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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찬 선생님의 원숭이 꽃신
정휘창 지음, 박요한 그림 / 효리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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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경 지음, 권사우 그림 / 우리교육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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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온 마고 할미
유은실 지음, 전종문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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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일 학년
강영숙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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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0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20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은 5월 18일 보림 창작 그림책
서진선 글.그림 / 보림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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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월 17일은 석가탄신일이고, <강아지똥>의 작가 권정생님의 추모일이기도 하다.
내일, 5월 18일은 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이다.
2년 전에 <아빠의 봄날>이란 그림책이 나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5.18에 대해 알려줄 수 있어서 말이다.
가슴 아픈 역사 중의 하나인 이 날을 아이들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기도 그렇고,
그냥 넘어가기도 참 찝찝하곤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이 내가 할 역할을 대신 해 주는 것 같아 나름 무거운 짐을 조금 던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번에 보림에서 5.18을 다룬 그림책 하나가 또 나왔다.

그림이나 내용이 <아빠의 봄날>보다 어린이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반갑기 그지 없다.

앞으로도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루는 그림책들이 많이 나와주길 간절히 바란다.

 

5월 18일이 어떤 날인지 그냥 지나치지 말고,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부터가 역사 인식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겉표지를 넘기면 엄청 많은 총이 보인다.

안표지에 이렇게 많은 총이 그려진 것은 처음이다.

총을 보니 조금 섬뜩하다.

장난감 총도 보이고, 진짜 총도 보인다.

 

이 이야기는 작가 친구의 경험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

벌써 33년 전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아직도 그 때 광주에 있었던 사람들 즉

자신의 가족들이, 이웃들이, 시민들이 무참히 죽어가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의 한은 현재 진행형일 거라고 생각한다.

 

나와 함께 이 책을 읽은 초2 아들이 묻는다.

" 왜 군인이 시민을 죽여?" 라고 말이다.

책 속의 "나"도 똑같은 질문을 아빠에게 던진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초등학생들은 다 우리 아들이나 주인공처럼 물어볼 것이다

" 왜 같은 편끼리 싸워?" 라고 말이다.

" 그러게나 말이다. 적군도 아닌 무고한 시민들을 왜 같은 나라의 군인들이 총으로 쏴서 죽였을까?"

 

 

이 그림책은 5월 18일로 시작해서 5월 28일 일기로 끝난다.

1980년, 초등학교 1학년인 "나 "가 10일간 써내려간 일기이다.

주인공 "나"의 일기를 엿보도록 하자.

 

오늘은 5월 18일,

장난감 총을 갖고 싶어 하던 나에게 고등학생 누나는 나무 젓가락으로 멋진 장난감 총을 만들어 준다.

(아까 봤던 안표지의 수많은 총들 중에 누나가 만들어 준 총이 보인다. 잘 찾아 보시길.....)

 

학교 밖으로 탱크가 지나간다.

친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수업 시간에 열중한다. 장난치는 꼬마가 바로 나다.

전쟁이 일어난 것일까? 선생님만이 창밖을 내다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누나가 만들어 준 장난감 총으로 아이들과 함께 총 놀이를 하고 있는데

진짜 총을 가진 군인들이 우리 마을에 왔다.

진짜 총을 보자 진짜 총이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군인과 진짜 총을 봐서 마냥 신기해 하고 즐거워 하는 아이들과는 달리

신부님, 수녀님, 누나의 표정은 수심이 가득해 보인다.

군인들이 왜 마을까지 온 것일까?

진짜 전쟁이 난 걸까?

 

아빠와 엄마는 모든 창문을 두꺼운 이불로 가리기 시작하였다.

무슨 재밌는 놀이를 하려고 하는 거지?

그게 아니라

총알이 박힐지도 모르니 이불을 덮어놓는 거란다.

왜 총알이 박혀?

옆집 할머니는 인민군이 나타나 총을 마구 쏘고 있다고 하셨으나

아빠는 군인들이 시민을 향해 총을 쏘고 있다고 한다.

그 날 밤

누나와 난 엄마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꼭 껴안고 잤다.

 

다음 날 아침, 누나가 보이지 않는다.

엄마와 아빠는 누나를 찾아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누나는 어디에 갔을까?

누나의 정갈한 교복을 보자 누나가 더 보고 싶다.

어젯밤 누나가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나가야 한다는 그 말이 생각난다.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

 

누나처럼 뭔가 할 일이 있어 집을 나간 무리들은

이렇게 차디찬 주검이 되어 가족에게 돌아왔다.

혹시 저 속에 누나도 있는 걸까?

