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회성 - 세상과 잘 어울리고 어디서나 환영받는 아이로 키우는 양육법
이영애 지음 / 지식채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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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얼마 전 묻지마 범죄 사건들이 연일 뉴스 시간을 장악하였다. 불특정다수를 향한 그들의 무자비한 폭력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포감을 느끼게 하였다. 그들이 왜 그런 끔찍한 일들을 벌였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면면을 보니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에 대한 적개심이 가득한 상태에서 결국 이런 참혹한 일들이 벌어진 게 아닌가 싶다.

 

비단 그들 뿐만이 아니다. 교실 현장에서도 그들과 비슷하게 적개심을 가지고, 자기 분을 이기지 못하고, 급우들과 교사에게 폭력을 가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그런 소위 말하는 문제아들이 학교를 통틀어 2-3명 정도였다면 이제는 고학년인 경우 한 학급당 2-3명 정도이니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이러한 일들이야말로 사회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는 진단 하에, 이를 예방하고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가 아이들이 사회성이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성이란 결국 남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태도가 아닐까 한다. 굳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음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 사회성이란 것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 필요한 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갈수록 이기적이고, 개인적이고, 독불장군처럼, 또는 외톨이로 생활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아이들이 그대로 어른이 된다면 타인을 이해하지도, 배려하지도, 남들과 소통하지도 않은 채 그렇게 은둔형 외톨이가 되거나 아님 타인을 무시하거나 배척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괴물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이 희망적인 이유는 바로 이 사회성이란 것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해서 전혀 실망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제대로 사회성을 교육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앞선 예와 같이 무시무시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아이에게 맞는 맞춤식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맞춤식 교육이 나와서 말인데 이 책은 바로 내 아이에 맞는 사회성을 길러주는데 가장 적합한 방법들을 알려 주고 있다. 작가가 상담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그동안 내가 봤었던 사회부적응아들을 떠올리게 해 주었고 그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이런 아이들을 교실 현장에서 보게 된다면 전과는 다르게 반응할 수 있을 성 싶다. 나 또한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같은 부모한테서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는데도 두 아이가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다. 큰 아이에게 적용했던 방법이 작은 아이에게는 안 통할 때가 자주 있었다. 초보 엄마일 때는 그럴 때마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를 비교하며 아이들에게 상처도 주고, 나 스스로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큰 아이와 작은 아이를 대하는 방법이 달라야 함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양육의 원칙은 같지만 두 아이에 맞춤식으로 적용해야 교육의 최대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에서도 말하듯이 아무리 좋은 교육지침서를 보더라도 그 걸 내 아이에 적용하려고 하면 왠지 어긋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는데 다른 부모들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부모는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고 해도 그걸 한 번 걸러서 내 아이에게 적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책은 사회성을 키워주는 여섯 가지 열쇠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기질, 애착, 정서지능, 자기조절, 자존감, 도덕성이다. 수퍼남매는 물론이거니와 교실 아이들을 보더라도 이 여섯 가지가 조화로운 아이들이 친구 관계도 원만하고, 교사에게도 인정 받고, 학습력도 우수하고, 따라서 학교 생활을 즐겁게 잘하는 것 같다. 아마 부모라면 내 아이가 이 여섯 가지가 조화롭게 발달한 사회성이 좋은 인간으로 성장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행복하게 살아가길 원할 것이다. 이 책은 사회성이 좋은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바람을 충족시켜 줄만한 좋은 지침서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번 걸러서 내 아이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수퍼남매를 절대 비교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책에서 본 내용이긴 한데 부모로서 가장 갖춰야 할 덕목은 바로 " 기다림"이란 것을 새삼 깨달았다. 둘째는 누나에 비해 많이 느리다.  누나에 비해 못할 때마다 저 밑바닥에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이런 좋은 양육서 덕분에 많이 참을 수 있었다. 책과 가까와지고나서 자녀를 바라보는 관점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그래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책을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아직은 나도 가끔 폭발하곤 하는데 앞으로 더 참고, 기다려줘야겠단 생각을 해 본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은 부모를 성장시켜 주는 그런 귀한 존재인 듯하다. 부모이기 전과 부모가 된 후의 나를 보면 진일보하였다는 것을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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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작가의 신작 <멍청한 편지가>뒷 이야기 상상 대회가 있었어요.

열린 결말로 끝난 이 작품의 뒷 이야기를 상상하여 써서 보내는 것이었는데

황선미 작가가 직접 출품작들을 심사하여 뽑는다고 하여 딸에게 한 번 출품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작가가 직접 뽑는 대회가 흔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우리나라 어린이 문학의 대표주자인 황선미 작가가

직접 심사를 한다는 게 진짜 설레었습니다.

