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꼬마섬! 보림 창작 그림책
유애로 글.그림 / 보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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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을 찾아서>의 저자 유애로님의 신작을 만나게 되었다. 쪽빛의 신비한 색감을 정말 잘 표현한 그림책이여서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그림책 또한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이번 그림책에서도 다양한 청색을 만날 수 있었다. 연일 비가 오는 가운데도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 그림책 덕분에 청량음료수 같은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작가님은 청색을 정말 잘 표현하시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기심 많은 꼬마섬이 고향인 바다를 떠나 모험을 하는 이야기이다. 꼬마섬의 모습이 마치 강아지똥의 그 똥 같아서 더 친근감이 느껴졌다. 멀리서 보면 섬이 아니라 똥 같아 보인다. 크크크!!!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요즘 아이들이 호기심이 참 부족하구나 하는 것을 느끼곤 하는데-너무 찌들어 살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이 꼬마섬은 호기심이 정말 많아서 꼬마인데도 불구하고, 바다 너머에 있는 육지가 궁금해서 머나먼 여행을 떠나게 된다. 사람은 뭔가가 궁금하고, 그걸 알고자 노력할 때 발전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더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히 있긴 하지만서도-꼬마 원숭이 조지가 그렇고, 짱구가 그렇지- 자신의 내적 성장을 위해서는 호기심이 있는 게 더 발전적이라고 생각한다. 호기심이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실패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실패 또한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호기심이 있는 아이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해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나도 엄마로서 교사로서 아이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 주지 못하는 적이 더 많다. 지나고 나면 미안한 생각이 들다가도 막상 또 질문을 받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그냥 지나치거나 대충 얼버무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다. 그런 태도야 말로 창의력을 방해하는 것인 줄 알면서도 잘 안되는 것 같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여유롭게 대할 수 있는 태도가 어른들에게 필요한 것 같고, 어린이들은 어떤 대상이나 문제에 대해 "왜?"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보는 게 바로 창의적인 사람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꼬마섬이 자신의 호기심대로 모험을 떠나고, 또 다시 자신의 고향인 바다로 되돌아 올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호기심과 모험을 통하여 얻어진 용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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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보니 오늘은 일본 작가의 그림책을 읽게 되었다.

 

그림풍이 약간 토미 웅거러와 비슷하다. 커다란 것을 무지무지 좋아하는 임금님에 대한 이야기이다. 제목에서 주제가 엿보이듯이 인간의 욕심을 풍자한 내용이다. 뭐든지 커다란 것을 좋아하는 임금님의 헛된 욕심이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폭소를 자아낸다. 얼마나 큰 걸 좋아하는지 가장 놀랐던 장면은 이빨 하나 뽑으려고 엄청 큰 지레를 만드는 모습이다. 나에게 임금님과 같은 이런 욕심이 있지는 않나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그림책이다.

 

 

 

 

 

 

 

책을 다 덮고나서 소개글을 보니 바로 <모르는 척>작가였다. 어쩐지~ 진한 감동이 느껴진다 싶었는데.....

 

보잘 것 없는 길고양이와 심장병을 앓고 있어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르는 할아버지의 우정에 대한 그림책이다.

 

요즘 수퍼남매가 아이패드로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이 녀석도 참 귀엽다. 진짜 강아지를 사 줄 수는 없어서 아빠가 게임으로라도 펫을 길러보라고 한 것인데 진짜 같다. 언젠가 수퍼남매는 다 자고, 우리 부부는 깨어 있는데 갑자기 아이패드에서 " 배가 고프다"는 메시지가 뜨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고 있지 루루(강아지 이름)는 배 고프다고 하지 남편과 나는 사료 주는 법을 몰라 이것저것 눌러 보다 겨우 밥을 줬다. 혹시나 밥을 제때 안 줘 루루가 잘못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 아침에도 이 녀석이 배고프다고 해서 내가 밥을 주고 왔다. 게임이지만 참 신기하다. 아침에 밥 먹으면서 엄마가 밥 줬다는 이야기를 해 주니 딸이 샴푸를 사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단 이야기를 한다. 돈을 어떻게 모으냐고 하니 선물을 발견해야 한다나? 아무튼 복잡하긴 한데 실제로 개를 돌보는 것과 흡사하다. 진짜 반려 동물을 길러 보면 여러 가지 다양한 체험들을 하게 될 텐데 생명을 다루는 것이라서 정말 조심스럽다.