 

1980년 오월, 광주에 나타난 무장한 군인들,

그리고 갑자기 주검이 되어버린 학생들과 시민들,수많은 실종자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 그림책을 본 어린이들은 당연히 궁금해서 어른에게 물어볼 것이다.

그 날의 진실을 알려 줄 의무가 어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이 그림책이 진실을 말해 주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

 

간밤에 끌어 안고 잤던 누나가 하루아침에 사라져 행방이 묘연해진 "나"의 이야기를 통해

아직도 그 날의 슬픔은 계속 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죽은 자들의 한과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줄 수 있는 길은

누나가 하고자 했던 일이 무엇이었으며

수많은 시민들이 왜 그렇게 죽어갔는지

바로 알고

그들이 만들고자 하였던 "민주사회"를 우리 힘으로 온전하게 일궈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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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5-20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월 18일 체험부스에서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이 책을 읽었어요.
재능나눔 체험부스 이야기는 페이퍼로 쓸 거에요.^^

수퍼남매맘 2013-05-20 15:2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많이 읽혀서 제대로 알아야 할 우리의 역사죠.
 

이제 3학년이 된 전 학교 제자가 택배를 보내왔다.

그 때는 갓 입학한 햇병아리였는데 어느새 3학년이 되었다.

작년에도 이 어린이가 택배를 보내와서 감동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또 산타 마냥 선물 꾸러미를 보내온 것이다.

 

 

 

 

글씨도 얼마나 또박또박 잘 썼는지 모른다.

종류도 가지가지이다.

손수건,휴대폰고리, 캔디, 산딸기, 초코릿, 마시멜로 등등

제자가 날 기억해 준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한데

이렇게 스승의 날에 딱 맞춰 택배를 보내오니 가슴 벅차게 고마울 따름이다.

 

"작가"가 꿈이라고 했던 눈이 사슴처럼 맑고, 아주 야무지고, 책 읽기를 좋아하던 아이이다.

지금도 책을 좋아하여 800쪽이 넘는 <제인 에어>를 읽고 있는 중이라니 기특할  따름이다.

정말 내가 1학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가르쳤던 현재 2학년 아이들도 감사 편지에

" 좋은 책 많이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써서

내가 교사가 되어서 제대로 한 일이 바로

" 책 읽어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아이들이 나를 통해 책과 친구가 될 수 있고

책 읽어주는 내 모습을 한 명이라도 기억하고 있다면

교사로서 그래도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이 어린이에게 오늘 책 선물을 보냈다.

책벌레라서 다른 책들은 많이 읽었을 거라 예상되어

신간 중에서 두 권을 골라서 보냈다.

"정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고,

나중에 작가가 되더라도 이런 작가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이다.

오늘 저녁쯤 책이 도착할 것 같다.

정의로운 사람으로 잘 자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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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5-1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시네요^^
3학년이 어쩜 이리도 예쁜 선물을 하는지.....참 따뜻한 아이일듯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선물 고르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 이렇게 일일이 골라서 보냈더라고요.
아주 따뜻하고 정이 많은 아이랍니다.

순오기 2013-05-17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아이가 저렇게 챙겨서 보냈단 말이죠!
기특하기도 하지~~~~~~ ^^
선생님이 보낸 책선물에 아이도 신나겠어요.^^
보기 좋아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2   좋아요 0 | URL
어젯밤에 책 받아서
먼저 <오늘은 5월 18일>읽고 감동 받았다고 문자를 보냈더라고요.

그렇게혜윰 2013-05-17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배를 보내려는 입장에서 제 은사님도 기쁘게 받아주시면 좋겠어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3   좋아요 0 | URL
은사님이 당연히 기뻐하실 거예요.^^

saint236 2013-05-18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훈훈한 이야기가...

수퍼남매맘 2013-05-18 23:21   좋아요 0 | URL
정말 기특한 제자랍니다.

BRINY 2013-05-18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부럽네요. 내용물이 아기자기~

수퍼남매맘 2013-05-18 23:21   좋아요 0 | URL
아까워서 아직 못 먹고 있답니다.

희망찬샘 2013-05-2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동이네요.
이런 기분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일 할 수 있지요?!
 

32년 전 스승의 날이 생겨났다고 한다.

몇 해 전부터 스승의 날 가지고 갑론을박이 많아진 듯하다.

2월로 옮기자는 의견도 있고, 일각에서는 아예 없애버리자 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여 어떤 학교는 재량 휴업일로 쉬기도 하고,

학교에 나오더라도 기념식 없이 지나가기도 하고,

일체의 편지, 꽃다발, 선물을 가져 오지 말라고 통신문을 내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양상들로 하루를 보낸다.

