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저녁 정독 도서관에 강의 들으러 갔다가 
딸이 강신주 님 강의가 있다고 알려줬다.
" 어 정말? " 
당장 전화를 걸어 신청하고
자칭 강신주 님 팬인 선배에게 문자로 알려줬다.
< 감정수업> 으로 강의를 하시는 듯하다.
나는 책은 아직 안 읽어봤고 
한겨레와 인터뷰한 동영상를 보니 이 강의를 꼭 듣고 싶어졌다.
스피노자가 말한 인간의 48 가지 감정에 대해 소설 속 인물들을 들어 소개하고 있다니 귀가 쏠깃하다.
철학도 배우고 소설 이야기도 듣고 일석이조다.
책부터 사야지.
철학 내용이 많아서 끝까지 읽을 지는 자신 없지만
강의를 들으면 읽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혹시 강신주 님 강의를 듣고 싶은 분은 정독도서관에 전화로 신청하심 된다. 
스타급 강사인데 수강료가 무료라서 깜짝 놀랐다.
정독도서관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겠다.
여러 가지 좋은 강의를 많이 한다.

일시 : 1월 21일과 1월 28일 오후 7 시-9시
장소 : 정독도서관
http://jdlib.sen.go.kr/jdlib_index.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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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4-01-15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까운곳이면 좋으련만^^

수퍼남매맘 2014-01-15 23:49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반갑습니다. 강신주 박사님 팬이시군요. ^^
제가 열심히 잘 듣고 오겠습니다.

세실 2014-01-16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맹활약하시는 강신주님^^
이 분 강의는 참 명쾌해서 좋아요.

수퍼남매맘 2014-01-16 21:07   좋아요 0 | URL
아! 지난 번 세실 님 도서관에 초청하셨었죠. 페이퍼에서 본 듯....
어떤 분들은 강신주 박사가 딱 잘라 말해서 싫어하는 분도 많은 듯해요.
저는 명쾌해서 좋아요. ^^

꿈꾸는섬 2014-01-16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해요. 좋은 강연인줄 알지만 오고가는 시간이 ㅜㅜ
잘 다녀오셔요.^^

수퍼남매맘 2014-01-16 21:09   좋아요 0 | URL
에궁~ 서울 살아서 좋은 점이 이런 것들을 가까이서 많이 누릴 수 있다는 점일 거예요.
제가 잘 듣고 요약을 잘해보도록 할게요.

희망찬샘 2014-01-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강신주님을 잘 모르는데... 여러 분들이 좋다고들 하시니 조금씩 알아보도록 해야겠어요.

수퍼남매맘 2014-01-20 20:20   좋아요 0 | URL
저도 독서 동아리 선배님이 이 분 팬이셔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책도 읽어보고, 상담 동영상도 보니 아주 명쾌하셔요. 약간 직언하는 스타일. 전 이런 스타일이 맞거든요.
 

수퍼남매에게 다른 것은 못해 주더라도 잠 자기 전 책읽어주는 것을 꼭 해 주고 싶었다.

(딸은 그나마 혜택을 받았는데 둘째는 책을 잘 안 읽어줘서 내내 맘에 걸렸다.)

나중에 아이들이 컸을 때라도

우리 엄마가 매일 밤 자기 전, 책을 읽어줬다는 고운 기억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겨울 방학 하기 며칠 전부터 이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였는데

지난 주말에 드디어 다 읽어줬다.

나 스스로 대견하였다. 약속을 지켰다는 것이.

 

전에 나 혼자 읽을 때보다 더 많은 울림을 갖게 되었다.

밑줄 그은 것도 더 많아졌고, 감동도 배가되었다.

 

스스로를 간서치(책만 보는 바보)라고 칭하던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는

그저 몇 백 년 전의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서자로 태어나 책만 읽을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억울함.

백탑 아래서 신분, 나이를 초월하여 벗이 된 그들의 우정.

재능과 열정은 누구보다 풍성하였지만 쓸 곳이 없었던 그들을 기꺼이 신하로 맞이하여 아껴주던 정조와의 인연은

지금 우리에게도 충분히 해당되는 이야기들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끝까지 잘 들어주고 호응해 준 수퍼남매에게 고맙다.

