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열쇠, 11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3
패트리샤 레일리 기프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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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렸을 때 누구나 한 번은 ' 지금 부모님이 사실은 진짜 내 부모님이 아닐 지도 몰라' 하는 의구심을 가져봤을 게다. 나도 그랬다. 언니들이 " 너 다리 밑에서 주워 왔대" 하며 말할 때마다 속으로 ' 언젠가는 우리 친부모를 찾아 길을 떠날 거야' 굳은 다짐을 하곤 했었다. 성장기를 거치면서 자아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누구나 한 번은 거쳐야 할 의문인 듯하다.

 

샘은 자신의 열한 살 생일 선물을 찾으러 다락방에 올라갔다가 우연히 오래된 상자에서 삐져 나온 한 토막의 신문을 발견하게 된다. 그 신문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 사진과 함께 " 샘 벨, 사라지다" 라는 놀라운 기사를 보면서 자신이 지금 함께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실은 자신의 친할아버지가 아니라 혹시 자신을 유괴한 극악무도한 유괴범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한 조각의 신문 기사로 인하여 자아를 찾기 위한 샘의 여행은 파편으로 남아 있는 작은 기억들을 짜맞춰 가면서 비밀리에 진행된다. 작년에 이런 설정의 책을 본 적이 있다. <우유 팩 소녀 제니>라는 책이었는데 우연히 우유 팩 미아 광고에 실린 자신의 어릴 적 사진을 보고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 책이 낮설지가 않았다.

 

샘이 그 신문기사를 줄줄 읽어낼 줄 알았다면 이 이야기는 단박에 끝이 났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샘은 안타깝게도 11살이 되도록 글을 읽지 못한다. 한 마디로 난독증을 앓고 있는 아이이다. 신문 기사를 읽을 줄 알았다면 의외로 쉽게 일이 풀릴 수도 있었을 텐데 작가는 난독증 샘이라는 설정을 통해 사람마다 다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또한 글을 읽을 수 없기에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던 샘은 자신의 반에서 외톨이로 지내는 전학생 캐롤라인을 점 찍어서 함께 숙제를 하자고 제안을 하게 된다. 캐롤라인과 함께 자신의 정체를 파악하는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둘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고, 진정한 우정을 찾게 되는 과정도 보여 준다.

 

샘이 자신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은 아슬아슬하고, 혹시나 화 한 번 내지 않는 할아버지와 옆집 온지 할아버지, 매일 밤 책을 읽어 주는 애니마 아줌마 모두 한통속이 아닐까 싶어 읽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하지만 난 이 책이 난독증을 앓고 있는 어쩌면 세상의 잣대로 보면 수준 미달의 아이로 보일 수 있는 샘이 프로젝트 학습의 하나인 거대한 중세의 성을 캐롤라인과 함께 완성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감동이 느껴졌고, 그렇기에 이 책은 샘의 성장 동화라고 보고 싶다. 특히 샘의 할아버지가 글을 읽을 줄 몰라 매번 힘들어 하고 낙담하는 샘을 향해 하는 말은 학부모, 교사가 아이들에게 가져야 할 태도라고 보여진다. 누구나 다 다른 재능을 타고 났다는 믿음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심어 주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 사실 말이다.

" 넌 아직 모르지만, 우리는 나무를 다루는 재능이 있단다. 나무가 우리에게 말을 걸지. "

" 너는 나무를 읽어.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

" 샘, 너는 글을 읽게 될 거야. 다만 시간이 좀 더 걸릴 테고,  다른 아이들보다 잘 읽지는 못 하겠지.  하지만 너한테는 이게 있잖니"  (본문 55쪽)

 

 

열한 살이 되도록 글을 읽지 못하여 매일 나머지 공부를 해야 했지만 그래도 실력이 늘지 않아 자신의 실종 사건이 적혀 있는 신문 기사 하나 읽어내지 못해 친구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어쩌면 비참한 처지에 있는 샘이 결국은 그 멋진 중세의 성을 완성한 것을 보고, 학교의 선생님과 친구들도 " 멋지다, 잘했다" 고 칭찬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내가 칭찬을 받는 것처럼 뿌듯했다. 샘은 글은 읽지 못하지만 나무를 읽을 줄 아는 그런 아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다시 전학을 간 캐롤라인과 메일을 주고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글을 읽고 쓸 줄 알아야 하기에 나머지 공부를 도와주는 선생님께 자신이 반드시 글을 읽을 줄 알아야 함을 강력하게 피력하는 모습에서 이제 머지 않아 샘은 난독증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니까 11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이제 더는 무섭지 않은

집 주소, 번지수, 굴뚝 한쌍

열한 번째 생일

단짝을 만난 해.

