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엄마 - 거꾸로 가는 시계 엘빅미디어 저학년 문고 1
최정희 지음, 조성경 그림 / 엘빅미디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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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9세 엄마가 갑자기 아홉 살이 되어버렸다.

윤이 엄마는 지난 해 부터 알츠하이머 병을 앓게 된 것이다.

엄마의 진짜 나이는 39세인데 하는 행동은 영락 없는 9세이다.

윤이는 엄마, 엄마가 윤이처럼 되어 버린 현재,

윤이와 윤이 아빠, 엄마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엄마가 최대한 기억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물심양면 도와준다.

 

병을 앓기 전에 자신의 생일상 한 번 차린 적 없는 엄마

우리들의 엄마들도 자신의 인생 없이 오로지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한평생 바치지 않았던가!

그런 엄마를 위해 윤이와 아빠는 39세 생일상을 준비한다.

왜 우리들은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기 전에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걸까?

윤이 아빠는 그게 속상하고, 안타깝다.

아내가 자신의 생일 한 번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이렇게 기억을 잃어가는 것이 진짜 안타깝다.

자신의 무심함 때문에 아내가 그런 병을 앓게 된 게 아닐까 하는 자책감도 든다.

하지만 윤이네 가족들은 이런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고 밝게 생활한다.

그 동안 엄마가 아빠와 윤이를 돌봤던 것처럼

이제는 아빠와 윤이가 아홉 살이 되어버린 엄마를 돌보고 있다.

 

어느 날 오랜만에 어린이대공원에 놀러 간 윤이네 가족.

윤이는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엄마를 데리고 화장실에 간다.

거기서 같은 반 수다꾼 정아를 만나게 된다.

혹시나 정아가 엄마를 정신병자 취급하고 소문을 낼까 봐

윤이는 얼른 화장실로 숨고

그 순간 윤이 엄마는 사라지고 만다.

 

아홉 살 엄마는

아홉 살이 되어버린 엄마도 뜻하지만

윤이 나이가 아홉인 걸 감안해 볼 때  엄마 역할을 하고 있는 윤이를 뜻하기도 하는 듯하다.

엄마가 딸이 되고, 딸이 엄마가 되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힘든 이야기 가

가족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밤에 잠들기 전 내일이 확실히 나에게 주어질 거라 믿지만

오늘 밤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재 내 옆에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자주 하게 된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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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독서모임의 주제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전쟁>으로 정하였다.

선생님들이 골라오신 책들은 아래와 같다.

오늘은 다섯 분의 선생님이 모임에 참석하셨다.

1번 모인 동호회도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우리 동호회는 빠지지 않고 계속 모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선생님들이 이 모임의 필요성을 아시고, 좋아하신다는 게 아닐까 내 맘대로 생각해 본다. 

착각은 자유니깐.  하하하!!!

<전쟁>이란 책만 빼고는 다 읽어본 책들이다. 이 책도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영양사 선생님께서 소개를 해 주셨다.

항상 우리 모임을 위해 건강차를 준비해 오시는 영양사 선생님이시다.(오늘은 시원한 홍초를 준비해 오셨다.)

나머지 책들은 그야말로 주옥같은 책들이다.

더불어 한 분의 선생님께서  5.18 관련 김남주 시인의 육성이 담긴 <학살2>라는 시를 함께 들었다.

어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아빠의 봄날>은 광주에 벌어진 잔인한 학살을 그림책에 담고 있다.

 

전쟁은 글씨 없는 그림책<왜?>에서처럼 꽃 한 송이를 빼앗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왜?>와 <여섯 사람>은 전쟁은 얼마나 작은 욕심에서부터 시작되는지 보여주며

또한 전쟁의 결말은 어떤 쪽에게도 승리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일깨워 준다.

 

엊그제 현충일이었지만

어린이들에겐 단순히 빨간 날.  쉬는 날 그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부모님이나 담임 선생님이 힘들여 설명을 해 주지 않는 한

어린이들에게는 단순히 현충일이 학교 안 가는 노는 날이라는 생각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현충일의 의미를 알려 주는 것도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할 몫이 아닐까 싶다.

