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 보니 여기저기 감기 환자들이 줄줄이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힘든 10월을 지내느라 체력이 바닥 났나 보다.

아직 우리 반은 감기가 돌지 않으나 조심 또 조심해야지.

울 아들 반은 감기가 퍼져서 아이들이 돌아가며 결석을 한다고 한다.

울 아들도 반에서 옮은 건지 아님 지난 금요일 시상식 다녀오느라 무리를 해서인지 감기에 걸렸다.

그래서 어젯밤 자면서 혹시 열이 나나 싶어서 선잠을 잤더니 엄청 피곤하다.

 

10월에 무지 많은 행사를 집중적으로 치르다 보니 아이들도, 선생님도 면역력이 바닥을 드러낸 것 같다.

이번 주 단풍축제까지 끝나면 한숨 돌릴 수 있으려나?

 

수요일에 비 소식이 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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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54
김영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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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병이라는 내게는 다소 생소한 병을 앓고 있는 용하의 성장 이야기가 흥미롭다. "기면병"이라는 것에 대해 무지한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기면병에 대해 검색을 해 봤다. "일상 생활 중 발작적으로 졸음에 빠져드는 신경계 질환이자 수면장애' 라고 나와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잠을 자는 병, 용하는 좀 심각한 편이다. 내가 이런 병에 걸린다면 어떤 기분일까 싶었다. 나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조건 잠을 자게 되는 병.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잠을 자게 되니 모든 일에 맥이 끊기겠지. 그리고 안전을 보장하기가 힘들 것 같다. 용하는 심하면 얼굴이 무너져 내리기까지 한다는데 그게 어떤 상태인지 호기심이 생겨서 사진 검색을 해 봤지만 찾질 못했다. 다만 책에서 나온 것처럼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에 나오는 가오나시와 비슷하다고 하니 그냥 짐작을 할 뿐이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 호기심이 생기니 용하를 괴롭히던 재수탱이 녀석들은 오죽 하였을까 싶다.

 

 

용하는 아무 때고 잠에 빠지는 그 고통스런 순간을 랄라랜드로 미화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랄라랜드> 하면 그 어감에서 뭔가 흥미롭고 즐거운 일들이 넘쳐날 것 같지 않는가! 끔찍한 고통의 순간이지만 이름만이라도 멋지게 붙여 그 순간을 모면하고 싶은 용하의 바람이 느껴진다. 기면병에 걸린 것도 짐작컨대 고시원에서 살 때부터가 아닐까 싶다. 부모와 떨어져 고시원에서 조그마한 소리도 내지 못하는 그 고통 속에 살다 보니 그게 그대로 스트레스가 쌓여 조금만 큰 소리가 나거나 극도의 긴장 상태가 되면 자신도 모르게 잠에 빠지는 기면병에 걸린 게 아닐까! 그래서 용하가 짠하다. 사춘기로 한창 예민할 나이에 부모와 헤어져 저 혼자서 고시원에서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살았을 용하를 생각하면 엄마의 한 사람으로서 먹먹해진다. 부모가 걱정할까 봐 3년 동안 저 혼자서 끙끙 앓고....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것을 용하가 모를 리 없었겠지만 애어른 같은 용하는 이제 갓 게스트하우스를 물려받아 부푼 꿈을 안고 있는 부모님께 차마 말을 하지 못 한다. 그런 용하의 깊은 슬픔 또한 독자에게 전이가 된다.

 

 

그런 용하의 병을 첫눈에 알아본 망할 고 할아버지가 내린 처방은 다름 아닌 일기를 쓰라는 거였다. 웬 생뚱맞은 처방이야 할 지 모르지만 처음엔 전혀 내키지 않아 한 두 줄 끄적대던 용하도 결국 비-트(비밀노트)라는 이름까지 붙여 주며 일기에 제 마음을 다 털어 놓는다. 안네에게 일기가 전부였듯이 용하에게도 비트가 그런 존재가 되어 가는 것을 보고, 망할 고 할아버지의 처방이 적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비-트 마저 없었다면 재수탱이 녀석들의 괴롭힘과 매일 몇 번씩 반복되는 랄라랜드의 경험을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 싶다. 망할 고 할아버지는 이미 용하가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라는 것까지 간파하고, 일기에라도 너의 마음을 다 털어 놓으라는 뜻에서 그런 처방을 내리지 않았을까! 혹시 용하와 같이 말 못할 고민이나 말 못할 병에 걸린 친구들이 있다면 비-트를 써 보렴. 용하처럼 자꾸자꾸 쓰고 싶어질 거야. 그러면서 네 안에 쌓여 있던 분노, 절망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을 경험하게 될 거야.