 

 

 

 

 

 

 

 

 

 

 

 

 

드디어 오늘 결과 발표가 났는데

딸은 3등을 하였습니다.

솔직히

작년 비룡소에 이어 대상을 받았으면 하는 욕심이 있긴 하였지만 결과에 만족합니다.

국어 시간에 뒷이야기 상상하기가 여러 번 나오는데

아이들이 참 힘들어하는 부분이에요.

어른인 나도 뒷이야기 지어내라고 하면 멘붕이 오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힘들다는 것을 나는 충분히 알고 있기에

이 결과에 매우 만족해 하고 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저희 딸은 사교육을 하나도 안 받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 대견합니다.

 

작가님의 심사평을 보니 작가님은 상상력을 많이 보신 듯합니다.

딸은 그 점이 좀 부족하였나 봅니다. 겸허하게 받아들여야죠.

그리고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림보다 스토리가 더 중요하다는 강풀 작가님의 말씀대로

스토리 구성 능력을 기르기 위해 더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딸이 수상작으로 뽑힌데는 이번에도 그림이 한 몫을 한 듯해요.

이번 대회 준비하면서 그림 실력이 또 향상된 것 같아요.

강 풀 작가가 절대 연습만 하지 말고

무엇이든 실전을 하라고 한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이런 대회들이 딸에게는 실전 경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안 그러면 노상 그리기는 하는데 끄적거리다가 말거든요.

지금도 집에 끄적대가 만 만화들이 여러 편 있어요.

 

좋은 결과가 있어서

다같이 저녁에 외식을 하러 나갔습니다.

아들은 누나 덕분에 연거푸 맛있는 것을 먹어서 무척 신이 났습니다.

점점 차오르는 달이 더 밝게 느껴지는 가을 밤이었습니다.

 

요즘 딸은 친구들과 ucc를 만든다고 한창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베프들과 하니까 더 신이 난 듯합니다.

<멍청한 편지가>는 방학 내내 졸라도 졸라도 하지 않고 막판에 몰아서 하던 아이가

친구들과는 어쩜 그리 알아서 척척 하는지.....

친구들과 재미나게 작업하는 ucc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작업하는 그 자체가 딸에게는 큰 자양분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이번에는 보내기 전에 미리 사진을 찍어 뒀습니다.

지난 번 사계절 역사 일기 대회처럼 사진도 못 찍고 등기로 보내면 너무 아쉬워서

명심 또 명심을 하였더랬습니다.

작품이 반환되지 않기에 이제 다시는 실물을 볼 수 없다는 게 정말 아쉽긴 합니다.

마지막 책으로 만들면서 저의 형편 없는 바느질 솜씨를 발휘했습니다.

언젠가 북 아트할 때 배운 게 가물가물해서 겨우겨우 해서 보냈습니다.

나중에 <장수탕 선녀님>책을 보니

그 방법이 나오더군요. 역시 제 기억이 엉터리였어요.

예쁜 수예실로 묶어야 하는데 대충 집에 있는 재봉틀 실로 묶고......

자세히 보면 헛점이 많아요.

그래도 다 만들고 나서 사진 찍으면서 보니까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이 다음에

딸이 진짜 책을 출간하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지더라고요.

수상을 못 했으면 이 동화책은 그냥 우리 집 컴퓨터에 묻혀 있었겠지만

수상을 했기에 과감하게 공개를 해 봅니다.

아무튼 앞으로의 대세는 상상력, 즉 창의력인 것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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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9-25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수상을 축하합니다!
따님은 입학사정관 포토폴리오에 들어갈 수상경력이 화려하네요.
미래 우리나라 만화계를 평정할 꿈나무가 쑥쑥 자라고 있군요.^^

수퍼남매맘 2012-09-25 14: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입학사정관제까지는 아직 잘 모르고요 대회 준비하면서 실력 좀 키우라고 내보냅니다.
딸은 워낙 팬더-누가 찔러야 하는- 스타일이라서 계속 누군가 옆에서 찔러 줘야 하거든요.

희망찬샘 2012-09-2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입학사정관제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따님의 얼굴이 겹쳐졌습니다. 포토폴리오 작성에 들어갈 이력이 화려하겠구나~ 하면서 또 희망이를 쳐다보며 맘이 급해지는 절 보고 제 머리 제 주먹으로 따꽁!했습니다.
정말 기쁜 일이에요. 어머님이 좋은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축하드려요. 시아양 만화가 되어서 책 나오면 저는 작가 사인본으로 예약주문 할 거예요. 바쁘더라도 제 것 꼭 한 부 부탁한다 전해 주세요. ^^

수퍼남매맘 2012-09-25 14:06   좋아요 0 | URL
저도 잘 모르는 입학사정관제? 거기까지는 아직이고요.
만화가가 될 지 뭐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된다면 그래서 책이 나온다면
순오기님과 희망찬샘은 무조건 사인본 드릴 게요.
이렇게 제일 먼저 달려와서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잖아요.
수퍼남매도 두 분 닉네임 기억하고 있답니다.
 
