북이 쌓이는 꿈을 꾸고 나서 생긴 아이라 부모의 기대는대단했어요. 엄청나게 부자로 만들어 줄 꿈이 아닐까 기대했지요. 게다가 태어난 날이 7월 7일, 행운의 7이 두 개나 겹치는 날!

   <일수의 탄생>주인공 일수의 탄생 비화다. 아버지가 꾼 황금색 꾼 꿈은 실은 황금이 아니라 똥이었고, 일수는 태변을 먹고 태어났다. 황금이 아니라 똥꿈이어서일까 일등하는 수재가 되어라는 부모의 바람과는 달리 일수는 정말 그냥저냥한 중간 아이로 자라났다. 한 마디로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 없는 아이 그 자체였다. 일수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던 아버지는 일수가 중학교 가던 무렵 돌아가시고, 엄마는 계속 해서 일수가 자신을 돈방석에 앉혀줄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지냈다.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일수는 중학교, 고등학교 가서도 늘 중간 하는 아이였다. 공고를 졸업한 일수는 군대에 가고, 군대 가서 이런 저런 일들을 전전해 보지만 뚜렷한 기술 하나 배우지 못 하고 제대를 하고, 급기야 엄마가 하는 문구점에 눌러 앉아 있게 된다. 그야말로 청년 실업자 백일수가 된 것이다.

 

   그렇게 자기 앞가림 못 하던 일수에게 인생 역전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어릴 때 배워둔 서예 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우연히 문구점에 걸린 일수가 쓴 "하면 된다" 라는 붓글씨 액자를 본 어떤 아줌마가 돈을 주면서 가훈을 써 달라고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일수는 가훈업자가 되어 돈벌이를 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재능 하나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던 일수가 드디어 자신이 쓴 붓글씨로 돈벌이를 하니 이 얼마나 경사스러운 일인가!  처음 돈을 번 날, 일수 어머니께서는 정말로 60여만원을 방석에 깐 채로 돈방석에 앉았다. 30년 세월 가까이 일수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어머니, 일수가 번 돈을 만져보니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이제 돈벌이를 하게 되었으니 일수와 일수의 어머니는 행복할까? 여기서 해피 엔딩이 되었을까?

 

   일수 주변에 여러 인물이 있다. 아버지, 어머니, 서예학원 명필가, 친구 일석.

 

   일수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유일하게 있는 그대로의 일수를 존중해 주던 아버지는 일찌감치 하늘 나라로 간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했던 말을 떠올려 보자. " 일수에게 너무 기대하지 마. 대단해지지 않았을 때, 엄마에게 죄 지은 느낌으로  계속 살게 될 지도 몰라. " 너무 큰 기대는 자녀에게 커다란 짐이 된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 말이다.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어머니의 기대담은 더욱 커져 가고, 그런 기대감은 일수를 어쩌면 더 정체성 없는 아이로 자라나게 했을 지 모른다. 일수를 가르친 선생님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생기부에 적었던  " 순하고 규칙을 잘 지키는 학생입니다.  교우 관계가 깊어지고 특기를 계발하기 위해 부모님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말은 일수가 정체성이나 자존감이 약한 아이임을 대변해 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일수 자신도 자아정체감이 없지만 그렇게 된 저변에 어머니의 기대감이 한 몫을 담당한 게 아닐까 싶다. 실패를 하더라도 일수 스스로 선택하게 했더라면 정체감을 좀 더 일찍 찾지 않았을까 싶다.

 

   서예학원 명필가는 일수가 외면하고, 회피하고 싶은 진실을 일깨워 주는 사람이다. 때로는 명필가의 말이 너무 직설적이고 모진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일수도 일수의 어머니도 명필가의 충고를 외면하지만 결국 명필가의 말이 일수의 현재 모습이 맞다. 일수는 서예학원에 다니는 아이들 중에 유일하게 자신이 무슨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르는 그런 아이였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도 모른 채 어머니의 기대에 이끌려 그렇게 살아가는 아이였다.  일수의 말투를 보면 확연해진다. " ~~ 하는 것 같아요"란 말을 늘 쓰는데 명필가는 일수의 그런 점을 꼬집어 주는 역할을 한다. 아주 무서운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 너의 쓸모는 누가 정하지?" 라는 명필가의 질문은 그런 면에서 아주 예리하다.  하지만 일수는 명필가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 한다. 아직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많은 시간이 지나 가훈을 써 달라고 찾아온 어떤 꼬마가 " 선생님 가훈은 뭐예요?" 라고 물어볼 때서야 깨닫게 된다. 내가 누군인지 전혀 아는 게 없다는 그 사실을 말이다.