 

다음은 남편에게 바톤을 넘겼다.

남편이 읽어줄 책은 이것이다.

왕따 당하는 남편을 만들지 않으려고 남편을 양육에 적극 끌어들였다.

책 읽어주는 아빠라면 아이들이 마음의 벽을 안 만들겠지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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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4-01-14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져요.^^
잠 자기 전 책 읽어주기는 매일밤하기 힘들더라구요.ㅜㅜ
남편분도 적극동참하신다니 정말 멋지네요.^^

수퍼남매맘 2014-01-14 15: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매일 밤 책 읽어주기 힘들죠. 애들이 크면 더 힘들더라구요. 수준 차이도 나고...
나와 아이들하고의 약속, 우리 가족의 약속이므로 지키려고 노력 중입니다.
꿈섬 님도 해 보셔요. 물론 하고 계시겠지만서도.

희망찬샘 2014-01-14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이도 담임 선생님이 엄마가 책 읽어주는 사람 손 들어 보라고 해서 당당하게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잘 못 읽어주지만 그래도 읽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에겐 힘이 되나 봅니다. 수퍼남매맘님빠님 홧팅이에요.

수퍼남매맘 2014-01-15 01:13   좋아요 0 | URL
매일 못 읽어주더라도 기억하고 노력하는 게 절반의 성공 아닌가 싶어요.
님도 열심히 읽어주길 바라요.
애들 아빠가 읽어줄 때 저도 옆에서 들으니 좋네요.

북극곰 2014-01-15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따 당하는 남편 끌어들이기' 정말 공감되는 어구네요. 아이들이 자꾸 엄마하고만 나누려고 해서 내심 걱정이거든요. 책읽는 양을 정해서 아빠에게 바통은 넘겨야겠어요.

수퍼남매맘 2014-01-15 23:36   좋아요 0 | URL
아빠가 읽어주면 훨씬 좋다고 해요. 아이들과 아빠와의 유대감도 커지구요.
남편분 잘 설득해 보셔요.

마노아 2014-01-1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법 긴 책을 읽어주시네요. 매일 밤이 기다려질 것 같아요. 좋은 부모님이십니다.^^

수퍼남매맘 2014-01-15 23:44   좋아요 0 | URL
이제 좀 컸으니까요.
좋은 부모, 민주적인 부모, 소통하는 부모가 되려고 노력 중이에요. 아주 어렵고 힘들답니다. ㅎㅎㅎ
 

드디어 떴다. 반가웠다.
무엇이?
드라마에 나온 책이 알라딘 메인에 떴다.
내 예상보다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요즘 우리 가족이 즐겨 보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별에서 온 그대> 이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자주 읽는 책이다.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가 여러 개인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책 이야기 나온다는 점이다.
지난 해 드라마가 책 판매에 막강한 기여를 할 수 있음을 <가부와 메이> 가 입증해 주었다.
물론 별 인기 없는 드라마였다면 그 파장이 크지 않았겠지만서도.
드라마 덕분에 나도 <가부와 메이>를 알게 되었고
나 덕분에 우리 반 아이들도 그 시리즈를 알게 되었다.
그러니 드라마에 책이 등장하는 것은 아주 반가운 일이다.
특히 청소년이 즐겨 보는 드라마라면 더 그렇다.
어제, 우리 딸 입에서 " 엄마, 별그대 나온 책 이름이 뭐지? 나 그 책 사줘요." 란 말이 나온 것처럼 
이 드라마를 즐겨 보는 사람들이라면 도민준(김수현 역)이 보는 그 책이 궁금해질 것이다.
나도 궁금했으니까.

전부터 우리 부부는 드라마나 영화에 책이 자주 등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었다.
제대로 생각이 박힌 작가나 감독, 제작자라면 우리 국민들의 지식과 교양, 행복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주인공들이 책을 보는 장면을 삽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데이트 장소도 도서관이나 서점으로 하고.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막장으로 치닫거나 다른 상품들을 간접광고 하는 것에 혈안이 되기보다
책 읽는 장면을 꼭 넣어주길 바랐다.
몇 년 전 주말 연속극에서는 아예 출판사가 주배경이 되기도 했었다.
정말 좋은 연속극이었는데 제목이 가물가물하다. <반짝반짝 ~~>
<푸른숲 출판사>가 이 연속극 덕분에 유명해진 걸로 알고 있다.
대사도 참 고급스러웠는데.

