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을 짚어 볼까요? - 한의사 일과 사람 10
전진경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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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이 하는 일을 알면 세상이 보여요." 라는 모토로 우리 주변에 있는 이웃들이 하는 일을 밀착 취재한 <일과 사람 시리즈> 10권은 바로 한의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2012년에 20권까지 발간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서어서 다른 일들을 만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생생함이 느껴진다.

10권은 한의사가 하는 일에 대해 알려 주고 있다. 한의원을 가게 된 것이 언제부터였을까? 어른이 되고 나서, 즉 알러지성 비염이 생기고나서부터 한의원을 들락거리기 시작한 것 같다. 대충 대학 때부터. 어려서는 없던 비염이 공기 나쁜 서울의 아파트에 살다 보니 어느덧 생겨서 지금도 고생을 하고 있는데 한의원에 다니면 한결 수월하게 봄과 가을을 지내곤 한다. 그래서 요즘은 환절기 때 비염이 심해지기 전에 미리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곤 한다. 이 병은 공기 맑은 곳에 가야 낫는다지. 음~ 나중에 시골 가서 살아야지.

일단 엄마 입장에서 보면 아이를 한의원에서 낳지는 않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를 먼저 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감기에 걸리거나 열이 나거나 하면 의레 병원에 가게 된다. 가장 흔한 감기에 걸려도 병원에 가지 한의원을 찾아 가지는 않는 것 같다. 한의원은 나처럼 고질병이 있거나 예방 차원, 보양 차원에서 들르게 되는 듯하다. 간혹 감기에 걸려도 한의원에 가는 경우를 보긴 했지만 아직까지 흔하지는 않아 보인다. 한의원은 주로 여기저기 쑤시는 어르신들이 자주 가시는 것같다. 가끔 아이 데리고 병원에 가다 보면 한의원에는 어르신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소아과에 아이들이 바글거리는 것과는 상이하다. 한의원과 병원의 주환자층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래도 어찌 되었건 우리 나라에 서양 의학이 들어온 것이 얼마 되지 않고 그전까지는 한의학에 의지하였기 때문에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고 할 수 있겠다. 서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아픈 곳을 치료하는 것은 같지만 그 치료 방법은 전혀 다르다. 이 책을 보면 어떻게 다른지 깨닫게 된다.

일단 한의사는 환자가 진료실에 걸어 들어올 때부터 환자를 관찰하기 시작한단다. 환자의 걸음걸이, 말투, 입냄새, 자세 등등. 질문하고 답하는 대화 과정을 통해서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한단다.

그리고 이어서 진맥을 한다. 사극을 보면 진맥만 통해서도 수태한 것도 알아내고, 어디가 아픈 지 척척 맞추는 걸 보면 진짜 신기하다. CT촬영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진맥만으로 병명을 알아내는 것은 아주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한의사들은 많은 노력을 한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몸을 우주로 본다고 한다. 그래서 서양의학과 한의학은 근본 치료 방법이 다르다. 한의학에서는 기침을 한다고 해서 기침을 금방 멎게 하지는 않는단다. 기침이 나게 하는 그 근본 원인을 찾아 내서 그 곳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면, 저절로 기침은 멎는다고 한다. 또 한의학에서는 몸과 마음이 이어져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한 것이 가장 먼저란다. 마음이 편안해지면 자연 몸도 건강해진단다.

이 장면은 평소에 알아 두면 좋을 듯 하여 찍어 봤다.
" 우울하거나 슬픈 감정이 쌓이면 폐가 약해져"
" 마음이 너무 풀어져 있으면 심장이 약해져"
" 자꾸 놀라거나 화가 쌓이면 간이 약해져"
사람마다 저마다 튼튼하고 약한 곳이 있다고 들었다. 난 위가 약한 편인데
" 생각이 너무 많고, 복잡하면 위와 비장이 약해져" 라는 걸 봐서
생각을 조금 적게 해야겠다.생각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내가 조금 예민하긴 하지.

