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얼굴이 가장 커! (수학놀이 스티커판 + 스티커 증정) - 비교 편 스토리수학 3
이범규 글, 윤정주 그림 / 비룡소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수학 그림책을 한 권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 아이 첫 '스토리텔링'수학그림책>이라는 책띠가 보이죠? 겉표지에는 아이들이 무지 좋아하는 도깨비가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있고요. 도대체 어떤 식으로 수학적 개념을 설명하려는 걸까요?

 

스토리텔링이니 이야기가 있다는 거겠죠.

여기 친구들이 모여 각자 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어요.

 

그렇게 신 나게 놀다가 점점 시시해지기 시작하였어요. 그 때 이딱딱로봇이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돼요. 뭐냐구요? 바로 장난감 나라에 가자는 거였어요.

 

이딱딱로봇 뒤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잔뜩 보이네요. 크리스마스가 머지 않았는에 어린이들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한테 어떤 선물을 받기를 원할까요?

 

이딱딱로봇을 선두로 하여 원숭이, 곰, 개구리가 장난감 나라를 향하여 모험을 떠나네요. 이 장면은 <오즈의 마법사>를 떠올리게 하네요. 그런데.....

 

무시무시한 도깨비가 방망이를 들고 바위 뒤에서 나타나 이들을 위협했어요. 그리고 바위에 난 구멍보다 얼굴이 작은 아이들은 못 지나간다는 어마어마한 말을 하는 거예요. 어떡하죠?  친구들은 자신의 얼굴이 바위에 난 구멍보다 큰지 작은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눈치 채셨죠? 그래요. 바로 수학의 개념 중에서 <비교하기>를 다룬 책이에요.  구멍보다 얼굴이 크다 내지는 구멍보다 얼굴이 작다를 알고, 언어로 표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였어요.

 

초등학교에서는 1학년 1학기 수학 교과서에 <비교하기>단원이 나오는데 그때 이 그림책이 있었더라면 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수학 공부 중에서 그래도 아이들이 가장 쉬워하고 재미 있어 하던 단원이었는데.....

 

아참! 친구들의 얼굴이 과연 구멍보다 클까요 아님 작을까요? 그 결과를 보도록 해요.

원숭이와 곰은 구멍보다 작네요. 어떡하죠? 하지만 친구들은 이 위험을 지혜롭게 넘긴답니다. 그리고 또 길을 가다가 여우를 만나게 되고,여우는 자신의 꼬리보다 길어야 통과시켜 준다고 하죠. 이번에는 길이를 비교하는 거네요.  여우 꼬리보다 짧은 친구들이 이번에도 또 지혜를 모아 위기를 모면한답니다.

 

하지만 여행을 한 덕분에 배가 고파진 친구들은 배에서 "쪼르륵 쪼르륵" 소리가 나고, 마침 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것을 발견해요. 자 누구 키가 가장 클까 비교해 봐야죠.  여기서 " 가장 " 이라는 말을 알게 될 것 같아요.

 

수학 교과서에서 먼저 두 개를 비교하는 공부를 한 다음. 세 개를 비교하여  그 중에서 가장 크다, 길다, 무겁다를 언어로 표현하는 공부를 하였거든요. 그림책도 그런 순서로 스토리텔링을 해 주네요.

 

1학년 친구들과 수학을 공부하면 수학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꽤 있어요. 그런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는 수학이 제일 싫어요" 라고 외치는 경우가 많아져서 속상해요.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유아 때나 저학년 때는 실물로 여러 가지 조작 활동을 통해 수학에 접근해서 흥미를 잃지 않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념에 접근해가는 과정보다는 결과 위주로 배우고, 심지어는 선행이나 사교육으로 인해  공식 외우기 등만 강조하는 것이 수학과 멀어지게 하는 원인이 아닌가 싶어요.  또 하나 우리 나라 수학교과서가 연령에 비해 너무 어렵다는 지적들도 있어요. 제가 어릴 때 배운 수학교과서와 비교해 봐도 요즘 초5,6이 배우는 내용은 예전 중학교 수학 내용이 많이 나오거든요. 수학을 좋아하던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고, 그 해결책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우리 반 어린이 한 명이 "수학은 보물을 찾아 가는 과정" 이라고 멋진 말을 하더군요. 맞아요. 수학은 단순히 사칙연산을 하고, 공식을 줄줄 외우는 게 아니라 보물 지도를 가지고 보물을 찾아 가는 것처럼 논리를 가지고 답을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그림책들이 많이 나와서 우리 어린이들이 조금 더 수학을 좋아했음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그리고 보물을 찾았을 때처럼 스스로 답을 찾았을 때 그 기쁨을 맛보기를 바라요.

