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서@@가 전학 가는 날이었다.

마지막 날이니 의미 있는 체험을 해 주게 하고 싶어서

색종이로 크리스마스 트리 만들기를 했다.

아이들이 참 좋아하였다.

 

4교시에 나와서 이별 인사를 하고, 아이들이 쓴 카드와 내가 선물할 책을 줬다.

급식 먹고나서 책벌레가 간다고 하니

아이들은 그제서야 이별이 실감 났나 보다.

아이들의 울음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특히 책벌레와 같은 모둠인 아이들은 정말 흐느껴 울었다.

급식 도우미 할머니들이 왜 우냐며 돌아다니시면서 물어봤다.

친구가 전학 가서 운다고 하니 할머니들도 눈물이 난다 하신다.

밥 먹을 생각도 안 하고 계속 우는 아이도 있고,

우는 친구를 옆에서 휴지 챙겨주며 달래는 아이도 있었다.

기특하게도 운다고 놀리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책벌레도 너무 슬퍼서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오셨다.

어제 눈이 많이 와서 이사하기가 많이 불편할텐데 ......

어머니도 책벌레도 눈물을 흘리시며 정든 교실을 떠나셨다.

복도까지 따라나와 " 잘 가" 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여섯 명의 친구들을 떠나 보냈다.

 

상실감이 큰 아이들을 어떻게 달래줄까 고민하다

먼저 놀잇감을 주고 놀게 했다.

놀다 보니 아까 꺼이꺼이 울던 아이들도 하하호호 웃었다.

다행이다.

 

여섯 명의 친구를 떠나 보낸 아이들에게 어떤 위로를 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 이 책이 떠올랐다.

서두에

" 얘들아, 우린 어차피 헤어지게 되어 있단다.

언젠가는 선생님과도 헤어지고, 여기 있는 친구들도 2학년 올라갈 때 뿔뿔이 흩어진단다.

전학 간 친구들은 조금 일찍 헤어진 것일 뿐이야. 그리고 사람은 언젠가는 죽기 때문에 결국 다 헤어져" 라고 말해줬다.

너무 비장하게 말했나?

 

 호기심 많은 생쥐 아모스와

듬직하고 친절한 고래 보리스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쩜 우리의 상황과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는지....

 

아모스와 보리스는 같이 살 수 없다. (친구들과 우리가 같이 공부할 수 없듯이)

아모스는 생쥐라서 뭍에 살아야 하고,

보리스는 고래라서 물에서 살아야 한다.

"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둘은 몸은 떨어져 있어도 절대 친구를 잊지 않을 거라고 한다.

사는 곳은 다르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변치 않을 거라고 한다.

 

급식을 싹싹 잘 먹던 안@@

조잘조잘 이야기를 잘하던 박@@

그림을 잘 그리던 연@@

수영을 잘하던 강@@

독후감을 잘 쓰던 박@@

책벌레 서@@

 

이제 너희와 우리가 사는 곳, 공부하는 학교는 다르지만

떨어져 있어도

우리가 함께 했던 추억들과

너희가 우리에게 주었던 감동들을 늘 기억할 거란다.

 

아이들에게도 여섯 명에 대한 추억을 일기로 써 오라고 하였다.

일기장에 이들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면

이 다음에 커서 자신의 일기장을 들춰 볼 때마다 새록새록 그들에 대한 추억이 생각나지 않을까!

이별에 대한 경험은 슬프고 아프지만 사람을 성장시킨다.

우리 꼬맹이들도 여섯 번의 이별을 경험하면서

마음이 조금씩 자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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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아이들이 전교에서 책은 제일 많이 읽을텐데

독후감 강조를 나도 안 하고 집에서도 안 하니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이번 도서실 이벤트 수상자를 보니 우리 반이 제일 적다.

한 명 이벤트에 응모해서 상장을 받았다.

읽는 것까지는 어찌어찌 해도 쓰는 것은 더욱 귀찮고 힘든 일이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하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책 좋아하는 엄마 아빠인데

수퍼남매만 해도 독후감 써 볼래? 하면 입이 앞으로 쑤욱 나온다.

어쩌겠나? 억지로 시켜봤자 좋은 독후감이 나올리 없으니 기다릴 수밖에.

