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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5
로버트 프로스트 글, 수잔 제퍼스 그림, 이상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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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동안 드라마를 끊고 살았는데 요즘 <그 겨울 바람이 분다>때문에 내 마음에도 바람이 불고 있다.

겨울 하면 떠오르는 영화 혹은 드라마로는 <러브 스토리> 자리를 넘볼만한 게 그동안 나에게는 없었는데

이제부터는 아마 겨울이 올 때마다 오 수 , 오 영이 나오는<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가장 먼저 기억날 듯하다.

특히 남녀 주인공이 겨울 산 정상에 올라가 눈꽃들이 부딪히며 나는 소리를 듣던 그 장면이 가장 뇌리에 남아 있다.

그건 러브 스토리의 남녀 주인공이 유명한 주제곡을 배경으로 뒤로 벌렁 누워 눈장난을 하던 모습 만큼

심혈을 기울여 찍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노희경 작가와 연출가의 멋진 하모니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내가 과연 눈이 내린 산 정상을 가게 될지 심히 의심스럽다-나도 그들이 들었던 그 멋진

자연의 풍경 소리를 듣고 싶다.

이 드라마에 빠지기 시작할 무렵, 겨울의 아름다움을 정말 잘 표현한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수잔 제퍼스가 두 번의 눈보라를 보며 그 느낌을 고스란히 표현한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라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을 처음 본 건 한겨울이었다.

겉표지에 눈이 포근히 내려앉은 나무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강렬한 첫인상을 주었던 이 그림책을 읽은 건 겨울이 아니라 벌써 계절이 바뀌어 봄이었다.

한겨울에 봤더라면 더 감흥이 컸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려는 순간,

때마침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보게 되니 줄어들려던 감흥이 다시 커졌다.

드라마와 그림책이 겹쳐지며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겨울의 멋진 풍경들이 내 머릿 속에 다시 그려졌기 때문이다.

눈 내리는 숲의 정경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림 한 장 한 장이 정말 아름답다.

칼라와 흑백이 주는 아름다움 또한 대조를 통해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최소한의 칼라만 입히고 나머지는 눈의 아름다움, 겨울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주기 위해  흑백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멋진 눈결정을 보시라!!!

그림에 별 소질이 없는 나는 다른 표현도 어렵지만

특히 하얀 눈을 표현하기가 가장 힘들었다.

사람들은 내가 교대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다고 하면

" 와! 그림 잘 그리겠다" 하지만

실상 난 그림에 전혀 소질이 없다.

그런데 이 그림책을 보면서

'아! 눈 쌓인 나무와 눈 내린 마을, 숲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깨닫게 되었다.

물론 깨닫는다고 해서 그렇게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서도 말이다.

평소에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이 그림책이 겨울 풍경의 교과서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딸도 이 그림책을 보면서

" 엄마, 진짜 나무와 겨울 풍경이 멋지다!!!" 를 연발하였다.

눈썰미가 좋은 아이들은 이런 그림책만 보더라도 모방하여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이 그림책을 자세히 보면 하얀 눈 속에 동물들이 숨은 그림처럼 숨어 있는 게 보인다.

얼마 전 읽었던 <비밀의 강>이나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처럼 그림 곳곳에 동물들이 숨어 있어서

아이들이 이걸 보면 참 좋아할 것 같다.

 

                                                                     토끼를 찾아 보세요.

 

지난 겨울 너무 추워서 -난 추위를 정말 잘 탄다-

겨울의 풍경을 즐기기보다

"추워 추워 으~ 징그럽게 추워!!!"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이 그림책을 마주 하고 보니 겨울이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하는 뒤늦은 깨달음이 왔다.

왜 그 때는 겨울이 주는 아름다움을 잠깐 멈춰 서서 즐기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춥다며 불평하기 전에 겨울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

겨울이 나에게 주는 축복을  느끼며 지냈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가 생겼다.

 

돌아오는 겨울에는 이 할아버지처럼 잠깐 멈춰 서서 그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한다.

나보다 훨~ 씬 연세가 많으신 호호 할아버지가

어린아이처럼 폭신한 눈에 드러누워 눈천사를 만들고, 마냥 즐거워하는 모습에

감성지수는 나이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난 언젠부터 눈이 와도 좋아하기보다 걱정부터 하게 되었을까?

나도 예전에는 이 할아버지처럼 눈만 오면 방방 뛰며 좋아했었는데....

러브 스토리 주인공들처럼 눈밭에 벌렁 드러눕기도 했는데....

