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경에 사계절 출판사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벤트를 한 적이 있다.

일명 <스마트한 학급 문고 보내기>행사였는데

사계절어플을 다운 받고 스마트폰으로 사연을 적어 보낸 학급을 선정하여

100권, 50권, 20권, 10권 씩 총 700권의 학급 문고를 보내주는 아주 착한 행사였다.

어떤 학교는 교장샘이 직접 사연을 올린 학교도 있었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가 없어서 어플을 다운 받고

사연을 적어 보냈는데 운좋게도 2등에 당첨되어 50권 학급문고를 받게 되었다.

사계절은 역시 나랑 인연이 좋은 출판사야!

 

연휴 첫날 택배 아저씨께서 학교에 도착했다고 하셔서 행정실에 맡겨 두시라고 하고

오늘 출근하자마자 행정실에 가 보니

두 개의 택배 상자가 떠억 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 상자씩 교실에 올려다 놓고

아이들에게

" 여러분이 아침독서를 열심히 잘해서 이렇게 또 좋은책들이 도착했어요. 지금은 글씨가 많아서 읽기가 어렵겠지만

2학기에는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거예요. " 라고 책이 온 이유를 말해 주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반응이 별로였다. 아직 그림책에만 흥미가 있기도 하여서지만,

특별회원증을 가진 아이에게만 선생님책을 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실감이 안 나나 보다. 

2학기에는 누구나 특별회원증을 갖고 있겠지만 지금은 5명만 가지고 있을 뿐.

그러니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겠지.

 

그렇지 않아도 저학년 아이들이 읽을만한 글밥이 제법 있는 동화책이 필요했는데

이번에 사계절에서 온 책들은 모두 그런 책들이었다.

사계절 저학년 문고 시리즈 1-50권이 온 것이다.

2학기에는 그림책을 졸업하고, 이 책을 위주로 읽을 수 있도록 작전을 짜야겠다.

 

우하하!!!

어린이날책잔치에 못 가서 정말정말 아쉬웠는데

이렇게라도 책 향기를 맡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다른 책들도 군침이 돌게 하지만

무엇보다 작년에 가르쳤던 아이들에게 인기 있었던 <올레졸레 북녘 동화 올망졸망 남녘 동화>시리즈가 모두 들어 있어서

대박이다. 다른 책들도 소개하고 싶지만 도장도 찍고,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이만 총총.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찬샘 2012-05-08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하드려요. 완전 대박이네요. 사계절에서 정말 좋은 이벤트를 많이 열어 주셔서 저도 혜택을 많이 보았답니다. 교사들에게 주는 특별 혜택 같은 것도 많더라구요. 각 출판사들 잘 찾아보면 이런 저런 이벤트들이 많아요, 그죠?

수퍼남매맘 2012-05-08 22:4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여기저기 마실 다니다 보면 좋은 행사들을 하더라고요. 님 덕분에 이 세계에 발을 딛게 되어 이런 좋은 기회도 갖게 되네요. 다른 출판사들도 여러 가지 좋은 일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 중에서도 사계절이 교육계에 후원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저랑은 인연도 많아서 더 애착이 가는 곳이지요.

순오기 2012-05-10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그야말로 대박이네요!!
사계절출판사 좋은 일 많이 하죠, 당첨 축하합니다~~~~~~짝짝짝
북녁동화 4권만 리뷰하고 남녘동화 3권은 아직도 안 읽었어요.ㅠ

수퍼남매맘 2012-05-10 22:56   좋아요 0 | URL
전<만복마을 장똑새>만 읽었는데 작년 아이들에게 읽어주니 참 좋아하더라고요. 역시 저학년은 옛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는 것 같아요.
 

1. 가족여행 첫째 날

 

학교재량휴업일과 개교기념일까지 합하여 황금보다 더 한 다이아몬드 같은 연휴4일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2박 3일 가족여행을 기획하였다. 강화도에서 1박을 하고, 파주 출판 단지에서 1박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획은 언제나 계획일 뿐 결과는 항상 달라질 수 있음을 이번에 절감하였다.

