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대상을 안겨 준 비룡소에서는 장학금 뿐만이 아니라 부상으로 비룡소 50권이 주어졌다. 

그런데 무작위로 골라서 주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직접 선택을 하라고 연락이 왔었다. 

이런 배려가....  비룡소 짱이다.!!! 

이런 배려 짱인 출판사들이 가끔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들과 겹치지 않도록 신경 써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남편, 나, 딸은 그때부터 고민과 전쟁이 시작되었다. 

서로 자신이  보고 싶은 책 고른다고 야단법석이었다. 전쟁이 따로 없었다.

그렇게 심사숙고하여 50권의 리스트를 보냈는데 어제 책 50권이 도착하였다. 

택배 2박스였다. 

소파 위에 한 줄로 쭉 늘어세워 놓으니 진짜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  

딸과 내가 그 책들을 언제 다 읽을 지는 모르지만 마음은 진짜 뿌듯했다. 

딸은 자기가 고른 책을 아빠가 몰래 빼고 아빠가 보고 싶은 책 넣었다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그러길래 내가 <플루토 결사대> 빼지 말라고 그렇게 이야기했건만.... ) 결국은 아빠가 사 주기로 하고 일단락지었다.

아들은 누나 덕에 <입이 똥꼬에게>가 생겼다면서 좋아했다. 누나가 동생 몫으로 하나 골라준 책이다.

부상으로 책까지 주는 출판사 독후감 대회는 드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도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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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10-30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권 있네요. 저도 비룡소 독후감쓰기 이벤트, 한 2년 전에 정신없이 썼거든요. 순위 안에 들면 책 준다는 소식에 도서관 드나들면서 열심히 읽었어요. 그 때 두꺼운 책들로만 좌악 골라서 본인 부담인 제세공과금을 제법 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림형제의 동화도 너무 괜찮았고, 명작동화들도 짱이었어요. 내년에는 비룡소 대회에 희망이랑 무슨 일이 있어도 참여 해 봐야겠다, 두 주먹 불끈 쥐게 하는 페이펀데요. 다시 축하드려요.

수퍼남매맘 2011-10-30 17:54   좋아요 0 | URL
많이 가지고 계시네요. 어린이라서 그런지 제세공과금 없던데요. 이렇게 좋은 기회에 비싼 책 골라야 한다며 마구 골랐죠. 딸은 두께에 허걱하더라구요. 희망이와 함께 내년에는 꼭 좋은 소식 있기를 기대합니다.
 

어제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초조함을 달랠 겸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술술 읽힌다. 

우리 시대 내로라 하는 사람 7인방이 청춘을 주제로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멘토처럼  

들려 주는 이야기들이다.   

사회자는 나꼼수 4총사 중의 한 명인 김용민 PD이고,  

강연자는강풀, 홍세화, 김여진, 김어준, 정재승, 장항준, 심상정 님이다.

청춘을 지나온 나 또한 읽어도 그들에게서 배울 점들이 많다.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현재를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또 한 번 해 본다.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홍세화, 정재승 님의 이야기가 가슴 깊이 남는다. 

홍세화님은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고, 정재승 님의 이야기는 교육자로서 학부모로서 어떻게 아이들을 창의적으로 키워낼지 

가닥이 잡히게 만들어 주셨다.  정재승 교수는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인데 창의성을 담당하는 뇌 부분이 바로 

전전두엽이란다. 전전두엽은 절대 사교육을 통해서는 발달하지 않는다고 한다.  

책읽기, 여행하기, 다양한 사람과 만나 대화하기를 통하여  전전두엽이 발달한다고 하니 부모들은 잘 알아두시길....  

그리고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운동까지 곁들이면 더 좋단다. 

어디에도 학원을 뺑뺑이 시켜서 창의성이 길러진다는 연구 결과는  없단다. 연쇄살인범들은 특히 이 전전두엽 부분이  

미발달되어 있다고 한다.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전전두엽을 자극하라.

제일 웃겼던 분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이다.  요즘 이 분 잘나가시는 분이신데 정말 거침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인 것 같다.   

 

자신에 대해, 자신의 미래, 자녀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한건 

청춘들이 분노하기 시작하니 세상이 달라졌다. 어제와 분명 다른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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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0-28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 장바구니에 담아만 둔 책인데.... 11월에 결제해야 될 거 같군요.^^
세상을 바꾸는 힘을 보여 준, 위대한 특별시민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수퍼남매맘 2011-10-28 19:03   좋아요 0 | URL
어제의 서울과 오늘의 서울은 정말 다릅니다. 앞으로 더 달라질 거라 믿습니다.