아이들은 한의원이 많이 낯설 것 같다. 딸은 한의원에 자주 가지만 아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 아들과 처지가 비슷한 아이들- 한 번도 한의원에 가 보지 못한 경우-을 위해서 한의원 도면이 이렇게 자세히 나와 있다. 한의원 가자고 하면 침 맞을까 봐 무서워서 지레 겁부터 먹는 아이들이 이 장면을 본다면 침대가 많아서 조금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한의원 가면 뜨끈뜨끈해서 진짜 좋다. 몸이 노곤해지면서 잠이 슬슬 온다. 가끔 옆에서 드르렁드르렁 코 고는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기도 한다.

사람 몸에는 360개가 넘는 경혈이 있다고 한다. 해당되는 경혈에 꾸준히 침을 맞으면 병이 호전된다고 한다. 잠 버릇이 좀 고약해서 언젠가 목이 돌아가지 않아 고생한 적이 있다. 그래서 한의원에 가서 몇 차례 침을 맞았는데-그것도 삔 거라고 한다.- 그 때 이런 경혈에 침을 놔 주시는 거였다. 순간적으로 전기가 찌리릿 오는 그 느낌. 목이 안 돌아가는 고통~ 윽! 잠을 곱게 자야 되는데.....아직까지 부황은 해 보지 않았다. 그건 좀 무섭다. 뜸은 떠 봤다. 예전에 담임 안 하고, 교과교사 할 때 교과실 샘 중에서 뜸 애찬론자가 한 분 계셨다. 그 분 따라서 하루에 한 번 씩 뜸을 떴던 적이 있었다. 데일까 봐 겁이 나서 다 타기도 전에 얼른 내려놓곤 했지만. 쑥 향기가 그윽했더랬지. 그 분이 수지침도 잘하셔서 귀동냥을 많이 했었다. 그 때 들은 이야기로 가끔 딸이 체했다고 하면 경혈 부분을 눌러 주면 차도가 있다. 자신이 자주 아프는 경혈 부분을 알아 두면 요긴하게 쓴다.

침도 침이지만 먹는 한약도 중요한데 한약의 재료는 바로 늘상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이란 점이다. 여기서 굳이 허준의 동의보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 작물로 약을 해야 좋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 손발이 찬 나같은 사람은 대추를 먹어야 좋다. 위가 약한 사람은 건율(밤)이 좋단다. 이왕이면 내 몸에 좋은 음식들을 챙겨 먹으면 좋겠지.

동료 교사 한 분 중에 사상의학을 더 세분히 나눠서 8체질을 전문으로 하는 한의원에 다니시는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의 간증(?)을 듣고 방학 전에 독서회 샘들 모두 체질검사 하려고 가 보려고 했는데 못 가 봤다. 이번에 꼭 가 봐야지. 사람마다 혈액형이 다르듯이 체질이 다르고, 그 체질에 맞는 음식이 다르다는 이치가 맞는 듯하다. 나와 아이들 모두 꽃게를 좋아하는데 남편은 게만 먹었다하면 탈이 난다. 남편 때문에 꽃게탕을 못해 먹는다. 그걸 봐도 체질이 다 다른 것 같다. 허면 우리 가족 모두 체질이 다르다면 그럼 음식을 네 가지로 종류로 해야 한단 말인가! 음~ 그거 좀 힘들겠구만. 하지만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두 주먹 불끈 쥐고~~

2학기 교과서에 <병원놀이>가 나오는데 여러 가지 병원의 종류가 나온다. 그거 공부할 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한의원 가 본 아이들이 의외로 적어서 공부할 때마다 힘들었는데 이 책 한 번 같이 읽어 주면 딱이겠다.
다음에 나올 책들도 정말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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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8-1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시리즈를 다 갖췄네요.
나는 6,7,9,10은 아직 없는데...^^

수퍼남매맘 2012-08-17 15:13   좋아요 0 | URL
예, 이 시리즈 무지 좋아해서 다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딸 아이 시상식 갔을 때 9권과 10권 사가지고 왔지요. 빨리 20권까지 나왔으면 좋겠어요.
 
나는 농부란다 - 농부 일과 사람 9
이윤엽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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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출판사 책 중에서도 더 애착이 가고, 좋아하는 <일과 사람 시리즈>이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오늘, 빗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읽은 9권은 바로 농부의 이야기이다. 매일 꼬박꼬박 먹는 밥, 그 밥을 가꾸는 농부의 이야기. 옛날에는 농사가 천하의 기본이라고 하였건만 이제는 농사가 아니라 돈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다. 농부가 되고 싶다는 아이를 본 적이 없다. 물론 도시여서도 그렇겠지만 농촌에서도 농부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도 일부에서는 귀농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의 모습이 참 예쁘다 하면서 감상에 젖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농부님들이 이 큰 비에 얼마나 걱정이 많으시고, 고생이 심하실까 하는 생각이 더 들었다.

