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갖고 싶은 책들이 몇 권 있다. 구매 리스트에 올렸다가 매번 다른 책들에 밀리곤 하지만 그렇다고 책에 대한 애정도가 낮은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때를 못 만났을 뿐. 

 

서현 작가님의 책은 사계절에서 작가 사인본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응모했다가  사인본은 안 되고, 다른 선물이 당첨되어 하는 수 없이 구매해야겠다.

 

서지원 작가님의 신통방통 시리즈는 교실에 있으면 딱이다 싶다. 몇 권은 가지고 있으나 시리즈가 생각보다 꽤 많다. 수학에 자신이 부족하거나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알맞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왕도둑 호첸플로츠 시리즈도 재밌게 읽었는데 소장하고 있지는 않다. 저학년 아이들이 무지 좋아하는 책인데..... 지난 학교에는 내가 수서해서 비치해 놓고 왔는데 지금 학교는 있나 모르겠다. 책을 싫어하는 남자 아이들도  풍~ 덩 책에 빠지게 만드는 아주 재밌는 이야기이다.

 

마지막 갈수록 아이들 입에서 쉽게 욕지거리가 나오곤 해서  마음이 아프곤 하는데  욕과 관련된 책이 하나도 없다. 알라딘 지인들이 강추하는 책이기도 한데.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12-07-12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도둑 호첸플로츠는 시리즈가 몇 권 더 있었군요.?
맨 앞 한 권밖에 못 읽어봤는데,암튼 재밌었어요.딱 남자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책이었던 것같아요.^^
책 두께가 있어 아마도 3학년쯤 읽으면 이해도 쉽고 좋아하지 싶어요.

신통방통 시리즈도 모아보면 정말 많더군요.근데 읽어본 아이들은 재밌나봐요.계속 빌려가더군요.
전 좋은책 어린이인가? 그시리즈랑 연관된 책인줄 알았었는데 수학동화관련 시리즈로 별도로 묶여 있더군요.
저도 꽤 괜찮은 것같아 집에 사다놓을까? 심히 고려중이에요.^^
아무래도 둥이들은 수학에 그닥 소질이 없을 듯해서요.ㅋㅋ

욕전쟁은 정말 욕이 나와요.희망찬샘님 페이퍼에서 보고 아들녀석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줬다가 4학년 남자아이들이 진짜 욕 나온다고 너무 좋아라 하면서 낄낄거리고 빌려 갔었죠.ㅠ
아이들은 그렇게 카타르시스를 느끼나봐요.ㅋㅋ 희망찬샘님도 욕전쟁은 6학년쯤 되는 고학년 아이들이 읽는게 좋을 것같다고 하시더라구요.4학년 아이들은 그저 욕만 읽고 낄낄 거리는 것을 보니 아직 덜 컸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욕시험은 제가 읽어보진 않았는데 저학년용 시리즈중 한 권인 것을 보면 욕은 나오지 않는 것같아요.^^
욕시험은 민군 3학년때 읽히긴 했었는데...같이 읽어보지 못한 책들은 책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할 수 없으니 정말 엄마도 책을 함께 읽는 것이 맞긴 맞나봐요.^^

수퍼남매맘 2012-07-12 13:32   좋아요 0 | URL
호첸플로츠는 아마 희망찬샘 때문에 알게 되었을 거예요. 작년에 가르쳣던 1학년 아이들 중에는 아침독서를 꾸준히 한 결과,독서력이 향상되어 이걸 거뜬히 읽어내더라고요. 지금 울 반 아이들 중에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 몇 명 보여요.나무님 말씀대로 남자 아이들에게 딱이에요.

<욕>과 관련된 책은 저도 아직 안 읽어 봐서 님의 평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교실에 저,중,고학년 도서가 모두 있으면 자기 독서력에 맞춰 골라 읽을 수 있어서 가능한 한 저,중,고를 고르게 갖추려고 노력중이에요.

희망찬샘 2012-07-13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다 아는 책이에요. 좋은책어린이는 '요술 연필 페니' 시리즈로도 유명하지요. 우공비가 나오는 '좋은책신사고'로도 유명한 출판사라 하더군요. <<욕전쟁>>에 비하면 <<욕시험>>은 좀 밋밋해요. 욕전쟁은 저학년 아동에겐 비추! 너무 재미있지만, 아이들이 작가가 의도하는 심오한 행간의 의미를 읽을 수 있을지가 염려스럽기 때문이지요. 시아양에게는 참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고만녜 - 백년 전 북간도 이야기 보림 창작 그림책
문영미 글, 김진화 그림 / 보림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 만 녜

발음하기가 무척 힘이 든다. 고만녜는 여자 아이를 고만 낳아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후남이, 끝녀, 종말이 등등 남아선호 사상이 강한 시대에 사셨던 할머니들의 이름은 다 고만고만하다. 고만녜는 나중에 개명을 해서 김신묵이 된다. 개명한 이름도 내가 듣기엔 썩 여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만녜 보단 귀하게 느껴진다.