 

이 책도 간접적으로나마 반려 동물을 갖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느끼게 해 주는 좋은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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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반 어린이들은 이제 아침독서는 습관이 되어 아주 조용한 분위기에서 잘한다. 진짜 잘한다. 어제와 오늘만 보더라도 여름 방학을 보내고, 2학기를 시작하였는데도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아침독서를 잘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어린이들에게 중대 발표를 하였다. 그건 바로 "아침독서 2단계 프로젝트" 이다.

 

아침독서 2단계는 이제 그림책에서 벗어나 글밥이 조금 더 많아진 동화책으로 넘어가도록 스스로 도전해 보는 것이다. 아이들마다 독서력 차이가 있지만 교실에는 동화책도 여러 수준별(상중하)로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울 반 어린이들이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어린이들에게 왜 2단계로 넘어가는지 그 취지를 설명해 주었다. 계속 그림책만 본다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 그림책은  쉬는 시간, 도서실, 가정에서 얼마든지 읽을 수 있지만 동화책은 그렇지 않다. 책을 특별히 좋아하는 아이이거나 가정에서 독서 지도가 잘 되고 있는 아이를 빼고는 일부러 동화책을 집어 들지는 않는다. 그러니 아침독서 시간만큼은 우리가 특별하게 더 노력을 기울여 한 번 도전해 봤음 한다고 조곤조곤 설명을 해 주었다. 지금 이렇게 연습을 해 놓으면 학년이 올라가면서 두꺼운 책들도 너끈히 읽을 만한 실력이 길러지지만 그렇지 않고 읽기 쉽다고 계속 그림책만 붙잡고 있으면 고학년 가서도 두꺼운 책은 읽어 내지 못하고 여전히 그림책 수준으로 머물러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이 정도 설명하면 우리 반 아이들은 다 이해한다.

 

단 도저히 동화책은 힘들어서 못 읽겠다는 어린이는 나에게 살짝 도움을 요청하면 그림책을 읽도록 허용하겠다는 것과 자신이 고른 동화책을 노력 또 노력하여 절반까지 읽어봤는데도 도저히 재미가 없다면 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한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뭐든지 어거지로 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노력해 보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고, 처음부터 재밌는 책도 물론 있지만-캡슐 마녀의 수리수리약국 또는 만복이네 떡집- 처음에는 재미가 별로이다가 중반부터 재밌어지는 책들이 많으니 절반까지는 읽어보려고 노력해 보라고 조언해 주었다. 절반까지 읽었는데도 이 책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싶으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말해 주었다.

 

이제 내일부터 우리 반 어린이들은 10분이 아닌 15분 동안 글밥이 좀 늘어난 동화책으로 아침독서를 할 것이다. 작년에도 2학기에 이런 식으로 운영을 했더니 아이들이 2학년 올라갈 때는 독서호흡이 몰라보게 길어지고, 독서력이 좋아진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물론 2-3명은 도저히 독서력이 안 되어  그림책을 허용해 주었다.  하지만 어떤 아이는 고학년이 읽는 도서까지 읽는 아이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작년에 독서력이 좋았던 아이들은<빨강 연필>이라는 책까지 스스슥 읽었다. 같은 반 안에서도, 같은 교사 아래에서도 이렇게 아이들의 독서력은 개인차가 심하게 난다. 당연한 거다.  난 물론 잘하는 아이보다 못하는 아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게 교사가 있어야 할 존재 이유이니깐.