 

특히 여자 어린이들은 수학을 굉장히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뇌과학자가 연구를 통해 밝혔듯이 " 수학을 잘하는 뇌와 수학을 못 하는 뇌는 없다"는 거예요. 수학도 꾸준한 연습에 의해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그리고 이렇게 유아기 때부터 차근차근 실물 위주로 , 조작활동 위주로 접근하고, 선행보다는 복습 위주로 꾸준히 문제를 풀어 본다면 수학적 뇌근육이 발달할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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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밤이었다.

금요일 밤이면 수퍼남매는 가장 기분이 좋다. 왜냐구?

늦게 잘 수 있어서.

평소에는 10시 이전에 자야 하는데 이 때는 늦게까지 깨어 있는 걸 허락하여

특히 아들은 금요일만 되면 기분이 업 된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이 되면 시무룩

아이들도 월요병에 걸린다는 걸 우리 아들을 보고 알았다. ㅋㅋㅋ

 

계획대로라면 토요일에 생일잔치를 했어야 하는데 아들 감기도 그렇고, 날도 너무 추워서 내년을 기약하였다.

그게 안스러워서 "그럼 가족끼리 외식이라도 하자" 제안을 하였다.

주인공이 어디로 갈 건지 정하라고 하자

누나는 자기가 가고 싶은 " 아웃백 아웃백"을 외치고

아빠는 자기가 가고 싶은 " 강강술래(고깃집) 강강술래"를 외쳐댔다. 난 아무 말도 안 했다.

아들은 누구의 편도 들어줄 수가 없는 사태를 얼른 알아차리고,

" 내가 그럼 종이에 적어올게" 하며 자리를 피했다.

과연 아들이 어떤 장소를 적어 올까 모두 눈을 크게 뜨고 보고 있는데 

아들이 종이를 나에게 내밀었다.

적어 온 종이를 펼치자마자 박장대소하였다.

" 아 홉 백" 이라고 쓰여 있는 것이다.

누나가

" 아홉백이 뭐냐? 아웃백이지. 나 원 참" 놀렸다.

역시 1학년다워!

 

그런데 아웃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빠의 꾐에 빠져

<별의 커비>게임과 외식권을 교환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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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2-12-10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 귀여워라. 앙 깨물어 주고 싶네요.

수퍼남매맘 2012-12-10 15:30   좋아요 0 | URL
둘째라서 그런지 누나보다 더 애교가 많고, 잔정도 있고, 무엇보다 눈치 백단이에요.
 

지난 주 모임을 하지 못하여 많이 아쉬웠는데 이번 주는 개근 멤버 영양사 선생님과 막내후배가 빠져서 안타까웠다.

 

선물 받은 모닝 티를 준비하고, 유기농 쿠키를 준비한 후 (영양사 선생님이 안 계시니 내가 준비를 했다.) 선생님들을 기다렸다. 후배가 먼저 오고, 부장님이 오시고, 4학년 선배님이 오셔서 이렇게 넷이서 모임을 하였다.

 

예고한 이 책을 모두 준비해 오시고, 읽어 오셨다. 다 읽으신 분도 계셨다. 2주 전에 읽으셔서 생각이 안 나신다고.... ㅋㅋㅋ . 나도 그렇고, 오신 분들 모두 어디 한 두 군데 밑줄을 긋는다기 보다 읽는 텍스트 모두가 거짓말 같아서 먹먹했다는 말씀을 하셨다.

 

2012년,  여기에 실린 사연들이 사실이라는 게 놀랍고, 안타깝고, 저 밑바닥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하신다.

 

 

 

 

 

 

한 분은 <26년>영화를 보셨다고 하는데 그 영화 보면서 분노가 일어 참기 힘들었다고. 아무 관계도 없는 본인도 이렇게 화가 치미는데 그 때 그 일들을 겪었던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드셨다고 한다. 나도 그 영화 꼭 봐야 하는데..... 

아쉬운 대로 원작이라도 먼저 봐야 할 것 같다.

 

 

 

 

 

 

난 서문에 이 책을 추천하는 많은 진보 인사들이 쓴 추천사가 기억에 남는다. "힐링" 운운하면서 지금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모두 개인 탓으로 돌리고, 개인이 긍정적으로 살면 마치 그 모든 문제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처럼 사탕 발림을 하는 인사들의 힐링 행보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목소리가 참 마음에 든다. 나도 언젠가부터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모든 문제들-주택 문제, 육아 문제, 교육 문제, 노인 복지 문제 , 취업 문제 등등-이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이고, 그렇기에 개개인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라고 주문을 외울 게 아니라, 사회구조를 바꿔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사회구조를 바꾸는 가장 초석이 되는 게 바로 정치이다. 나도 예전에 정치에 정말 관심 없었다. 대학 때도 학생 운동엔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달라졌다. 물론 남편의 영향도 아주 컸다. 예전의 나를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어쩜 그렇게 무식했을까 싶다. 지금도 그렇게 많이 알지는 않지만 그래도 현실을 알려고 노력한다. 그게 달라진 점이다.