매년 출판사는 최악의 불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갈수록 책을 안 읽는다.
지하철을 타보면 이제 신문 넘기는 사람, 책 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스마트 폰으로 뭔가를 하고 있다.
이렇게 책 안 보는 시대에는 더욱 더 온 국민이 즐겨 보는 영화나 드라마에
책을 등장시키고 자주 노출시켜 무슨 책인지 궁금하게 해야 한다.
주인공이 입은 옷이나 갖고 나온 가방 브랜드가 궁금한 것만큼 
주인공이 자주 보는 책이나 자주 인용하는 책이 궁금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아무쪼록 <별그대>에 나온 이 책도 대박나길 바란다.

책 제목은 < 신기한 여행> 이다.  

바로 이 책이다.

 딸 아이 비룡소 독후감 대상 탔을 때 책 50권 선물받은 적이 있는데

그 때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다니.....

남편은 이 책 알고 있었던데 왜 그 때 이 책 리스트에 넣으라고 말을 안 했을까.

월급 타면 사 줘야지.

사 달라고 해서 냉큼 사 줄 순 없지. ㅋㅋㅋ

읽고나서 독후감 써라고 해야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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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4-01-14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신기한 여행, 저도 궁금해요.ㅋㅋ 별에서 온 그대 열혈 시청자...

수퍼남매맘 2014-01-14 08:46   좋아요 0 | URL
님도 열혈 시청자셨군요. 반가워라!
울 가족 수요일과 목요일만 기다린답니다.

서니데이 2014-01-14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제목, <반짝반짝 빛나는> 인가요? 극중에서 알라딘도 나왔던 거 같은데, 맞나요? ^^;

수퍼남매맘 2014-01-15 00:54   좋아요 0 | URL
맞는 것 같아요. 알라딘 인증샷 이벤트도 했던 것 같아요.
참 따뜻한 드라마였죠.
 

최은희 선생님 강연 중 하이라이트였던 <뒤집힌 호랑이>를 살펴보자.

이 책도 옛이야기인만큼 여러 출판사에서 나온 다양한 버전들이 있다.

선생님은 단언컨대

보리 출판사의 이 그림책을 추천한다고 힘주어 강조하셨다.

이유인즉 원작을 가장 충실히 담아내고 있고, 그림부터가 불온하지 않는가! 라고 하셨다.

 

빨강 바탕! 그림책에서 겉표지에 빨강을 쓰는 것은 흔하지 않아 보인다.

옛날부터 빨강은 불온한(?) 세력을 뜻하지 않았던가!

요즘에 들어서야 모 당에서 지난 선거 때 빨강을 사용한 이후

빨강이 전혀 다른 이미지가 되었지만

그전까지 빨강은 불온 세력을 대표하는 색깔이었다.

빨강 =  빨갱이 로 통하는 시대였다.

모 당이 빨강을 사용하고부터 이제 빨갱이라는 말보다 "종북세력"이라는 말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는 선생님 말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어느 시점부터 "종북"이란 말이 가열차게 나온 것 같다.

 

이 그림책은 마을 사람들이 거대한 호랑이를 통쾌하게 이긴 재밌는 이야기이지만

그 면면을 들여다 보면

가난하고 힘 없는 민중들이 거대한 자본가, 막강한 권력자들을 전복시킨 혁명의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다는 말씀이다.

난 이 부분에서

저자의 내공이 정말 대단하구나! 다시 한 번 절감했다.

남편이 모든 드라마, 영화를 정치, 사회적으로 보고 해석하려고 해서

내가 늘

" 당신은 왜 그리 머리 아프고 복잡하게 보냐?" 고 핀잔을 하곤 하는데(그러면서도 내심 놀라곤 한다.)