어른들은  미래의 주인공인 될 아이들에게 역사의 진실을 가르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린 위안부 할머니도, 한국전쟁으로 인해 수없이 죽어간 영혼들도,

무고하게 희생당한 5.18관련 시민들도 잊어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다.

다행인 것은 현대에 벌어진 참상들이 이렇게 그림책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사계절에서 기획하는 평화그림책 시리즈도 강추한다. 새 책이 언제 나올까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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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다보니 자연스레 출판사 이름을 좀 외우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보니 올곧은 길을 묵묵히 가는 출판사들이 가끔 보였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사계절" 출판사였다.

사계절은 나하고는 정말 기막힌 인연이 많이 있어서 더 애착이 가는 출판사임을 미리 밝힌다.

사계절 출판사가 이번 6월 1일에 30주년을 맞이하였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었다.

홈페이지에 가면 관련 이벤트도 하고 있다.

http://www.sakyejul.co.kr/

http://cafe.naver.com/sakyejul.cafe

 

 

얼마 전 도서관친구들에서 가져온 개인 신문에서도

신문편집인(이름 잊어버림)이 자신이 판단하는 바

우리나라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 출판사 1위에 사계절을 뽑고 있었다.

울 부부 그 기사를 보고 역쉬~ 하며 크게 환호를 하였다.

 

사계절을 좋아하게 된 개인적인 이유가 몇 개 있다.

작년에 딸 아이가 여러 번 사계절에서 수상을 한 관계로

시상식 참여차 사계절 출판사에 자주 가 보았다.

상장에 찍힌 사장님 이름이 강맑실 님이어서 깜짝 놀랐다. 와~ 진짜 이름 특이하시다.

음~ 뭔가 진보적인 향기가 풍기지 않는가!

그런데다 시상식 후 주어진 간식이

유기농으로 재배한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등이었다.

거기서 또 한 번 감동

뭔가 친환경적인 냄새가 팍팍 풍겼다.

그래서 더 느낌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사계절은 교육분야에도 투자를 많이 하신다.

올봄에도 학급문고 보내기 프로젝트를 해서 책 50권을 받았다.

작년에는 생태환경수업을 해서 30권을 받았고....

이렇게 다른 출판사에 비해 교육활동 관련 행사를 많이 한다.

우리 집에 있는 어린이책 중에서 시공주니어 빼고

아마 사계절 책이 제일 많을 듯하다.

이런 인연이 많으니

내 어찌 사계절을 아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진심을 담아 축하 메시지를 전할까 고민 중이다.

그동안 내가 읽고 참 좋았다고 생각하는 사계절의 책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는 것도

나름 축하하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한자리에 모은다고 모았는데 다 못했다. 힘들어서....

 

개인적으로는

역사일기 시리즈와

일과 사람 시리즈

그리고 재미있는 은지와 호찬이 시리즈를 아주 좋아한다.

마지막 평화그림책 시리즈.

시리즈 책들은 낱권으로 사는 바람에 군데군데 빠져 있는데 기회가 되면(북카페에 갈 일이 있으면) 꼭 장만할 것이다.

 

가장 아끼는 그림책을 꼽자면

가격이 좀 되는 <도착>< 그 집 이야기>이다.

이 책들은 작년 북카페에 간 김에 저렴하게 구입해 왔다.

그림만 보고 있어도 흐뭇해지는 책들이다.

 

30여년 동안

"책이라는 그릇에 시대정신을 담는다"는 기본 정신을 놓지 않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하여 시대정신을 담은 좋은 책들을 꾸준히 만들어 주실 것이라 믿는다.

 

30주년을 맞은 사계절 출판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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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살아있는 교육 13
윤태규 지음 / 보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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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의 목표가 스스로 책을 즐겨서 평생 독자를 만드는 것에 있다면

일기 지도의 목표 또한 일기 쓰기의 재미를 느껴서 평생 일기를 쓰게 만드는 데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지금 어른들에게 물어보자. 당신은 일기를 쓰고 있냐고?

과연 100명 중에서 몇 사람이나 일기를 쓰고 있을까? 1%도 안 될 것 같다.

나도 안 쓰고 있으니깐 할 말 없다.

가끔 서재에 교단일기를 쓰는 것 빼고는

일기를 쓴 지가 꽤 된다.