 

첫 연휴날은 그동안 너무 피곤에 절여 있어서 하루종일 쉬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울 학교만 재량휴업일이라서 이 날 좀 뭔가를 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이 날 차 정비를 하지 않았더라면 정말 큰 일 날 뻔 했다. 앞 타이어가 부풀어 오른 것을 우연히 발견하시고 열어 보시니 안쪽에서 타이어가 벌써 터져 있었다고 한다. 그대로 고속도로를 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어찌 되었건 차 정비를 다하고, 하루 종일 쉬고 나니 다음 날은 좀 일찍 기상해서 여행 준비를 서두를 수 있었다. 9시에 강화도로 출발하였다. 나들이 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차는 정말 잘 빠졌다. 강화대교를 건너 <고려 궁지>를 먼저 들렀다.<무신>의 무대가 되는 곳이라고 한다. 여유롭게 구경을 하겠다 싶었는데 우리가 주차장에 도착한 순간, 초등학교 6학년 현장학습 팀이 때마침 도착하여 순식간에 고려 궁지는 조용한 궁터에서 시끄러운 놀이동산으로 변해 버렸다. 생각만큼 고려 궁지가 크진 않았지만 그래도 운치가 있었다. 궁지에서 내려다본 강화도의 모습도 멋졌고,  특히 외규장각이 이 곳에 있었을 줄은.....

 

다음은 갑곶돈대,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 등을 둘러 봤다. 5개 팩키지 상품이 있어서 표를 그걸로 구입했더니 안 들를 수가 없었다. 초지진이 제일 별로였고, 광성보는 꽤 넓고 괜찮았다. 남편이 여분의 카메라 배터리를 챙기지 않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휴대폰으로 아끼고 아껴서 찍었다. 날씨도 좋고, 사람도 없고, 카메라만 제대로 였으면 완전 따봉인데....

유적지 코스는 예전에 6학년 담임할 때 아이들과 현장학습을 왔던 기억이 나서 추억에 잠기게 했다. 그때도 이 코스로 돌았던 것 같다. 그런데 하나도 생각이 안 나다니.... 전등사까지 가려고 했으나 5곳을 다 둘러 보느라 시간이 지체 되어- 중간에 배터리를 혹시나 살 수 있을까 싶어 하이마트까지 갔다왔지만 헛수고였다-강화갯벌센터로 향했다. 애들은 절보단 갯벌을 더 좋아하니깐 어른이 양보해야지. 어린이날기념 여행이니깐.

 