구라짱 시공 청소년 문학 31
이명랑 지음 / 시공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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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은<아이의 사회성>이란 책에서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게 되면, 거짓말을 한 것부터 꾸중을 할 게 아니라 거짓말을 하게 된 원인부터 알아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을 읽은 적이 있다. 거짓말은 무조건 안 된다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말하지만 살다 보면 선의의 거짓말도 하게 되고, 이런저런 이유들로 피치 못하게 하게 되는 거짓말들이 있다.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아이들의 거짓말을 발견했을 때 물론 부모가 화가 나고, 어이가 없고, 실망스럽기도 하겠지만 일단 분을 잠재우고 아이가 거짓말을 하게 된 원인을 묻고 아이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아이들이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거나 심한 거짓말을 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논점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이빛나는 그야말로 구라짱이다. 문화예술고등학고 문예창작과에 다니고 있는 빛나는 백지 강사가 매 시간 내 주는 백지는 물론이고, 백일장 대회 나가서도 구라를 친다. 심지어 친구의 글까지 훔쳐서 백일장에 제출한다. 이런 사실만 보면 빛나라는 아이가 진짜 정직이라고는 요만큼도 찾아 볼 수없는 정말 양심 부재의 인간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알고 보면 빛나가 그렇게 된 데는 아픈 사연이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구라로 사유서를 쓰고, 거짓으로 문학을 하고, 친구의 것을 훔쳐서 대회에 출품한 그 모든 행위가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참작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서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아 본 경험이 전무한 빛나는 아빠와 새 엄마에 의해 중1때부터 기숙학교에 보내지고, 그 후론 놀토나 방학 때도 혼자 기숙사에 남아지낸다. 그렇게 혼자 지내면서 한 줄 두 줄 끄적거리던 자신만의 공상이, 이제는 마치 현실인 것처럼 포장되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구라인지 모호해 진지 오래. 아니 지금의 빛나는 지탱하고 있는 것은 구라일 뿐이다. 빛나는 오늘도 놀토인데 혼자 기숙사에 남아 있다. 놀토에 기숙사에 남아 있으려면 사유서를 매번 써야 하는데 물론 그것도 구라로 쓴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눈덩이처럼 커져 버린 거짓말에 이제 빛나는 양심을 선언할 여지도 없어 보인다.

 

전에 내가 가르친 아이들 중에도 유독 거짓말을 잘하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심지어 도벽도 있어서 반 친구들의 물건을 가져다가 쓱쓱 지운 후 자신의 이름을 네임펜을 써 놓기도 하였다. 금방 들통이 나곤 하였지만 말이다. 그 아이를 보면서 왜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지- 그것도 1학년이라 금방 들통 나는 거짓말인데 -이해가 안 갔었다. 그 아이가 왜 거짓말을 하게 되었는지 좀 더 심층적으로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그 아이도 빛나처럼 가정 환경이 좋지 않았다. 장애인 어머니에, 언니들이 여러 명, 경제 형편도 어렵고, 본인은 학습 부진아에다 뚱뚱한 몸매, 그 아이를 둘러싼 여러 가지 환경들을 볼 때 그 아이가 왜 거짓말을 하게 되었을까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왜 거짓말을 하니? 라고 다그치기 전에 그 아이를  따뜻하게 한 번 안아줄 걸 하는 후회감이 든다. 다음에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 아이를 보게 되면 부르르 할 게 아니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거짓말을 하게 된 이유를 찬찬히 물어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이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거짓말을 하는 것일 테니까.