 

다니엘 페낙도<소설처럼>에서 책을 읽고 나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누리라고 했으니

실적을 위한 독후감을 아이들에게 쓰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가끔씩 내가 읽어 준 책들은 이렇게 독서일기를 쓰게 해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정리해 보도록 할 것이다.

 

엊그제 읽어준 <야쿠바와 사자> 1-2권을 읽고 여학생 김 @@가 써 온 독서일기인데 수작이다.

다른 어린이들에게 읽어주니

" 와! 여자 서@@이다. "라고 칭찬을 해 준다.

하여튼 별명도 잘 짓는 우리 반 아이들이다.

 

읽기는 사람을 풍성하게 하고,

쓰기는 사람을 정확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내가 해 보니

쓰기는 읽기의 10배 정도 힘든 것 같다.

내가 블로그에 올리는 글도 정말 여러 번 수정을 거친다.

하물며 독후감은 더 그렇지 않겠는가!

쓰기 위해서 한 번 더 훑어 봐야 하고, 생각을 정리해야 하고, 쓴 것을 몇 번이고 수정해야 한다.

그러니 일기 쓰기도 싫어하고 귀찮아 하는 아이들인데

독후감은 오죽하랴!

읽는 것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있다.

언젠가는 자신이 쓰고 싶어서 스스로 연필을 잡을 날이 오지 않을까!

사람과 사자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선생님이 야쿠바와 사자라는 책을 읽어 주셨다.

나는 야쿠바가 고민 끝에 사자를 살려 주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야쿠바는 참 대단하다.

왜냐하면 자기가 사자를 죽여야만 동물을 사냥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대 사자를 안 죽였으니까 대단하다.

나라면 동물을 사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 사자를 죽였을 거다.

엄청 재미있었다.

그 책은 죽이는 것도 용기있는 것이지만

죽이지 않는 것이 더 큰 용기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나는 그 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 아! 죽이는 것보다 죽이지 않는 것이 더 큰 용기구나!' 라고 생각했다.

나도 앞으로 나무나 동물을 아끼고 사랑해야겠다.

 

(3시 5분-> 3시 40분)

댓글 : 와! 진짜 멋진 독후감이네! 출판사에 보내고 싶어지네.

책벌레 서@@를 대신해 줄 새로운 별이 탄생하였다.

 

지금, 함박눈이 그야말로 펑펑 내리고 있다. (오후 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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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3-12-12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회 마지막 책읽기에서 이 책을 읽어주신 어머님께서 아이들 수준에 맞을까 무척 걱정을 했는데 2학년 아이들이 엄청 몰입해서 듣더라고 이야기 해 주시네요.

수퍼남매맘 2013-12-12 21:35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반응이 엄청 뜨거웠어요.
단순한 그림과 명확한 주제가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추해요.

희망찬샘 2013-12-13 07:01   좋아요 0 | URL
모임 선생님은 고학년 아이들에게 이 책 읽어주고는 박수를 받았대요. 저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읽어줬는데, 크게 반응하지 않아 섭섭했던 책이랍니다.
 

출근 준비하러 일어났을 때는 밤처럼 깜깜해서 몰랐다.

점점 밝아지니 하얗게 눈이 쌓인 게 보였다.

아침마다 책상에 올라가 멀리 창밖을 내다보며 낭만 고양이가 되는 온이가

오늘따라 유난히 더 베란다 밖을 응시하고 있더니

난생처음 만난 눈을 보고 있었나 보다.

 

아이들을 깨우면서

" 얘들아, 눈이 엄청 쌓였다" 알려줬다.

차에 쌓인 눈 치우느라 지각할 것 같아 차는 놔두고 걸어서 학교로 갔다.

(다음에 이사할 때는 반드시 지하주차장 있는 곳으로 가야지. 겨울만 되면 너무 불편하다.)

아들과 딸은 가는 도중에 눈뭉치를 만들어서 깔깔 거렸다.

눈이 그리 좋나!

운동장에 도착하니 온통 눈세상이다. 멋지긴 하구먼!

아들 기념 사진 한 장 찍어줬다.

적당한 시간을 봐서 우리 반 아이들 데리고 눈놀이 나와야겠구나 생각했다.

주무관님과 몇 분 선생님이 열심히 눈을 치우고 계셨지만

난 교실을 비우면 우리 반 꾸러기들이 난리를 칠 것 같아 교실로 올라왔다.