 

여자들의 이름 따위는 함부로 지어지던 시대가 불과 100년 전이라는 사실에 놀랍다. 100년 전에 태어났더라면 나도 이런 이름으로 불리어졌겠구나 싶으니 우리네 할머니들이 평생 동안 그런 이름들로 불려지면서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름이라는 것은 그 사람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나도 두 아이의 이름을 지어봐서 이름을 짓는다는 것이 어떤 마음에서 출발하고, 얼마나 신중해야 하며,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지 안다. 자녀의 이름을 대충 짓는 사람은 없다. 이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름에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고만녜와 김신묵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성경에서도 하나님이 아담으로 하여금 만물의 이름을 짓도록 하는 게 이런 의미라고 생각한다. 아담이 동물들의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그 동물에 대해서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당시 여자들의 이름은 개 이름 짓듯이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내키는 대로, 신중함 없이 그렇게 지어졌던 것이다.

 

 어디 비단 이름 뿐이겠는가! 그 당시 여자들의 위치란 것은 가축과 비등한 것 같아 보인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학교에 갈 수도 없고, 입 하나 덜기 위해서 얼른 시집 보내고, 시집 가서는 시댁식구들 눈치 보며 살고.....고만녜 할머니가 시집간 곳은 측간(화장실)도 없어서 어두워진 뒤 으슥한 곳에 일을 해결해야 했단다. 시월드에서 볼 일을 그렇게 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가히 상상이 안 된다.   여자라고 배려 받았던 것은 하나도 없던 시대에 살았던 고만녜. 그 고만녜가 바로 문영미 작가의 할머니, 다시 보태자면 문성근 님의 할머니,즉 문익환 목사의 어머니시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고만녜 할머니, 문익환 목사, 문성근 전 대표의 계보를 보면서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떠올랐다.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시대에 고만녜는 겨우 3년만 공부하였지만 평생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노력하였으며, 독립 투사 문재린의 아내로서,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서셨던 문익환 목사와 문성근 님을 키운 훌륭한 어머니와 할머니로 평생을 사셨단다. 30년을 배우고도 그렇게 못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 보면  고만녜 이야기는 배움의 년수와 인간성이 비례하는 것은 아님을 증명해 준다.

 

지금의 아이들은 고만녜 이야기가 남의 일 같아 낯설고, 지금과는 너무 다른 여성의 처지 때문에 생경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 쓰여진 이야기들이 불과 100년 전의 일이라는 것과 고만녜 할머니 같은 할머니들이 계셨기에 지금 여성의 위치가 이 정도 올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남들과 똑같이 공부할 수 있다는 것, 개똥이가 아닌 지금의 내  이름으로 평생 불릴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언제나 색다른 그림책을 선보이는 보림의 그림책을 보면서 즐거웠다. 사람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몸은 그림을 그리고, 얼굴 부분만 옛날 사진을 오려 붙이는 방식이 신선했고, 그 얼굴들이 다 다르다는 것이 놀라웠고, 100년 전 사람들의 실제 모습인 듯하여 반가웠다. 지금 사람들의 서구화된 얼굴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얼굴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아마 100년이 또 지난 후에 이런 그림책이 나온다면 후손들도 '그 때는 얼굴이 이렇게 생겼네' 하면서 신기해 하겠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2-07-12 0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리산 행정마을에 사는 숲해설가 동기가 이 책을 추천하기에 제 서재 광고에도 올렸어요.
곧 있으면 장바구에 담긴 저 책이 우리 집으로 오는 날도 있을 테고요.^^
고만녜는...문익환 목사님 어머니더군요.

수퍼남매맘 2012-07-12 02:10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을 통해서 고만녜 즉 김신묵 여사가 문익환 목사 어머니, 문성근님 할머니란 걸 알게 되었어요. 보림에서 문재린, 김신묵 부부의 회고록도 나왔다고 하네요. 저도 강추합니다.

책읽는나무 2012-07-12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성근이라면 배우 문성근씨요?

수퍼남매맘 2012-07-12 13:33   좋아요 0 | URL
예 맞아요. 지금은 정치인이시죠. 우리 나라 배우 중에도 이런 분이 있다는 게 다행이다 싶어요.
 

<플랜더스의 개>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개와 관련된 책들이 계속 나에게 오고 있다.

이거 운명의 장난도 아니고, 개를 키우라는 하나님의 계시인가 싶기도 하고....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견을 소재로 한 책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그렇지.