희망찬샘 2011-10-29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보고 싶어 지네요.

수퍼남매맘 2011-10-30 09:15   좋아요 0 | URL
강추입니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진지하게 청춘을 고민했던 그들의 삶의 결을 느낄 수 있어요.
 


개를 가족으로 대해 주세요 

1학년 때 가평으로 가족여행을 갔었다. 우리 펜션 옆에 근사한 카페가 있어서 들어가 봤다. 거기서 우연히 시베리안 허스키를 보았다. 너무 멋있는데다가 나와 잘 놀아주어서 한눈에 반했다. 그때부터 개를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1학년부터 지금까지 엄마, 아빠에게 “엄마, 나 개 한 마리만 사주면 안돼요?” 할 때마다 대답은 똑같았다. “너는 자기 물건 정리도 못하면서 어떻게 개를 키우겠다고 그러니?” 그때는 내 정리 안하는 습관과 개 키우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지 몰랐다. 그런데 우연히 학교 도서관에서 ‘건방진 도도군’을 만나게 되었다. 앞표지에 개 그림이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개 이야기가 나오겠다 싶어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개 ‘도도’이다. 도도는 아저씨 ‘그 인간’ 과 아줌마 ‘야’와 함께 으리으리한 부잣집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도도는 ‘야’로부터 버려지게 된다. 사람들에게 “뚱뚱하다”고 욕을 먹어서란다. 자기가 뚱뚱하게 만들어 놓고서 뚱뚱한 것 때문에 버린다니... 참 이해가 안 간다. 아무튼 버려진 도도는 기사 아저씨 ‘어머니’ 집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 집에서 ‘야’가 전에 키우던, 도도가 짝사랑하는 ‘미미’를 만난다. 도도는 미미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는다. “ ‘야’가 키우던 개들은 모두 버려졌어. 너를 키우기 전에 나를 키웠고, 내 전에도 파파와 라라를 키웠지.” 와~ 그 4마리의 개들을 다 어머니 댁에 버렸단 말인가? 진짜 개들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내가 마치 버려진 개가 된 것처럼 화가 났다. 도도는 드디어 알게 됐다. ‘야’는 자기를 액세서리 취급했던 거라고... 그 이후로 도도는 동반자를 찾아 나선다.

미미의 이야기를 듣고서 난 깨달았다. 난 개의 입장에서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내가 도도의 주인이라면 도도는 나를 좋은 주인으로 생각해 줄까? 그래서 한 번 내 모습을 돌아보았다. 나는 정리하라고 세 번 이상을 말해도 정리를 안 하고, 걸핏하면 물건 잃어버리고, 쓰고 나서 항상 제자리에 안 놔두고, 뭘 하려고 하면 매번 30분을 찾아야 하고, 장난감을 사주면 3분정도 가지고 놀고 아무데나 처박아두고, 하나 밖에 없는 동생도 잘 챙기지 못한다. 한 마디로 나 역시 도도에게 좋은 주인은 아닌 것이다. 나와 함께 있으면 도도는 더럽고 매일 밥을 굶는 불쌍한 신세가 될 것이 틀림없다. 나는 이제야 정리 안 하는 습관과 개 키우는 것이 무슨 관계가 있는 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엄마, 아빠가 내가 개를 키우는 것을 반대 하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좋은 주인이 되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생활 습관만 고치면 좋은 주인이 될 수 있는 것일까? 도도는 자기가 액세서리 취급 받았던 것에 화가 나서 진정한 동반자를 찾아 나선다. 그러고 보면 생활습관 이전에 개를 바라보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좋은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그런 마음부터 가져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란 어떤 마음일까?

내가 좋아하는 만화 중에 ‘짱구는 못 말려’ 라는 만화가 있다. 짱구는 다섯 살인데 흰둥이라는 개를 키운다. 그 흰둥이가 어쩌다가 우주에서 날아온 폭탄이 몸에 붙는 바람에 지구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이 흰둥이를 우주로 보내 버리려 한다. 짱구의 엄마, 아빠도 짱구에게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흰둥이를 우주로 보내버리자고 한다. 그 때 짱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흰둥이도 우리 가족이에요!” 짱구는 흰둥이를 자기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아닌, 자기의 한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개를 잠깐 가지고 노는 장난감 정도로만 생각했을 뿐 짱구처럼 가족으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 그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으로 생각하는 것. 그것이 좋은 주인이 가져야 하는 마음이란 걸 말이다. ‘도도’도 분명 그런 주인을 찾고 있을 것이다.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주고 사랑해 줄 그런 사람을. 도도처럼 애타게 주인을 찾고 있는 버려진 개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한 해에 도도처럼 버려지는 유기견들이 20만 마리나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유기견을 100마리나 학대한 노부부도 있었다. 주인에게 돌아가는 유기견들도 있지만 100마리 중 90마리는 주인의 품으로 되돌아가지 못한다고 한다. 주인을 찾지 못하는 개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정말 개들을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여자들에게는 치장하는 장식품이고, 나 같은 어린아이들에게는 장난감,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는 그냥 재미로 키우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정말 도도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슬프고 화가 날까? 다행이 도도는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주는 수진이를 만나게 된다. 도도가 그렇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세상에는 아직도 그렇지 않은 개들이 훨씬 많아서 나를 슬프게 한다.