남편에게 들었던 그 존경심이 최은희 선생님과 김용철 작가님께도 들었다.

까면 깔수록 새로운 것이 나오는 이 양파 같은 그림책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서 일부러 빨강색을 겉표지에 사용하였구나!

심오한 이야기를 유머있게 하는 사람이 가장 멋져 보이는데

김용철 작가가 그런 분이었구나 싶었다.

(20년 전에 보리출판사로부터 계약금을 받고선 이제야 출간을 하게 되었다고 하니, 출판사도 작가님도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겉표지에 보면 담뱃대로 호랑이 똥꼬를 찌르고 있는 한 노인이 보인다.

바로 호랑이한테 잡아 먹히는 소금 장수이다.

이 사람을 잘 보길 바란다.

소금 장수가 길을 가다 거대한 호랑이한테 꿀꺽 잡아먹히는데

호랑이 뱃 속에 들어간 소금 장수는 전혀 당황해 하지 않는다. 목숨이 위태로운데 참 태연하다.

찬찬히 주위를 둘러 본다.

호랑이 굴에 잡혀 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아나올 수 있다지 않았나!

일단 호랑이 장기들로 요기를 하기로 결정하고

뒤이어 잡혀온 숯장수와 힘을 합하여 불을 지핀다.

그런데 이 장면을 좀 더 깊이 살펴보자.

소금 장수 노인은 온힘을 다해 불을 지피지만

숯 장수는 나이도 젊어 보이는데 대강대강 바람을 불고 있다.

최 선생님은 개혁이라는 큰 그림을 그릴 때 각자의 역할이 있는 거라고 이 장면을 읽었다고 한다.

소금 장수처럼 온힘과 열정을 다해 앞장서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숯 장수처럼 하는둥 마는둥 지켜보는 자도 필요하다고 말이다.

리더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만큼 열정을 다하지 않는다고 뒤에 있는 사람들을 욕하고 비난할 때 연대는 깨지는 것이 아닐까.

사람은 각자 제 역할이 있다.

앞장 서는 자도 필요하고, 뒤에서 후원해 주는 자도 필요하고, 말없이 지지하는 자도 필요하다.

자신만큼 열정이 없다고, 온힘을 다하지 않는다고 , 마음 아파하거나 성질을 내거나,  욕지거리를 할 필요는 없다.

나도 앞장 서 본 적도 뒤로 물러난 적도 있어서 이 맘을 이해한다.

뒤에 오는 사람들이 나만큼 열정이 없을 때 얼마나 속이 부글부글 했던가.

말없이 지지만 보내고 있을 때 너무 초라해 보이지는 않았던가.

속 탈 일도, 초라할 일도 없는데 말이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그걸 존중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싶다.

고작 숯 피우고 고기 굽는 이 장면에서 그런 해석을 내 놓다니.

최 선생님은 정말 창조적인 독자이다.

 

누가 호랑이를 전복시킬 리더인지 이제 감이 온다. 맞다. 소금 장수이다.

찬찬히 둘러보니 숯 장수 이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호랑이에게 잡혔는데

소금 장수는 그들과 함께 호랑이 장기로 맛있게 식사를 한다.

뭐니뭐니 해도 사람은 식사를 하면서 친해지는 것이다. 그래야 연대도 되는 것이고.

이 때 단 한 사람만 고기를 안 먹고 있는데 바로 스님이다.

이 스님을 주목해야 한다.

이 스님이 남들 다 고기를 먹는데 뒤로 앉아 염불을 외우는 바로 이 장면의 해석에서 또 한 번 놀랐다.

스님은 고기를 구워 먹을 때도 모른 척 뒤돌아 앉아 염불을 외우지만 정작 자기 몫의 커다란 고기 덩어리를 하나 감춘다.

게다가 소금 장수의 제안대로 똥꼬로 담뱃대를 집어 넣어 호랑이 꼬리를 잡아당길 때

모든 사람들이 영차영차 죽을힘을 다해도

정작 스님은 아무런 일을 하지 않는다. 아니 염불만 외우고 있다.