 

교육 하나만 봐도 그렇다. 내가 소신껏 사교육을 안 시키고,선행 학습을 안 시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 자녀가 살아갈 사회가 사교육과 선행 학습 없이 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취업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과 같은 사회구조에서는 아무리 명문대를 나와도 비정규직으로 살아갈 확률이 더 높다.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을 하려고 그 오랜 세월 어마어마한 교육비를 들여 자녀를 양육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요즘 하는 드라마 중에 <학교>라는 게 있는데 그거 보고 있으면 우리 교육 현실이 저렇구나 정말 참담해진다. 중고등학교는 초등학교보다 몇 배 더 심한 것 같다.

남편이 " 저거 보면 무슨 생각 들어요?" 묻자

" 초등학교 선생님 된 게 정말 다행이란 생각...." 대답했다.

그나마 현실보다 좀 약하게 표현한 게 그 정도라니..... 정말 대한민국은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임이 분명하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가! 아이들을 어려서부터 무한경쟁으로 치닫게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가!  

 

PISA 2위에 빛나는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한 번도 정식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줄곧 창의성 교육을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아이들을 무한 경쟁으로 몰아붙이면서 창의성을 말살시키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행복하지도 않으며 따라서 창의성도 길러질 수 없는 게 아닐런지...... 선배님 한 분이 유대인들의 교육 이란 프로그램을 보셨는데 우리 나라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나도 예전에 유대인 교육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엔 아빠가 있고 우리 나라에는 아빠가 없다는 게 가장 크게 와닿았다. 아빠를 회사에 뺏긴 채 엄마 혼자서 양육을 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통계에서도 아빠가 양육에 참여하는 자녀가 훨씬 사회성이 높다는 게 밝혀졌다.  아빠를 빨리 가정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 그리고 부모가 함께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개인 혼자서,긍정적 마인드만으로, 힐링만으로 버틸 수 있단 말인가!

 

이 책 속에 나오는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깨어 있는 그 시발점이 바로 " 책 " 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것들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는 교사이기 때문에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책의 중요성을 알려 줘야 한다.  따라서 우리 동호회에서 동료들을 책 읽는 교사로 한 명 한 명 끌어 들이는 작업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교사를 동지로 만들면 그 교사에게 딸린 아이들과 학부모가 변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함께 뜻을 같이 하는 교사들과 학부모가 많아진다면 학교가 변할 것이다. 학교 전체에서 아침독서10분을 할 것이고, 학교 도서실이 학교의 중심이 될 것이며, 아이들의 인성이 달라지고,창의성이 길러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최고! 학벌이 최고! 좋은 직장이 최고! 라는 생각에서 자유로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한 청소부>로 살아도 된다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그 사회가 건강한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 모임은 시민운동가 한 분을 모시고 <방사능>에 대해서 강의를 듣기로 하였다. 독서동호회 교사와 희망 학부모를 중심으로 연합 연수를 할 계획이다. 학부모들도 많이 오셨으면 한다. 우리 교실에서 할 예정이다. 겨울 방학 전 마지막 모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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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저녁이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쉬려고 누웠다.

워낙 추위를 잘 타는 나는 겨울이 참 힙겹다.

요즘 계속하여 날씨가 추워서 따뜻하게 지지고 싶어서 이불을 덮었는데

그 때 아들이 아이패드를 하고 있어서 불을 끌 수가 없었다.

하여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 쓴 채로 누워 있었다. 눈이 부시면 잠을 못 자는 성격이라....

그리고 얼마 후 갑자기 엄청 무거운 것이 내 복부를 강타하였다. 순간 너무 아파서 

" 으~ 악" 괴성을 지른 후 숨을 못 쉬고 눈물이 났다.

엄청난 힘은 바로 딸이 내가 누워 있는 줄 모르고 내 복부를 밟은 것이었다.

나는 아파서 울고,

딸은 놀라서 울고,

옆에 있던 아들은

" 하나님! 우리 엄마 살려 주세요. 죽지 않게 해 주세요. " 기도하며 울었다.

다른 방에 있던 남편이 무슨 일 난 줄 알고 달려왔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사태가 심각한 걸 알고 딸 발에 밟힌 내 배를 어루만지는데

순간적으로 숨을 못 쉰 것은 처음이라서 진정이 안 되었다.

그 순간 딸은 왜 안방에 와서 장농 쪽으로 걸어온 것인지.