어쩌면 여름마다 세인트로렌스 강에서

할아버지와 온지 할아버지, 애니마 아줌마, 캐롤라인,

모두와 함께 탈

돛단배의 쌍돛대가 될지도 모른다.

열한 살이 되던 해, 샘은 글을 읽기 시작했다.

(본문 231쪽)

 

끝으로 이 책에 나오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 근처에 있는 세인트로렌스강, 천섬, 미완의 볼트성 등의 이미지를 찾아 보니 마구마구 여행이 가고 싶어진다. 샘과 캐롤라인이 함께 작업한 중세 성의 모습이 볼트 성과 닮았다고 하니 샘의 나무 다루는 실력이 얼마나 훌륭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 샘, 너는 나무를 읽을 줄 아는 아이구나! 진짜 멋지다! 네가 만든 볼트 성이 정말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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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는 참 좋다! 물들숲 그림책 1
이성실 글, 권정선 그림 / 비룡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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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제 결혼식장에 딸과 함께 가려고 길을 나서서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데 가을 바람에 알록달록 나뭇잎들이 후두둑 툭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가 저렇게 크게 들리는구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노랗고 빨간 나뭇잎들이 내 머리와 어깨 위로 떨어지는데 그 순간만큼은 로맨틱 코메디 영화의 여주인공 부럽지 않았다. 옆에 있던 딸은 떨어지는 나뭇잎을 손으로 잡으면 행운이라면서 연신 잡으려고 노력하였지만 번번이 실패를 하였다. 굳이 잡지 않아도 그 아름다운 장면을 보는 것만도 나에게능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는 가을에는 이렇게 자기 옷을 벗어던지면서까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그런 고마운 존재이다.

 

이 세상에 조물주가 나무를 만들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만약에 나뭇잎 색이 초록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나무는 정말 사람에게 많은 것들을 내어 준다. 나무에 관한 이런 저런 그림책들이 우리 집에 꽤 있는데 이번에는 도토리를 주는 참나무에 대한 예쁜 그림책이 나에게로 왔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예전에 우리에게 도토리를 주는 나무가 도토리나무인 줄 알았다. 쌀을 주는 나무가 쌀나무인 줄 아는 아이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불과 몇 년 전에서야 도토리를 주는 나무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고, 그 나무들을 모두 일컬어 <참나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렸을 때 중소도시에 살다 보니 은근히 이런 상식적인 것들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경향이 있다. 자라면서 벼를 직접 내 눈으로 본 적도 없고, 개구리를 잡아 본 적도 없고, 도토리를 주워 본 적도 없다. 시골에 살았더라면 당연히 알았을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게 은근히 많다. 고구마 캐기도 학교 나와서 아이들 체험학습 따라가서 처음 해 봤는데 진짜 신기했다. 나를 보더라도 어려서는 자연과 더불어 마음껏 친해질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는 게 아이들의 정서에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원래 자연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듯하다. 그래서 수퍼남매도 울산에 가면 좋아한다. 울산 할아버지댁 가면 자연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아이들이 서울 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나마 우리 아파트는 도봉산이 보이고, 베란다 쪽으로는 중랑천이 보여서 덜 삭막하긴 하지만서도 어디 시골에 사는 것만 할까 싶다.

 

 

작은 도토리 하나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무럭무럭 자라서 큰 나무가 되고, 다시 도토리를 맺기 까지의 순환 과정을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었다.

 

 

 

미처 사람들이나 동물들이 가져 가지 못하거나 산 속에 떨어진 도토리는 이렇게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참나무로 자랄 준비를 하게 된다. 아마 지금 숲에 가면 어치나, 다람쥐, 멧돼지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도토리들이 나뭇잎 같은 곳에 숨어 지내다가

 

다음 해 봄이 되면 이렇게 뿌리를 내리게 되겠지?

 

"참나무들은 1년이 지나면 키가 한 뼘쯤 자라고, 3년이 지나면 어린아이 키만큼 자라고, 15년쯤 지나면 처음으로 꽃을 피우고 도토리를 맺기 시작한다"(본문 인용)고 한다. 그러니까 도토리를 맺기 시작하는 나무들은 적어도 15년이 지나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기를 지난 참나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참으로 훌륭한 나무"라는 뜻에서 참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참나무들의 종류를 알아보자면 이렇다. 그림으로 보면 조금씩 차이들이 보이는데 막상 또 숲에 가면 구별을 못할 것 같다.