바로 입만 살아 있는 지식인의 모습을 그림책에서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사회의 개혁은

정작 입으로만 떠드는 지식인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힘 없고 배운 것 없는 민중들  때문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멋진 장면이었다.

우리의 역사가 그걸 입증하고 있지 않던가! 

녹두 장군 전봉준이 그렇고, 전태일 열사가 그렇고.

나중에 뒤집힌 호랑이 속에서 나오자 이 스님은 호랑이를 전복시킬 때 마치 자신이 큰 역할을 했다는 듯이

떡 하니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있다. 생색은 혼자 다 내는 모습 아닌가!

호랑이 가죽을 모두 나눠 가질 때도 스님은 욕심을 부려 가죽을 많이 가져간다. 스님이 호랑이 가죽이 뭐가 필요하다고?

무소유를 실천하셔야지.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그림책 한 장면 한 장면을 다시 보니 그림책이 새롭게 읽혀진다.

그냥 재밌고 우스운 이야기가 아니라 정치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는 심오한 그림책이었다.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그림책이었다.

 

마지막

소금 장수가 항상 왼쪽 눈 하나를 뜨고 있는 것도 간과할 장면이 아니다.

모두가 눈을 다 감고 영차영차 호랑이 꼬리를 잡아당길 때도 소금 장수 혼자 왼쪽 눈을 뜨고 이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리더의 역할을 말해주는 장면이었다.

위험한 상황,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리더만큼은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상황을 지켜 봐야 한다.

어쩌면 소금 장수는 이 날, 일부러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소금 장수의 발걸음이 시원시원하고, 호랑이 뱃 속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점 등을 볼 때 예견한 게 아닌가 싶다.

소금 장수는

호랑이 뱃 속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전복시킬 수 있다는 불온한 생각을 전부터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말고. 이건 나의 해석이니까.)

전복할 기회, 혁명의 기회가 왔을 때

전혀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상대를 살펴본 후

자신을 지지해 줄 지원자들을 규합한다.

절대 명령만 내리지 않는다.

자신이 모든 일에 앞장선다.

그리고 때가 되자 가장 더럽다고 꺼려하던 똥꼬 속으로 과감히 담뱃대를 집어 넣어 호랑이 꼬리를 잡는다.

이 멋진 리더 소금 장수의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다.

지금 우리에게도 그런 리더가 필요한데 말이다.

 

이 그림책을 보고

최은희 선생님의 창조적인 해석을 들으면서 환호하게 됨은

현실이 답답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중이 거대한 자본가들과 막강한 권력자들를 통쾌하게 전복시킬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

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내일은 다른 분의 강의를 들으러 정독도서관에 간다.

이 책 저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이다.

기대된다.

어떤 울림을 주실지....

이 책 주문했는데 제발 오전 중에 와야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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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1-14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찌찌뽕!
'뒤집힌 호랑이' 순환대출도서로 들어와서 오늘 찜했는데, 여기서 만나네요!^^
이렇게 좋은 글은 공감을 팍팍 눌러 메인으로 보내야해요!ㅋㅋ

수퍼남매맘 2014-01-14 15:16   좋아요 0 | URL
우와! 감사합니다.
강연 들을 때는 더 좋았답니다.
그림책을 그렇게 정치적으로도 해석할 수 있구나!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림책 보는 시각이 조금 넓어진 듯 싶어요.
다음에 작은 도서관에 꼭 초청해 보셔요.
저자가 무지 박식하시고, 말씀도 잘하셔서, 입을 헤 벌리고 들었어요.
 

어제 저녁, 가만 생각해 보니

딸의 중입 반배치고사가 있을 것 같았다.

딸에게 무슨 과목 시험 보냐고 물어보니 아는 게 나보다 더 없다. 헐~~

우리 딸은 뭐든지 이런 식이다.

자기 일인데도 아는 게 없다. 관심도 없다.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물어보라고 하니

자기 친구들도 별로 그런데 관심 없다고 연락할 생각도 안 한다.

오히려

왜 그런 시험을 보냐면서

못 봐도 되는 거 아니냐면서

나를 설득하려고 든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을 해 줘도 소용이 없다.