 

빛나가 왜 하나부터 열까지 구라를 칠 수 밖에 없는지 빛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결국 가족 사랑의 부재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것, 엄마가 자신이 아닌 쌍둥이 미나의 손을 잡고 간 것, 아빠의 재혼, 중1때 기숙학교로 보내진 것, 오랜 만에 집에 갔을 때 자신의 자리가 없어진 것, 그 후 다시는 집을 찾아 가지 않고 놀토에 혼자 기숙사에 남이 있는 것. 빛나는 그런 일련의 일들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꿈꾸던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백지에 쓰기 시작하였고, 그것들이 백일장에 나가 수상을 하면서 더 이상 진실을 말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을 안다. 그런데 이야기는 흥미롭게도 빛나가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쓴 이야기에서 표절을 했다는 의혹을 받게 되고, 빛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자신이 진실을 쓴 이야기가 진실이란 것을 밝히면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구라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는 찰나,빛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빛나라는 아이를 통하여 인간이 하는 거짓말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빛나가 쓰는 글을 통하여 진정한 문학이란 무엇인지 또한 되돌아 보게 한다. 빛나와 정반대에 서 있는 한빛이라는 인물의 말은 그런 의미에거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  문학은 우선 진실해야 합니다. 진실된 글,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고  삶의 변화를 가져다 주는 그런 글을 쓰러 이곳에 왔습니다. " (본문 72쪽)

 

끝으로 내가 가르친 그 아이와 빛나의 거짓말도 결국은 " 나를 사랑해 주세요" 라는 또다른 절박한 외침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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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독서시간에 <신발 속에 사는 악어>라는 위기철님의 동시집을 읽었다. 동시집을 읽으니 가을이 더 깊어진 기분이 든다. 요즘에는 오후에 교실에 앉아 있으면 해가 깊숙하게 고개를 들이밀어 모니터 화면이 시꺼멓게 하나도 안 보인다. 깊어 가는 가을에는 시가 딱이다.

 

이 책도 나온 지 꽤 되어서(1999년 출간) 아는 분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뒷북을 치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지금 읽어도 아니 10년이 더 지난 후에 읽어도 여운이 남을 좋은 동시들이 들어 있었다. 우리 반 아이들한테 몇 편을 읽어줬는데 그다지 반응이 뜨겁지는 않았지만 한 편 한 편 소리내어 읽다 보면 동시의 맛을 알 것 같다.

 

작가님 말씀처럼 아이들은 잠자리에 누워서 부모가 지어내어 들려 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정말 좋아한다. 작가님도 본인의 딸에게 들려주던 이야기 같지 않은 이야기들을 모아서 이렇게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부모의 별 것 아닌 이야기에도 " 까르르" 웃어주는 아이들이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 어느 누가 자신이 들려 주는 시답지 않은 이야기에 이렇게 화끈한 반응을 보여주겠는가!

 

누가 더 행복할까?

 

너는 참 좋겠다.

 

엄마가 비싼 옷만 입히니

친구들한테 뽐낼 수 있고,

 

집에 피아노가 있으니

피아노도 멋지게 잘 치겠구나

 

용돈을 많이 받으니

실컷 군걸질하고,

 

집에 자가용이 있으니

주말마다 차 타고 놀러 가겠구나.

 

너는 참 좋겠다.

 

엄마가 비싼 옷을 안 입히니

모래 장난도 실컷 할 수 있고,

 

집에 피아노가 없으니

피아노 연습도 안 하겠구나.

 

군것질할 용돈을 안 주니

이빨 썩을 염려도 없고,

 

집에 자가용이 없으니

차 타고 놀러 가자 떼 쓸 필요도 없겠구나

 

 

나비 한 마리 잡았을 뿐이라고?

 

나비 한 마리가

173송이의 꽃에 꽃가루를 나르고,

 

꽃 173송이에서는

열매 575알이 열리는데.

그 열매 576알을

벌레 769마리

들새 83마리

들짐승 34마리가

먹고 사는 거야.

 

그 나비를 빨리 풀어 주지 않으면,

네가 잡은 동물들이 모두 몇 마리인지

덧셈을 해 보라고 할 거야,

 

자, 덧셈을 해 볼래,

그 불쌍한 나비를 풀어 줄래?

 

 

책은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와 3부는 작가가 딸에게 지어내어 들려주던 이야기들이, 2부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주로 하는 잔소리나 교훈적인 내용이 담긴 동시들이 들어 있다. 잔소리 대신 시를 읊어 주는 방법도 괜찮을 듯하다. 나도 써 먹어봐야지.

아이들 방이 돼지우리처럼 어질러져 있을 때 딱인 동시이다.