어떡하면 조금이라도 불행한 개들을 줄일 수 있을까? 내가 ‘건방진 도도군’을 읽고 개들의 입장에서 좋은 주인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웠듯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같이 배웠으면 좋겠다. 정말 중요한 것은 개를 생각하는 우리들의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개들을 물건이나 장식품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내 가족처럼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개들을 쉽게 버릴 수 없을 테니까. 우선 나부터도 늘 그러한 마음을 갖도록 해야겠다. 생활 습관도 고치고, 정말 도도군 같은 개가 날 좋은 주인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나는 앞으로 개를 기르고 싶을 때 마다 내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 볼 작정이다. ‘내가 이 개를 사면 책임감 있게 기를 수 있을까?’ ‘내 가족처럼 사랑해 줄 수 있을까?’ 여기에 내가 자신 있게 “네!” 라고 대답 할 수 있을 때 엄마, 아빠에게 개를 사달라고 할 것이다. 내 미래의 가족이 될 도도군아, 그때까지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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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10-26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이 글의 내용이 무지 궁금해서 비룡소 홈페이지를 방문해 볼까 생각까지만 하고 있었어요. (공개 해 두지 않았으려나요?) 다시 한 번 더 축하드립니다.

수퍼남매맘 2011-10-26 11:59   좋아요 0 | URL
제 서재에 방문하시는 분들이 궁금하실까 봐, 아이들 독서감상문 쓰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라고 올려 봤습니다.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 북한 아이들 이야기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이은서 지음, 강춘혁 그림, (사)북한인권시민연합 감수 / 국민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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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다. 무상급식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해이기도 하다. 매일 아이들과 함께 급식을 먹는 나로선 매일 버려지는 엄청난 양의 음식들을 보면서 참 미안하단 생각을 하곤 한다.급식을 도와주시는 도우미 할머니들께서는 매번 “ 아휴 아까워라! ”를 연발하신다. 그도 그럴 것이 교실에서 어린이들이 남긴 음식은 말 그대로 쓰레기가 된다. 

배고픔이 무엇인지 모르는 나도 매번 많은 음식이 고스란히 버려지는 것에 대한 죄스러움이 있는데 배고픔을 아시는 할머니들이 느끼는 감정은 당연한 것이다. 버려지는 음식들을 보면서 일단 무상급식을 이루기 위해 그토록 싸워야 했던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무상급식이 이뤄졌는데 이렇게 버려지는 세금이 아깝기도 하며, 음식 쓰레기로 인하여 파생될 환경오염이 염려스럽고, 무엇보다 지금 이 시각에도 굶주리고 있는 세계 곳곳의 어린이들에게 참 미안하단 생각들을 한다. 하지만 매번 급식을 남기는 아이들은 정작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도 없고 음식을 버린다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전혀 못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배고픔을 경험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니, 사람이 굶어 죽을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도 상상 조차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통하여 걱정 없이 먹고, 놀고,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것인지 어린이 스스로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는 세계 곳곳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잃고 살아가는 어린이들과 비교하여 현재 나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느끼게 해 주는 시리즈이다. 하지만 그 느낌은 단순히 ‘난 행복하구나! 정말 다행이다!’ 를 넘어선다. 왜냐하면 타인에 대한 관심마저 가지게 만들어 타인에 대한 배려와 박애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니까. 그 셋째 번 이야기는 바로 우리와 허리가 잘린 채로 60여 년 넘게 헤어져 살아온 북한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다문화 이야기들은 많이 나오는 반면 북한 아이들과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 이야기들은 자주 접할 수가 없었던 터에 아주 귀하고 소중한 책이 나왔다.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꼭 소개해 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책에는 여섯 가지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마지막 이야기만 빼면 하나같이 가슴이 아리고, 먹먹하며 끝도 없는 절망 속으로 빠져 드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북한에서는 1학년 때부터 청소당번으로서 가장 먼저 학교에 가서 해야 하는 일이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를 먼지 하나 없이 닦는 일이란다. 그 조그맣고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초상화를 닦다 보면 떨어져 다치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의무교육이라고 하지만 매번 교과서도 없이 공부하고, 목숨을 걸고 도둑질을 해서라도 ‘꼬마 과제’를 해결해야 학교에 다닐 수 있다. ‘꼬마 과제’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과제가 아니라 철, 고무, 종이 등을 정해준 양만큼 학교에 바치는 것을 뜻한다. 그것뿐이 아니다. 사계절마다 논으로 불려 나가 일을 해야 한다. 몇 시간이나 뙤약볕 아래에서 일을 해도 먹을 것 하나 안 주기 때문에 독만 없는 식물이라면 눈에 보이는 대로 뜯어 먹을 정도라고 한다. 민들레의 경우 너도 나도 민들레를 하도 뜯어 먹어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란다.
 