 

   친구 일석이는 일수와는 완전 대조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수와는 달리, 일석이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도 명확히 알고, 꿈도 한결 같고, 중국집 요리사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도 척척 알아 스스로 준비하는 그야말로 자기주도적인 인물 그 자체이다. 우리 부모들이 딱 좋아할만한 그런 타입의 자녀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이 닥쳐 오는데, 실연으로 인해 일석이도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30살 일석이의 분명했던 삶이 안개처럼 흐려지고, 일수처럼 " 나는 누구인가?" 를 고민하게 된다.

 

   30년 내내 자신이 누구인지 몰랐던 일수나 30년 동안 자신이 누구인지 명확했던 일석이의 " 나 찾기 "프로젝트가 이제야 시작된다. 너무 늦었다고? 물론 그런 감이 없잖아 있다. 대부분은 사춘기 때 겪어야 할 고민들인데 이제 서른이 된 그들은 지금에서야 "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을 하고 있으니  혹자는 한심한 인간들이라고 욕할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난 그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지금이라도 내가 누군지 찾아 나설 용기가 생겼으니 말이다. 인생에 있어서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꼭 " 나 "를 찾길 바란다.

 

   이 책을 한창 재밌게 읽을 때 tv에서 일수와 비슷한 예로 엄마에게 엄청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둘째 아들 이야기를 시청하였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할 때 유난히 엄마를 위로해줬던 둘째 아들, 그래서 엄마는 둘째를 그 때부터 의지하고 편애하였다고 한다. 둘째는 엄마의 기대가 어릴 때는 정말 좋았지만 사춘기를 겪으면서 너무 부담이 되어 문제 행동을 하기 시작하였단다. 둘째의 폭력에 가정은 매일 전쟁터가 되었다. 그 가정을 보면서 부모의 기대가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커다란 짐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 엄마는 너만 믿어!" 라고 쉽게 내뱉는 말들이 우리 자녀에게는 아주 무거운 바위가 되어 어깨를 짓누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 책을 함께 읽은 딸이 " 엄마, 엄마도 나한테 너무 기대하지 마!" 라 한다.

 

   어디 일수 뿐이겠는가! 세상에 태어난 모든 아이들은 부모에게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프고, 내 모든 것을 줘도 아깝지 않은 존재이다. 부모는 눈이 멀고, 귀가 멀어 자녀야말로 수재이며, 내 기대를 한몸에 받을 존재이며, 언젠가는 나를 호강시켜 줄 것이라며 은근히 기대를 한다. 부모는 자녀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참 힘들다. 내 아이만큼은 그럴 리가 절대 없다고 맹신하곤 한다. 부모는 자녀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보는 것이 참 어렵다. 일수 어머니가 그랬다면 일수가 좀 더 일찍 자아를 찾았을 텐데 말이다. 부모의 허튼 기대가 자녀에게 독이 될 줄은 모르고 말이다. 일수의 어머니의 모습이 나에게도 있다. 자녀는 신이 잠시 나에게 맡긴 존재임을 순간순간 잊어버리고 그들을 내 뜻대로 조정하려고 들 때가 너무 많다. 이 책은 부모에게 더 울림을 주는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이 나에게 의미가 더 있었던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 제법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깨알 같은 유머가 들어 있는 문장들 덕분이었다.  유은실 작가가 이렇게 유머가 있었나 다시 전작들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마을에 젊은 부부가 살았어요.

부부가 사는 마을은 예로부터 물 맑고 인심이 좋았다는 얘기가 , 구청 홍보 자료에만 있었죠.

마을 개천은 공장 폐수로 오염이 되었고, 인심은 개천 물만큼이나 더러웠어요.

하지만 함께 산 다음부터 아내의 수줍음이 사라졌어요.

입을 크게 벌리고 손뼉을 치며 웃었죠.

아내는 무럭무럭 살이 쪄서, 결혼한 지 오 년 만에 완벽한 항아리 형으로 변신했어요. 

 

   둘째 유은실 작가님의 아버지가 교사여서인지 학교 생활을 낱낱이 잘 알고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수가 서예부에 들어가는 일이나, 교사들이 일수 같은 아이들의 특기사항을 적어줄 때 하는 고민들이 그렇다. 그런 세세한 부분들은 실제로 교사이거나 아주 가까이에 교사를 두고 있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는 표현들이다. 보면서 ' 와~ 정말 똑같다'를 연발하였다. 이 책을 읽을 때 나 또한 아이들의 통지표를 작성하느라 고민하던 터였다. 항상 모범생과 꾸러기들은 쉽게 문장이 터져 나오는데 특징이 없는 일수 같은 아이들은 써 줄 말이 없어서 늘 모니터를 째려보곤 한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표현된 것을 보고 정말 공감이 팍팍 되었다.