 

돼지가 내 방에 들어와

 

돼지가 내 방에 들어와 꿀꿀꿀

이렇게 더러운 방에서는 꿀꿀꿀

낮잠을 잘 수가 없어 꿀꿀꿀

차라리 우리 집이 더 깨끗하겠어 꿀꿀꿀

돼지우리로 돌아갔다네 꿀꿀꿀

 

시궁쥐가 내 방에 들어와 찍찍찍

이렇게 어수선한 방에서는 찍찍찍

새끼를 낳을 수 없어 찍찍찍

차라리 우리 집이 더 깔끔하겠어 찍찍찍

시궁창으로 돌아갔다네 찍찍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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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2-09-23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특한 시집이잖아요. 위기철님 말씀대로하면 시짓기가 그리 힘든 일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야기를 연과 행을 구분하여 써 둔 형식이랄까. 저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수퍼남매맘 2012-09-24 23:11   좋아요 0 | URL
첫 페이지를 읽기 전까지 전 이 책이 동시집일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위기철 님 같은 분이 이런 말랑말랑한 동시를 지었다는 게 잘 믿기지 않았지만 정말 유익한 동시집이었어요. 전 위기철 님 같은 사회적이고 시사적인 글 쓰시는 분 좋아하거든요.
 

금주는 다음 주 있을 동료장학과 운동회 준비 등등 때문에 샘들이 진짜 많이 바쁘셨는지

3시 정각에는 나와 영양사샘만 있었다.

맛있는 원두커피와 친환경과자를 나 혼자서 열심히 먹었다.

30분 정도 지나고 나서 두 분이 더 오셔서 이렇게 넷이서 조촐하게 동호회를 하였다.

학교가 이번 주 들어 정말 정신없이 볶아대는 통에 정말 짜증스러웠다.

나도 처리해야 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였지만 그래도 동호회를 해야 마음의 위로를 받을 것 같아

다른 것들을 내려 놓고 동호회를 하였다.

넷이서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힐링캠프에  온 듯하였다.

 

이번 주 주제는 바로 <왕따>였다.

<왕따>는 더이상 특별한 화제가 되지 못하고 언제 어디서나 벌어질 수 있는 일반적인 상황이 되어버렸다.

요즘의 왕따가 심각한 것은 어느 누구도 왕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예전의 왕따 피해 학생은 주로 결손가정이거나 학습부진이거나 청결하지 않은 학생들이었다면

요즘의 양상은 모든 아이들이 왕따의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심각한 폭력으로 이끌었는지....

 

샘들이 골라오신 왕따 관련책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왕따의 원인은 무엇인지 왕따 예방 및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을 해 보았다.

 

 

 

 

 

 

 

 

 

 

 

 

 

나머지 한 권은 출판사를 몰라서 검색이 안 된다.

<행복>이란 책인데 왕따 당하는 두 남녀 아이가 친구가 되어 서로를 의지하며 성장하고, 둘이 성인이 되어

결혼까지 약속하지만 결국 여자가 남자를 배신한다. 그 사랑의 아픔으로 남자는 더 이상 다른 여자를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또 다른 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프랑스 그림책이었다.

 

어떤 샘 말씀이 반에 욕을 심하게 하는 여자 아이가 있어서 어머니 상담을 하였는데

그 아이가 전학년에서 심한 왕따를 당하여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어머니는 그 아이에게 남들이 너에게 욕하면 너도 욕을 하고, 세게 나가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 어머니의 말에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었는지

그 아이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거친 말들을 쏟아부었고,

덕분인지 아이들에게 따를 당하지 않고 오히려 친구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아이가 욕을 많이 하고, 주변에 친구들이 많다는 말에 

어머니는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본인은 오히려 안심이 된다는 - 작년에 왕따 당하면서 너무 심한 고통을 당해서 차라리 욕을 하면서 친구가 많은 게 낫다는 어머니 반응-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실례에서도 보듯이

차라리 우리 아이가 왕따의 피해자보다는 가해자가 되는 게 낫다는 부모들의 이기적인 생각 또한

우리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행복>에서처럼 한 사람만이라도 왕따 피해자의 친구가 되어준다면 왕따 아이들이

그 지옥 같은 고통에서 절망하지 않고 조그마한 희망의 지푸라기를 잡고 일어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또한 <모르는 척>에서 수많은 목격자들이 왕따의 현장에서 침묵하지 않고,

한 사람이라도 용감하게 " 멈춰" "하지마" 라고

외칠 수 있다면 왕따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이 심각한 왕따라의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풀어야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가정이 화목하여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아이의 사회성>에서

왕따를 하거나 왕따를 당하는 아이 모두 사회성부분이 약한 것이므로

가정에서부터 충분하게 그 아이들에게 자존감, 자기절제력 등을 연습시켜야 한다고 한다.

 

이제 어느 누구도 왕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에 우리 자녀들이 살아가고 있다.

부모로서 교사로서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말들을 해야 할까 적잖이 고민이 된다.

 

아이가 무슨 일이든지 부모를 믿고 털어 놓을 수 있도록 유대감을 높이는 것

학생들이 목격자로서 방관하거나 침묵하지 않도록 누누히 일러두는 것

일단 그것이 최선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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