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5교시 수업이 든 날이다.

5교시 수업이 있는 날은 빨리 급식 먹고, 합격 받은 후 운동장 나가서 놀 욕심에

다른 때보다 밥도 더 잘 먹는 울 반 아그들이다.

그런데 요즘은 더워서 그런지 교실에 남아서 놀잇감 가지고 놀거나

색종이 접기를 하는 친구들이 대여섯 명 정도 되는데...

(여전히 다른 아이들은 30도 더위에도 운동장에 나가 삐질삐질 땀을 흘리고 들어온다.)

오늘은 3명의 여자 어린이들이

행복도서관앞에 가서 조용히 그림책을 읽는 것이 목격되었다.

얼마나 이쁜지....

다가가서 상표를 1개씩 붙여 주었다.

 

드디어 울 반에도

내가 바랐던

점심 시간 짬짬이 독서가 이뤄지는 것인가!

 

다음 주 화요일에도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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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2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7-02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접기도 하고,그림책도 읽는 것을 보니 저학년 아이들인가보죠?^^
열심히 몰두하여 책을 읽는 아이들 모습은 참 예뻐요.
도서관에서 그런 아이들 보면 기특해서 깨물어주고 싶더라구요.ㅎㅎ

수퍼남매맘 2012-07-02 15:03   좋아요 0 | URL
엄청 이~쁜 1학년이랍니다.
아침독서 하는 모습 보면 천사가 따로 없어요.
다른 반 선생님들도 울 반 아그들 독서하는 모습 보시며 대견하다 하세요. ㅋㅋㅋ

희망찬샘 2012-07-04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쉬는 시간, 점심 시간 독서파가 있지요. 대견대견 대견한 어린이들이에요.

수퍼남매맘 2012-07-05 13:12   좋아요 0 | URL
6학년이 짬짬이 독서를 한다는 건 정말 책과 친구가 되었다는 증거네요. 부럽습니다.
 

초1인 아들은 그 동안 주로 그림책을 읽어 왔다.

가끔 도서실에서 WHY를 빌려 오면 저 혼자서 그 두꺼운 책을 다 읽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림책이 아닌 글밥이 좀 되는 책들은 읽지 않았는데

나도 억지로 권하지도 않았고....

(둘째는 첫째에 비하면 엄마 마음도 확실히 느슨하다. )

얼마 전 <마법사 똥맨>으로 아들을 꼬드겼다.

왜냐하면 이제는 글밥이 좀 되는 책을 읽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기에.....

일단 내가 1-2꼭지를 읽어 줬다.

그랬더니 3꼭지부터는 저 혼자 읽더니 재밌던지 끝까지 다 읽는 거였다.

역쉬~~

송 언 선생님은 이야기를 재밌게 쓰신단 말이야.

아이들이 이야기 속에 쏘 옥 빠지도록 말이야.

 

 

 

 

 

 

그리고 오늘

또 하나의 책을 추천해 주었다.

바로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이란 책이었다.

이건 울 반 아이들도 아주 좋아하는 책이다.

가족 모두 독서 시간을 갖는데

읽어 달라는 말도 안 하고 저 혼자 한 30분을 집중하더니 재밌다면서 그 자리에서 다 읽어 버린다.

다음엔 무슨 책을 추천해 주지?

다음에도 글밥이 되는 좀 두꺼운 책을 다 읽으면

아들이 원하는 레고를 사 주기로 약속했다.

 

 

 

 

 

 

 

그림책에서 글밥이 좀 되는 책으로 넘어가는 방법

어~렵지 않아요!

엄마가 일단 읽어 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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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7-01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이용포 작가님 <왕창 세일! 엄마 아빠 팔아요>와
김기정 작가님 <바나나가 뭐예유?>와 <신기하고 새롭고 멋지고 기막힌> 충분히 좋아할 거에요.^^

수퍼남매맘 2012-07-02 14:58   좋아요 0 | URL
<왕창 세일~>은 저도 읽어봤는데 재미나더라고요. 작년 1학년 아그들도 좋아했어요. 다른 2권은 못 읽어봤네요. 추천 감사 드립니다. 지금은 송언 선생님의 <뽀스락 왕자> 읽고 있어요.