 

아이들에게 두꺼운 책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 주기 1학기에도 틈틈히 글밥 많은 책들을 1꼭지씩 읽어 줬었다. 하지만 교사가 읽어 주는 것은 들으면 되니깐 덜 힘들지만 자신이 스스로 읽는 것은 더 힘들다. 매일 조금씩 스스로 읽어내면서  마지막 쪽을 읽고 책을 덮었을 때 아이들은 분명  엄청난 성취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면 도파민이 분비될 것이고, 그건 또 다른 도전을 낳게 할 것이다. 난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화책을 한 권 선정하여 오늘 1꼭지 읽어줬다. 가능하면 매일매일 읽어주려고 한다. 내가 선택한 책은 송언 선생님의 <슬픈 종소리>이다. 오늘 약간만 읽어줬는데도 반응이 폭발적이다. 송언 선생님은 정말 이야기를 맛나게 쓰신다.

 

이렇게 교사가 읽어 주면서 함께 가면 아이들도 힘을 받아 한 걸음씩 나아간다. 가정에서도 "이젠 그림책 그만 읽고 동화책 읽어라"고 말만 하지 말고, 엄마나 아빠가 자녀에게 1꼭지씩 읽어 주며 함께 가면 아이들은 동화책의 매력에 금방 빠져들 것이다. 내일 아이들이 어떤 표정으로 동화책과 마주 대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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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2-08-26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양 아침독서 시간에 <<빨강 연필>> 읽다가 공부시간에 읽고 싶어 몸이 근질거려 혼났다네요. 쉬는 시간까지 해서 3교시까지 다 읽었다는데,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면서 권하니까 글밥 많은 책에 도전해서 성공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더라구요. 저는 작년에 <<내 방귀 실컷 먹어라 뿡야>>, <<왕창 세일! 엄마 아빠 팔아요>>, <<호랑이를 탄 할머니>>, <<만복이네 떡집>>... 뭐 이런 책 읽어 줬어요. 아이들이 꾸준히 도전장을 내면서 다음 단계로 잘 올라갔던 기억이 납니다. 읽어주면서 함께 가기 정말 좋은 방법이에요. 열심히 응원합니다.

수퍼남매맘 2012-08-26 12:18   좋아요 0 | URL
<빨강 연필>정말 재밌고, 시사하는 바도 큰 아주 좋은 작품이었어요.

제가 한 번 읽어 준 책은 다시 읽어 주고 싶지 않더라고요. 일단 제가 재밌어야 하는데 한 번 읽어준 책은 저의 흥미가 떨어져서....<만복이네 떡집>은 1학기 때 읽어줘서 지금 베스트셀러예요. 아이들의 대리만족을 위해 <엄마 아빠 싸게 팔아요>를 읽어줘야겠네요. <슬픈 종소리>읽어줬더니 완전 대박 났어요.
 

개학날, 늦잠 잘까 봐 긴장해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했다. 내년이면 경력 20년차인데도 개학날은 이렇게 긴장한다. 아이들보다 먼저 교실에 가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게 교사의 책무라고 생각하기에 오늘은 더 서둘렀다. 개학날인데 비가 와서 할 수 없이 차를 타고 갔다. 여러 아이들이 지각들 하겠구만 하고 생각했는데 웬 걸 1명 빼고는 모두들 시간 전에 와서 책을 읽는 모습이 역시 이~뻐.

 

1. 전입생이 왔다.

   조회를 하고 있는데 앞문 쪽에 누가 오셨다. 나가 보니 역시 전입생이었다. 1학기에 2명의 결원이 생겼기에 당연히 전입생이 들어올 줄 알았다. 이왕이면 남녀비율이 비슷해지게 여자 어린이였으면 했는데 얌전하고, 예쁜 여자 어린이였다. 호주에서 태어났고,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이번에 전학을 온 거란다. 아까 집에 가기 전에 살짝 다가가 오늘 어땠니 하고 물어 보니 고개를 끄덕거리는 게 좋은 출발로 보인다. 전입생 때문에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을 제대로 못 들어서 교장 선생님 훈화 내용을 아이들에게 물어 보니 다들 고개를 푹 숙인다. 교장 선생님 안 보고, 전입생이 어떻게 생겼나 보고 있었던 게지. 왜 안 궁금하겠나? 그 동안 홀아비처럼 혼자 앉아 있던 양@@는 예쁜 여자 짝이 와서 신 났다. 내가 살짝 불러서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라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2. 실력이 늘었다.