 

내일모레 전학 가는 친구에게 쓰는 카드를 모두 완성하면

눈놀이를 데리고 나가겠다고 하니

그동안 수다만 떨던 아이들도 쓱싹쓱싹 손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3명 정도가 다 완성을 못 했지만 데리고 나가서 눈놀이를 하게 했다.

평소에 장갑을 끼고 다니라고 했더니

한 명 빼고 다 장갑을 끼고 와서 신 나게 눈놀이를 하였다.

우리 반 포함 3반이 운동장에 나와 눈놀이를 하였다.

눈덩이를 친구에게 던지면 다칠 수도 있으니 그 점 유의하라고 했더니 잘 지켜줬다.

30분 정도 놀았나!

신 나는 눈놀이를 하고 들어오니

장갑을 꼈는데도 손이 잘 움직이지 않는단다.

 

아이들 손도 녹일 겸 어제 못다 본 <고녀석 맛나겠다> 영화를 끝까지 보여줬다.

역시 책을 먼저 보고나서 영화를 보는 게 훨씬 좋다.

영화는 원작과는 달리 해피엔딩이었다.

 

저학년 좋은 점이 이렇게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공부할 것 알차게 하고도 여유가 좀 있다.

작년보다 이번 교육과정은 공부량이 20% 줄었기 때문에 좀 더 여유가 있다.

2월에도 공부를 해야 하므로 국어와 수학은 천천히 나가고 있고

통합은 워낙 활동이 많아서 여유를 부리지 못하지만

그래도 눈놀이 정도 할 여유는 있어서 참 좋다.

고학년 하면 진도 나가기 바빠서 눈이 와도 왔나보다 하고 구경만 시킬텐데

아이들과 이것저것 할 수 있어서-원래 그게 더 추억이 되는데-다행이다.

진도에 쫓기다 보면 정말 아이들과 아무 것도 못 한다.

눈놀이 하면서 그렇게 신 나 하는 걸 보니 나도 기쁘다.

나는 덜덜 떨고 있는데 아이들은 진짜 추운 줄도 모르나보다.

 

방학 때까지 몇 번 더 눈이 올까!

차를 못 가지고 다니고, 걸을 때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잔뜩 긴장해서 어깨가 욱신거리고, 녹을 때 엄청 지저분하지만

우리 고양이 온이까지 넋이 나간 듯 쳐다보는 것을 보니

눈은 분명 하늘이 준 선물인 듯하다.

온이도 눈 구경 시켜주면 강아지들처럼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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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3-12-12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눈!!! 눈놀이로 신 났을 아이들이 그려지네요.

수퍼남매맘 2013-12-12 21:35   좋아요 0 | URL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은 눈이 내려서 학교에 차를 놔두고 왔네요.
학교 운동장에다 어떤 아이가 어른 키보다 큰 눈사람을 만들어 놨는데
내일 아침까지 있으려나 싶어요.
 

전학가는 아이들에게 책선물을 하고 있다고 하니 남편이
" 당신이 뭐 자선사업가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두 명도 아니고 여섯 명이 전학을 가는데 모두에게 선물을 하니  옆에서 보는 사람은 의아할 수도 있겠다.
나도 남편도 책선물 하는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기에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 안에서 생각하니까.
남편의 그 말에 왜 나는 전학 가는 아이에게 책선물을 하게 되었을까 내 맘을 들여다 봤다.

첫째 아이들이 책과 평생 친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거의 일 년 동안 나와 함께 아침독서를 비롯해서 도서실 나들이,
선생님의 책읽어주기를 경험했는데 이 좋은 습관을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이다.

둘째 떠나는 아이들 기억 속에 책 좋아하는 선생님, 나아가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은 나의 작은 욕심 때문이다.
남편이 그렇게 물어보는 것도

우리에게 책 좋아하는 선생님, 책 읽어주는 선생님, 책선물하는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전무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좋은 선생님에 대한 기억 한 조각이라도 있음 좋겠다.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난 우리 애들이 먼훗날 초등시절을 떠올릴 때 전학 선물로 책을 주시는 분이 있었다는 좋은 추억을 갖기를 바란다.