 

신갈나무,떡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그 종류도 다양하다. 참나무는 우리나라 산 어디에서고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자세히 보면 잎 생김새도 다 다르고, 도토리 모양도 조금씩 다 다르다. 우리 아파트 단지 안에도 참나무가 있는지 한 번 아이들과 찾아봐야겠다. 오늘 내린 가을비로 마지막까지 나무에 달려 있던 나뭇잎들이 거의 땅으로 떨어졌을 것 같다. 올 가을에는 온 가족이 북한산 정상을 가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작은 아이가 감기가 낫질 않는 바람에 북산산 단풍 절정을 구경도 못하고 올 가을을 보내게 되어서 무척 아쉽다.  내년 봄을 기약해야지. 진달래 필 때도 아름답고 하니......

 

나뭇잎을 벗어던지고도 나무들은 다가올 추운 겨울을  버티어 낼 것이고, 봄이 되면 또 다시 파릇파릇 새싹을 틔어 낼 것이다. 참 고마운 나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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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시간에 이순신, 세종대왕에 대해 들은 내용을 정리하는 공부가 있다. 그 공부를 하기 전에 미리 비룡소에서 나오는 새싹 인물전 <세종대왕>을 며칠 동안 읽어줬었다. 읽고 나서 바로바로 내간 만든 퀴즈를 풀기도 했다.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인물전이 다소 어려울 수 있으나 그나마 새싹 인물전은 알기 쉽고, 읽기 쉽게 쓰여져 있어서 내가 자주 애용하는 책 시리즈이다. 세종대왕은 교과서에도 나오지만 한글날 즈음해서 꼭 한 번 읽어 줄 필요가 있어서 선택한 인물이었다.

 

물론 수업 시간에 지난 번 읽어 준 세종대왕에 대해 아는 것을 물어 보니 예상 밖으로 대답을 잘 못하여 목이 쉬어라 읽어 준 것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지만 그것이 계기가 되어 요즘 몇 명의 아이들이 인물전에 푹 빠져 있다. 그걸로 보람을 느껴야지 뭐. 제법 찬찬하게 읽은 아이들은 인물이 한 일에 대해서도 발표를 잘하고, 심지어는 일기에다 독후감까지 쓴 아이도 있다. 아이들에게 인물전은 동화책보다 10배, 100배 어려우니 꼭꼭  씹어서 읽으라는 당부를 여러 번 하였다.

 

울 반 아이들이 나의 미션을 받아 도서실에서 골라온 책들을 모아 보면 이렇다.

 

 

 

 

 

 

 

 

 

 

 

 

 

 

 

 

 

 

 

 

 

 

 

 

 

 

 

 

 

 

 

 

 

 

 

 

 

 

 

 

 

이 정도였던 것 같다. 집에 가서 읽는 거였는데 물론 꼼꼼히 읽은 아이도 있고, 건성으로 읽은 아이도 있을 것이다.

 

다음 날 자신이 읽은 인물에 대해 소개를 해 보는 발표를 해 봤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책을 대출해 가긴 하였으나 자신 있게 손을 들지는 못 했다. 하지만 몇 명의 어린이들은 1학년 답지 않게 발표를 아주 잘하여 엄청 칭찬을 해 주었다. 특히 <안네 프랑크>를 소개한 어린이는 평소에도 독해력이 우수한 아이인데 소개를 어쩜 그리도 야무지게 잘하는지.....<에디슨><김구><헬렌켈러>를 읽은 어린이들도 친구들에게 인물에 대한 소개를 아주 잘하였다.

 

전에 미션으로 도서실 가서 세종대왕 책을 찾아오라고 했더니 이런 저런 책들을 골라왔다. 조금 유아적인 그림책에서부터 본인들 수준보다 높은 책까지....... 내가 보기에는 새싹 인물전이 저학년 수준에 딱인 듯하다. 중학년 정도까지 교사, 부모, 사서가 아이들 수준에 맞는 적절한 책을 소개해 주는 역할을 잘해주면 아이들의 책 고르는 안목이 높아진다. 그런 안목이 쌓이면 고학년이 됐을 때 스스로 잘 골라 읽게 되는 것 같다. 자기 수준보다 낮거나 높은 것을 읽는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아이에게 딱인 책을 적절하게 소개해 주면 비슷한 책들을 쭈욱 훑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교과서에서 인물에 대한 소개를 공부할 무렵 인물전에 대해 한 번 맛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 번 빠진 아이들은 당분간 인물들의 삶에 푹 파묻혀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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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2-11-13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반 어린이도 인물 도서 읽으라는 미션을 주었더니 짧은 책 고른다고 새싹 인물전 최무선을 들고 와서는 이거 읽어도 되냐고 묻더군요. 된다하니 좋아하면서 후딱 읽었어요. ㅎㅎ~
저학년에게는 새싹 인물전이 좋더라고요. 그래도 인물전은 중학년 이상~ 이 적당한 것 같아 저학년에서는 권해보지 않았어요. 수퍼맘님처럼 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네요. 꼭꼭 씹어 읽기! 찬이도 가끔 인물 도서 읽더라구요.