<일과 사람 시리즈>는 바로 이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하여 여러 가지 일에 대해 아는 것도 물론 있지만 그보다 더 그 일을 하는 사람들에 이전보다 더 관심을 가지게 하고, 이 사회는 이런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것이며, 따라서 일에 귀천이 없음을 깨닫게 해 주는 게 아닌가 한다.

이 책을 쓰고 그리신 작가님은 목판화로 작업을 하셨단다. 그래서 다른 책들과 달리 힘이 느껴진다. 마치 새싹이 자신보다 몇 천 배, 몇 만 배 단단한 땅을 뚫고 나오듯이 말이다. 이제까지 책 중에서 그림만 놓고 보자면 개인적으로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농사란 정직한 것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난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심을 수는 없지. 작가는 그림 중간중간에 웃긴 장면을 심어 났다. 개를 심는다고 해서 개가 나오는 건 아니지~항상 일을 하실 때 선글라스를 끼고 하시는 할머니의 모습 또한 코믹하다. 매 그림에 선글라스와 꽃 무늬 몸빼 바지를 입고 나오시는데 볼 때마다 웃음이 절로 난다.

며칠 전까지는 비가 한 방울도 오지 않아 농부님들 걱정이 태산이었을 터인데 이제는 폭우가 쏟아져 또 시름이 크실 것 같다. 사계절 내내 준비하고, 가꾸고, 거두는 일을 때 맞춰 해야 하는 농사일. 물론 다른 일들도 다 때가 있겠지만 농사는 더 그런 것 같다.

가끔 교실에 있는 화분에 물을 주지 않고 잊어버리면 다음 날 여지없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있는 시들어 가고 있다. 농부가 잠시라도 한눈을 팔거나 게으름을 피운다면 어떻게 될까?

다음 세 장면은 농부가 가꾸는 땅의 모습을 각기 다른 계절로 보여 주고 있다. 자세히 보면 때를 알려 주는 동물들의 모습이 보인다. 고라니가 보이고, 뻐꾸기가 보고, 겨울잠 자는 반달곰과 뱀이 보인다. 이 책에는 이런 재미도 솔솔하다.

수채화처럼 밝고 경쾌한 그림도 좋지만 가끔은 이 그림책처럼 묵직하면서도 선이 거칠고 강렬한 그림도 좋다. 목판화의 매력을 한껏 잘 드러낸 장면이라고 생각하여 찍어 봤다. 김을 매고, 곁순을 따며, 나쁜 벌레를 제때에 잡아 줘야 농작물이 무럭무럭 잘 자란단다. 논과 밭에 씨를 심었다고 알아서 잘 자라준다면 농부가 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지난 번 며칠 휴가 갔다오니 제일 걱정 되는 게 화분이더라. 그 동안 말라 죽었을까 봐. 농부는 잠시도 쉴 때가 없다. 항상 안테나를 논과 밭에서 자라는 식물에다 맞춰 놔야 한다. 목판화의 거칠면서도, 힘차고, 그러면서도 왠지 따뜻한 느낌이 참 좋다.

부록에는 이렇게 농부가 일 년 동안 하는 일을 일목요연하게 그림과 내용으로 정리해 주고 있다. 농기구의 이름에서부터 농사 짓는 순서까지 알 수 있다.

작가는 안성에 내려가 직접 2년 동안 자신이 살 집을 지으면서, 농부들과 친해지고, 그들로부터 농사 짓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농부들에게 배운 노하우로 자신의 작은 텃밭을 가꾸며, 자급자족하며 지내신다는 작가는 주변의 이웃 농부들로부터 농사의 일련 과정을 귀동냥, 눈동냥 하셨단다. 마지막 작가말에 당신을 도와주신 세 분의 농부님들의 이름을 거론하시며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아마 선글라스 끼신 할머니도 그 분들 중의 한 분이실 것 같다.당신들이 들려주신 이야기가 이렇게 멋진 그림책으로 나와서 아이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걸 아시면 얼마나 기쁘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가 많이 온다. 이 비로 인해 농부님들의 땀과 정성이 가득 담긴 작물과 땅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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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8-15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책은 판화 그림인[요.
궁금 궁금~~~~~ ^^

수퍼남매맘 2012-08-16 19:25   좋아요 0 | URL
지금까지 <일과 사람 시리즈>의 그림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랍니다. 전 이런 거친 느낌도 좋더라고요.
 