책읽는나무 2012-07-02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학년인데 송언선생님의 책을 읽을정도면 대단하네요.특히 남자아이라면 말이죠.
울아들은 송언선생님 책을 3학년때 읽었던 것같아요.ㅋㅋ
<멋지다 썩은떡>이랑 <잘한다 오광명>읽고 재밌다라고 첨 말했던 것같아요.어지간해서 책 읽고 재밌다라는 표현 잘 안하거든요.ㅋㅋ
울 아들은 그시절 무슨책을 읽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화요일의 두꺼비>..<꺼벙이 억수>..<야구공>..<가방 들어주는 아이>같은 베스트셀러물을 읽었던 것같네요.그시절 학교에서 한 줄 독서록 적는 것이 있었거든요.책 제목이 요것 몇 개 기억나네요.^^

수퍼남매맘 2012-07-02 15:01   좋아요 0 | URL
송언 선생님은 다 재밌더라고요. 작년에 시상식 가서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았어요. 그림책만 읽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글밥 좀 되는 책으로 넘어갈 수 있게 해 주는 책을 추천하라 하면 당연 송언 선생님 책을 강추합니다. 송언 선생님 책도 열심히 모아야겠어요. 현장에 아직 계셔서 그런지 현장감이 살아있어요. 선생님 보면서 저도 송언 선생님 같은 교사가 되어야지 다짐하곤 한답니다. " 온냐 " " 인석아" 이런 말들 무지 구수해요. 님이 추천해 주신 책도 리스트에 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희망찬샘 2012-07-04 0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왕창세일과 <<만복이네 떡집>> 추천합니다. 엄청 좋아합니다.
 
자연의 미술가 - Art in Nature
김해심.존 K. 그란데 지음 / 보림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예술이란 무엇일까요? 아니, 미술이란 무엇일까요? 이번에 나온 김해심과 존 k 그란데의 '자연의 미술가'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미술은 무엇보다 재현의 예술입니다. 어느 카메라 광고가 생각나는군요. 어떤 공간에다 사각형의 틀을 대면 그림이 되어 나오는 그런 광고였습니다. 바로 그것이 미술이 아닐까요? 자연의 어떤 특정한 부분을 뚝 떼어다 감상가능하게 만드는 것. 굳이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일 수도 물론 있겠죠. 하지만 그 사각형의 틀은 작습니다. 미술은 그 틀을 넘어 뻗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추상미술이란 것도 나왔죠. 재현이지만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아마도 60년대 후반의 '대지미술'도 그것의 일환이었을 것입니다. 지구라는 전체 캔버스 위에 마치 신의 붓질과도 같이 그림을 새기는 것. 그것은 환경의 조화로움을 추구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인간의 자연에 대한 개입이었고 인간의 뜻대로 만드는 지배였습니다.

 

이번에 나온 책은 그 대지미술이 가지는 개입과 지배에 반발해서 나온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참으로 많은 작가가 지구환경과 인간의 공존과 조화로움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미술로 승화시키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장소의 역사를 간직하고 어느 곳과도 다른 독특성을 살리며 그러면서 더 아름답기 보이기 위해 가꾸는 것이 아니라 그 조화로운 전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춘 공간의 미술들이었습니다. 그 노력의 결실들을 보면서 새삼 내가 사는 공간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렇게 나를 둘러싼 환경과 공존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야 말로 미술이 추구하는 진정한 자유로움이 아닐까요? 칸트가 말했듯이 진정한 자유로움이란 오로지 이기적일 뿐인 동물적인 본능에 좌우되지 않는 세계와 타자로 열린 존중과 배려에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미술도 엄연한 사상의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또 깨닫게 되었다고 부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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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9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30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민이의 왕따 탈출기 미래의 고전 29
문선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양파의 왕따 일기>를 처음 봤을 때 그 생생함에 몸서리 친 기억이 난다. 작가의 말대로 10년 전보다 지금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왕따며 폭력 등이 일상적인 행태가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 책의 주인공 수민이는 왕따의 피해자가 되었다가, 반대로 가해자가 되기도 하며 그러다 방관자가 되기도 하는데 비단 이렇게 왕따와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를 오고가는 것이 비단 수민이만의 독특한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 수민이처럼 그 세가지 모습을 오가고 있지는 않을까?