왜 수학 같은 것을 공부하냐면서 동생 앞에서 큰소리로 개똥철학을 늘어놓는다.

" 엄마도 수학 배운 것 다 까먹었지? 그럴 걸 왜 배우는 거야? 덧셈, 뺄셈, 곱하기, 나누기만 할 줄 알면 되지'"

수학은 사칙연산을 잘하기 위해서 배우는 게 아니라고 매번 말하는데도

수학에 약한 딸은 매번 이같은 개똥철학을 늘어놓는다.

제발 중학교 가서

좋은 수학 선생님 만나서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부터 차근차근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랄 뿐이다.

내 경험상

선생님이 좋으면 그 과목이 좋아지고,

좋아지면 잘하게 되어 있다.

 

어찌 되었건 6학년 것 복습 안 하고 시험  봤다간 예전의 악몽 같은 일이 되풀이되니

복습이라도 하자고 설득(?)했다.

어차피 방학 동안 복습은 늘 하던 것이고.

풀 문제집도 없으니 이 때다 싶었다.

막상 문제집을 고르자니 선택이 쉽지 않았다.

엊그제 광화문 교보문고 갔을 때 생각났더라면 실물을 구경했을 테고

그러면 고르기가 쉬웠을 텐데.

대충 무난해 보이는 것을 골랐다.

 

딸만 하면 아들이 또 샘 낼까 봐 덩달아 아들 것도 주문했다.

요즘 수학 문제집을 다 풀어 할 일이 없어 무료해(?)하더니 잘 됐다.

어떤 수학 문제집은 방학 동안 풀 수 있도록 작은 문제집이 부록으로 들어 있는데

이번 것은 그게 없어서 애들이 학기 중에 못 풀고 넘어갔던 문제들만 풀고 있었다.

이게 그것도 다 풀어서 띵가띵가 놀려고 하던 차에

내가 턱 하니 문제집을 주문한 거지. 흐흐흐

 

방학하자마자 했어야 하는데 좀 늦었다.

새벽에 주문해서 이제 도착할 때가 됐는데

수퍼남매는 철저히 주5일 공부를 하는 애들이라서

다음 주 월요일부터 푼다고 할 거다.

문제집만 주문하면 아이들이 너무 슬플 것 같아

그림책과 잡지도 넣었다.

<막대기 아빠>는 아침독서신문에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아빠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이 추천한 책이고,

<독서 평설>은 알라디너 세실 님이 추천해 주신 책이다.

 

 

 

 

 

 

 

 

 

 

 

 

 

 

 

페이퍼를 작성하고 있는 사이, 책이 도착했다.

좌우로 아이들을 끼고 <막대기 아빠>를 읽어줬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읽어주면 딱 좋을 책이다.

엄마보다 아빠들이 읽어주면 더 좋겠다.

우리나라 아빠들의 별명은 대충 이렇다.

돈 벌어오는 기계, 자녀 교육에 무관심한 존재.

연구 결과

아빠들이 자녀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양육에 참여하는 가정의 아이들이 도덕성이 우수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다고 한다.

돈 많이 벌어오는 아빠보다 아이들은 자기 전에 그림책 읽어주고, 같이 몸으로 놀아주는 아빠를 더 좋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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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11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아이 스스로
이거다 하도록 좋은 것이 없어서
그러할 수 있지 싶어요.

차근차근
아이 스스로
참말 좋아하는 한 가지
찾을 수 있기를 빌어요.

수퍼남매맘 2014-01-12 21:17   좋아요 0 | URL
미술 쪽에 재능도 있고, 좋아도 하는데
아직 머리가 영글지 않아 자기주도가 안 되네요.
마음 쓸어 안고 기다려야죠.

꿈꾸는섬 2014-01-1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남매맘님^^
아이들 책 주문하고 오자마자 읽는 즐거움이 있죠.ㅎㅎ
아이들과 겨울방학 알차게 보내시는 중이신 것 같아요.^^

수퍼남매맘 2014-01-13 16:46   좋아요 0 | URL
꿈섬 님! 반갑습니다.
그림책은 재미나게 읽었는데 문제집 풀다 한바탕 했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