수퍼남매맘 2012-11-13 07:38   좋아요 0 | URL
교과서에 나올 때쯤 연계해서 읽게 권하면 이렇게 인물전에 꽂히는 아이들이 몇 있더라고요.
독서력의 차이도 나고, 취향도 다르니 요때쯤 권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여요.
교사가 권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으니 저는 이순신, 세종대왕 공부할 때 꼭 인물전을 한 번씩 경험하게 해 봅니다.

 

금주 독서동호회는 열성 멤버인 2학년 부장님과 영양사 샘이 빠져서 한 주 건너뛸까 하는 유혹이 잠시 들었지만 그래도 세 명이 모이면 하자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지키려고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자 2분이 오셔서 하게 되었다. 2학년부장님도 출장 가시기 전에 잠깐 오셔서 4명이서 모임을 시작하였다.

야뉴슈 코르착의 <아이들>책을 미처 구하지 못하여  다음 주까지 이 책을 가지고 나누기로 했다. 다른 작가의 <아이들>을 구한 분도 계셨다.  <아이들>이 절판되려는지 인터넷 서점에서 구할 수가 없다고 하신다.  오신 분 중에서 어른용 도서는 시간을 넉넉히 주었으면 하는 의견이 있었다. 책 구하는 것만 해도 시간이 꽤 걸리고 읽는 시간도 필요하고...내가 놓친 부분을 짚어 주셔서 감사하다 .  그래서 부담감 갖지 마시고, 천천히 읽으시고 11월 말까지 이 책을 읽고 나누기로 하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절반 정도까지 읽어 보니 구구절절 좋은 말씀이라서 꼭 함께 나누고픈 책이다. 그래서 독서운동가들이 모두 강추하는 책이었나 보다. 탐구심이 강한 부장님이 조사해보니 세계 3대 교육자 중에 한 명이라고 한다. 루소, 페르탈로찌,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야뉴슈 코르착. 그런데 두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이참에 이 분의 교육관을 알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책을 나만 읽었기 때문에 책 이야기는 할 수 없었고, 자연스레 학교 도서실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번에 학교 도서실에 새책 800여권이 들어왔는데 사서교사 혼자서 데이타베이스 작업을 하신다. 내가 도서관 담당을 해봐서 아는데 혼자서 800권 작업을 하려면 진짜 힘들다. 작년까지는 정독도서관에서 지원을 나와주셨지만 올해부터 지원이 끊겼다. 보통은 어머니회에서 라벨작업 정도는 도와주시는데 본교는  어머니회 지원이 없어서 오롯이 사서교사 혼자 하신다. 그래서  부장님이 하루라도 우리 동호회에서 작업을 도와주자는 제안을 하셔서 모두들 좋다고 하셨다.

 

부장님은 출장이 있어서 일찍 일어나시고 4학년 선배님, 2학년 후배, 나 이렇게 셋이서 남게 되자 본격적인 수다가 가동되었다. 내 지론이 수다를 떨어야 친해지고, 수다를 하는 도중에 위로도 받고 얻는 것도 많다는 점이다. 물론 누구와 수다를 떠느냐가 더 중요하지만서도.  여자 셋이 모이니 다 시월드 이야기로 깔대기가 모아진다. 알고 보면 사연 없는 인생이 없는 듯하다. 수다를 떨고 나니 한층 우리 사이가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책 이야기를 해도 2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수다를 떨어도 2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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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1. 아침독서를 하고 있는에 이@@가 커다란 종이 상자를 쓱 내민다. 보니 이번 일요일이 빼빼로데이라서 어머니께서 미리 챙겨 보내신 것 같았다. 초등학생이 가장 좋아하는 데이가 빼빼로데이인데 이번에는 휴일이라서.......빼빼로를 비롯하여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가지 과자들을 넣어서 예쁜 리본까지 달아 포장을 일일이 하셨다. 모습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포장 뜯지 말고,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먹으라고 하였다.  아이 일기를 보니 어제 엄마와 함께 일일이 포장을 하고, 이름을 쓰고, 리본을 달고 했나 보다. 기특한지고.... 웬만한 정성이 아니었다. 완전 감동!!!