 

  이 책의 주인공 수민이는 유명한 왕따였다. 1년간 반 전체의 따돌림 속에서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낸 아이이다. 그러다 다행히 그 지옥에서 탈출하게 되는데 바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기 때문이었다. 수민이는 새롭게 시작하는 학교에서 다시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고 이번에는 준비물도 여유있게 챙기고, 먼저 인사도 하는 등 친구들에게 밉보이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노력을 한다. 다행히 그게 통해서 반에서 짱인 민석이에게 준비물을 빌려 주는 일을 계기로 그의 마음에 들게 되고 함께 PC방에 가자는 말까지 듣는다. 그것으로 수민이는 민석이의 <이구동성파> 일원이 된다. 그러니까 찌질이로 불리며 반따였던 수민이가 하루아침에 남들이 우러러보는 반짱과 같은 이구동성파가 된 것이다. 수민이는 이것으로 이제 왕따에서는 해방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이구동성파가 되었어도 수민이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람에게는 경험이 가져다주는 공감능력이 있다. 즉 자기가 겪은 경험을 남들이 같이 겪는 걸 보게 되면 그 마음에 어떤 것이 있을지 손에 잡힐 듯 훤히 보인다는 것이다. 이구동성파가 된 수민이는 이제 가해자의 입장에서 민석이에게 밉보인 대현이를 괴롭힌다. 하지만 대현이가 그렇게 철저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급기야 폭력까지 당하는 걸 보니 예전의 자기가 생각나서 마음이 그리 편치만은 않다. 같은 경험이 만들어낸 공감 능력이 대현이에게 가해지는 괴롭힘을 볼 때마다 발동하는 것이다.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잘 아는 수민이는 속으로 대현이에게 대차게 반항해보라고 외쳐보기도 하고 민석이나 다른 아이들이 때릴 때 자신이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대현이를 보호해주려고 하지만 결국 그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대현이는 이구동성파의 무지막지한 폭력을 견디다 못해 그만 정신병원에 입원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자 다시 수민이에게 고통이 찾아온다. 대현이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사라진 먹잇감을 대체하려고 찾던 이구동성파에게 대현이를 괴롭힐 때 머뭇거렸던 수민이가 좋은 표적이 된 것이다. 그렇게 이구동성파에 의해 수민이는 다시 찌질이로 낙인 찍히고 괴롭힘을 당한다. 그제서야 수민이는 깨닫는다. 자신을 보호하는 유일한 길은 그들과 맞서 싸우는 방법 밖에는 없음을...

 

  책은 좀 잔인하게 읽힌다. 초등학생이 설마 이렇게까지 할까 생각할 정도로 이구동성파가 괴롭히는 정도가 정말 무지막지하기 때문이다. 요즘 급증하고 있는 학교 폭력의 실제 모습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이 책에 묘사된 폭력을 보면 정말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작가의 서문에서처럼 10년 전 양파의 왕따 일기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왕따며 학교 폭력이 만연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니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다. 가르치는 1학년 아이들을 보면 왕따나 폭력 같은 것과 전혀 무관하게만 보이는데 가해자인 아이들도 1학년 때는 이랬을텐데 어쩌다가 그렇게 변해버린 것일까 정말 궁금해진다. 수민이가 그랬듯 그 누구도 왕따나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두렵다. 이구동성파가 대현이를 괴롭히기로 작정한 것도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말이 안되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왕따가 될 수 있을 만큼 아이들은 그 누구도 왕따의 사슬에서 피해나갈 수가 없다. 잘 나도, 못 나도, 뚱뚱해도, 날씬해도 다 왕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왕따를 만들어내는 것이 비단 학교 교육 때문만은 아니다. 거기엔 부모의 책임 또한 그에 못지않게 크다. 일례로 책에서는 이구동성파의 주축인 민석이 어머니와 피해자인 수민이 어머니가 동시에 학교로 와서 폭력 사태에 대해서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반응이 정말 극과 극이다.