 

   셋째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일수 어머니를 보면서 나에게도 그런 모습들이 내재된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또 명필가를 보면서 교사로서의 나를 돌아본다. 일수와 일수 어머니를 향하여 " 더 이상 발전이 없으니 그만 가르치겠습니다. 댁의 아들은 서예가가 되기 어렵습니다. 일수는 자기 글씨체가 없습니다. 당신 아들은 자기 감정을 몰라. 자기 마음을 담는 게 서옌데,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해. 더 이상 하면 독이 될 거야. " 명필가의 말은 물론 다 맞다. 일수는 서예에 재능이 있지도 않았고, 열정도 없고, 더 이상 하는 게 일수 자신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는 생각에서 고심 끝에 일수 어머니를 향해 이 말들을 했을 것이다. 아마 가르치는 자로서 최소한 양심을 지키기 위해 한 말이었을 게다. 학생이 학원비 내는 돈으로 보였다면 굳이 학원 잘 다니는 일수를 향해 이런 말을 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명필가는 나름 일수와 일수 어머니를 생각해서 이 쪽 길이 아니니 다른 길을 찾아보라는 뜻에서 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명필가의 말은 분명 일수와 일수 어머니에게 상처를 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렇게 말하는 게 과연 최선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교실에 있는 아이들을 둘러 보면 일수 같이 언뜻 재능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꼭 있다. 자신도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부모도 모르고, 교사인 내가 관찰해도 재능이 잘 안 보이는 이들이 있다. 또 자신의 재능과는 달리 다른 쪽으로 열심히 훈련을 하는 것도 종종 목격한다. 그런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찾을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이 책을 보면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상당히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이라 전에는 그게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나이가 서서히 들고, 자녀를 낳고 키워보니 꼭 직언을 해 주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상대방이 느끼는 게 달라지기도 하고 말이다. 아직은 뭐가 옳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명필가의 이 말이 불편하게 느껴졌다면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되겠다 싶은 마음이 내 안에 들어온 게 아닌가 싶다.

 

   <일수의 탄생>은 아직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꿈을 물어봤을 때 선뜻 대답을 못 하는 아이나, 교실에서 존재감 없이 살고 있는 아이, 자녀에게 너무 큰 기대감을 가진 부모들, 아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늘 고민하는 교사와 부모, 그밖에 아직도 " 내가 누구인가?" 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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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4-01-20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봐야겠어요. 많은 생각거리가 있는 책이군요.

수퍼남매맘 2014-01-20 20:13   좋아요 0 | URL
네. 생각거리를 주는 멋진 책이었어요. 웃기기도 하구요.

꿀꿀페파 2014-01-22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수퍼남매맘 2014-01-24 18:54   좋아요 0 | URL
늘 수고 많으세요.
 

이번 달, 가족을 위하여 구매할 책 목록이다.


1. 딸은 <별그대>에 나온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을 사 주기로 하였는데 마침, 집에 있었다. 딸은 이 책 찾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는데 난, 온이 중성화 수술 때문에 마음이 안 잡혀서 1/4 정도만 읽었다.( 3년 전, 비룡소 부상으로 못 받은 줄 알았는데- 왜냐하면 딸과 나는 리스트에 적지 않았으니까- 남편이 자기가 리스트에 적었다며 한 번 찾아보라고 하였다. 책장을 살펴보니 진짜 있었다.)

 

남편에게 안 물어보고 내 맘대로 했으면 집에 있는 책을 또 살 뻔했다.

그런 책이 한 두 권이 아니다.

구매한 책을 또 사는 이 건망증. 어찌하면 좋을까!

집에 소장한 책을 도서관처럼 바코드 작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딸은 우여곡절 끝에 다음 책으로 변경하였다.

이 책을 사야 우리 가족 모두 알라딘 흰색 머그컵을 받을 수 있기에

내가 좀 꼬셨다. ㅎㅎㅎ

원래 딸은 <고양이 학교>를 보고 싶어 했으나 남편과 딸이 그 책 때문에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그 이야기는 아랫쪽에 있다.


개인마다 그 책과 인연을 맺게 되는 시기는 모두 다르다.