슬리퍼로 갈아 신고,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니 너른 갯벌이 보였다. 탐조대에서 망원경으로 갯벌의 모습을 살펴 보았다. 도요새도 보였다.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순 없어서 갯벌에 들어가 봤지만 생물은 좀체 볼 수가 없었다. 아쉽게도 갯벌에 올 때마다 제대로 생물을 본 적이 없다.  아주 쪼끄만 게 한 마리를 봤을 뿐. 실망하는 아이들. 반지락, 낙지, 꽃게 등을 실컷 보고 캘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갯벌이 처음인 아들은 바지를 걷고서 즐퍽즐퍽 걸어다닌 것 만으로 즐거운가 보다! 그냥 갈까 하다 다시 산책로를 둘러 보니 그동안 숨어 있던 녀석들이 갑자기 여기저기 나타나서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 말소리와 발소리에 그렇게 감쪽같이 숨어 있었다니... 다시 망원경으로 조금 전 우리가 걸었던 벌을 살펴 보니 정말 많은 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제서야 아이들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실망해서 그냥 갔었으면 이런 장관을 볼 순 없었겠지. 잡는 것도 물론 재밌겠지만 갯벌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더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서식지 주변을 다니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나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꼭꼭 숨어 있었겠지. 비로소 주변이 조용해지자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던 게들의 모습이 아이들도 뇌리에 박힌 듯하다. 오는 길에 게 흉내를 내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곧장 펜션으로 향했다. 펜션은 석모도 가는 선착장 근처에 있는 걸로 나와 있는데 네비게이션에 번지를 찍고 가니 이상한 논두렁으로 데려 가는게 아닌가! 결국 펜션에 전화를 해서 몇 번을 물어 물어 겨우 찾아갔는데 그 곳이 바로 <후포항>근처였다. 갑자기 짠내가 밀려왔다. 바닷가에 있다는 실감이 났다. 주변을 보니 횟집이 쭈르르 있었다.'흠~ 저녁은 회를 먹어야쥐.' 펜션은 아들의 취향대로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는 복층펜션을 구했다. 수퍼남매 모두 이층이 있는 펜션을 좋아해서-나도 그렇고- 펜션은 가능한 복층펜션으로 구하려고 노력했다. 사진에 비해 실물이 형편 없을 때도 있지만 이번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저녁을 먹으려고 나와서 주인 아저씨게 회 맛있는 곳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아저씨가 <유진호>를 추천해 주시면서 주인 아저씨 먹는 대로 해 달라고 하면 알아서 해 준다고 말씀해 주셨다. 가 보니 자리가 거의 다 차 있었다. 주인아저씨 말씀대로 주문을 했다. 스끼다시로 나온 전어회를 먹어보니 달달한 게 맛있었다. 개불도 처음 먹어 봤다. 생긴 게 징그럽긴 한데 맛은 쫄깃한 게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젓가락이 자주 가진 않았다. 주메뉴가 나왔는데 와! 정말 도톰하게 썰어진 회가 먹음직스러웠다. 옛날에 딱 한 번 이런 회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씹히는 맛이 예술이었다. 자연산 광어와 우럭을 먹는데 진짜진짜 맛있었다. 회를 가장 맛있게 먹었던 적이 결혼 1주년 기념으로 간 우도 여행에서 민박집 사장님이 직접 잡으신 돔을 그 자리에서 회로 떠 먹었을 때와 동학년 회식 때 학년부장님이 사 주신 일식집에서 먹은 모둠회가 내가 손꼽는 회맛이었는데 이번 유진호회를 1등으로 올려야 할 것 같다. 남편도 연신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하여 먹었다.  마지막에 나온 지리 매운탕은 더 예술이었다. 보리 새우와 소금만으로 간을 해야 해서 어지간히 맛을 내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아이들도 맛있다며 잘 먹었다. 지리탕에 꽃게까지 들어 있어서 아이들은 게 먹느라고 난리가 났다.  2년 전 제주도 가족여행 갔을 때 잘하는 곳이라고 가서 회를 먹고 적잖이 실망했었는데 이번은 회맛이 환상 그 자체였다. 다음에 강화도에 또 가게 되면 꼭 들러서 다시 먹고 싶은 곳이다.

 

 

 

 

 

 

 

 

 

 

 

 

 

 

 

 

 

 

 

 

 

 

 

 

           <고려 궁지>                                 <덕진진>

 

2. 강화도 여행 둘째 날

 