 

 

선물 2. 잠깐 어디 갔다 온 사이 누군가 빼빼로 한 상자를 책상 위에 놓고 갔다. ##가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 가방에 두 상자 더 있다길래 " 친한 친구들만 주면 다른 친구들이 서운하니까, 다 나눠서 먹을까?" 하자 좋다고 하여 아이들에게 낱개 하나씩 나눠 주었다. 비록 하나지만 교실에서 먹는 과자는 그 어떤 것보다 달콤하다는 사실. 세 상자를 다 터서 하나씩 나눠 주니 몇 개가 남았다.

 " 얘들아, 옛말에 콩 하나라도 나눠 먹으라는 말이 있어요. " 라고 하자

 " 콩을 어떻게 나눠 먹어요?" 묻는다.

" 콩 하나라도 욕심 내지 말고, 다같이 나눠 먹자는 말이에요." 라고 설명을 해 줬다.

 

선물 3. 엊그제 전주로 가족 체험학습을 다녀온 아무개가 가져 온 금화 초코릿을 본 아이들은 진짜 돈이냐며 난리가 났다. 금화처럼 보여서 아까워서 못 먹는 아이들도 보였다. 체험학습 다녀오며 그냥 오지 않고 친구들과 선생님 선물을 챙겨 온 그 마음씨가 진짜 곱다.

 

선물 4. 어제 ** 어머니께서 아이들 주라고 놓고 가신 예쁜 막대 사탕이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나눠 주려고 개수를 헤아려 보니  24개인 것이다. 우린 재적이 26명인데....아뿔사!!! 하는 수없이 선착순을 외칠 수밖에. 급식 합격하는 순서대로 준다고 하자 난리가 났다. 느릿느릿 거북이처럼 먹던 아이들이 완전 번개같이 먹고 사탕을 받으러 나오는 것이다. 맨 마지막에 남은 두 명은 하는 수없이 아까 남은 금화 초콜릿을 주었다. 유치원생 같았으면 자기들만 없다고 울었을 텐데 그래도 울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걸 보니 의젓한 초등학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아이는 " 선생님, 너무 이뻐서 먹기가 아까워요!" 한다.

" 그러게 " 눈사람 사탕이 가장 인기 있었다.

 

 

갑자기 보내 주신 선물들이라 거절하고 말 것도 없었지만 덕분에 아이들은 무척 행복한 하루가 되었을 듯하다. 아마 우리 반 어린이들에게는 오늘이 크리스마스 같았을 것이다.

 

올해는 빼빼로 데이가 휴일이라서 지나갔고, 내년에는 빼빼로데이에 빼빼로가 아닌 가래떡 데이를 한 번 해 보고 싶다. 우리 전통 음식인 가래떡을 준비해서 꿀에 발라 먹는 것이지. 전임교에서 도서관 담당할 때 이 행사를 한 번 추진해 보고 싶었는데 못 하고 온 게 한이 되었다. 올해도 해 볼까 했는데 휴일이고..... 내년에는 한 번 해 봐야지.

 

아이들에게 선물 주면서 이 말을 해 줬다.

" 애들아, 너희들 부모님께서 착한 일을 많이 하셨나 봐요. 오늘도 친구들이 이렇게 선물을 여러 개 가져 오고, 폭신한 방석도 있고, 책 읽어 주는 선생님도 만났잖아요. 옛말에 부모가 좋은 일을 많이 하면 자식이 복을 받는대요. 너희 부모님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하셨나 봐요. 이렇게 복이 넘쳐 나네" 하자 여기저기서 " 맞아요. 맞아" 하는 소리가 들렸다.

 

" 그래요. 너희들도 착한 일 많이 해서 크리스마스 때 산타 할아버지한테 좋은 선물 많이 받아요. " 했다.

 

선물 5. 그리고 아이들이 다 하교한 후

교무실에서 메시지가 왔다. 택배 찾아가라는 전달이었다. 교실에 올라와서 풀어보니 읽고 싶었던 꿈터의 책이 무려 4권이 들어있었다. 나야말로 크리스마스인 것 같았다.

 

 

4권은 검색이 안 되네!

그런데 커피 포트에 있던 물이 새서 4권이 좀 젖었다. 큭큭큭! 잘 말라야 할 텐데...

 

 

 

 

 

 

 

 

 

 

 

선생님책이 곧 너희들 책이니 오늘 너희들이야말로 진정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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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11-10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교실 풍경입니다~ 미리 크리스마스!!^^

2012-11-10 0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