  1교시에는 일기장을 꺼내서 여름 방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골라 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기차를 출발시켜 앞 자리부터 순서대로 칠판 앞에 나와서 발표를 하는 거였다. 여름 방학 동안 친구들이 어떤 체험을 하였는지, 발표 실력은 많이 향상되었는지 한꺼번에 검증할 수 있다. 몇 명은 발표를 못 했다. 전 같으면 끝까지 시켰을 텐데 거기다 진을 빼고 싶지 않아 발표 못 한 친구들은 그림 그릴 때 2배로 잘하라고 넘어갔다.  발표하는 모습을 살펴 보니 1학기 내내 발표력이 약하여 애태웠던 장@@가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잘하여서 엄청 칭찬을 해 주었다. 여름 방학을 부모님과 알차게 잘 보내면 이렇게 좋아져서 오는 경우가 있다.  2-3교시에 그림을 그려 보니 또 그림 실력이 좋아진 아이들도 있었다. 남자 아이였는데 1년 넘게 미술 학원에 다녔는데도 1학기에는 형태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구도도 잘 못잡았는데 이번에 보니 많이 좋아져서 혹시 학원을 바꿨냐고 물어 보니 그랬단다. 1학기말 어머니께서 면담을 오셨길래  미술 부분이 조금 약하다는 것을 알려 드렸고, 뜻밖에 아이가 1년 넘게 미술 학원을 다녔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미술학원을 1년 이상 다닌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었던 터라서.....그럼 학원을 한 번 바꿔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해 드렸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이 또 증명되었다. 실력이 늘어난 아이들은 부모님께 칭찬 받으라고 알림장에 오늘 일을 적어 줬다. 집에 가는 발걸음이 룰루랄라 신났을 것이다. 작은 것이라도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 교사로서 보람이 가장 크다.

 

3. 일기를 매일매일 쓴 기특한 아이들이 있다.

   4교시에 여름 방학 과제 검사를 하였다. 그러자 하나 둘 앞에 나와서 자수하는 아이들이 있다. " 저 일기장 안 가져왔어요. 저 더불어 통장, 저 책 읽기표 안 가져왔어요. " 다른 때 같으면 혼줄을 내 줬을 텐데 이번에도 꾸 ~욱 참고, 내일까지 가져오라고 하였다. 가져 와야 칠판에 적힌 이름 지워준다고 덧붙였다. 저학년 같은 경우 방학 과제 안 가져온 것은 엄격히 말해 아이들 잘못이 아니다. 부모님이 어젯밤 신경 써서 빠진 게 없나 살펴 보셨어야 하는데....  하여튼 안 가져온 애 야단 치는 대신 다 챙겨 온 아이들을 칭찬해 주었다.  하교지도한 후 일기장 검사를 해 보니 일기를 거의 매일 쓴 아이들이 여럿 있었다. 일기 지도할 때 나의 역사책이니만큼 매일매일 쓰는 게 가장 좋다는 말만 했을 뿐 강요한 적은 없었다. 보통의 아이들은 겨우 8편을 채워 왔고, 달랑 2편 써 온 녀석이 2명 있었다. 내일 이유를 물어봐야지.  꿈바라기(일기장 이름이다.)가 벌써 2권, 3권까지 넘어간 아이들이 생겨났다. 내일 왕창 칭찬을 해 주어야지.  선생님이 강요하지 않아도 이렇게 알아서 써오니 얼마나 대견한지. 물론 당사자와 학부모님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눈에 훤하다. 어제 울 아들, 일기장 글씨 좀 똑바로 써라고 잔소리 좀 했더니 얼마나 대드는지... 울면서 대드는데 많이 컸다 싶었다. 그런데 매일 일기를 쓰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힘든 과정을 거친 아이들을 당연히 격려해 줘야지.

 

4. 상표판을 리셋했다.