 

 

비-트는 또 다른 의미의 비트와 통해 있다. 작가는 그걸 미리 염두에 두고 작품을 썼겠지만서도. 독자 입장에서 용하가 자신에게도 뭔가 하고 싶다는 열정을 일깨워 준 드럼이라는 것이 바로 비트를 만들어 내는 악기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작가님의 내공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그 비-트와 드럼의 비트가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니 말이다. 생활고에 지쳐 아무런 희망도, 꿈도 없이 지내던 용하가 드디어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는 것에 나도 기뻤다. 물론 용하의 기면병이 나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지난 3년 간 혼자서 기면병과 힘들게 싸우던 용하가 더 이상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용하는 혼자가 아니다. 든든한 친구 은새, 삼촌, 망할 고 할아버지, 부모님까지 용하를 지켜 봐주고, 믿어 주고, 기다려 주고, 응원해 주는 가족과 친구가 생겼으니 말이다. 거기다 비-트도 있고, 뭔가 하고 싶다는 열정도 생겼으니 이게 진정 용하가 가고 싶던 랄라랜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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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아들 비룡소 시상식
가을비가 많이 내린 어제 토요일은 딸 사계절 시상식
둘 다 참석하고나니 완전 녹초가  되어

리뷰도  쓰고 밀린 집안일도 해야 하는데
그냥 빈둥거리고 있다.

어제는그렇게 많은 비가 왔는데
오늘은 이렇게 날이 맑다. 억울해. 그 고생고생을 해서 파주까지 갔는데.....
비가 와서 운전하기가 겁이 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파주에 가느라 무지 고생했다. 

차로 가면 40-50분에 출판단지까지 가는데

지하철 몇 번 갈아타고, 버스 타고 가니 2시간 30분이나 걸려

시상식장에 완전 지각했다.

그래서 큰 화면으로 딸이 만든 ucc감상하기도 놓쳤다. 진짜 안타깝다.

 

그렇게 고생을 해서 힘들만한데 

딸은 일찌감치 놀러 나가고, 난 아직 피로가 덜 풀려 해롱해롱하고 있다.

역시 나이는 못 속여.

연속 이틀 시상식 쫓아다니기 진짜 힘들다.


힘들지만 그래도 얻은것과 남는 것은 있다.


비룡소 시상식에서는 사장님이 출판사를 하게된 배경을 말씀해 주셨는데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사장님의

삶이 느껴져서 감동적이었다.

책을 그닥 좋아하지 않던 평범한 주부였던 분이

일본에 유학을 가게 되었고, 거기서 아들과 함께 일본도서관에서 어린이 책을 보고 엄청 놀라셨단다.

그 후로 한국에 와서 어린이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따지고 보면 나도 우연한 일로 어린이책과 인연을 맺었다.

우리네 인생이 그런 것 같다.

사소한 우연 같은 것들이 우리 인생에서 어떤 전환점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비룡소 시상식에서

비룡소 관계자 분의 한 분이 나를 알아보시고는

" 작년 대상 탄 @@@ 어머니시죠?" 하는 거다.

"어떻게 아셨어요?"

" 작년 대상 탄 아이가 무지 인상적이라서요."

그때 딸이 대상 작품을 낭송하는데 구연동화식으로 잘 읽어서 시상식에 오신 분들이 많이 칭찬해 주셨더랬다.

이옥수 작가님을 다시 만났는데 역시 활기가 넘치시는 분이었다. 포토 타임 때 다가가서

" 작년 대상 받은 이@@아 엄마예요. <개 같은 날은 없다>아주 감동적으로 잘 봤어요. "

하자  얼른 알아 보시고, 딸의 안부를 물어봐 주셨다.

비룡소 분들과 작가님이 기억해 주고 계셔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이번 비룡소 독후감대회는 <빨강 연필>과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을 읽고 쓴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그만큼 두 작품이 아이들의 공감대를 끌어냈다는 말이겠지.

울 아들도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으로 수상을 했는데.....

두 책을 다 읽어 본 나 또한

어린이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좋아할 만한 매력을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옥수 작가님의 축사 또한 인상적이었다.

요즘 청소년들은 육감을 갖고 태어나는 진화된 외계인이란다.

역시 청소년소설을 쓰시는 작가님답게 언어가 통통 튄다.

기성인들이 가지고 있는 오감에다 디지털 감각까지 합해져 육감.

그래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고.

그러니 주눅 들지 말고, 당당히 어깨를 펴고, 가슴을 활짝 열라는 작가님 말씀이었다.

더불어 미래의 주인공이 될 여러분들은

세 가지를 꼭 갖춰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는데

무지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다.

첫째는 생각하기

둘째는 책읽기

셋째는 표현하기

 

우리 반 아이들이 다른 것은 다 잘하는데 셋째 표현하기가 안 되어 고민이었는데 이 이야기를 기회 되면 들려줘야겠다.