패트리샤 폴라코의 작품 중에서 마지막 남은 두 권의 책이다.  한 작가의 책을 쭉 읽는 것은 작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패트리샤 본인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러시아 할머니의 손에서 자라서인지 그녀의 작품 속에서는 러시아를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참 많았다.

 

천둥을 무서워하는 손녀에게 천둥을 이길 용기를 주는 할머니의 탁월한 지혜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아마 이 이야기도 패트리샤가 자신의 할머니한테서 들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폭염이 시작되기 전 서울에 번개, 천둥이 엄청 쳤던 하루가 있었는데 어른인 내가 봐도 참 으스스했었다. 다음 날, 수퍼남매에게 어제 천둥 소리 들었냐 물어보니 자느라고 못 들었단다. 아마 들었으면 무서워서 잠을 설쳤을 게다. 바로 베란다 앞에 번개가 번쩍 하는데 진짜 무서웠다. 

 

천둥 하니 떠오르는 아이 한 명이 있다. 1학년 남자 아이였는데 유난히 겁이 많은 아이였다. 그 날은 1학년  들어와서 첫째 번 체험학습을 간 날이었다. 장소가 롯데 월드였는데 그 아이는 무서워서 놀이 기구를 하나도 타지 못했다. 정말 겁이 많은 아이였다. 하필이면 학교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천둥과 번개, 큼직한 우박이 내렸다. 다른 아이들은 얼른 얼른 비를 피해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 아이는 천둥이 칠 때마다 제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거의 자지러지게 울었다. 트라우마 수준이었다. 부모님께서도 마중을 나오지 않아  겨우 겨우 달래 교실로 일단 데려왔는데도 천둥이 칠 때마다 비명을 지르던 그 아이. 나중에 어머니와 상담을 해 보니 유치원 때 안 좋은 기억이 트라우마로 자리한 것 같아 보였다. 지금은 치유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천둥 하면 그 아이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 아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천둥만 치면 침대 밑으로 숨는 손녀에게 할머니는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손녀의 무서움을 없애 준다. 그게 바로 천둥 케이크를 만드는 것이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느다고? 천둥이 칠 때에만 특별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그 케이크.  지금 비가 오는데 오늘도 천둥이 치려나? 그럼 천둥 케이크를 만들어 먹을 수 있을 텐데.....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고맙습니다. 선생님>이란 책과 헷갈린 책이었다. 전에도 읽어 봤었는데 또 읽어 보니 이렇게 깊은 뜻이 담겨 있었나 하며 새삼 놀라게 된다.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우리 선생님, 우리 학교, 우리 나라~ 등 " 우리 " 라는 말을 붙인다는 것은 그 존재에 대해 많은 애정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 사람들의 언어 습관에서 유난히

" 우리 "  라는 말을 많이 붙인다고 알고 있다.그런데 아무에게나 "우리"라는 말을 붙이지는 않는다. 진짜 본인과 친밀도가 높고 애정이 깊은 관계에서 "우리"라는 글자를 붙인다.

 

유진이라는 문제아에게 링컨 교장 선생님은 그냥 교장 선생님이었지 우리 교장 선생님이 아니었다. 다른 모든 학생들에게 링컨 교장 선생님은 자상하고, 친절하고, 훌륭하신 우리 교장 선생님이셨지만 유진에게는 그저 자신과 피부색이 다른 사람일 뿐이었다. 매사에 삐딱하고 매번 문제를 일으키는 유진을 교장 선생님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에게 다가갈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그 방법을 찾아낸다. 이 그림책은 문제아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하며, 아직도 인종차별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 주며, 어떻게 자기 껍질을 깨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야 할지 안내해 주기도 한다.  또한 부모가 자녀에게 심어 주는 편견이 그 아이를 얼마나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지 깨닫게 해 준다. 여러 모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는 깊이가 있는 그림책이었다.