어쩌다 눈이 와도 눈이 소복하게 쌓인 나무들을 봐도 멈춰 서지 않고 눈을 피해 냅다 달리게 되었을까?

나도 어느덧 감성보다는 현실에 젖어사는 생활인이었던가 보다.

매일 감성적으로 살 수는 없겠지만서도

이렇게 새햐안 눈 이불이 온 세상을 포근히 덮어 주는 날에는

이 할아버지처럼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그 순간이 주는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는 나이고 싶다.

눈과 겨울은 한참 기다려야 하니

지금부터라도 자연이 주는 순간순간의 아름다움을 즐기려고 노력해야지.

학교에 산수유 꽃이 피었던데....

그 앞에 잠시 멈춰 서서 꽃향기라도 맡아 봐야겠다.

개나리,진달래,목련 등 봄의 전령사들이 기지개를 켜면 아이들 손 잡고 봄 구경 가야지.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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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3-23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내일까지 2편이나 리뷰해야 되는데...
몸도 맘도 분주해서 서재글도 못 읽고 책도 못 읽어요.ㅠ

수퍼남매맘 2013-03-23 18:36   좋아요 0 | URL
네. 정말 분주한 3월이에요.
저도 이렇게 리뷰기한까지 꽉 차기는 첨인 듯해요.
바쁜 나날이 하루빨리 지나가길....
댓글저장
 

주유를 해야 해서 수락산역쪽으로 가게 되었다.

간 김에 얼마 전에 발견한 멋진 카페에 가려고 차를 돌렸는데

계속 같은 골목만 빙빙 돌았다.

딸은 한 번 더 찾아보자고 하고, 아들은 그냥 집에 가자고 하고....

포기하고 갈까 하다 마지막 한 번 더 차를 몰았는데

그 골목이 맞았다.

이럴 때 보면 길치 같기도 하고....

카페 이름도 <커피 정원>인데 <커피 공장>인 줄 잘못 알고 있었다.

 

하여튼 손님이 우리 셋뿐이어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지난 번에는 선배님이 여기서 원두 커피를 사줬는데

오늘은 한번 핸드 드립 커피를 시켜보기로 하였다.

아직까지 핸드 드립 커피를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어떤 맛일까 궁금하였다.

생각보다 핸드 드립 커피 하느 곳이 드물다. 이 근방에서 말이다.

핸드 드립은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정성과 맛이 비례한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핸드 드립 커피에다 와플까지 해서 7000원 세트 메뉴가 있어서

그걸 시키고, 아이가 둘이니 와플을 하나 더 추가하였다.

 

사장님이 핸드 드립하는 모습을 지켜 봤다.

친절하게도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는 것을 아시고,

핸드 드립하는 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무슨 말인지 다 이해한 것은 아니다.

캡슐 커피 머신도 샀는데 핸드 드립 기구까지 산다고 하면 아마 남편이 카페 차릴 거냐고 할 것 같다.

그런데 캡슐 커피, 핸드 드립 커피, 커피 머신에서 내리는 커피 등등 맛이 다 다르다.

핸드 드립하는 동안 커피 향기가 퍼지는데 와! 끝내줬다.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오는 모습도 신기했다.

세 번 물을 부어 준다고 한다.

작년에 영양사 샘이 한 번 울 교실에서

핸드 드립 하는 것을 보여주셨는데 쉬워 보이기는 하던데...

저녁에 남편에게 핸드 드립 커피 진짜 맛있다고 하니 남편 왈

이러다 당신,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하는 거 아니냐고? 먼저 선수를 친다.

글쎄....

하여튼 핸드 드립 커피에다 갓 구워 낸 벨기에식 와플을 먹는데

와플 맛도 진짜 예술이다.

그렇게 달지도 않고 쫄깃하고 고소하고

 

오늘 마신 커피는 지난 번 사 간 커피와는 다른 케냐AA인데

예가체프보다는 더 신 맛이 느껴졌다.

사장님은 예가체프가 더 신 맛이 나는 커피라고 하는데

난 예가체프가 더 구수한 맛이 나던데....내 미각이 이상한가 보다.

예가체프도 처음 사왔을 때 향이 가장 강하고, 맛도 좋았다.

분쇄한 후 4시간 이후부터는 변질된다고 하니

최상의 커피를 만끽하려면

그때 그때 분쇄하여 핸드 드립으로 내려 먹는 게 좋다고 한다.

분쇄기의 성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사장님이 말씀해 주셨다.

이 카페에서는 직접 원두를 일 주일에 두 번 정도 로스팅한다고 한다.