 

사계절에서는

청소년부문 동영상들이 굉장히 눈에 띄었다.

공부와 입시에 시달리며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행복지수를 나타내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그저 부모가 재단해 준대로 삶을 사는 로봇들이 아니라

나름대로 고민하고, 주변인들을 돌아보며,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희망이 보였다.

부디 수퍼남매도 그렇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아이들로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파주까지 가서 책을 많이 못 사온 게 안타깝다.

그래도 사계절에서 두 권은 사왔다.  게다가 시상식 온 기념으로 책 한 권을 선물로 주셨다.

읽고 싶던 책인데 선물로 받아 기분이 최고!!!

비도 오고, 차도 없어서 많이 못 사 온게 안타깝지만 또 기회가 오겠지.

지하철 타고 오면서 딸이랑 다  읽었다.

 

 

 

 

 

 

 

 

 

 

 

 

 

 

 

 

이틀 연속 시상식 쫓아다니느라 몸은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배운 것이 있어 좋다.

무엇보다 수상의 기쁨을 안겨 준 수퍼남매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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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2-10-30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시상식 가고 싶어라~ 를 외쳐봅니다.
멀어도 갈 수 있는데...
힘들어도 신 나는 일!!! 한 번 더 축하드립니다.

수퍼남매맘 2012-10-30 07:43   좋아요 0 | URL
제가 복에 겨운 소리를 하고 있는 거죠?
월요병에 피로가 누적되어 시간이 어떻게 간지 모르겠어요.
아들은 시상식 다녀와서 감기에 걸려버렸네요.ㅎㅎㅎ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고전 독서법 진경문고
정민 지음 / 보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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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우리 집에 가장 많은 것은 책일 것이다. 거실 양쪽 가득히 책이 즐비하게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는 아직도 책에 배고프다. 나보다 남편이 더 심하다. 나야 독서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근래 들어서 책욕심을 부리지만  평생 독서가라고 칭할 수 있는 남편은 책에 대한 욕심을 지닌지 아주 오래되었다. 책 욕심 뿐만 아니라 책을 엄청 귀하게 다루어서 수퍼남매가 조금이라도 책을 함부로 다루거나 택배 온 책이 찍히거나 하는 날에는 큰일이 난다. 이런 아빠의 성격 때문에 우리 집 아이들은 다른 집 아이들에 비해서 책을 무지 조심히 다루는데도 불구하고, 남편은 틈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곤 한다. 나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책을 신주 단지 모시듯이 하는 남편의 태도 때문에 가끔 부부싸움을 하기도 하였는데 그럴 때면 남편은 " 장정일 씨는 책을 보기 전에 꼭 몸을 깨끗이 씻은 후에야 책장을 넘겼다" 면서 자신이 결코 별스러운게 아님을 강조하곤 하였다. 그러면 나는 " 당신은 책이 소중해? 아님 우리 가족이 소중해?" 란 질문을 던지곤 하였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나서야 남편의 그런 태도가 결코 유난스러운 것이 아니었으며 우리 조상들 중에도 남편과 같은 분들이 아주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책을 아주 사랑하는 분들은 남편보다도 더 책을 귀하게 다뤘다는 것을 알고는 그동안 남편을 이해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였다.

 

세계적인 기행문으로 일컬어지는 <열하일기>의 저자 연암 박지원의 말을 인용해 본다.

책 앞에서는 하품하지 말고, 기지개를 켜도 안 된다. 책에 침이 튀어도 안 된다.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는 고개를 돌려 책에 묻지 않도록 해라. 책장을 넘길 때 침을 바르지 말고, 손톱으로 표시를 남겨도 안 된다. 책을 베고 누워도 안 되고, 책으로 그릇을 덮어도 안 된다. 책을 쌓아 둔 것이 어지러워도 안 된다. 먼지를 털어 주고 좀벌레를 없애야 한다. 볕이 좋으면 즉시 말려야 한다. 남의 책을 빌렸을 때는 잘못 쓴 글자나 내용을 고쳐서 표시해 두어라. 종이가 찢어졌거든 때워 주고, 묶은 실이 끊어졌으면 다시 묶은 뒤에 돌려 주어야 한다.  <선비란 어떤 사람인가>중에서-  본문 40쪽 -

이 글을 읽는 순간 내 남편이 특이한 사람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남편에게 정말 미안해졌다.   물론 나도 학급문고를 오픈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곤 한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앞으로는 이 글귀를 인용하면서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올바른 마음가짐 및 태도를 알려줘야겠다.