그렇지 않아도 개 한 마리 키우자고 노상 노래를 불러대는 딸인데

책들을 읽어 보니 개를 키운다는 것, 한 생명을 집에 들인다는 것을 쉽게 생각해선 안 되겠다 싶다.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 거라면, 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애완동물로 생각할 거라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 게 옳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전에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는데

<함께 살고 싶어요>에서 말하는 "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 란 말이 맞는 것 같다.

동물을 돈을 주고 산다는 것 자체가 그들을 물건 취급하는 거라는 생각에 공감이 간다.

아무튼 개와 관련된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딸처럼 개 한 마리가 키우고 싶다고 말하는 자녀가 있다면 이 책들을 읽어 보라고 권해도 좋을 듯하다.

개나 고양이, 즉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부모가 아이를 입양하여 평생을 책임지고 기른다는 것과 같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을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은 마트에서 사서 놀다가 싫증나면 한구석에 쳐박아 두거나 고장나면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다시 장만하는

장난감과는 다르다는 것을 아이들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12-07-12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집엔 둥이들이 개띠인데..ㅋㅋ
정말 요즘 개가 책제목인 책들이 저도 눈에 많이 띄더라구요.
청소년소설책에도 개가 제목인 책들도 많구요.
울집엔 저도 그렇고 세 녀석 중 두 녀석은 개를 엄청 무서워해서 한 녀석이 개를 키우고 싶다고 해도 절대 통하지 않아요.ㅠ
근데 버려진 유기견들 텔레비젼에 한 번씩 나오면 안락사 당하느니 좀 데려와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더라구요.헌데 개가 무서워서...도저히...ㅠ

수퍼남매맘 2012-07-12 13:35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개띠예요. 나이가 들통나 버렸네....
저도 울 수퍼남매도 무지 좋아하는데 진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특히 아파트에서 키우려면 여러 가지 수술 등도 무시하지 못하잖아요.
세 책 모두 전 좋았어요.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답니다.

희망찬샘 2012-07-13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네집은 못 읽었는데 두 책은 참 여러 가지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야, 고정욱 작가님이닷! 하면서 반가운 맘으로 휘리릭~ 얼른 서평도 써야지요.
 
불의 악마를 찾아간 라일라 난 책읽기가 좋아
필립 풀먼 지음, 피터 베일리 그림, 양원경 옮김 / 비룡소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사진 1 .

클릭하시면 원본싸이즈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의 제목은 <불의 악마를 찾아간 라일라>였다. 책 표지에는 분화구에서 연기가 나는 화산과 어떤 아이가 화산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화산 쪽으로 걸어가는 아기가 바로 주인공 `라일라'였다. 이름이 `라일라'인 것으로 보아 `여자'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표지부터 궁금증이 생겼다.

 

주인공 `라일라'는 폭죽 장인 `라챈드'의 딸이다. 어려서부터 불꽃이 춤추는 모습, 폭죽이 터지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서 커서 폭죽 장인이 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라챈드'는 딸이 위험해 질까 봐 폭죽 장인이 되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친구 `출랙'을 통해 폭죽 장인이 되는 비결을 안 `라일라'는 불의 악마`라즈바니'가 살고 있는 메라피 산으로 홀로 떠난다.

 

`라일라'는 폭죽 장인이라는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메라피 산에 올라가고 발이 부어오르고 손바닥에서 피가 흘러도 끝까지 산에 올라가는 걸 멈추지 않는다.

 

이 책에서 꿈을 가지고 있는 건 `라일라' 뿐만이 아니다. 딸이 무사하게 돌아오는 것이 꿈인 라챈드, 사업성공이 꿈인 `램바시와 해적들', 일자리를 되찾는 것이 꿈인 `출랙', 암컷 코끼리 프랭기패니와 결혼하는 것이 꿈인 코끼리 '햄릿..'.....

모두 작은 꿈들이지만 다 소중하다. 왜냐하면

"지금은 씨앗 같이 조그마한 꿈이지만 물을 주면 커다란 나무로 성장할 것이니까."


이 그림처럼 말이다. 책에서 불의 악마 라즈바니가 라일라에게 폭죽장인이 되려면 `세 가지 선물'을 꼭 가지고 와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라일라는 나중에 그 세 가지 선물을 알게 되는데 첫째는 재능, 둘째는 용기, 노력, 의지 등이고 셋째는 행운이다. 그래서 내가 그린 그림에 물주는 장면을 보면 세 개의 원에 각각 재능, 노력, 행운이라고 써 있다.

 

라일라는 폭죽 장인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선물을 다 갖췄는데 나는 어떨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부모님께 물어보았더니 " 너는 재능과 행운은 갖췄는데 둘째 번 선물 즉 열정 혹은 의지가 부족해." 라고 답하셨다. 맞다. 내가 생각해도 난 열정과 의지, 노력이 부족한 듯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도 라일라처럼 꿈을 향한 열정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불의 악마 라즈바니가 말한 세 가지 선물을 완벽하게 갖춰서 내 꿈을 꼭 이뤄야지!