카페에 생두가 있어서 사진도 찍어 왔다.

 

집에 와서 네이버로 검색해 보니

꽤나 알려진 카페였다.

아기자기한 소품이 이 주인장의 감각을 느끼게 해 준다.

10 종류의 원두가 있다고 하니 다 먹어봐야지~~

우! 생각만 해도 신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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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3-23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냐AA는 진한 편이라 커피 매니아들이 즐기더라구요.
전 부드러운 콜롬비아 커피도 좋아해요.
핸드드립은 커피 한잔이 넘 비싸서 자주 마시기 부담스럽네요. ㅋ
여기는 9천원.

수퍼남매맘 2013-03-23 12:23   좋아요 0 | URL
청주가 더 비싸네요.
담에는 세실님이 좋아하신다는 콜롬비아 커피를 마셔봐야겠네요.
와플 포함하여 7천원이고, 핸드 드립 커피를 리필까지 해 주니 정말 대박이에요.
댓글저장
 

4교시 도서실수업이 배당되어 있어서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도서실로 갔다.

작년까지는 도서실 수업이 한참 만에 돌아오곤 하였다.

그게 너무 불편하였다.

한 번 도서실 수업을 놓치면 한~ 참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불편함 때문에 나를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이 건의를 하여

2주에 한 번은 도서실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배정 방법을 고쳤다.

체육관 사용도 마찬가지이다.

작년까지는 한 달에 몰아서 배정이 되어 있어서 그 시기를 놓치면 체육관 사용도 용이하지 않았다.

도서실, 체육관을 2주에 한 번 정도로 분산시켜 배정하니 훨씬 좋다.

 

먼저 반납할 아이들은 반납을 시킨 후

도서실 수업과 대출의 다른 점을 설명해 주었다.

도서실 수업시간에는 도서실에 있는 책들을 마음껏 볼 수 있고

책 읽어 주는 어머니가 책을 읽어 주기도 한다.

따라서 대출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엊그제부터 대출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은

오늘도 대출하러 가는 줄 알고, 자기는 대출할 수 없다고 안 따라나서려는 통에 한참 설명을 해야했다.

 

일단 도서실 수업할 때는 북스틱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먼저 자신이 선택한 북스틱 번호를 외우고 있어야 한다.  

자기가 고른 책을 빼낸 자리에 반드시 북스틱을 꽂아 놓아야만 책을 제자리에 꽂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스틱 사용법을 설명하는데

여자어린이들은 귀 쫑긋하고 잘 듣는데

남자어린이들은 벌써 도서실에 오니 흥분 상태에 돌입하였다.

도서실은 교실보다 더 조용히 해야 하는 곳인데....

설명은 안 듣고 옆 사람과 장난하고, 자리에 앉아있지 못하고 돌아다니고....

그래서 여자 어린이들부터 북스틱을 선택해서 책을 골라오게 하였다.

 

한 권 골라서 다 읽은 후에 책을 바꾸라고 했더니

다 읽고 다른 책 고르러 가는 걸까 심히 의심스럽다.

몇 명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책 고르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

이것 또한 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이다.

몇 명은 제법 진지하게 의자에 앉아 집중하여 책을 읽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 많은 책들 중에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헤매고 있는 게 보였다.

어떤 아이는 그렇게 책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 무슨 책을 골라야지?" 하며 떠돌고 있었다.

그래서

" 일단 너는 선생님이 말해 준 책을 읽어 보도록 하고, 다른 친구들이 무슨 책을 골랐나 잘 보도록 해라" 고 알려줬다.

그 많은 책을 보면서도 읽어야 할 책을 몰라서 한숨만 푹푹 내쉬는 걸 보니 그 친구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어떤 남자 아이 한 명이 내가 이런 저런 책 제목을 말하자

" 선생님은 책의 달인 같아요" 한다.

달인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 아이인가 보다.

 

무슨 책을 읽어야할지 우왕좌왕 하는 아이들을 제자리에 앉히고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하였다.

수업 시간에 " 내 몸은 소중해요" 즉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였는데

마침 그와 관련된 좋은 그림책이 생각났다.

아까 교실에서 성폭력 동영상을 몇 개 보여주니

어떤 아이가

" 선생님! 자꾸 보니까 무서워져요" 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러게나 말이다.

갈수록 성폭력 관련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데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도록

책, 동영상, 예화 등을 들려 주면서

소중한 자신의 몸을 나쁜 사람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끝날 시간이 다 되어 끝까지 읽어주지 못해서 아쉽다.