셋째 전학은 아이들에게 낯선 세계로 향하는 두려운 여행이다.
오죽하면 어떤 교육학자는(아마 페스탈로찌?) 되도록 전학을 시키지 말라고 했을까. 
어른도 이사 가거나 직장 옮기면 힘든데 아이들은 전학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클 수도 있다.

겉으로 표현을 못할 뿐이지. 전학은 부모의 결정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니까. 

이사 가기 전에 꼭 아이들과 먼저 상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학 가는 아이들이 이 책으로 용기를 갖고 당당히 현실을 헤쳐나갔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어떤 선생님은 반 아이들 생일 때마다 책을 선물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론 다시 기증받는다고 하시지만...그러기가 쉽지 않다.

거기에 비하면 난 선행을 하는 것도 아니다.

전학 가는 친구들이 책선물을 받을 때마다 남아있는 아이들이 너무 부러워해서
" 너희들은 앞으로도 선생님의 책 읽어주는 시간이 남아있고
이학년 되어서도 선생님을 학교에서 자주 만날 수 있고 , 
학년  올라가서도 선생님 교실에 와서 책도 빌려갈 수 있지만 
전학 가는 친구들은 이걸로 끝이잖니.그래서 책선물 하는 거니 너무 부러워 하지 마렴."했다.
그래도 부럽단다. 애효효!

이번 주 두 명이 전학을 가는데 그 아이들에게 선물한 책은
< 야쿠바와 사자> 시리즈이다.

지난 번 <서로를 보다> 읽어줄 때 이 책을 도서실에서 찾아오라고 미션을 줬는데
 안터깝게도 책이 없었다. 
이 책 진짜 좋은데....
하여 이 애들이 떠나기 전에 모두에게 두 권 다 읽어줬다.
혹시 집에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니 한 명도 없다길래 부모님께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달라고 하라고 팁을 줬다.
지금 사면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예쁜 달력도 준다.
나도 이번에 책 주문하며 사은품을 받아서 교실에 걸어놨다.
길벗에서 나온 책들의 표지가  달마다 나와서 

책소개 할 때도 좋다.
달력 받으려고 매년 이맘 때 길벗어린이 책을 주문하곤 한다.

 이것도 팁!
이런 멋진 그림책은 곁에 두고 틈 날 때 마다 읽어야 하니 소장하는 게 가장 좋다.

야쿠바와 사자 이야기는 용기와 신뢰에 대해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아침독서신문을 보니 어떤 선생님이 이 두권을 다 읽어주시자 감동 받은 아이들이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그만큼 큰 울림이 있는 멋진 책이다.
글밥이 적고 그림도 큼직하지만 그 안에 담겨진 내용은 철학적이면서도 큰 뜻을 품고 있다.
강렬한 붓터치를 살린 흑백그림은 흑백그림책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엉성해 보일지 모르지만 단순한 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이 그림책 읽어주고나서 도서실 미션으로 흑백그림책 찾기를  주니 제법 잘 찾아왔다.
흑백그림책은 칼라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니 다른 책들도 이 기회에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부족의 전사가 되기 위해 사냥을 나선 소년 야쿠바는
며칠을 기다린 끝에 사자와 대면한다.
그 때 사자의 눈이 말을 걸어온다.
자신은 피를 많이 흘렸으며
이런 나를 공격하여 쓰러뜨리면 넌 부족의 전사가 되겠지만
고귀함은 잃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 나를 죽이지 않으면 넌 높은 존재가 되겠지만 부족에게는무시를 당할 것이니
야쿠바 스스로 선택하라고 한다.

용감한 전사냐
고귀한 존재냐

야쿠바는 빈손으로 마을을 향한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마을로 돌아온 야쿠바는 사자의 말대로 부족의 멸시를 받는다.

키부에( 사자) 는 엄청난 가뭄에 굶어죽는 무리들을 위해 마을로 내려간다.
물소를 지키는 인간이 보인다.
단박에 둘은 서로가 누구인지 알아본다.
오래전 대면한 적이 있던 야쿠바와 키부에이다.
지금 둘은 

물소를 습격하기 위해서
물소를 지키기 위해서
서로를 향해 창과 발톱을 세워야 한다.