 

할머니와 링컨 교장 선생님을 통해 아이를 바르게 이끄는 "참된 지혜"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보게 된다.

 

패트리샤 폴라코의 또 다른 "선생님"에 대한 그림책이다. 이 책도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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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한결 시원해졌다. 자연은 이렇게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걸 보고 나이가 들수록 감탄을 하게 된다. 어제와 오늘 겨우 하루 차이인데 이렇게 공기 자체가 달라지다니 말이다.

 

아들과 함께 읽은 책은 패트리샤 폴라코의 그림책 2권이다. 이왕 이렇게 된 것. 그녀의 작품을 다 읽기로 내 맘대로 결정, 아들도 동의!!!

 

겉표지에 보면 요상하게 생긴 할머니와 그 할머니의 손바닥 위에 살포시 앉아 있는 팅커벨 같은 요정이 보인다. 이 할머니가 바로 바바야가 할머니이다. 이 할머니의 정체는 이 숲에 남은 마지막 마녀이다. 마녀 할머니는 사라들처럼 아기를 낳고, 기르고 싶어 한다. 할머니는 아이를 안고 싶은 마음에 마을에 내려 가려고 한다. 여러 책에서 나왔듯이 러시아 할머니들이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는 것을 본 바바야가는 자신의 큰 귀를 스카프로 가린 후 사람처럼 변장을 하고 마을로 내려 온다. 마을에서 우연히 과부와 그의 아들의 딱한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과부 집에 찾아가 자신을 베이비시터로 써 달라며 사정하고, 그 집에서 한가족처럼 지낸다.  하지만 자신 즉 변장 이전의 바바야가 마녀에 대한 흉흉한 소문을 마을 사람들이 주고 받는 걸 함께 들은 아이가 두려움에 울면서 잠이 드는 걸 보고 바바야가는 아이가 상처 받기 전에 떠나기로 한다.

 

 

아이를 좋아하는 마녀라?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패트리샤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만으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들은 정말 바보야! 마음으로 느껴야 해!"

라고 말해 준다.

과부 가족을 떠나 다시 숲으로 들어간 바바야가는 어떻게 되었을까? 난 알지롱~

 

 

두번 째로 읽은 책은 똑같이 "바" 자로 시작하는 <바부시카의 인형>이다. 이건 전에도 읽었다. 바부시카는 러시아어로 할머니란 뜻이란다. 손연재 선수가 러시아어를 잘한다지. 이번에 리듬체조 금, 은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2명 모두 엄청 미인이던데... 

아무튼 책이야기로 넘어가자면

 

 이 그림책은 떼쟁이 나타샤를 온순한 나타샤로 길들이는 이야기라고 하겠다. 바로 바부시카의 인형을 통해서 말이다. 한없이 귀여워 보이는 이 인형과 단 둘이서 하루라도 지내본다면 다시는 이 인형과 상종도 하기 싫을 뿐더러 못된 버릇이 저절로 고쳐질 지어다.

 

그러고 보니 패트리샤는 할머니에 대한 추억들이 참 많은가 보다. 거의 모든 이야기에 할머니가 등장하고 있다. 수퍼남매에게도 양가 할머니가 다 살아계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난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다. 대학 다니면서 외할머니와 함께 지냈기 때문에 이런 소소한 정들이 별로 없다. 그런데 수퍼남매는 어려서 할머니들이 길러 주시기도 하시고, 지금도 자주 찾아 뵈어서 이 다음에 할머니를 추억할 거리들이 나보다는 많지 않을까 싶다. 내일 읽을 책에도 할머니가 등장할까 안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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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비가 오고 있다. 빗소리 들으면서 만화책 읽으니 참 좋~다. 방학 동안 어린이책 말고도 여러 방면의 책을 읽고 싶었는데 목표 미달할 조짐이 다분하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날이 너~ 무 덥고, 방학이 다른 때보다 10일이나 짧아졌으며, 서평 써야 되는 어린이책들이 산재해 있어서 읽고 싶은 책들은 정작 못 읽었다. 그나마 쉽게 책장이 넘어 가는 책들은 몇 권 읽었다. 주로 만화책인데 만화에 대한 내 선입견과 편견을 여실히 깨주는 묵직한 만화들이었다. 나중에 딸이 만화가가 된다면 이런 시사적이고 풍자적인 만화를 그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만화만큼이나 책장이 잘 넘어간 책이 한 권 있다. 바로 이 책이다.