  우리 반은 1학기부터 상표를 모은다. 상표를 다 모으면 쿠폰을 주곤 했다. 그런데 1학기 상표를 모두 리셋시켰다. 모두 초기화가 된 거라고 설명해 주자 아이들은 알아 들었다. 2학기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1학기에 잘 생활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희망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1학기 이어서 상표를 모으게 되면 계속 잘하는 아이들이 잘하게 되어 하위권 아이들은 의욕을 상실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번 리셋을 해 주면, 하위권에 있던 아이들도 더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1단계는 아주 쉽게 상표를 30개 모으는 것이다. 일단 여름 방학 과제를 빠짐없이 해 온 아이들은 상표 3개를 주었다. 매일 성실하게, 매일 근면하게, 매일 노력하는 사람들은 상표를 빨리 모을 것이며 그에 해당되는 쿠폰을 받게 될 것이다. 1단계 쿠폰은 컴퓨터 자유 이용권이다. 컴퓨터 시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쿠폰이다.

 

5. 책을 읽어줬다.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줄까 고민하다 고른 책은 바로 <양심 팬티>이다. 똥꼬, 팬티 이런 낱말만 나와도 저학년은 자지러지게 웃는다.방학 동안 선생님의 책 읽어 주는 소리 그리웠냐고 물어 보니 그렇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고맙다.  다 읽어 주고 나서 반응을 보니 조금 시큰둥해서  생각보다 재미없었나 싶었는데 물어 보니 재밌었단다.  아직 아이들이 워밍업이 안 된 것이라고 생각해야지. 나도 아직 워밍업이 안 돼 지금 어깨가 결리고, 엄청 피곤한데... 1주일 정도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듣고 있는 연수에서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기초적으로 길러 줘야 할 인성 능력은 " 근면성" 이란다. 개미처럼 부지런하게 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초등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생활 습관이며 기본 학습 습관이라는 것이다. 근면하게 여름 방학 과제를 해 온 아이들과 그렇지  못 한 아이들은 2학기 학습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전에는 숙제 안 해 온 아이들을 야단 치느라  몽땅 에너지를 뺏겼는데 이제는 잘한 아이들을 칭찬해 주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방학 전에 여름 방학 동안 몇 권의 책을 읽을 것인지 독서서약서를 작성했었는데 그것도 못 지킨 아이와 성실히 지킨 아이들로 갈린다. 내일 가서 서약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짚어 줘야 겠다. 내가 몇 권 읽어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고 자기 스스로 부모님과 함께 권수를 정하고, 약속을 한 건데 약속을 터무니 없이 안 지킨 녀석들은 다음부터는 좀 더 약속을 신중히 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라고 훈화를 해야지. 물론 서약을 잘 지킨 아이들은 칭찬을 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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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8-22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딸도 일기 정말 매일매일 쓰고 있어요 4학년이 되어서 휴가 이틀을 빼고 아직까지 매일매일 채우고 있다지요 아주 기특해요,,

수퍼남매맘 2012-08-22 20:03   좋아요 0 | URL
대단하네요. 매일 일기 쓰기가 정말 쉽지는 않은데... 솔직히 매일 독서하는 것보다 힘들잖아요. 장하다고 저 대신 칭찬해 주세요. 저희 딸도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매일 쓰게 할 때는 쓰더니 5학년 들어서는 일기를 거들떠 보지도 않네요. 5학년 선생님은 일기 대신 글마당을 쓰라고 하시더라고요. 자기가 알아서 일기 쓰는 아이들은 정말 기특해요.
 

1. 학교에 출근하다.

 

어제 그러니깐 금요일, 출근을 하였다. 교실에 먼저 들러 이상 유무를 확인한 후 멀티실(강의실)로 향하였다. 선생님들이 많이 와계셨다. 방학 동안 쉬셔서 그런지 얼굴색이 좋아 보이셨다. 교장선생님께서 방학 동안 쉬시지도 못하시고, 여러 가지 복잡한 업무가 많아서인지 좀 야위신 것 같았다.