둘째의 육아 일기를 끝으로 말이다.

모든 대한민국의 학생이 일기 쓰기를 배웠는데도 현재 일기를 안 쓰고 있다면 뭐가 잘못된 것일까?

 

기껏해야 일기 쓰기는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까지 유지되다가

고학년 이상이 되면 진짜 멀어져 버린다.

이 어린이들이 자발적으로 다시 일기장을 꺼내어 일기를 쓸 수 있을까?

독서 지도도 힘들지만

일기를 평생 쓰도록 만드는 것은 더 힘들어 보인다.

초5인 울 딸만 봐도 4학년 때까지는 숙제로 일기를 썼지만

5학년이 되고 일기 숙제가 없어지자 전혀 일기를 안 쓰고 있다.

일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습관화된 일이 아니다.

책 읽기는 읽어라 하면  그래도 시간을 내서 읽지만

일기는 한 마디 잔소리 가지고는 절대 아이를 움직일 수 없다.

읽기와 쓰기를 단순 비교해 봐도 쓰기가 훨씬 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노력도 많이 필요하고 힘들다.

그래서 아이들이 책 읽기까지는 해도 독후감 쓰기는 하지 않는다.

그만큼 쓰기는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무엇이 일기 지도를 실패하게 만들었을까?

즉 다시 말해 아이들은 왜 일기 쓰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걸까?

아이도 어른도 재밌으면 자신이 찾아서 한다.

그건 책 읽기도, 일기 쓰기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일이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하게 되어 있다.

결국 아이들이 일기 쓰기를 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에게 일기 쓰기가 재미 없기 때문이다.

그렇담 무엇이 일기 쓰기를 재미 없게 한 것일까?

초1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일기 쓰기에 반감을 가진 아이들이 별로 없다.

(그건 책 읽기도 마찬가지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기에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고 하는 편이다. )

즉 학년이 올라갈수록 일기 쓰기를 싫어하는 것이다.

 

저자가 서문에 밝혔듯이

이 세상이 일기 쓰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면

좀 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공감이 간다.

일기를 쓰는 사람은 자연스레 자신이 겪은 일을 떠올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잘한 일,잘못한 일, 즐거운 일, 화난 일 등등

안네가 생일날 받은 일기장 때문에

그 힘든 시기를 꿋꿋하게 잘 버틴 것처럼

우리 때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비밀 친구 일기장이 하나씩 있다면

이 힘든 세상을 좀 더 잘 버텨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다른 것은 제쳐 놓더라도

일기 지도에 실패한 요인들만 잘 기억하고

이 12가지를 하지 않으려고 교사와 학부모가 노력한다면

우리 어린이들에게 일기 쓰기의 재미를 빼앗는 잘못은 범하지 않을 것 같다.

올해 수퍼남매와 울 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기 쓰기가 재미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도록 지도해 볼 것이다.

이 책에 나온 내용대로 말이다.

 

일기 쓰기는 왜 실패하고 있는가? (책의 내용을 요약함)

 

1. 글쓰기나 국어 공부를 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글자가 틀린 것, 띄어쓰기 등을 걱정하지 않아야 한다.  글자를 완전히 깨우쳐야만 일기를 쓰는 것이 아니다. 그렇담 글자를 아는 어른들은 왜 지금 일기를 안 쓰는가? 자기가 알고 있는 글자만 가지고도 쓸 수 있는 것이 일기다.

 

2. 특별한 일을 쓰라고 하기 때문에

   매일 특별한 일만 벌어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평범한 일이 되풀이 되는 것이 행복한 인생 아닐런지.... 평범한 가운데서도 일기 주제를 잡아 일기를 쓸 수 있어야 한다.

 

3. 길게 쓰라고 하기 때문에

   길게 쓰는 것이 아니라 <자세히>쓰라고 조언해 줘야 한다.

 

4. 잠자기 바로 전에 쓰라고 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겪은 일 즉시 일기를 쓰라고 하자.

 

5. 반성하는 일기를 쓰라고 하기 때문에

   일기 끝에 반드시 반성이나 다짐하는 글을 쓰라고 하는 것이 일기를 애물 단지로 만들어 버렸다.