그 속에서

정작 주인공이 되어야 할 교사들은

가장 보람되고 기뻐야할 이 날이, 슬픈 날이 된 것도 사실이다.

 

본교에서는 오늘

아침방송으로 스승의 날 기념식을 하였다.

전교회장단 어린이들이

교장님, 교감님, 수석교사님께 직접 손으로 만든 종이꽃을 달아드리는 행사를 하고

각 교실에서도 아이들이 담임 선생님께 꽃을 달아드리는 기념식을 하였다.

(어제 딸과 함께 교장 선생님께 달아드릴 꽃을 만드느라 좀 고생을 했다. 역시 사는 게 빠르고 간편하고, 만드는 것은 정성과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걸 깨달았다. )

 

본교 교장님은 8월에 정년퇴임을 하신다.

난 작년에 본교에 부임하였는데

스승의 날에 교장님께서 직접 진두지휘를 하시며 교사들을 위한 행사를 하시는 것을 지켜 보면서 참 존경스러웠다.

동료 교사 모두 이구동성으로

교장님께서 직접 원로교사들을 챙겨 주시고, 천대 받는 스승의 날을 자축하는 행사를 개최해 주시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8월이면 학교를 떠나 제 2의 인생을 살아가실 교장님께서는

올해 마지막 스승의 날을 풍성하게 챙겨 주셨다.

어쩌다 보니 기쁘고 보람되기 보다 꺼려지고, 부담스럽고, 천대받는 스승의 날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끼리라도 서로 격려하고 축하해주자는 의미라고 하셨다.

같은 학교에 몸담고 있는 동료 교사이지만

고경력의 선배 교사님들은 35년 이상 외길을 올곧게 걸어오신 것을 축하해 드리고,

저경력 교사들은 그런 선배 교사들을 보면서 앞으로 더 좋은 교사가 되기를 결심하는 자리를 가져보자는 취지라고 하신다.

 

오늘도 교장님이 손수 준비하신 포도주를 고경력 교사들에게  선물로 주시고,

모든 교사들에게도 앙증맞은 선물(양갱과 초콜릿)을 주셨다.

올해 첫 스승의 날을 맞은 초임교사에게는 따로 선물을 주셨다.

작년에는 초임교사가 없었는데 올해는 초임 발령자가 있어서 이게 작년과 달라진 점이었다.

이제 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는 후배에게 교장님이 직접 손글씨로 써내려간 편지와 선물,

초임교사의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와 선물을 보고 행사장에 있는 교사들 모두 감동 받았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빅3의 축하이벤트였다.

교장님, 교감님, 수석님께서 언제 준비하셨는지 멋진 노래를 선물로 주셨다.

여교장님의 기타 반주에 맞춰 두 남자분의 멋진 하모니로 "향수"를 불러 주셨다.

노래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앵콜"이 터져 나왔다.

무게 잡고, 권위를 내세우시는 모습이 아니라

이렇게 스승의 날 이 더 속상한 후배 교사들을 위해 먼저 축하 행사를 펼쳐 주시고,

멋진 깜짝 이벤트까지 마련해 주신 우리 교장님, 교감님, 수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을 전하고 싶다.

세 분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멋진 선배교사가 되어야겠구나 다짐을 해 봤다.

 

스승의 날이 쉬이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담 교장님이 본교를 떠나시더라도

남아 있는 우리끼리 서로 토닥토닥이며

갈수록 힘들어지는 아이들, 각박해지는 세상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교단에 섰던 그 초심을 회고해 보며,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교사가 되기를 결심하는 그런 날로 보낼 것을 다짐해 본다.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 속에 선생님이 등장하는 책들을 모아모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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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5-17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들 스스로 당당하게 자축하고 축하받는 스승의날이 되어야지요.
교장샘이 멋지시네요~~~

수퍼남매맘 2013-05-17 12:05   좋아요 0 | URL
교장님 덕분에 작년과 올해 뜻깊은 스승의 날을 보냈어요.
선배 교사님들 보면서
나도 저렇게 외길을 올곧게 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검은 후드티소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검은 후드티 소년 북멘토 가치동화 6
이병승 지음, 이담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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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랑말랑한 이야기보다는 약간은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는 이병승 작가님과 따로 설명이 필요하지 않는 그림을 그리는 이담 작가님의 조합만으로도 이 책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었다.  다 읽고나서 잘 추천했다는 생각과 감동적이라는 느낌, 꼭 우리 딸에게도 읽혀야겠다는 의지가 들었다.