 

곧바로 연수로 들어갔다. 본교가 창의인성 연구학교라서 PBL(프로젝트학습)에 관한 연수였다. 창의인성 교육을 하는 대부분의 연구학교들이 프로젝트 학습을 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강사님의 프로젝트 학습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것들을 연수 받았다. 강사는 부산교대 출신으로서 10년간 교직에 몸담았다가 뜻한 바가 있어서 더 공부를 한 다음 교육관련 연구소를 맡게 되었다고 한다. 2학기에는 본교도 연구학교 관련 많이 바빠질 것 같다. 운동회도 있고 말이다. 

 

하나, 배운 것은 아이들이 협동학습 할 때(모둠 활동)할 때 떠드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 그걸 허용할 수 있는 마음이 교사에게 있어야 한다는 말에 뜨끔하였다. 그 동안 모둠 활동시키면서 나도 " 목소리 낮추면서 의논해라. 다른 반에 방해된다. 다른 모둠에게 안 들리게.....작게, 작게 " 이런 잔소리를 수도 없이 해왔는데 강사님 말씀 들어 보니 공유되지 않은 지식을 나누는데 있어서 목소리 데시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2학기에는 모둠 활동할 때 아이들이 다소 소란스럽더라도 참아내야지. 아이들은 시끄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타인의 생각을 들으며,  결국 자기 모둠의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믿도록 하자. 

 

둘 ,파워포인트 말고, prezi라는 프로그램을 좀 사용해 봐야겠다. 강사님도 파포가 아닌 프레지를 이용하여 프레젠트를 하셨는데 조금 어지럽긴 하였지만 쉽게 할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시도해봐야겠다.

 

셋, 2학기 병원놀이가 나오는데 이걸 프로젝트학습으로 하면 좋을 듯하다. 이번에 <일과 사람 시리즈>도 다 구했고 하니, 병원 놀이를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법하다. 아자 아자 파이팅!!!

 

2. 퍼머를 했다.

 

개학 하기 전에 꼭 머리를 정돈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넝굴당 김남주 스타일의 머리가 맘에 들어서 그렇게 해 달라고 했다. 가을도 다가오고 하니 좀 풍성한 웨이브 스타일이 좋을 듯해서. 비슷하게 나왔나? 딸의 평은 괜찮단다.   갈수록 흰머리가 늘어서 2-3달에 한 번은 염색을 꼭 해야 한다. 윽~ 흰 머리가 자라는 걸 보면 스트레스가 늘어난다. 오늘 퍼머를 했으니 1주일 후에 염색을 할 수 있다. 원장님 말이 펌과 염색을 동시에 하는 것은 머릿결을 죽이는 지름길이란다. 벌써 이규 헤어 미용실에 다닌지 8-9년 된 것 같다. 나야 집이 가깝기나 하지 멀리 지방에서 오시는 분들도 계시다. 부부가 정직하게 참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한결 같아서 좋다.

 

오늘도 부원장님과 여러 가지 사는 이야기 하면서 정보를 많이 얻었다. 미용실에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나처럼 정보가 취약한 사람들은 부원장님을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얻곤 한다. 특히 큰 아이 나이가 같아서 이런 저런 교육이야기를 참 많이 나눈다. 우리 둘 다 사교육을 안 시키고 있는 사람들이라서 마음이 좀 통한다. 미용실 원장님 부부랑 정치색도 비슷해서 미용실 가면 정치 관련 이야기도 참 많이 한다. 오늘은 영어 공부를 어떻게 가정에서 시킬까 하는 것이었다. 고객 중에서 엄마표 영어 공부를 하시는 분이 있으신데 파닉스 관련 책을 알려 주신다고 하셨단다. 나는 영어 동화책을 매일 30분씩 함께 읽으시라고 권해 드렸다. 나도 실천하지 못하면서.... 아무튼 영어 전문가들이 가정에서 영어를 익히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영어 동화책 읽기를 꾸준히 30분씩 하라는 것이다. 나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2학기에는 딸과 함께 잘 해보리라. 다음에 가면 파닉스 관련 정보를 얻기로 했다.  이래서 학부모들이 학부모모임을 하는가 보다 싶다. 큰 아이 선생님 조언으로는 한 번 쉬운 문법을 마스터 하는 것도 좋다고 하셨는데 이것도 함께 해 보리라.  딸아, 이번 2학기는 농땡이 부리지 말고 잘해 보자. 아자 아자 파이팅!!!