뒷이야기가 궁금한 아이들은 빌려서 보겠지.

나도 이 책 제목만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가

오늘 처음으로 읽었는데 성폭력 예방 교육으로 적격이었다.

 

도서실 수업을 끝내고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앉았던 자리를 훑어보니

책을 제대로 꽂지 않아 책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앉았던 자리가 깨끗해야 하는데.

자유롭게 앉게 했더니 이런 일이 벌어진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기본적인 자질이 없다는 게 이런 거다.

자유를 주면 꼭 이렇게 무질서하게 된다는 것.

자유 안에서 질서를 지키는 그런 높은 시민의식을 갖춰야 하는데.....

내가 지정석에서만 읽게 했으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처럼 뒷정리를 안 하게 되면

다음에 도서실에 올 때는 당연히 통제하려고 하겠지. 정리를 위해서 말이다.

언제쯤 우리 나라는 높은 질서 의식을 가지게 될까?

대출증을 엊그제 나눠주었는데 벌써 대출증 분실했다는 아이도 있고.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아이들은 하여튼 관심 대상 1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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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3-22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럽의 도서관에 갔을때 인상적인 것은 이용자가 자료실 안에서 샌드위치랑 커피도 먹는데 깨끗하다는 것이었어요.
우리 도서관을 이렇게 개방해 놓으면 난리가 나겠죠? 아쉬운 부분입니다.
햇살 좋은 도서관에 앉아 커피랑 쿠키 먹으며 책 보면 좋을텐데 말이죠^^
도서관 수업 아이들이 좋아하는군요. 다행~~~

수퍼남매맘 2013-03-22 17:50   좋아요 0 | URL
유럽 도서관 느~무 가고 싶어요. 책 보니깐 정말 예술이던데....
선진국은 다르군요.
우리나라는 학교 도서실 뿐만 아니라 공공도서관에 음식을 허락했다간 난리가 날 거예요. 그쵸?
그런 면에서 우리 나라는 기본적인 시민의식이 부족하단 생각을 할 때가 많아요.
경제성장은 어느 정도 이룩했는지 몰라도 시민의식 면에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봅니다.
일단 어른이 모범을 보여야죠.
어린이들은 부모나 주변의 어른들을 보고 배우니까요.
댓글저장
 

금주가 <친구 사랑 주간>이다.

다른 학년은 대회를 하고 시상식이 있지만

일학년은 그냥 각반에서 짝 그리기 행사를 하고 시상은 없다.

 

하여 짝 그리기를 하였다.

아이들에게 짝꿍을 그려라만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전신을 그리려고 한다.

예전에 선배님들에게 배운 대로 설명을 해 봤다.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도화지를 세로로 4등분시켜

3/4지점까지 얼굴 형태를 잡게 하고,

나머지 1/4부분에 목과 어깨선을 넣도록 세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렇지 않으면 어깨는 없고 목까지만 있는 귀신을 만들거나

아님 어깨를 얼굴보다 좁게 그려 가분수를 만들어 놓거나 한다.

그림에 자신이 없는 아이들은 자꾸 대상을 작게 그리려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크게 그리게 하는 것이 일단 좋다.

얼굴이 화면 가득하게 들어가고, 목이 있고, 어깨선이 얼굴보다 크게 나오면

어느 정도 초상화 형태는 나온다.

여기까지 설명하느라 목이 아파왔다.

그래도 이번 아이들은 그림 실력이 좋은 아이들이 여러 명 있어서 샘플로 보여주기 딱이다.

물론 어떤 아이는 매번 그림 그릴 때마다

분노 표출을 하듯이 검정, 빨강 색 위주로 색칠을 해대는 바람에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중이다.

그림 뿐이 아니다.

항상 의자에 바르게 앉지 못하고 의자 가장자리에 앉아 까딱까딱거리고,

설명을 다 들은 후에도 청개구리처럼 지 멋대로 하는 바람에 매번 실패를 하여 다시 해 오곤 한다.

하교 후에 책상 속을 보니 엉망진창이었다.

 

두 아이가 시간 안에 완성하지 못했으나 다음 시간까지 하게 하였다.

학기 초에 이 버릇을 잡지 못하면

계속 나태하고,무기력하게 안 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난다.

한 명은 못 그려도 열심히 하는데

나머지 한 명은 벌써 할 의욕이 없어 보였다.

그래도 이걸 안 하면 다음 수업을 할 수 없다고(종이접기)하여 결국은 이상하지만 완성을 하였다.