 

 민석이 어머니의 태도는 정말 낯이 익다. 문제를 일으킨 학생의 부모들이 학교에 와서 흔히 하는 말들과 모습이기 때문이다. 철저히 자기 자식은 문제가 없다는 투로 늘 친구 탓만 하는 그 모습은 어찌나 한결 같은지... 바로 그런 식의 책임 회피가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정말 부모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 얘가 원래 안 그러는데 그럼 정말 안 좋은 친구랑 어울렸나 보네요. "

" 어머, 선생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어디 증거라도 있으세요? 선생님, 왜 우리 민석이만 미워하고 차 별하세요? 제가 누구예요, 민석이 엄마잖아요. 누구보다 민석이를 잘 안다니까요. 걘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니예요. 애 아빠한데 골프채로 맞으면서도 반항 한 번 안 하는 순한 아이라니까요. 분명히 나쁜 애들이 시켜서 할 수 없이 그랬을 거예요. "

" 그럼 뭐예요? 지금 우리 아이를 퇴학이나 전학이라도 시키실 건가요? 정말 민석이 담임 선생님 맞으세요? 우리 아들 앞길을 망칠 작정이냐고요, 이거야 원, 교육청에 진정이라도 해야지, 참.... "

 

 반면에 함께 온 수민이 어머니는 이런 반응을 보인다.

 

"선생님 죄송해요. 우리 수민이가 대현이를 왕따로 몰아가는 일을 했는지도 정말 몰랐어요. 제가 다 부족해서 벌어진 일 같아요. 죄송합니다. 오늘 수민이한데 알아듣도록 잘 말할게요."

 

 이렇게 두 어머니의 반응은 참 다르다. 그런데 실제도 그렇다. 주동자였던 친구의 어머니는 늘 당당하고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그저 지켜만 보았거나 피해자인 친구들의 부모님은 마치 자신이 죄인이라는 듯이 움츠러들어 있고 목소리도 조용하다. 옛말에 맞은 놈은 발 뻗고 자도 때린 놈은 편히 못잔다고 했는데 이제 그 말은 완전히 틀린 세상이 되었나 보다. 결국 왕따란 타인을 존중해 주어야 할 인간이 아니라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도구라는 생각에 생겨나는 문제이다. 그렇게 자기 중심적인 사고가 결국 한 아이의 비극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아이의 자기 중심적 사고는 그 아이만의 것이 아니라 바로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것임을 민석 어머니 뿐만 아니라 이렇게 모든 폭력 사태의 가해자 부모들을 만날 때마다 깊이 깨닫게 되는 사실이다. 독을 품은 나무에는 독을 품은 과실 밖에는 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새록새록 체감한다.

 

 결국 왕따란 학교와 학부모가 같이 협력해서 풀어가야 할 문제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동급생으로 향하지 않도록 적절히 대처함과 동시에 그들로 하여금 아이들을 괴롭히도록 만드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결코 학교에 보안관을 몇 명 더 둔다거나 폭력방지 교육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왕따의 1차적인 원인은 아이들의 다양한 개성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적인 성적 위주의 교육 방식 때문이다. 그들의 다양한 에너지가 나갈 통로가 그들이 원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오로지 성적 하나 밖에는 없기 때문에 미처 발산하지 못한 에너지들이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만들고 결국은 밖으로 뻗어가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니 교육과정이 성적 일변도에서 벗어나서 보다 다양하게 형성되어 그들이 가진 에너지를 다양한 방향으로 발산시켜 주어야 한다. 아마도 그것이 왕따를 막을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대책중의 하나일 것이다.