 

   2012년 미국 플로리다, 단지 후드 티를 입은 흑인 소년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비명횡사한 마크 트레이본의 실화를 다룬 이 책은 아직도 세계 곳곳에 얼마나 많은 차별과 편견이 존재하고 있는지 말해 주고 있다. 이 책은 단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뿌리 깊은 차별 의식 때문에, "힘"이 없어서 죽어가는 마크들이 내 옆에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고통 당하는 마틴들을 보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분연히 일어서라고 일깨워 주는 참 감동적인 책이다.

 

   제이는 한국에서 입양되어 미국의 양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제이는 학교에서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심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그건 마틴 형도 마찬가지였다. 최근에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유도 바로 마틴이 흑인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언제나 의젓하고 무엇보다 생각이 깊은 마틴 형은 제이의 롤 모델이다. 제이가 하비 일당의 괴롬힘 때문에 해결책을 물어보자 마틴은 이렇게 말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가 아니라 " 눈에도 가슴, 이에도 가슴"이라고 말해 준다. 자신도 어릴 때 동네 친구들에게 많이 얻어 맞았지만 그때 똑같이 폭력으로 맞서지 않았음을 말해 준다. 폭력을 폭력으로 맞서지 않고, 눈에도 가슴으로 대할 때에만 조금이라도 변할 수 있다고 말이다. 자신이 폭력으로 맞서지 않았기에 이 곳으로 이사올 때 자신을 때리던 그 친구의 눈에서 미안하다는 사과의 고백을 받을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그렇게 간디처럼 살았던 형이 어느 날 주검으로 돌아온다. 죽은 이유는 더 끔찍하다. 마틴이 마약 중독자였으며, 술을 마신 상태로 상대방에게 먼저 폭력을 가하였고 짐머만이 정당방위로 쏜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즉사하였다는 것이다.

 

   제이는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마틴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마틴이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폭력을 그렇게 싫어한 형이 마약 중독에다, 먼저 폭력을 썼다니.....  제이와 니콜, 하비는 마틴 형의 죽음의 진실과 형 이름에 덧붙여진 오명을 벗겨주기 위해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 간다. 어렵게 사건의 전말을 모두 목격한 이웃집 할머니를 만나고, 사건 당시 짐머만과 통화한 911담당자를 만나지만 그들은 제이 일행에게 " 너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야. 때를 기다리라"고만 할 뿐 증언을 해 주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동네 형의 억울함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힘든 여정을 선택했건만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어른들은 여러 가지 핑계를 둘러대며 침묵으로 일관한다. 결국 그들의 침묵은 혹시나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 두렵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웃집 할머니와 911담당자, 흑인 경찰관의 모습은 현재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매번 약한 자가 핍박 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내가 아니니까, 내 가족이 아니니까 모르는 척, 외면하고 살아왔다. '더 나은 세상이 되면 괜찮아질 거야. 억울한 일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 나서지 말고 조금 더 힘을 키워야 돼'로 자신을 합리화 시키면서 말이다.  그렇게 너도 나도 침묵한 결과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마틴들이 고통 당하고,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나라에서도 얼마나 많은 차별들이 자행되고 있는가?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 학력 차별, 비정규직 차별, 빈곤층에 대한 차별 등등....곳곳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는 마틴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마틴이 당한 억울한 일을 어른이 아닌 제이와 그 일행이 후드티를 입고 일인 시위를 하면서 마틴 사건은 전세계에 퍼져 나간다. 어른이 침묵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던 일을 연약한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해 낸 것이다. 이 사건은 아직 미국에서 재판 중이라고 한다. 나도 어른이 되어 보니 용기가 많이 없어진다. 가족, 직장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아지면서 불의를 보고도 섣불리 저항을 하지 못 한다.  따지고 보면 그건 전혀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다. 아이들에게는 정의롭게 살라, 불의를 보면 참지 말라고 하면서 난 불의를 봐도 모르쇠로 일관한 적이 부지기수이다. 제이와 그 일행을 보면서 많이 부끄러웠다.  내가 비록 마틴을 이유없이 죽인 짐머만 같은 괴물은 아니지만 수많은 마틴의 고통을 모른 척한 죄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나만, 우리 가족만 잘 살면 다되는 게 결코 아닌데 말이다. 부디 이 책을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 읽고나서 나처럼 부끄러움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남의 일이라고 해서 침묵하지 않기로 결심하길 바란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어른으로 남지 않기를 결단하길 바란다. 후드티를 입고 시위를 하던 100만의 사람들처럼 불의한 일을 보면 숨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그런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런 진짜 어른들이 많이질 때 우리 어린이들도 남을 배려하고, 남의 처지를 이해하며,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일궈 가는 주역들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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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7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7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러브캣 2013-05-2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평 잘 읽었습니다.

수퍼남매맘 2013-05-24 19:01   좋아요 0 | URL
수고가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