 

마지막으로 라일라, 너의 오랜 꿈이었던 폭죽 장인이 된 거 축하해.

 



이 리뷰는 딸이 비룡소 주니어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마지막 미션으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임을 밝혀 둔다.

나도 읽어 봤는데 꿈을 이루기 위한 라일라의 이야기가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 빌려 주는 도서관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40
박정애 지음, 서영경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책 읽기를 아주 잘하는 아이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까? 글쎄.....  책 읽기만 잘하는 사람도 어쩌면 문제를 가지고 있을 지 모른다.  예전에 근무 했던 학교에서 도서실 관련 일을 3년간 했다. 무슨 작업을 하다가 우연히 도서실에서 가장 대출을 많이 하는 교사가 아무개 교사라는 사실을  알고, 내심 놀랐던 적이 있다. 그 후배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극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강한 후배였다. 그래서 교사들 사이에서 별로 좋은 점수를 못 받고 있었다. 업무적인 면에서는 나무랄 데 없이 잘했지만 어디 사회가 업무만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가! 대인관계도 무시 못하지. 그런데 그 후배는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 때문에 동료들 사이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었다. 그런 후배가 도서 대출 1등이라는 사실에 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렇게 개인적일수 있을까 ?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알고 지내던 독서가들은 대부분 인간성 좋은 사람들이라서 그 후배 케이스는 납득이 잘 가지 않았다. 반대로 책을 가까이 하지 않지만 인간성 좋은 교사들이 주변에 있었기에 난 좀 혼동스러웠다. 그 후배 케이스를 남편에게 말해 주자 원조 독서가인 남편 왈 "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과 그 사람의 삶과는 별개의 것이야." 라고 명료하게 말해 주더라. 그러고 보니 그 말이 맞는 듯하다. 개인적인 생활에만 충실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은 중요하게 생각지 않으며 책만 열심히 보는 사람은 그 후배처럼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 일은 나에게 책만 봐서는 좋은 사람이 안 되겠구나! 우리 아이들도 책만 보는 아이들로 키워서는 안 되겠구나! 는 경각심을 갖게 해 주었다.

 

이 책은 책만 보는 아이들이 어떤 것들을 놓칠 수 있는지, 책 보다 더 소중한 것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사람은 독불장군처럼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란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처럼 책을 좋아하여 늘상 도서실에서 살고, 심지어 밥 먹을 때도 책을 손에서 떨어뜨리지 않지만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원하고, 친구들과 잘 놀지도 않고, 부모에 대해 불만이 가득한 아이라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책에서는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이야기를 극단적으로 진행시킨 면이 없잖아 있지만 사람을 비롯한 다른 것들과의 교감이 없이 오로지 책만 좋아하는 것이라면 지성만 팽창하고, 감성은 수축된 책 괴물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고 이 책은 경고하고 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더불어 살아간다. 우리가 책을 즐겨 읽고,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에게 책 많이 읽어라 하는 것도 자신만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발판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되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중에 <행복한 청소부>란 책이 있는데 특히 결말이 감동적이다. 책의 결말이 청소부가 책을 많이 읽어서 유식해지고 그 결과 대학교 교수님이 되는 걸로 끝을 맺었다면 감동적이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청소부는  대학 교수 자리를 마다 하고 청소부로 남는다.  그가 책을 그토록 읽고, 다른 분야도  열심히 공부했던 것은 더 좋은 직업, 더 많은 것들을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부하는 그 자체가 즐거웠던 것이고, 그걸 통하여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자체가 기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 청소부로 남든 대학 교수가 되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책과 조금 친해지면서 나의 롤 모델은 바로 행복한 청소부이다. 책 읽는 그 자체가 기쁨이 되고, 책을 통해서 어제의 나보다 조금 괜찮은 사람으로 진일보 하는 것,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을 좀 더 잘 이해하고, 배려하고, 좋은 사회가 되도록 관심을 가지고 내가 해야 할 책무들을 담당해 내는 것 그게 바로 책 읽는 사람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한 걸음씩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나아가려면 책만 봐서는 안 된다. 책을 보고나서 사색도 해야 하고, 자신을 성찰해야 하고, 사람들과 만나 다른 사람의 삶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하며,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에 관심을 가질 줄도 알아야 하고, 자기가 속한 사회에 대해서도 항상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우리 아이가 책은 좋아하는데 사회성이나 대인관계, 이타성 등이 부족하다 싶으면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독서보다 소중한 것이 찾아 보면 분명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이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