이튿날은 느지막히 여유롭게 일어났다. 다른 팀들은 나갈 생각들도 안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제주도에서는 우리가 가장 늦게 출발하였는데 말이다. 다들 2박을 하는 건가? 우리 가족도 자리만 있었으면 2박을 했으련만... 벌써 예약완료되어 1박만 하기로 했다. 나머지 1박은 파주 출판 단지에서....10시 정도에 짐을 챙겨서 <마니산>으로 출발하였다. 단군이 제사를 지냈다는 그 참성단. 그 근처에 가니 제법 관광객들이 많아 보였다. 강화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본 장소였다. 해발 408m? 가뿐히 올라갔다 오겠네 싶었다.  계단으로 가는 길은 2.2km, 계단은 좀 적지만 돌아가는 길은 2.7km.  우린 짧은 길을 선택했다. 그런데 웬걸? 참성단까지 거의 대부분이 가파른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얕잡아 봤다가 된통 혼이 났다. 동네 뒷산처럼 가볍게 갔다 올 줄 알았던 마니산 참성단이 그렇게 힘들 줄이야. 그래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표정이 그리 어두웠던 게야. 남편은 아들을 업고 가느라 진짜 힘들었다. 평소에 운동도 안 하는 사람이 어디서 그런 괴력이 나오는지.. 역시 자식에 대한 사랑은 대단한 것 같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업고는 정상까지 가기 힘들 거라고 했지만 남편은 그 일을 해냈다. 장하다! 우리 남편!!!  참성단에 가니 아이들도 자신들이 기특한지 풍경이 좋다면서 야단이 났다. 이 곳에서 매번 개천절날 제사를 지낸다는 말이지. 소사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언뜻 보기에도 영험해 보였다. 그나마 참성단에서 휴대폰으로 마지막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충전기를 챙겨 넣은 줄 알았는데 찾아 보니 없었다. 모처럼 하는 가족여행인데 이번은 사진이 흉년이네!  내려오는 길은 쉬엄쉬엄 근육을 풀어주면서 내려왔다. 비리비리 아들이 그래도 참성단까지 올라간 것을 보니 이제 제법 많이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1/3는 업혀서 갔지만 그 말이 듣기 싫었는지 마지막은 자기가 올라서 갔다면서 우겨대는 아들. 수퍼남매 모두 나무 지팡이 하나씩 주워서 들고 올라가는 모습이 볼만 했다. 체력이 약한 아들 때문에 가족여행을 많이 못 다녔는데 이제 초등학생도 되고 마니산 정상도 다녀왔으니 좋은 곳에 많이 데리고 가야지. 

 

우습게 봤던 참성단에서 에너지가 완전 방전되어 다음 코스를 진행할 수가 없었다. 일단 가까운 음식점으로 가서 주문을 했는데 30여 분을 기다려도 안 나오다가 우리보다 한참을 늦게 온 팀부터 음식이 나오자 이상하다 싶어 물어봤더니 제대로 주문을 안 적은 거였다. 그래서 그냥 나와서 다른 곳으로 향했다. 지친 데가 배도 고프고, 새치기까지 당하자 아이들은 " 우리가 먼저 왔는데.." 하며 계속 투덜댔다. 역시 우리 나라는 자꾸 보채고, 목소리 큰 사람부터 챙겨주나 보다. 우린 서빙하시는 아주머니들이 하도 바빠 보이셔서 채근을 안 하고 있었더니 그 아주머니가 주문을 놓친 거였다. 다른 음식점에 오니 주문하자마자 5분도 안 되어 음식이 나왔다. 음식을 먹고 나니 급 졸음이 밀려오면서 자꾸 눕고만 싶어졌다. 딸은 바닷가 가고 싶다고 안달이고...

 