<신기한 여행>도 3년 전 우리 집에 왔는데 이제야 나도 이 책을 펼쳐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막상 읽으려고 샀으나 책장에 묵혀 둔 책도 있고,

예전에 샀는데 안 읽고 먼지만 쌓여 있던 책이 불현듯 내 눈에 들어와 읽게 되는 책들도 있다.

시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그 책을 어떤 마음으로 읽는지, 얼마나 꼭꼭 씹어 읽는지, 읽은 내용을 내 안에서 얼마나 되새김질하고, 그걸 실천하면서 사는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2. 아들은 <김 배불뚝이의 모험 4>를 사달라고 한다.

무슨 책 사 줄까? 하면 매번 이 책을 사달라고 하는데 자꾸 다른 책을 사주곤 하였다.

아들도 <나는 책읽기가 정~ 말 싫어>를 읽더니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커졌나 보다.

그만큼 저자가 책 소개를 알차게 했다는 말씀이겠지.

이제는 정말 사줘야겠다 싶어 주문한다.

장난꾸러기들의 이야기가 재밌나 보다.

<나는 책읽기가 정~~ 말 싫어>에 나온 아이들은 선생님 팔기 대작전을 가장 좋아했단다.

선생님을 팔아버리고 싶은 아이들이 많은가 보다.

책 속에서만이라도 그런 상상을 한다면 대리만족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아이들은 모범생 이야기보다는 꾸러기 이야기들에 훨씬 열광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3. 남편을 위해서는 이 책을 주문한다. 

" 책 사 줄까?" 예의상 한 번 물어보니 냉큼 이 책을 사달란다. 엄청 비싸다.

이런 책도 물론 좋지만

부모로서 마음을 다스리는 책도 정독해 주면 좋겠다. 양육서 같은 것 말이다.

법륜 스님이 <아빠 수업>도 출간해 주심 좋으련만.

내가 가끔 감동 받은 부분을 읽어주긴 하였지만

본인 스스로 되새김질하면서 읽었으면 좋겠다.

사춘기인 딸과 자꾸 부딪히는 아빠.

(원래 성격이 비슷한 사람끼리 잘 부딪힌단다.우리 집은 부녀가 비슷하다.)

아빠가 마음을 달리 먹어야 하는데.....

우리 집은 보통 사안이 발생하면

아빠 대 나머지 3명으로 편이 나눠진다. 이것도 별로 좋은 대결 구도는 아닌데....

<소설처럼>만 정독해도 딸과의 다툼이 많이 줄어들 텐데.


어젯밤도 <고양이 학교>를 사달라는 딸과 그 책은 딸 수준에 맞지 않다는 남편과 한바탕 전쟁이 있었다.

아들은 옆에서 열심히 누나의 법적 대리인 노릇을 하고 

"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에휴휴~~" 난 중간중간 내 생각을 말하고.

우리 애들 논쟁할 때 보니 말발이 엄마, 아빠 닮아서 장난이 아니다.

자신들이 읽었던 "나는 책읽기가 정~~말 싫어!" 에 나온 구절을 인용하면서 남편한테 반박하는데

아빠가 나중에 두손 들었다.


한바탕 논쟁이 끝난 후,

남편에게 <소설처럼>을 건네주니 밑줄 그어진 부분을 소리내어 읽는다.

거기서 표현한 "고리대금업자"가 바로 자신이라면서 금방 꼬리를 내리고 뉘우친다.

남편의 그 점은 좋다. 금방 뉘우치는 것. 딸도 금방 풀어지고. 둘이 똑같다. 똑같아서 매일 티격태격한다.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가진 자녀가 더 불편하다고 한다. 자신을 닮은 자녀의 모습에 자신을 투사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더욱 더 잔소리를 하게 되고, 급기야 부딪히게 된다고 한다. 남편과 딸을 보면서 그걸 목격하곤 한다.

아무튼 다른 책도 좋지만 아빠로서,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어떻게 자녀를 아이를 이해할지 안내해 주는 그런 책도

읽어줬음 좋겠다.  


4. 나를 위해서는 단연코 이 책을 주문한다. 

화요일에 강의 들으러 가려면 조금이라도 읽어가야 하는데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도착하면 부지런히 읽어야지.

기대된다.


오늘 내 감정은 무얼까?

온이가 중성화 수술을 받아, 지금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오전 11시에 수술 들어가서 2시 쯤에 집에 데려왔다.

수술도 잘 끝나고 마취도 깨어 났는데 물 한 모금도 안 마시고, 지금 내내 누워 있다.