 

  또한 부모들은 너무 자기 자식이 최고라는 생각만 주입시키지 말고 늘 다른 아이들과 공존하는 것이며 그래서 다른 아이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무엇보다 우선적인 것임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예전의 학부모들은 " 선생님, 때려서라도 사람 되게 가르쳐 주세요." 하는 말들을 참 많이 했었다. 그런데 요즘엔 " 설사 잘못 한 일이 있더라도 혼 내지 마시고, 칭찬만 해 주세요. " 라는 말을 더욱 자주 듣는다. 학교란 교육을 위한 곳이다. 말 그대로 한 사회의 성원으로 당당하게 될 수 있도록 필요한 인성을 키우는 곳이다. 그런데 학부모님들은 학교를 무슨 애완동물 가게 쯤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자꾸 멋있게 예쁘게 치장시켜 달라고만 하시니... 그동안 교사 경험에 비추어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을 그대로 모방한다. 정말 아이들의 인성이 나아지기를 원한다면 부모부터 달라져야 한다.

 

  왕따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방관자들이다. 대현이가 그렇게 당하고 있어도 다른 아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담임 선생님에게 신고는 커녕 그들에게 '그만해'라는 말조차 없다. 오히려 이구동성파에 가담해서는 자기들까지 대현이를 더욱 따돌림 시킨다. 이렇게 방관자와 가해자는 정말로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러니까 다른 말로 방관 그 자체가 사실은 가해의 다른 모습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니 가해자가 지는 도덕적 책임을 당연히 방관자도 나누어져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책에서는 대현이의 그러한 생활을 알게 된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을 야단치면서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

 

"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 있다. 세상은 악당에 의해 파괴되는 게 아니라, 악당을 보고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이들에 의헤 파괴된다고."

 

 

 그러므로 설사 운좋게 피해자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모든 부모님들은 방관자가 되지 말 것을, 그런 일이 있을 때 용감하게 '그만해!'라고 외칠 것을 아이들에게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 왕따의 많은 부분은 정작 가해자들 보다도 방관자들의 역할이 더 많이 크게 차지한다. 그러니 모든 아이들이 그 폭력에 대해 참견을 하고 그만둘 것을 종용한다면 왕따를 막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아무리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는 자도 결국은 사람이기 때문에 다수의 힘 앞에서는 약해진다. 문제는 나만의 비겁은 언제나 집단의 비극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그런 일이 있을 때 자신의 아이가 비겁한 방관자가 아니라 용감한 저항자가 될 것을 교육 시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아이 또한 당할지 모르는 왕따의 사슬로 부터 벗어나게 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왕따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점증하고 있는 학교 폭력으로 인해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대책들이 나오곤 있지만 정작 아무것도 해결책이 되지 않는 것은 왕따의 문제를 그 근본에서 바라보고 정말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여론 무마용으로 전시행정식으로만 그 때 그 때 배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로 하여금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게 하려면 국민 스스로 먼저 왕따 문제에 대해 정말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우리들에게 좋은 생각거리를 가져다 줄 것 같다. 10년 전의 왕따 일기 보다 수민이의 왕따 탈출기는 그 괴롭힘과 폭력의 정도가 정말 세졌다. 근데 이게 다 현실이라는 사실이 정말로 참담하다. 앞으로 10년 뒤는 또 어떻게 될까? 그 생각만 하면 저절로 모골이 송연해진다. 왕따 문제를 하루라도 빨리 해결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있다.

 

  한 가지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3/4지점까지 긴장감 있게, 밀도 있게 진행되던 이야기가 후반부에 가서는 너무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대현이 때는 그렇게 많은 일들이 벌어졌는데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던 선생님이 수민이 때는 우연히 하은이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오셔서 민석이가 수민이를 공격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라든지, 민석이와 수민이 그리고 하은이와 선생님이 산행을 가는 부분도 약간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건 아주 사소한 아쉬움에 불과하다. 그런 아쉬움은 저 멀리로 날려버릴 만큼 이 책은 왕따의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주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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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단골 카페가 페업을 하게 되어 멘붕에 빠졌는데

 

사장님께서 카페에 있던 책꽂이를 처분하신다는 말씀에

 

" 혹시 저 주실 수 있어요?" 라고 용기 내어 말해 봤다. 일단 말이라도 해 보자는 거였다.