일단  <동막해수욕장>을 찍고 운전대를 돌렸다. 역시 어린이날 답게 사람이 엄청 많았다. 강화도에서 차가 밀리는 걸 처음 경험했다. 야영장과 해수욕장에 밀려든 차들 때문에 옴짝달싹을 못했다. 해수욕장 근처까지 가긴 갔으나 주차할 곳이 없어 돌아나오는데 빈 자리 하나가 눈에 뿅 들어왔다. 주차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모래사장으로 들어왔다.  자신이 기억하는 한 바다에 처음 온 아들은-초등학교 이전에 다닌 여행은 기억을 못하는 것 같다. - 파도와 연신 내기를 하고, 딸은 바지가 다 젖는 줄도 모르고 파도와 장난을 쳤다.  옆에서는 어떤 남매가 추운 줄도 모르고 수영을 하는데 저러고도 감기 안 걸리나 싶었다. 수퍼남매는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일이다. 그렇게 20여 분 파도와 장난을 치고 노는 아이들. 남편과 난 모래사장에 앉아 쉬고 있는데 갑자기 밀려온 파도에 아들이 엉덩방아를 찧더니 순신간에 물살에 휩쓸렸다. 나는 소리 지르고 남편이 들어가 아들을 꺼냈다. 진짜 한순간이었다. 아들은 너무 놀래서 어리버리하였다. 완전히 몸이 다 젖어 더 이상 바다에 있을 수가 없었다. 온 가족이 다 놀라서 얼른 아빠가 업고 자동차로 데려와 옷을 갈아입혔다. 준비해 온 바지들을 몽땅 더렵혀 놔서 갈아입을 옷도 마땅치 않아 누나 팬티와 내복을 입혔다. 5월에 수영을 해도 감기 안 걸리는 그런 강체력들이 아닌데.... 워낙 다리 힘이 약해서 그깟 파도 하나 못 견디고 물에 빠지고 마는 아들. 진짜 운동 열심히 시켜야겠다. 더운 물을 먹이고, 어느 정도 수습을 한 후에 어디를 가야할지 의논을 하였다. 일단 파주로 가서 아들이 입을 옷을 사기로 결정. 감기에 걸리면 안 되는데.....

 

깜짝 놀란 가슴을 진정한 후 출발을 하였지만 서울로 들어가는 차도가 꽉 막혀 있었다. 네비게이션에서 알려 주는 길이 초지대교인데 아무래도 인천 가는 차들 때문에 정체되는 듯하여 유턴을 하여 강화대교를 향했더니 길이 뻥 뚫렸다. 오면서 원래 1박하고자 했던 <메종 드 라메르>펜션도 봤는데 역시 추천대로 근사하였다. '다음엔 저기서 묵어야지. '파주 출판단지에 숙박 예약을 해 놓긴 했지만 아들은 옷이 없어 내복 바람이고, 지금 사정으론 감기에 걸릴지도 몰라서 모두 집으로 돌아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와글바글 어린이책잔치>와 누나의 <오토마타 체험>이 못내 아쉬웠지만 물에 빠진 아들 때문에 집에서 쉬는 게 좋을 듯하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그래서 계획은 언제나 계획일 뿐 언제 무슨 돌발사고가 생길지 아무도 모르기에 여행이 더 흥미진진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남편은 하루종일 책잔치에 못간게 아쉬워서 궁시렁댄다. 아쉬운 건 나도 마찬가지. 1년을 기다려온 책잔치인데... 길벗어린이책도 1000원에 팔았다고 하는데...)

 

이번 가족여행을 통해서 저질체력이었던 울 수퍼남매의 체력이 그동안 많이 향상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딸은 그동안 저질체력이었는데 친구들과 많이 뛰어 놀아서 그런지 체력이 한층 좋아졌다. 아들도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예전보다 한층 건강해졌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둘 다 열심히 운동을 시켜서 강철체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 바다에 뛰어 들어 수영하던 그 남매까지는 안 되더라도 적어도 약한 파도에 휩쓸려가지는 않을 정도의 체력은 되어야 하지 않겠나? 근육이 하나도 없는 아들의 가느다란 다리를 보면 ....나이가 들어서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산도 보고, 바다고 봤는데 산이 더 마음에 남는다. 얘들아, 우리 북한산 진달래 능선에 한 번 도전해 볼래? 아! 그리고 여행 갈 때는 옷을 아주 여유롭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는 단짝 친구 비룡소의 그림동화 218
스티븐 켈로그 글.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12년 3월
장바구니담기


단짝이라 하면 고2때 친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범생이었던 내가 일탈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그 친구. 일탈이라고 해봤자 수업 시간에 선생님 안 보고 단짝과 수다 떨고, 수업 시간에 딱 한 번 도시락 먹다가 들킨 것 정도의 행동이었지만 나에게는 그것도 엄청난 일이었던 시기에 그 일들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준 친구가 바로 나의 단짝이다. 그 친군 범생이었던 내가 그런 과감한 행동을 하게 된 것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며 농담처럼 말하곤 했었다. 지금은 각자 애들 키우고, 직장 생활하느라 못 만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래도 단짝 하면 그 친구가 떠오른다.