 

3. 2학기 꼭 실천하자.

 

하나, 운동을 꾸준히 하자. 평생 살이 안 찔 것 같던 나도 나잇살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여름 방학 때는 늘 살이 빠지곤 하더니 이번에는 좀 쪘다. 딸도 퉁퉁해진 것 같다. 그래서 그제부터 자기 전에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예전보다 엄청 힘들다. 살이 찐 게 틀림 없다. 쪄야 될 땐 안 찌고, 필요 없는데만 찌는 거 진짜 싫다. 윗몸일으키기라도 꾸준히 하자. 코앞이 트랙이 있는 공원인데도 게을러서 운동을 하러 안 나간다. 2학기에는 자주 자주 운동하자.

 

둘, 학교에 걸어서 가자. 

 

학교가 코앞인데도 1학기에는 거의 차를 가지고 다녔다. 이게 바로 살이 찐 원인이 아닌가 싶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이들과 함께 걸어서 가자. 건강도 지키고, 환경도 지키고 일석이조.

 

셋, 아이들 공부 잘 봐주자.

 

자기주도학습이 안 되는 딸과 아들이니 어쩌겠나? 엄마주도라도 해서 매일매일 해야 하는 것들은 하도록 해야지. 수학문제집2쪽, 30분 독서, 영어책 읽기 등등. 내가 좀 피곤하더라도 할 건 다하도록 하자. 일단 문제집 주문부터 해 놓고..... 학원은 안 다니지만 꾸준히 수학 문제집 풀고, 책 읽으면 수학과 국어는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  일단 문제집부터 주문해야지.  수학문제집을 한 번 바꿔봐야겠다. 알라딘 지인의 추천을 받아 이번에 이걸로 해 보자. 실물을 보지 않아 좀 걱정되긴 하지만. 딸에겐 포인트 왕수학이 좀 버겁나 보다. 그래도 수학문제집만으로도 뒤지지 않고 무리없이 쫓아가고 있는 딸이 대견하다.  아들도 2학기에는 문제집을 풀게 해야지. 영어 동화는 집에 많긴 한데 문제는 CD가 없다는 것이다. 조만간 딸과 함께 영어 전문 서점 키다리샵에 가서 함께 골라봐야겠다. 일단 아쉬운 대로 집에 있는 영어 그림책 가지고 공부해야지.

 

 

 

 

 

 

 

 

 

 

 

 

 

넷, 저녁 시간에 꼭 10분씩이라도 책을 읽자.

 

아침독서는 잘 되고 있으나 저녁 독서가 잘 안 되었다. 2학기에는 저녁 독서를 잘하도록 하자. 아침독서에는 주로 아이들책을 읽으니 저녁 독서 만큼은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몇 쪽이라도 꼭 읽기로 하자. 무지 읽고 싶은 책이 한 권 있다. 이 책도 주문해야지. 읽은 사람마다 눈물을 주루룩 흘렸다고 하는데.....트위터를 보니 공지영 작가가 이 책에 인용된 글 때문에 표절시비가 붙어 마음 고생이 많으신 것 같던데 성경에서 좋게든 나쁘게든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것은 바로 예수라고 했던 그 말씀처럼 어찌 되었건 이 <의자놀이>가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려서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 방학은 더 빠르게 지나간 듯하다. 어제 온 강사 말이 자신이 교직에 있을 때는 방학의 소중함을 모르고 그냥 그렇게 보낸 적이 많았는데 다른 직업을 갖게 되니 방학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면서 꼭 방학 동안 의미 있는 일- 특히 여행-을 많이 다니시라고 권면하시더라.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어느 직장이 이렇게 30일 넘게 쉬게 해 주겠는가! 방학은 아이들에게도 교사에게도 재충전의 시간이다. 이제 재충전 되었으니 2학기를 열심히 살아보련다. 아이들도 오랜만에 만나니 더 사랑스럽겠지? 그리고 2학기를 잘 보낸 다음, 겨울 방학에는 멋진 여행을 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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