둘은 결국 결투를 한다.
하지만 그들만이 아는 눈속임 결투이다.
둘을 바라보던 사자 무리들은 밤새 사자와 싸우는 야쿠바를 보고  센 놈이라 여기고 자리를 피한다.
빈 손으로 돌아간 키부에를 위해 야쿠바는 물소 반마리를 던져 놓고 가지만 
키부에는 자존심을 버리지 않고 고기를 안 먹는다.
짐이 될 수 없다며 야쿠바를 위해 오히려 길을 떠난다.

다 읽어주고나자 아이들이 박수가 아니라 3 권이 궁금하다고 한다.
먹이를 찾아 다른 마을로 떠난 키부에의 이야기가 어쩐지 더 있을 듯 싶나보다.
" 그렇게 궁금하면 너희들이 출판사에 3 권 만들어 달라고 편지를 쓰렴" 하고 알려줬다.
간절히 바라면 이뤄지지 않을까.
 
죽이지 않는 용기가 더 위대하다는 것과
야쿠바와 키부에가 보여준 신뢰는 언제 읽어도 가슴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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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교실에 들어온 아들의 표정이 별로 안 좋아 보여 무슨 일인가 궁금했다.

은근슬쩍

" 혹시 모범상 받았니?" 묻자

입이 쭈욱 앞으로 나오더니

" 나도 글씨 잘 썼는데 상 못 받았어" 한다.

'음~ 그거였군!"

어제 여러 가지 시상식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으로 반에서 뽑은 5명에 대한 모범상 시상과

도서실이벤트 시상 그리고 1-2학년은 바른 글씨 쓰기 대회 시상이 있었다.

아들은 아무런 상도 못 받아서 서운해서 얼굴 표정이 @ 씹은 표정이었던 것이다.

쳇!

그러길래 엄마가 도서실이벤트라도 해 보자고 꼬셨는데 지가 결국 안 해 놓고는 이제와서 상 타령이냐!

제 딴에는 평소에 쓰던 글씨보다 또박또박 써서 은근 상을 기대했나 본데

객관적으로 상 탈 실력은 아니다.

저는 노력도 안 했으면서 상을 바라는 아들의 욕심을 보면서

우리 반 아이들 마음도 저랬겠구나 하고 되짚어 본다.

 

한 편 누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상에 대한 욕심도 없다.

저녁 밥상에서 슬쩍 상에 대해 물어보니

선생님이 아예 상을 안 주셨단다. 엥? 까먹으셨나!

모범상 투표도 안 했다고 한다. 난 아이들이 직접 투표해서 뽑았다.

딸은 사교성이 좋으니 기대해도 되려나! 아니면 말고.

어릴 때 큰 상을 여러 번 타서 그런지 딸은 오히려 상 욕심이 없고

아들은 누나가 큰 상 타는 것을 봐서 지켜봐서인지 상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첫째와 둘째의 차이도 있어 보인다.

욕심 있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은데.

아이들 성향이 다르니 더 재미나다.

 

결국 아들은 저녁 밥상 물리고 나더니

저 혼자 뒤돌아서 훌쩍훌쩍 운다.

못내 상 못 탄 게 아쉬운가 보다.

" 아들아, 네가 교실에서 많이 울어서 모범상 못 받은 거야. 울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잖아!

내년에는 모범상 타도록 조금 노력하자"

이상은 높고 현실은 낮고 그게 문제로다.

기분이 쳐진 아들을 위해서

온 식구가 병뚜껑 알까기를 했다.

오랜만에 큰소리로 웃었다.

남편이 계속 꼴찌를 하는 바람에(내가 남편 뚜껑을 아웃시켜서)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아들 기분도 씻은 듯이 나아졌다.

웃음이 만병통치약!

예전에는 누나한테 지면 씩씩거리던 아들도

오늘 게임 하는 모습을 보니 지는 것도 인정할 줄 알았다.

그렇게 너의 리듬대로 서서히 자라는 거겠지.

상을 탈 때가 있으면 못 탈 때도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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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2-1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욕심 많은 아드님^^ 공부 잘하겠어요.
얼마나 속상했으면......
오홋! 병뚜껑 알까기 재미있을듯. 병뚜껑을 일단 모아야겠네요.

수퍼남매맘 2013-12-11 12:58   좋아요 0 | URL
저희 가족은 요구르트 윌 뚜껑으로 했는데 딱이더라고요.
욕심은 많은데 노력을 안하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