나도 캐시처럼 단짝을 통하여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난생 처음 경험하였기에 읽으면서 공감 100배였다.

캐시와 친구 루이즈는 단짝으로서 집도 바로 붙어 있다. 둘은 말을 아주 좋아하지만 현실적으로 말을 키울 수는 없기에 상상의 말 "황금 바람" 이 두 집의 가운데에 있다고 상상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둘은 항상 붙어 다녔다. 둘은 같이 있기에 마냥 행복했다.
루이즈가 여름 캠프를 떠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루이즈가 갑자기 여름 캠프를 떠나고 나서 캐시는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반면, 루이즈가 보내온 편지에서 루이즈가 캠프에서 만난 다른 아이들과 친해졌을 뿐 아니라 아주 행복하다는 느낌을 전해 받은 캐시는 샘이 서서히 난다. 단짝이 다른 친구와 사이가 더 좋아 보이는 것 같아 속상한 적이 있었던 사람은 캐시의 이 기분을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이 책은 바로 캐시의 그 감정선을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루이즈로부터 서서히 배신감을 느끼게 된 캐시는 새로 이사오는 이웃이 있다 하여 새 친구를 사귈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 보지만 그 기대는 여지없이 깨져 버린다. 이사온 이웃이 바로 혼자 사는 할아버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할아버지는 멋진 개를 키우고 있었고, 그 개가 강아지를 낳으면 준다는 말에 캐시의 기분은 많이 좋아진다. 그리고...

캠프에서 돌아온 루이즈가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가지고 돌아와서 그동안 보고 싶었다는 말을 하자, 서운한 마음을 가졌던 캐시의 마음은 조금 회복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할아버지 개가 낳은 강아지 한 마리를 루이즈에게 주고 자신은 약속받았던 얼룩 강아지를 가지지 못하자-개가 새끼를 한 마리만 낳는 바람에 캐시가 강아지를 가질 수 없게 된 것이지만-그 동안 쌓여 있던 서운함이 폭발하고 만다. 이대로 단짝 관계는 끝나고 말 것인가!

나도 그 때 그 친구 때문에 행복한 적도 많았지만 서운했던 적도 많았었다. 캐시도 그런 마음이었을 게다. 단짝은 그렇게 복잡미묘한 감정을 경험하게 하는 하나의 장치이기도 한 것 같다. 캐시는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서 분명 한층 더 성장해 나갈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진정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대상을 독점하는 것이 아님을 캐시도 차츰 깨달아 갈 것이다.

생각난 김에 그 친구에게 전화라도 걸어봐야겠다. 친구야,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학년을 위한 독서 습관 행복한 1학년을 위한 학교생활동화 15
송윤섭 지음,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책 읽기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담임 선생님과는 반대로 토리는 책 읽기를 아주 싫어한다.

 대신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토리는 독서퀴즈를 위하여 책을 읽다가 그만 침을 질질 흘리고 잠이 들고 그 때 책의 요정 부키가 나타난다. 독서 퀴즈 1등에게 줄 캐릭터 필통이 탐이 났던 토리는 책의 요정 부키에게 자신을 독서퀴즈왕으로 만들어 달라는 소원을 빌고, 다음 날 부키가 일러 주는 대로 답을 쓴 결과 토리는 예상을 뒤엎고 독서퀴즈왕이 되어 탐내던 필통을 손에 쥐게 된다.