그 아이에게는 자신의 고집을 꺾고 마무리를 지은 것이 대단한 일이므로 완성한 것에 대한 칭찬을 해 주었다.

 

종이접기로 튤립도 만들고,

공기 가지고 바보 공기도 하고(교육과정에 공기가 나와서 이번 아이들과는 공기 연습을 많이 해야 할 듯하다.)

선생님한테서 이 모든 자료들이 나오니 아이들은 선생님이 마술사 같을 것 같다.

예전에는 각자 준비해와야 할 것들이었는데

이렇게 학교에서 준비해 주니 교사도, 아이들도, 학부모도 신경 쓸 게 훨씬 줄어들었다.

 

애들이 그린 작품이 있어서

전시도 할 겸 얼떨결에 뒷 게시판 작업을 좀 했다.

예전에는 일학년 학부모들이 뒷 게시판을 다 해주기도 했다고 들었다.

내 조카도 고모가 미술을 잘해서 조카 일학년 때는 계절마다 교실에 가서 작업을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관례라고 생각한다.

뒷 게시판은 어디까지나 교사의 교육관과 아이들의 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기에

교사의 아이디어와 아이들의 작품으로 꾸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좋은책 어린이>에서 받은 <신통방통 태극기>원화도 전시하고,

북 카페 사장님께 받은 <미스 럼피우스>액자도 전시하고,

교실에 책 향기가 그윽하게 날 수 있는 컨셉으로 환경을 꾸미는 중이다.

교실환경은 최대한 깔끔하게

난 너무 덕지적지 붙이는 건 싫어하는 스타일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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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들이 네시간 수업을 하는 건 좀 무리이다.
하여 오늘은 도서실 나들이를 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다.
다른 반은 벌써 대출증을 나눠준 것 같은데 난 아껴 두었다.
어린이들이 어느 정도 책에 대한 예의를 가진 후에 주려고 말이다.
도서실수업을 안 온 반이 있다는 연락이 와서 얼른 하던 공부를 멈추고 도서실로 갔다.

십진분류법부터 소개를 해줬다.
어린이들이 자주 읽는 동화책은 800 이라는 번호가 붙어 있다고 알려줬다.
새내기들이 볼만한 책들이 꽃혀있는 서가도 알려주고
대출과 반납 하는 법도 세세히 설명해줬다.
일학년은 뭐든지 첨이라 다 알려줘야한다는 게  제일 어렵다.
이학년만 돼도 척척인데....가야 할 길이 멀다.

많은 책들을 보자
한 녀석이 엄청 흥분해서 가만히 앉아있질 못한다.
떠들면 대출증 안 준다 해도 막무가내.
다른 자리에 앉혀도 저 혼자서 난리를 친다.
설명을 듣질 않는다.
도서실 소파 위를 깡총깡총 뛰어다니고 바닥에 드러눕고 난리도 아니다.
교실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새 공간에 오니 엄청 흥분했나보다.
이 아이는 신발 갈아 신는 것도 매번 잊어버려 운동화 신은 채로 교실에 들어오는 게 다반사이다.
이 아이를 어찌 지도해야 할지....
그 아이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 중이다.

대출증을 나눠주고 책을 골라오고 사서선생님께 가져가서 대출하는 걸 연습해봤다.
여러 명이 why를 골랐고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새책이 많은데도 낡은 책을 골랐다.
아직 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보물을 못찾는 것이다.
이 아이들도 작년 제자들처럼 점점 책에 대한 안목이 생기겠지.
나오면서 도서반납함도 설명해줬다.
당분간은 내가 도서실에 데리고 다녀야지.
안 그러면 뛰고 난리가 날테니....

이런 일이 있었다.
교장님이 훈화에서 뛰다가 걸린 어린이들은 그 자리에서 얼음하고 100 까지 세라고 하셔서
우리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어제 어떤 아이가 친구한테 걸렸나 보다.
그런데 100 까지 세지를 못한다고 하여 내게 물어보러 왔다.
순간 역시 일학년답다는 생각이 들어 쿡 웃음이 나왔다.
내 대답은 10 까지 10 번 세고 들어오라는 거였다.
하여튼 내가 같이 안 다니면 얼음하고100 까지 세어야 하는 어린이가 많을 듯하여
당분간은 같이 다닐 것이다.

일 년간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이 도서실  문턱이 닳도록 열심히 다닐 거라고 믿는다.
가끔 작년 제자들이 도서실 가면서 날 흘끔 쳐다보고 가는데 2 학년 가서도 열심히 도서실 가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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