 

본론으로 넘어가서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로 정민 교수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책을 보고나서 첫 느낌은 이 분 참 박식하다라는 거였다. 그리고 어려운 한시를 참 쉽게 풀어주셨구나 하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이 분이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버린 자녀에게 옛날이야기 들려 주듯이 옛날 사람들의 독서법에 대해서 조분조분 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시다. 독자는 바로 옆에서 아빠나 삼촌이 " 얘야, 옛날 사람들은 말이야. 책을 정말 귀하게 생각하였단다. " 며 말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책에 대한 이모저모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들려주고 있다. 가령 서양과 동양의 책장 넘기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가? 난 그런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런 부분까지 동서양의 문화 차이가 날까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오른쪽 아랫부분을 잡고 넘기는데 서양인들은 오른쪽 윗부분을 잡고 넘긴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항상 아랫부분을 넘긴다. 이런 사소한 차이를 알고 서양화 그림을 보니 그림 속에서 독서하는 사람들이 모두 오른쪽 윗부분을 잡고 넘기는 게 금방 눈에 들어온다. 이 리뷰를 읽고 계시는 분은 책을 넘길 때 어떻게 하는지 한 번 생각해 보시라!

 

뿐만 아니라 옛말에 "남자는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다섯 수레라 하면 어느 정도의 양일까? 그 당시는 대나무로 만든 책 즉 죽간이었기에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책보다 부피가 아주 컸다고 한다. 그래서 대략 계산해 보면 한 1000권 정도. 생각보다 적다고? 그런데 옛날 책이 지금의 책과 다르다는 점을 비교해 볼 때 결코 적은 양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조상들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금 우리들처럼 한두 번 정도 보는 게 아니라 줄줄 외울 정도로 본 것을 말하므로 단순히 1000권이라고 하여 얕잡아 볼 것은 아닌 듯하다. 

 

조선 시대 문인 중의 한 명인 김득신은 사마천의 사기 중 <백이열전>을 무려 1억 1만 3천 번 읽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놀랍다. 김득신 이야기는 나도 어린이들에게 자주 인용하는 부분인데 참 대단하신 분이다. 그야말로 " 노력해서 안 될 것은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분이라고 할까?  김득신은 다독하신 분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독은 많은 책을 읽는 것도 다독이지만 김득신처럼 좋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것도 다독이란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다독과 정독에 대해서 정확히 짚어 주신 점도 마음에 든다. 다독이 무조건 좋은 줄 알고 무조건 많이 읽으면 최고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은데 그렇지 않다는 점. 다독할 책과 정독할 책이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정독할 책이다. 꼭꼭 씹어 읽어 제맛을 느끼고 싶은 책이다. 하지만 내용이 엄청 좋아서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나에게 완소책이 몇 권 있는데 그 중에서 책에 미친 사람들 즉 독서광에 대한 이야기책인 <책만 보는 바보>라는 책이 있다. 그 책에 나온 사람들이 이 책에도 여러 번 등장한다. 박지원, 박제가, 이덕무 등등이다. 그 책을 참 감동 깊게 읽고, 한 번 읽기에는 너무 부족하여 가까이 두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 보곤 하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책 또한 나의 완소책이 될 성 싶다.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이다. 물론 김득신처럼 1억 1만 3천번은 아니겠지만서도 말이다.

 

정민 선생님이 자신의 자녀에게 조상들의 독서법에 대해 들려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듯이 나도 이 책을 정독하고, 또 다독하여 우리 아이들에게 조상들의 독서법에 대해 재미나게 들려주고 싶다. " 얘들아, 우리 조상들은 말이지, 책을 눈으로만 보지 않고 낭랑한 목소리로 소리 내어 읽었단다. 그래서 옆집 도령의 책 읽는 소리에 반해 담을 넘어 와서 사랑을 고백한 처자도 있었다지 뭐야"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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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10-27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에 밑줄 긋고, 포스트 잇 붙이고 접기도 합니다.
옆지기님 놀라시겠어요. ㅋ
요즘은 저도 책만 보는 바보가 되고 싶다는...
책이 고파요!

수퍼남매맘 2012-10-28 17:44   좋아요 0 | URL
이 책에서도 책을 사랑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되어 있더라고요. 옛분들 중에도 메모하는 분들도 있으셨다고....저도 제 책은 밑줄 팍팍 그어요. 책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 가지나 방법은 여러 가지인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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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보고 싶은 아이
나가사키 나쓰미 지음, 오쿠하라 유메 그림, 김정화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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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토요일 딸 시상식 때문에 사계절 출판사에 가니 그 때 사와야지.
비정규 씨, 출근하세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 모임(더작가) 지음 / 사계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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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이번에 사계절 가면 사와야지.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 소외된 곳을 찾아 보여주는 사계절 출판사의이런 기획들이 정말 마음에 든다.
황 반장 똥 반장 연애 반장
송언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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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 선생님의 이야기는 언제나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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