우리 가족 모두, 중성화수술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고민하다

반려묘 키우는 분들이 그래도 해 주는 게 낫다고 하여 수술을 받았다. 

그 런 데

저렇게 힘들어하고 축 쳐져 있는 모습 보니 마음이 너무 짠하다.

온이가 건강하게 우리 곁에 오래 있어 달라고 한 것인데...진정 그게 온이를 위하는 것이었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배에 난 수술자국을 보니 정말 마음이 아프다.

온이 상처가 덧나지 않고 빨리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다.

주말 내내 온이 곁을 지켜야 한다.

일 주일 정도는 깔대기(정확한 명칭을 모름-목에 씌우는 목도리 도마뱀처럼 생긴 것)를 벗지 않도록 해야 한단다.

온이가 자기 혀로 환부를 핥으면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온이를 늘 지켜봐야 한다.



수퍼남매가 고른 책들은 이 책을 보고나서 읽고 싶어진 책들이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과 그런 자녀를 둔 부모나 교사들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책에는 다른 책 소개도 여러 개 나오는데 다른 책들은 집에 있어서 

딸은 <고양이 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이유를 들어보니 책 속 아이들이 <고양이 학교>를 읽고 고양이 놀이를 계발해서 노는 장면을 보고 그 책이 궁금했었단다.

그런 마음도 못 알아주고,남편은 딸 수준에 맞지 않다고 다그쳤으니 딸의 마음이 얼마나

상햇을까! 

한바탕 논쟁을 벌인 후 내가 조근조근 하얀 머그컵으로 꼬시자

딸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쿨하게 " 그래, 그럼 <고양이 습격 사건>하지 뭐!" 한다.

그래서

<고양이 학교>에서 <고양이 습격 사건>으로 옮겨 탔다.


지혜로운 부모가 되어야 하는데.... 남편은 그 순간을 참지 않고, 딸의 감정을 읽어주지 않고

수준 낮다고 윽박지르니 딸이 더 고집을 부리게 된 거였지.

부모는 자녀를 통하여 성장하는 것임을  두 가지 사건-책 선정,  중성화 수술-을 통해 또 깨닫는다.

아까, 아들이 누나를 거들어 주면서 남편에게 했던 말,

"아빠, 책은 읽어야 한다 가 아니라 책은 읽어도 된다. 라고 이 책에 나와 있거든.

그리고 글자를 보는 게 아니라 여백을 보는 거라고"

이 책이 바로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핵심이었는데 아들과 딸은 이해하고 있었다.

그럼 된 거 아닌가! 

저 친구를 사귀어라고 해서 사귈 수 없듯이 책도 누가 읽어라고 강요하고, 정해 준다고 해서 읽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다른 사람에게는 저 친구가 가장 사귀고 싶은 대상이어도 나에게는 아닐 수 있듯이

다른 사람에게는 감동적인 책이 자녀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인정해줘야 한다.

남편처럼 책읽기에 대한 고정 관념이나 책을 통해 다른 목적을 이루려는 사람들도 이 책을 반드시 읽었으면 좋겠다.

오늘 밤, 밑줄 그은 부분을 남편에게 좀 읽어줘야겠다. 



<추신>남편이 주말에 주문하고 롯데 카드로 결제하면 적립금이 많이 생긴다고 하여 오늘 주문하려고 기다렸는데

새벽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대대적으로 터져 카드를 모두 정지시켰다. (국민, 롯데 카드) 이런 일은 처음이어서

너무 당황스럽고 무섭고, 떨린다. 아직 모르시는 분들 있다면 얼른 확인해 보시길.....

그 바람에 결국 롯데 카드 사용을 하지 못 해 아무런 헤택도 받지 못 했다. 어제 주문 했으면 오늘 도착하는건데...

그나저나 개인 정보 유출 정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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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4-01-20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동적인 가족 모습입니다. 아이들이 말을 참 잘 하네요. 적재적소에 쓸 말을 가져다 쓰다니~ 수퍼남매의 힘이 느껴집니다.

수퍼남매맘 2014-01-20 20:18   좋아요 0 | URL
<나는 책읽기가 정~ 말 싫어>는 아이, 부모, 교사에게 울림을 주는 좋은 책이었어요.
덕분에 아빠가 아이들에게 한 방 얻어맞았지만서도요.

꿈꾸는섬 2014-01-22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 가족이 고르는 책을 장바구니에 담는 일 멋져요.^^

수퍼남매맘 2014-01-22 21:2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올해는 이것이라도 꾸준히 실천해 보려고요.
자신이 고른 책만큼은 열심히 즐겁게 읽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