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때까지는 나와 같은 학교에 다니느라 생일에 친구들을 초대해 본 적이 없었던 딸은
올해 전학을 가고 나서 가장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생일 초대를 해 보는 거였다.
딸의 생일이 겨울 방학에 끼어 있어서 가능할까 싶기도 하였지만
방학식날 아이들에게 초대장을 미리 주고 생일날 맞춰 오라고 하였다.
이틀 전부터 대대적으로 손님맞이 청소를 하였다.
그나마 나도 방학 중이라서 다행이었다.
드디어 생일날!
4명의 친구들이 컴퓨터 수업 간 딸보다 먼저 도착하였다.
몇 분 후 딸과 친구들이 오니 집이 북적북적대었다. 딸과 아들까지 모두 열 명!!!!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었던 음식은 요즘 새로 나온 B 회사의 6가지 맛 케잌이었다.
감기 걸릴까 봐 통 아이스크림을 안 사줬더니 울 아들도 누나 옆에 딱 달라붙어 열심히 먹었다.
다른 음식들은 별로 인기가 없어서 내가 음식을 맛없게 만들었나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아니라 아이들이 배가 고프지 않았던 거였다.
대충 음식을 먹고 나서 학원에 가야 하는 몇 명의 친구들 때문에 먼저 방방이(트럼블린)에 가기로 했다.
딸에게 입장료를 주고 1시간 놀다 오라고 하였다.
방방이에 가서 신 나게 뛰고 온 아이들은 그 후로 이것저것 음식을 먹어대기 시작하였다.
집에 있는 Wii 게임 모두를 이것저것 다 해 보고 정말 열심히들 놀았다. Wii 게임 여러 개 사 놓길 정말 잘했다 싶었다.
동물의 숲, 저스트 댄스, 위 리조트, 마리오 카트 등 아이들은 WII 게임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얼마 전 구입한 저스트 댄스도 인기였다. 서로 추겠다고 얼마들 난리던지... 나도 얼마 전에 해봤는데 진짜 운동 된다.
그래도 싸우지 않고 자기들끼리 합의를 거쳐 순서를 정하는게 대견하였다.
12시에 만나 5시 30분까지 놀다가 헤어졌다. 그래도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니 어릴 적 내 모습이 오버랩된다.
나도 그랬었지. 엄마가 "@@야. 저녁 먹어라!" 할 때까지 친구들과 놀곤 했었지.
친구들 초대해서 생일 잔치도 해 보고, 실컷 놀면서 행복해 하는 딸을 보니 나도 행복했다.
꼬마 손님들이 가고 나니 완전 맥이 풀렸다.
어리긴 해도 손님은 손님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