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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구두 대소동 - 은지와 호찬이 3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55
심윤경 지음, 윤정주 그림 / 사계절 / 2011년 10월
평점 :
사계절 출판사에서 야심차게 펴낸 시리즈 동화책이다.
지원이, 병관이 남매에 이어 이번에는 친구 사이인 은지, 호찬이 시리즈이다.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가 그림책인 반면에 은지, 호찬이 시리즈는 글밥이 제법 있는 동화책이다.
세 권의 책이 나왔는데 <반짝 구두 대소동>을 먼저 읽게 되었다.
마침 나랑 같은 1학년 은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은지 요 아가씨 아주아주 당차고 야무지다.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울 반의 모모양이 떠오른다.
이모가 사준 플라스틱 구두를 학교에 신고 가겠다고 해서 온 집안이 발칵 뒤집히고,
그게 안 통하자 학예회 때라도 굳이 신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어디 그 뿐인가 ?
이 아가씨는 <장화 신은 고양이 >연극을 하는데 자기 역할이 마음에 안 든다고 스스로 강아지 역을 자처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남학생 옆에 딱 붙어 있을 만큼 영리하다. 한 마디로 보통 내기가 아니다.
어딜 가든 무슨 어려움이 있든 헤쳐 나갈 아가씨다.
드디어 학예회 날,
자기 고집대로 구두를 신고 라틴 댄스를 하는데 발이 얼마나 아프겠는가! 자기가 고집한 일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발이 아파 엉거주춤 제대로 춤도 못 추고 있는데 호찬이 녀석이 놀리기까지.....
한 성깔 하는 은지가 과연 참아낼 수 있을까? 은지네 반 학예회 무대는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
울 반도 요즘 학예회 연습이 한참인데 이 책 읽으면서 참 공감이 갔다. 은지네도 남녀 짝 지어 라틴 댄스를 하는데
울 반도 남녀 함께 추는 춤이 있다. 여러 모로 비슷한 상황이 많아서 웃으며 읽었다.
약간 고집불통인 은지의 캐릭터는 요즘 강한 여자 아이들을 대변해 주고 있다.
교실에서도 실제로 남자 아이들은 여성화 되고, 여자 아이들은 남성화되는 경향이 좀 있다. 여자 아이들이 더 세다.
영화든 동화든 캐릭터가 살아 있어야 하는데 은지의 캐릭터가 살아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계속 이 골집불통 아가씨가 나오는 책을 읽고 싶을 것 같다.
할 말 다하고, 자기 주장도 강하고, 고집도 피울 줄 알고 ,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은지의 매력이 잘 살아나는 작품이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은지네 가정이다. 다른 가정들과 좀 다르다. 근래 들어 읽은 동화책에서 이런 가족 구성원이 나온 건
처음이다. 뭐냐하면 은지네 가족은 은지 가족과 함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이모가 함께 살고 있다.
핵가족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이런 대가족이 흔하진 않은데
그리고 대가족이라면 친가가 함께 사는 가정이 더 많을텐데...
왜 작가가 이런 구성원을 등장시켰을까 싶었다.
은지 엄마 같은 워킹 맘 입장에서 보면 솔직히 친가보다 외가가 훨씬 편하다.
작가님도 여자로서 주부로서 워킹 맘의 입장을 반영한 것은 아닐까 싶다.
대가족하면 당연히 친가였던 예전의 동화책들에 비해 신선했다.
내년에 출간될 책은 호찬이가 주인공이라고 하니 그 작품들 또한 기대가 된다.
호찬이 녀석도 만만치 않아 보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