수용소에서 살게 되면 생활은 더 참담하다. 남조선 방송을 들었다고 붙잡혀 온 명진이의 이야기에서 수용소 생활은 인간의 존엄성이란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생활이다. 수용소 사람들은 한 마디로 개만도 못한 인생들이다. 

수용소를 지키는 군인이 잘못을 하면 군견재판을 한 다음 총살을 한 대요. 나이가 들어 군견이 죽게 되더라도 고기로 먹지 않고 묻어 준대요. 그런데 우리는 수용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어서조차 개만도 못한 취급을 당해요. 나 때문에 죄 없는 동무가 맞는 와중에도 오로지 먹을 것만 생각했던 나와 죽 한 그릇에 슬픔도 잊고 그것이 무엇이든 하나라도 챙기려는 아이들, 사람이 죽으면 쓰레기처럼 내다 버리는 선생님도 모두 인간임을 잊은 채로 살고 있어요.(본문 58쪽)

일곱 살 동생과 단둘이 남겨진 명섭이의 ‘꽃제비’ 생활도 수용소 이야기 못지 않게 암울하다. ‘꽃제비’란 명섭이 형제처럼 부모가 없거나 있다 해도 돌봐 줄 수 없는 가난한 아이들을 일컫는다. 얼마 전 TV에서도 북한의 꽃제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 숨을 쉬는지 안 쉬는지 유심히 지켜봤어요. 아무래도 죽은 것 같아 발끝으로 툭툭 건드렸어요. 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 꿈쩍도 안 해요. 나는 얼른 신발을 벗겨 새까만 상처투성이인 동생 발에 신겼어요. 아이가 채 씹지 못해 입 안에 든 강냉이는 두 손으로 입을 벌린 후 손가락을 쑤셔 넣어 꺼냈어요. 그러고는 눅눅한 강냉이를 옷에 여러 번 문댄 후 동생 입에 넣어 주었어요.(본문 98쪽)

살기 위해서, 먹기 위해서 시체 입 안에 있는 강냉이까지 꺼내 먹어야 하는 꽃제비들의 생활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명섭이 형제는 살기 위해 먹어야 하므로 버려진 쓰레기들도 마다하지 않고 먹다가 탈이 나기도 여러 번했다고 한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건 하나 남은 동생을 먹이기 위해 명섭이가 음식을 훔치다가 걸려 몽둥이로 얻어맞는 장면이었다. 살기 위해서 먹기 위해서 음식을 훔쳐야만 했던 꽃제비 명섭이가 머리에서 피가 나는 줄줄 흐르는 데도 아랑곳 않고 흩어진 밥완자를 주워 담는 모습은 정말 너무도 처절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단 하루만이라도 실컷 먹고 싶어요.”라는 꽃제비들의 외침이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들렸으면 좋겠다. 그러면 적어도 함부로 남기지는 않겠지?

이러한 책 속의 이야기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니 얼른 믿기지 않는다. 나도 그런데 하물며 어린이들에겐 더욱 믿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한 이야기들이므로 믿기지 않아도 사실인 것이다. 이 책에 삽화를 그린 화가 또한 북한을 탈출하여 우리나라에 정착한 분이다. 이 분은 화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북한에 남아 있을 수가 없었기에 남한으로 넘어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북한 사람들은 남한으로 오는 것도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그렇게 어렵게 남한으로 와도 여전히 힘든 일들이 기다리고 있단다. 자신들을 바라보는 편견, 무시, 부적응, 경제적 어려움 등등이 새터민들을 힘들게 한다고 한다. 새터민들의 어려움은 <나는야, 늙은 5학년>에 잘 묘사되어 있으니 이 책 또한  읽어 보시길....목숨을 걸고 탈출한 새터민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남한 사람들의 몫인 듯하다. 주변에 새터민들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 말도 걸고, 친구가 되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들이 또 한 번 남한에서 절망을 맛보지 않게 말이다.