 

"주시면 교실에 놓고 잘 쓸 수 있을 건데...."라는 말씀을 드렸더니

 

사장님께서 연락 주시겠다고 하셨다.

 

다음 날 연락이 곧장 왔는데

 

5개 중에서 3개를 주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카페에 전시되어 있는 그림책도 주신다는 고마운 말씀을 하셨다.

 

카페가 없어져서 무지 아쉬워했는데 반면에 이렇게 좋은 것을을 받게 되어 만감이 교차하였다.

 

사장님을 위해 좋은 그림책을 몇 권 선물해야겠다 마음 먹고 알라딘에 들어가 책을 골랐다.

 

원래 책꽂이를 안 주시더라도 이별의 선물로 드리려고 했었다.

 

선물 고르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사장님을 위해 고른 책은 이 세 권이다. 선물 포장까지 하려고 했으나 자꾸 에러가 나서, 메시지만 적었다.

 

어제 교실로 도착을 해서 책꽂이 가지러 갈 때 가지고 갔다. 마음에 드셔야 할 텐데....

 

 

 

 

 

 

 

 

 

 

 

 

 

책꽂이가 제법 키가 있어서 내 차로는 운반이 어려워 콜밴을 불렀다.

 

콜밴을 타고 가서 책꽂이 3개, 액자 여러 개, 책 35권을 받아 왔다. 액자까지 챙겨 주시는 그 넉넉함에 또 한 번 감동....

 

사장님께 책 선물을 드리니 사장님이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악수를 하였다. " 사장님! 건강하세요. 그리고 이 책과 책꽂이 보면서 늘 기억하겠습니다. "

 

구석 카페에 걸려 있던 액자 <도서관>에 나온 주인공처럼 멋지게 자신의 것을 아낌 없이 나눠 주는 사장님을 보고

 

나도 이 다음에 저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은 뜻하는 바가 있어 책을 열심히 모으고 있지만 때가 되면

 

나도 <도서관>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브라운처럼 다른 사람들이 즐거이 읽을 수 있게 나의 소중한 책들을 기증할 것이다.

 

우리 교실에 온 수제 책꽂이와 소중한 책들이다.

 

교실에 오신 옆반 선생님과 청소 도움 주시러 온 학부모들이 다 보시고 " 분위기 좋다" 고 감탄을 하셨다.

 

마치 북 카페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주는 멋진 책꽂이와 책들을 감상해 보시길....

 

실물이 훨씬 분위기 좋은데 사진이 잘 안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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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2-06-27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멋지군요.
책꽂이 정말 예쁘고 깨끗하네요.
사장님 폐업하시느라 맘은 짠 하시겠지만,
책이랑 책꽂이가 정말 필요한 곳에서 좋은 활용일 될 것을 생각하시면
아마도 보람 있으실껩니다.^^
이건 정말 사장님께 추천을 해야겠네요.ㅎㅎ

수퍼남매맘 2012-06-27 17:28   좋아요 0 | URL
책꽂이가 진짜 분위기 있어요.
사장님이 교실에 놔둔다고 하니 흔쾌히 주신 것 같아요.
아무튼 정말 고마운신 분이세요.

순오기 2012-06-27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책꽂이에 액자와 그림채까지!@@
소중한 인연과 아름다운 나눔, 감동입니다.
며칠 전 책장 검색하다가 저 책꽂이에 잠시 꽂혔었는데...
우리집은 책을 많이 꽂을 수 있는 책장이 필요해서 눈물만 삼켰어요.ㅠㅠ

수퍼남매맘 2012-06-27 21:21   좋아요 0 | URL
책을 많이 꽂지는 못하지만 놔두니 인테리어 효과는 톡톡히 나네요.
오늘 없어진 카페를 보니 마음이 더 스산하더라고요.
그래도 추억은 남는 거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