 

 

나꼼수 F4중에서 가장 늦게 책을 발간한 주진우 기자. 나꼼수를 듣기 전까지는 주 기자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나꼼수 F4들의 책은 일단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된다. 쉽고, 재밌으며, 감동도 있다. 여기서 재밌다는 표현을 쓰면서도 씁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좀 그렇긴 하지만 서도. 일단 책장이 잘 넘어가다는 것은 나에게는 흥미롭고 재밌다는 것이니깐.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진짜 책장이 안 넘어가는 우리 나라 소설-그것도 꽤 유명하다는 작가였지-을 읽어 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이렇게 시사적 내용을 담은 책도 재미있다는 것을 꼭 강조하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나는 누군가를 죽이는 기사만 쓴다였다. 다른 기자들이 살리는 기사는 알아서 써 주니 자신은 누군가의 치부 내지는 비리를 까발리는 기사를 주로 쓰는데 그렇기 때문에 고뇌에 차기도 한다는 이야기이다. 주기자는 그래도 기사를 내보내기 전에 본인에게 미리 알려준다고 한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그의 배려이기도 하단다. 누군가를 죽이는 기사를 쓸 때는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막상 활자로 내보내기 전까지도 고민이 되기도 한다는 글을 보면서 십분 이해가 되었다. 이 기사 한 방으로 그 사람의 인생이 종 칠 수도 있기에 마지막까지 내보낼까 말까 고민하는그 모습은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주기자의 인간적인 면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런데 주기자의 그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주듯이 끝까지 주 기자를 돈으로 매수하려고 했던 어떤 한 인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통쾌했다.

 

항상 누나들과 친하다는 것을 강조하던 주 기자가 고 최진실씨와도 막역한 사이였다니...... 남편되는 분의 연설문을 주 기자가 써 줬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자살을 하였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안타깝고, 이해가 안 되는 몇 명 중의 한 명이 바로 최진실씨였는데.... 고인의 어머니와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니. 그와 친한 누나들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나도 누나인데....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부모로서 마음이 찡했다. 마치 독립 운동을 하는 것처럼 기자 생활을 하고 있는 주기자에게 주기자에게 가족은 든든한 안식처이기도 하겠지만 주기자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할 것 같다. 그래서 김어준 총수는 독신으로 지내는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족은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지만 약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예수님도, 부처님도,바울도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지 않았나 싶다. 만약에 자신에게 나쁜 일이 닥칠 것을 대비하여 혹시라도 아내와 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배려하는 주 기자의 모습이 가슴 뭉클하다. 그 흔한 여름 휴가 한 번 가족이 같이 가보지 못했다던가! 

 

대한민국에 기자 중의 이런 기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아주 잠깐 <인간 시장>이란 드라마를 보고 사회 부조리를 까발리는 그런 멋진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주 기자는 내가 꿈 꾸던 그런 멋진 기자인 것 같다. 자신의 안전, 권익을 돌아보지 않고, 마치 독립 운동 하듯이  한 몸 바쳐, 이 사회의 약자를 위해 강자에게 맞서고, 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는 주 기자를 응원한다. 그리고 영원히 소년의 마음으로 살기를 바란다.

 

사람들은 말한다. 인생은 그런 게 아니라고. 강하면 부러진다고. 나도 편히 사는 법을 안다. 좋은 게 좋은 거라

 

는 의미도 안다. 이러한 합리적인 이성은 실패에서 멀어지게 한다. 동시에 나를 꿈에서도 떼어 놓으려고 한다.

 

나는 사랑하는 가슴으로 불가능한 꿈을 꾸면서 살겠다. 그 가슴은 영원히 상처받지 않고, 신의 보살핌을 받는다

 

고 주문을 외우더라도 충동을 믿고 도전하겠다. 강자에게는 당당함으로, 약자에게는 겸손함으로 세상에 보탬이

 

되겠다. 이상과 정의 그리고 진실을 위해서는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겠다.  (작가의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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