(나중에 알았는데 내가 내일 입을 옷 좀 미리 챙겨 놓으라는 잔소리 때문에 옷 챙기러 온 거였단다. )

딸도 아무 생각 없이 방을 가로지르는데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엄마가 숨을 못 쉬니 엄청 놀랐나 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고,

아들은 혹시나 엄마가 잘못 되는가 싶어 지가 아는 기도는 다 하면서 꺼이꺼이 울고 있었다.

 

압사당하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확실히 체감한 날이었다.

 

" 여보, 아들 좀 달래 줘요. 너무 놀랐나 보다. "

내가 먼저 정신을 차렸다. 아들은 너무 놀라서 진정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아들의 기도 소리는 영원히 못 잊을 것이다.

 

" 하나님! 우리 엄마 살려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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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청객 아빠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32
가타히라 나오키 지음, 고향옥 옮김, 윤희동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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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도 나지 않는 아기 때 사라진 아빠가 11년 만에 돌아온다면 과연 " 아빠" 하고 다정하게 부를 수 있을까! 책의 주인공이 그렇다. 11년 만에 돌아온 아빠가 전혀 반갑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 비린 내 나고, 우툴두툴 껍질이 있는 악어처럼 보인다. 주인공은 아빠의 재능을 물려 받아 축구를 아주 잘하지만 아빠가 짬짜미(배신자)를 하였다는 사실 때문에 그동안 알게 모르게 시달리기도 하였다. 그러니 11년 만에 돌아온 아빠, 사진 속에서만 보던 아빠,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던 아빠가 마냥 용서가 되고, 반가울 리는 없을 게다.

 

아빠는 자신이 왜 짬짜미라는 오해를 받게 되었는지 아들에게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그 일 때문에 변방에서 11년이나 쓸쓸히 가족과 헤어져 지내게 되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11년 만에 만나 아들이 자신을 악어 취급하는데도 굳이 옛이야기를 꺼내어 변명을 늘어 놓지 않는다. 주인공은 아빠 주변을 맴도는 예전의 축구 멤버들이 술자리에 하는 취중진담으로 인해 아빠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그런 짓을 한 것은 아니란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아빠 없이 지낸 11년이 한꺼번에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소년에게는 아빠는 불청객인 셈이다. 자신과 엄마의 삶에 어느새 끼어 들어,태클을 걸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소년에게 아빠가 축구 입장표 2장을 내민다. 그것도 소년이 정말 정말 보고 싶어 하고, 꿈에 그리던 맞수팀의 경기 말이다. 축구를 잘하는 소년이지만 아빠의 부재로 인하여 축구장에 직접 가서 경기를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그 부분 읽을 때 짠하였다. 소년은 아빠의 제의를 받아들일 것인가! 언제쯤 소년의 눈에 악어가 아닌 아빠의 모습으로 비쳐질까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우리 딸과 소년의 나이가 비슷하다. 이 나이가 바로 사춘기에 접어드는 나이인 듯하다. 나는 어렸을 때 사춘기인지 아닌지도 모르게 지나가서 잘 몰랐는데 요즘 딸을 보니 새삼 사춘기가 어떤 시기인지 알게 된다. 생전 안 보던 거울을 보고, 옷을 사 달라고 조르고, 친구 문제로 고민하고, 반항심이 생기고....한창 예민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시기인 사춘기 때 11년 간 행방이 묘연했던 아빠가 불쑥 찾아왔으니 소년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청객이 될 수밖에. 거기다 엄마는 생전 안 하던 반찬을 그 악어를 위해 하고, 함께 침대를 쓰고... 정말 모든 것이 꼴불견이고 마음에 안 들 수 있을 듯하다. 책은 그런 소년의 심리 묘사를 잘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악어 아빠는 그런 소년을 억지로 이해시키고, 설명하려 들지 않고, 가만 놔 둔다. 자신에게 버릇 없이 행동을 해도 말이다. 아무리 11년만에 돌아왔어도 아빠는 아빤인데 말이다. 소년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 아빠의 반응도 이해가 된다. 아마 거기서 변명을 하고, 자신의 입장을 납득시키려고 했다면 소년은 사춘기의 특성상 더 튕겨져 나갔을 것이다.

 

소년과 악어 아빠가 화해를 하는지 아님 끝까지 평행선을 달릴지는 직접 책으로 확인하시길 바란다.

 

사춘기에 접어 든 딸을 보면서 나도 긴장하고 있다. 주변에 선배님들 말씀을 들어보니 사사건건 부딪히지 않으려면 부모가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하신다. 그리고 이 악어아빠처럼 그냥 내버려 두는 게 낫다고 하신다. 그럴 수 있을까! 내공을 길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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