 

6. 사실만 쓰지 말고 생각이나 느낌을 많이 쓰라고 하기 때문에

   있었던 이야기만 쓰지 말고 생각이나 느낌을 꼭 덧붙이라고 하는 것 때문에 일기 쓰는 게 힘들다. 아이들은 필요할 때면 자기가 알아서 생각과 느낌을 쓰게 되어 있다.

 

7. 일기장에 있는 잡다한 틀 때문에

  <일기장>공책에 있는 잡다한 형식이 아이들의 사고를 경직되게 한다. 자유로운 무제 공책이 좋다.

 

8. 일기 검사 때문에

  일기는 누구에게든 보여 주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저학년의 일기는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일기를 보면서도 안 보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 즉 어린이와 교사, 학부모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일기 내용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지켜야 한다.

 

9. 숙제로 쓰기 때문에

 아무리 재미있는 숙제라 해도 숙제라고 하면 부담을 갖게 된다. 그러니 일기는 그냥 밥 먹는 일과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자. 

 

10. 대신 써 주기 때문에

  1학년 일기 쓰기 지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다. 부모님이 대신 일기를 써 주는 일이다. 어떤 부모님은 자녀를 한두 달 안에 일기 쓰기 도사를 만들어 놓고자 한다. 그게 일기 쓰기를 망치는 일인데도 말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아무리 답답하더라도 일기를 대신 써 주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11. 그림 일기로 시작하기 때문에

    일기 쓰기 교육이 시작된 이래 손톱만큼의 의심도 없이 줄기차게 이어진 원칙이 그림 일기 부터 시작한다는 점이다. 그림 일기를 쓰게 해 보면 생각과 달리 그림과 글자가 서로 부족한 점을 메워 주는 노릇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아이들이 더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아이들에겐....

 

12. 어른들이 일기 쓰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기 때문에

   많은 교사와 학부모들이 ' 아이들이 일기를 쓰지 않는다' ' 쓰기를 싫어한다'' 큰일이다'고 걱정을 한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교사나 학부모들 자신은 얼마나 일기를 부지런히 쓰고 있을까? 교육은 말로 되지 않는다. 머리로 가르쳐서는 절대 되지 않는 것이 교육이다. 가르치고자 하는 사람이 몸으로 보여 주는 것만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위 12가지 일들만 저지르지 않아도 아이들을 일기로부터 멀어지게 하지는 않는다고 책은 말해 준다.

나 또한 위 12가지를 딸과 내가 가르친 아이들에게 지도랍시고 했었다.

이제 알았으니 아들과 지금의 아이들에게 이런 잘못들을 저지르지 않고 일기 또한 재밌는 것이 될 수 있음을 함께 알아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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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재판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21
홍성찬 글.그림 / 보림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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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 1세대 작가이신 원로 홍성찬 님이 시력을 거의 잃어버린 상태에서 근 2년간 작업을 하신 뜻깊은 책인지라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느낌이 남달랐다.  잘 보이지도 않는 상황에서 연로하신 분이 세밀한 그림책 작업을 하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하지만 아무튼 그 분의 그런 열정으로 인해 독자인 나는 이렇게 가슴에 진한 감동을 주는 귀한 그림책을 접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토끼의 재판은 작가님의 구성진 이야기와  해학과 따뜻함이 묻어 나는 그림과 더불어 토끼를 포함한 아홉 마리의 재판을 통해 동물에게 비쳐진 인간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만들고 있다.

 

 이야기의 발단은 이렇다. 어떤 마을에 자꾸 호랑이가 나타나 마을 사람들을 해치는 사건이 벌어져서 어느 날 훈장님 집에 모여 의논을 한 결과 허방다리를 놓아 호랑이를 잡기로 결정을 하게 된다.

 

 

 

 그 허방다리에 빠진 호랑이를 지나가던 나그네가 구해주지만 배은망덕한 호랑이는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준 나그네를 잡아먹으려고 하고, 이에 나그네와 호랑이는 시시비비를 가르기 위해 아홉 번의 재판을 받아 보기로 한다.

 

 

 재판을 의뢰한 재판관들은 나무, 멧돼지,  닭, 황소, 염소, 곰, 여우, 사슴, 토끼이다.

