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이들과 꼭 해 보고 싶었던 독후감 공모전 대회에 나가 큰 상을 탔다.
이제 30여일 후면 이 아이들과도 헤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아이들과 하고 싶은 일은 바로 <몽실언니>로 온작품 읽기를 하는 거다.
몽실 언니는 혼자서는 읽기가 녹록지 않다.
다른 읽을 거리도 넘쳐나는데 굳이 이 책을 고르지 않을 뿐더러
골랐다 하더라도 역사적 배경 지식이나 시대적 상황을 잘 알지 못하면
크게 이 작품에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요즘 애들이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며 공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난 이 아이들에게 너무 존경하는 권정생 작가를 꼭 알려주고 싶고
그 분의 작품 중 몽실 언니 또한 알려주고 싶다.
그래서 이 작품을 마지막 온작품 읽기로 선택했다.
어제 권정생 작가의 일생을 다룬 다큐를 보고
그분이 어떤 생을 살았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작품을 썼는지
그분의 사상과
그분의 유언은 어떠하였는지
그분의 스토리를 알려줬다.
단순히 <강아지똥>의 저자로만 알고 있던 아이들이 숙연해지는 모습이 느껴졌다.
오늘부터 1꼭지씩 같이 읽어나갔다.
1꼭지는 내가 읽어주고
2꼭지는 아이들이 한 쪽씩 교대로 읽었다.
1947년, 일곱살이었던 몽실이가 어머니를 따라 집을 나오고 새아버지를 만나고
다리병신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서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내가 지금 아무리 힘들다 하여도 몽실이만큼 힘들까 생각해 보라고 했다.
권 작가님도 볼펜 들 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벽에다 공책을 기대어 힘들게 글을 쓰셨다고 한다.
누구나 자기가 가장 힘들고 억울하고 슬프다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이 나를 지배하면 감사와 기쁨, 행복이 사라지고 만다.
몽실언니를 읽으면서 아이들 마음이 불편하면 좋겠다.
작가님이 좋은 책은 불편한 책이라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나와 함께했던 기억 중에 다 잊더라도
함께 <몽실언니>를 온작품읽기 했던 기억은 추억으로 오래 남길 바란다.
내일은 권작가님의 유언을 읽어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