 

 다음에도 토리의 소원대로 독서퀴즈왕이 되었지만 이제 소원은 단 하나 남아 있다.두 번씩이나 독서퀴즈왕이 된 토리는 자존심 때문에 마지막 소원 또한 영원히 독서퀴즈왕이 되어 달라는 소원을 빌게 되고 이에 부키는 독서퀴즈왕이 되면 다시 만나자는 애매한 말을 남긴 채 사라진다. 그런데 웬걸? 부키가 사라지고나자 토리의 손에 책이 쩍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사정도 모르는 부모님, 친구들은 토리가 독서퀴즈왕이 되더니 책을 늘 가까이 한다고 칭찬을 해 주시고....... 무슨 수를 써도 떨어지지 않는 책이 엉겁결에 책을 읽으면 다시 다른 책으로 바뀐다. 책을 손에서 떼어내기 위해 시작된 토리의 독서는 어느덧 즐거움이 되고, 토리는 저 혼자의 힘으로  드디어 독서왕에 오른다.

 

 지난 번 연수 때 들은 내용 중에 10%는 특이한 유전자를 타고나서 천부적인 독서가로 자라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책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원래 인간의 뇌구조가 책과 친해질 수 없는 구조라고 한다.- 그 중 20-30%는 책과는 웬수처럼 지내는 아이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바로 토리 같은 아이들인 셈이다.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책과 친해지게 만드느냐가  독서교육의 방법론적 이야기인 셈이다. 이 책에서는 토리가 책과 친해지게 도와주는 역할을 책의 요정 부키가 해 주고 있지만, 이 세상 모든 아이가 토리처럼 부키를 만날 수는 없는 일! 결국은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사람인 부모와 교사가  부키의 역할을 해 줘야 할 것이다. 토리는 어떻게 하여 책과 친해지게 되었나? 결국 필통에 욕심이 나 독서퀴즈왕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이처럼 각 아이들에게 맞는 방법으로 접근할 때 독서 교육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각 아이들에게 맞는 맟춤식 접근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부모와 교사는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이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들까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만큼 가치로운 일임은 분명하다.

 

 책의 내용 중, 나와 생각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 바로 독서퀴즈에 대한 것이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나 역시 독서퀴즈를 하곤 했었다. 아이들을 위한다는 목적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이들이 제대로 책을 읽고 있나 점검하고 싶은 욕구가 더 강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몇 번 해 보면서 독서퀴즈의 폐해를 알게 되었고,그래서 그만 두었다. 그러자 나도 아이들도 즐겁게 책을 읽게 되었다. 지난 번 여희숙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독서퀴즈, 독서골든벨 등등의 독후활동 등이 아이들을 책에게서 더 멀어지게 하는 요인들이 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건 내 경험상으로도 맞는 말 같다. 책을 즐겁게 읽어야 할 아이들이 퀴즈의 답을 맞추려고, 정답 위주로만 책을 읽는다면 어떻게 사고력이 길러지겠는가! 그런 면에서 볼 때 책의 내용 대부분이 마지막 토리가 진심으로 책을 좋아하게 되었음에도 독서퀴즈 대회에 나가 1등을 타는 것처럼 독서퀴즈 중심으로 내용이 짜여져 있는 게 내겐 조금 아쉽다. 책 읽는 그 자체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마무리가 지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가정에서도, 교실에서도 여러 가지 방법들로 아이들의 책 읽기를 확인, 점검하고자 한다. 나 또한 그런 방법들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들은 꼼수를 부리게 된다. 책에 풍~ 덩 빠져서 책과 대화하고, 책의 즐거움을 느끼기 보다 부수적인 것들에 신경을 쓰느라 자신의 마음을 속이기도 하고, 부모와 선생님을 속이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런데 그런 것 없이 그냥 읽으라고 하면 아이들은 절대 자신도 남도 속이지 않는다. 더불어 <다독상>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에게 칭찬해 주고, 상을 준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양적으로 많다고 해서 그 아이가 진정한 독서가라고 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보상인데 다른 그 무엇이 보상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 교실엔 책을 읽은 것에 대한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는다. 스티커도 없다. 그런 것들이 있으면 과다한 경쟁이 발생하고, 꼼수를 부리는 아이들이 나오고, 독서교육의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갈 소지가 다분히 생겨서 과감하게 없앴다. 그러니 나도 편하고, 아이들도 편하다. 그냥 즐겁게 책을 읽기만 하면 되니깐 말이다.