황소와 사슴은 어느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고 나머지 동물들은 사람에게 맺힌 것들이 많아서 호랑이더러 냉큼 나그네를 잡아먹으라고 한다.  그 중에 닭이 말하는 부분은 약간 코믹하면서도 한 맺힌 절규 때문에 씁쓸해진다. 닭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인간이 웬수 같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겠다 싶다.

 

초복, 중복, 말복, 이렇게 세 번 있는 복날마다 병아리 옷을 겨우 벗은 어린 닭을 '약병아리'라며 식구뿐만 아니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한 마리씩 먹이지.  그뿐인가? 우리가 날마다 알을 낳으면 병아리 깰 것만 조금 남기고는 모조리 가져가 날 것으로 먹고, 기름에 부쳐 먹고, 밥솥에 쪄 먹고, 통째로 삶아 먹어.

 

 

 곰을 만나 재판을 해 달라는 부분에서도 곰이 사람에 대해 불평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또한 웃기면서도 한 편으론 인간이 동물들에게 몹쓸 짓 참 많이 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게 만든다. 더불어 곰이 자신이 절대 느리지 않다는 걸 입증하려고 호랑이의 콧수염을 뽑아 보여주는 그림은 정말 재치가 넘친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 장면이다. 얼마나 느린 곰탱이란 말이 듣기 싫었으면 눈 깜짝할 새 콧수염을 뽑아 나그네에게 보여줄까!

 

 

 어디 그 장면 뿐인가! 재판을 받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통에 지치고 더워서 그늘에서 쉬게 된다. 그 장면에서 나그네가 체면도 생각지 않고 웃통을 훌훌 벗어 던져 나뭇가지에 걸치고, 쉬고 있는 모습은 웃음이 절로 나게 만든다.

 

 

 이렇게 토끼의 재판 구석구석에 작가님의 해학이 보인다. 죽게 될 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9번의 재판을 받으러 다니는 호랑이와 나그네의 그 발걸음은 긴장되고, 두렵기보다 마치 마실을 다니는 것처럼 이 동물 저 동물의 형편을 살피러 다니는 모양새다. 동물들의 말을 들어보니 그동안 사람한테 당한 것들이 많아 보인다. 토끼를 뺀 나머지 동물들은 인간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아니 오히려 적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차피 호랑이를 살려 두면 머잖아 잡아먹힐 신세인데도 그들은 오히려 호랑이더러 인간을 잡아먹으라고 한다. 그들의 재판은 현재 나그네와 호랑이의 전후사정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기들이 그동안 인간에게 당한 고통을 떠올리면서 내리는 아주 주관적인 판단일 따름이다.

  

아주 불리한 처지에 놓인 나그네에게 이제 마지막 재판관 토끼만이 남아 있다. 나그네가 토끼에게 넙죽 절을 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아하면 토끼가 어떤 판결을 내렸는지 능히 짐작이 갈 것이다. 하지만 토끼가 정말 나그네가 불쌍해서 그런 판결을 내린 것 같지는 않는다. 아마도 앞선 동물들이 그 호랑이가 풀려나면 결국은 자신들은 잡아 먹게 될 것을 그 한치 앞도 살피지 못하고 호랑이더러 나그네를 잡아 먹으라고 했던 반면, 토끼는 호랑이를 살려 두면 결국 호랑이가 자신을 잡아 먹으리란 것을 예감하고  호랑이를 허방다리에 다시 가둔 게 아닐까 싶어진다. 여기서 지혜란 다름아닌 앞을 헤아려 볼 수 있음을 말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그래서 토끼가 나그네에게 하는 다음과 같은 말이 심상치 않다.

 

나그네여, 어찌 호랑이를 풀어 주셨습니까?

허방다리를 팠을 때는 그만한 까닭이 있었을 터인데 말입니다.

 

 

 지혜로운 토끼에게 시선이 집중되기가 쉽겠지만 - 제목도 토끼의 재판이고 - 난 아홉 번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이 나무나 동물들에게 도가 넘치는 나쁜 일들을 많이 저질렀구나 싶어서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인간도 그들도 모두 자연의 일부부인데 말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토끼에게도 시선이 가지만 이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는 인간에게 들려주는 경종의 메시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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