사람들은 남과 비교하여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반대로 상대적 행복감도 느낀다. 이 책은 바로 우리에게 기본적인 의식주도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통하여 상대적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상대적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어린이를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 먹을 권리, 입을 권리, 공부할 권리조차 박탈당한 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미안함도 가져야 할 것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도 모색하고 실현해 나갔으면 한다. 가령 <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지 아니?>(북한 아이들 이야기 편)책의 판매 수익금 1%는 탈북 어린이들을 돕는데 쓰여진다고 하니 지금 당장 책을 사는 것도 좋은 실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오늘부터 날씨가 추워진다고 한다. 날이 추우면 이들의 생활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힘들어진다고 한다. 북한의 아이들에게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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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5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5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놀토인데 그냥 집에만 쳐박혀 있을 수는 없지. 어제 너무 힘들어서 그냥 쉬고 싶었지만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가을을 느낄 나들이를 해야지 싶었다. 억새가 유명한 하늘공원에 가고 싶었지만 너무 멀어서 포기하고 집에서 가까운 수락산으로 향했다.   

여름 끝자락에 왔을 때는 제법 계곡에 물이 있었는데 오늘 보니 거의 물이 없었고, 가물어서 인지 나뭇잎들도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아직 물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 다음 주쯤은 절정일 것 같다. 그 사이 비라도 한바탕 오면 단풍 구경은 끝이니깐 아쉬운 대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어 놓아야지 싶어 산을 찾았다. 

물이 촬촬 흘러갈 때는 물고기가 한 마리도 안 보이더니만 오늘은 완전 물고기 천지다. 그것도 응달에는 모여 살지 않고, 따뜻하게 햇빛이 비치는 양달에만 바글바글 모여 사는 것이다.  잡을 수 있는 장비가 없어서 눈으로 보는 것으로만 만족했다. 딸은 연속 잡고 싶다며 비닐 봉지를 찾았지만 단호히 안 된다고 했다. 얘가 지난 번 현장학습 때 송어 한 마리를 잡더니  의욕이 앞선다.

어디까지 가야한다는 목표 설정도 없이 산행을 조금 하다가 힘들어서 내려 왔다. 그동안 운동을 너무 안 했나 보다.  아침 날씨로 봐서는 비가 올듯 하였으나 그래도 차츰 개어서 다행이었다. 남편과 아들이 배가 고프다고 해서 적당히 먹을 데를 둘러 봤는데 음식점이 많긴 하였으나 막상 들어갈 곳은 없었다. 부유 속의 빈곤이라고 할까? 

마들역쪽으로 걸어오다가 할 수 없이 갈비집에 들어가서 갈비탕과 냉면을 시켜 먹었다.아까 산행하기 전에 점심 먹고 출발했는데 그것도 산행이라고 금방 배가 꺼졌나 보다. 난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먹으니까 먹어졌다. 갈비집 옆에 탁구장이 있어서 예전부터 애들이 한 번 가보자고 졸랐는데 이참에 한 번 가서 뛰자 싶어 갔더니 코트를 벌써 다 점령하고 있어서 그냥 돌아왔다. 유니폼 갖추고 하는 폼이 동호호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나 보다. 생각보다 시설도 괜찮아 보였다. 다음에 한 번 와봐야지. 수퍼남매는 위 스포츠를 통해 탁구를 익혔는데 게임으로 하면 내가 딸에게 100전  100패 한다.  실전은 어떻게 될 지 모르지..... 

집 근처 오니 가로수로 심어진 은행나무가 샛노랗게 물들어 있는 게 수락산보다 더 아름다웠다. 진짜 아름다운 곳은 출근할 때 지나가는 곳이다. 초안산 산자락 부근인데 그 곳은 얼마 전부터 단풍이 절정이다. 하교까지 20분 정도 운전을 하고 가는데 그 시간이 나에게는 꿀맛 같이 달콤한 시간이다.  93.9 라디오에서는 익숙한 올드 팝송이 흘러 나오고 알록달록 물든 단풍길을 지나가면서 이런 작은 행복을 매일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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