 

 작년에 이 책을 읽었다면 " 맞아! 맞아!" 하면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나도 어느 정도 독서 교육에 대한 철학이 생겨서인지 약간의 비판력이 생긴 것 같다. 무슨 일이든지 깊은 고민 없이 무조건 받아 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하나의 예일지도 모르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원&예준맘 2014-03-2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 독서의 4대 원칙을 수첩에 써 봅니다...
총회날 교실에서 보고 아~~했는데!!
자꾸만 잊어버리고 예원이에게 자꾸만 자꾸만 확인하려고 합니다. 제가요...
어제도 독서 20분을 시키면서 예원이가 골라오는 책들이 모두 동생의 책이었어요..
괜시레 화가 나더라구요..
하기 싫은데 엄마가 시키고, 숙제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예원이의 모습이 말이죠..
습관이라는게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걸 알면서도 자식에게는 잘 안되네요 ㅠㅠ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그냥 읽기만 해요...
다시한번 주문처럼 외워봅니다!!ㅎㅎ
이슬비에 옷젖는것 처럼 조금씩 쌓이면 큰 힘이 길러질 거라 믿어봅니다...

수퍼남매맘 2014-03-28 19:0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이나 어른이나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죠.
느긋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죠.
예원이 모둠도 바뀌고,여자 짝꿍이 되었으니 더 잘하리라 믿어 봅니다.
책에 대한 안목은 시간이 오래 걸려요.
예원이 짝이 책을 잘 골라오더라구요. 짝에게 물어보라고 하셔도 좋을 듯해요.
 

장난감 탱크를 가지고 놀던 아이가

어느 날,  진짜 무기를 들고 전쟁에 나가 전쟁의 참상을 경험하고

수많은 친구들의 무덤을 뒤로 한 채

일상으로 돌아와 아무일 없던 듯이 지내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은 그 어느 것 하나 지워지지 않았다는 것.

 

이 책도 6월에 함께 읽고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을 듯하다.

 

 

 

 

 

<칼데콧 아너상 > 이란 표딱지가 붙어 있다.

이삭이라는 사람이 있다. 너무 가난하여 배가 고픈 채로 잠을 자기가 일쑤다.

그런 그가 연거푸 같은 꿈을 꾼다.

꿈의 내용은 수도 다리 아래에 보물이 있다는 거였다.

그 꿈을 따라 무작정 길을 떠난다.

힘들고 어렵게 수도에 도착, 그 다리를 찾아가 봤지만

꿈에서 알려 준 곳에는 보물이 없다.

오히려 그 곳을 지키는 호위대장이 이삭을 어리석다는 듯이 비야냥거리며

자신도 오래 전에 같은 꿈을 여러 번 꿨는데 그 꿈대로라면 자신이 보물을 찾았을 거라며 껄껄 웃는다.

이삭은 호위대장의 말을 듣고 다시 발길을 되돌려 집으로 걸어서 돌아온다.

 

<믿는 자만이 믿는 대로 된다>는 말이 생각나게 하는 그림책이었다.

호위대장 눈에는 이삭이 한참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였겠지만

결국 이삭은 자신의 믿음 때문에 보물을 찾게 되었고, 호위 대장은 믿지 않았기에 자신 손에 들어올 수 있었던 보물을 다 놓친 셈이다.

 

제목 <보물>은 이삭이 찾은 물질적 보물이기도 하겠지만 마음 속의 보물 즉 <믿음>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래서 칼테콧 아너상을 탔구나 싶었다. 철학적 내용과 함께 유리 슐레비츠의 아름다운 그림이 조화로운 그림책이었다.

나 또한 208권 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았다. 아들 덕분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