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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어린이/청소년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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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을 소개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이번 6월에도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이 나왔더라구요. 5권 추리느라 고생했습니다.  고르고 골라 마지막 남은 5권을 소개해 봅니다.

  

요즘 제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작가 중의 한 분인 박상률 님의 새로운 작품이 나왔네요. 올봄 <아빠의 봄날>이라는 5.18민주화 운동을 다룬 그림책에 이어 이번에는 춘향전을 방자의 입장에서 새롭게 쓴 작품인데 얼마전 나왔던 영화와도 비교해 보며 읽으면 재미 있을 듯합니다.  

 

 

 

 

 

쉘 실버스타인은 몰라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 하면 아이들도 다 알 것 같습니다. 바로 그 쉘 실버스타인의 우화시가 나왔네요. 흑백의 그림 또한 멋져 보입니다. 책 제목 또한 시의 느낌이 팍팍 오네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합니다. 미리보기로 살짝 엿보았는데 아주 재미있더라구요. 

 

 

  

 

 스웨덴이 낳은 거장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그림책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그것도 2권이나... 2권 모두 추천하고 싶지만 5권으로 한정해야 하므로 이 책만 추천해 봅니다.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린드그렌의 작품 그것도 그림책이라고 하니 정말정말정말 만나보고 싶습니다. 삐삐 롱스타킹이 아닌 로타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됩니다. 

 

 

  

 

얼마 전 국제도서전에 가 보니 이 책을 쓰신 분이 강연회를 하는 것 같더라구요. 진작 알았더라면 들어나 볼 걸.... 수학 일기는 굉장히 생소한데 어떻게 수학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일기를 쓰는 지 호기심이 생깁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가장 싫어하는 것 두 가지 수학과 일기가 만난 셈인데, 이 두가지를 어떻게 잘 조합하여 아이들로 하여금 흥미를 가지게 만들지 진짜 궁금합니다.   

 

 

 

 

공부를 못하기를 원하는 학생은 이 세상에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길 원하는데,  누구나 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를 왜 하는지,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솔직히 안 하고 무조건 공부하는 어린이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기 전에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답을 알고 있을 때 바로 공부 벌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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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1-07-07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아의 잇단 수상 소식에 우리 희망이도 한 다리 걸쳐보게 하고 싶은 맘이 무럭무럭~ 저도 방학 때는 각종 독후감 대회에 응모 해 보아야겠어요. 음, 부러워요.

수퍼남매맘 2011-07-07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보림부터 준비해 보세요. 희망이도 충분히 잘해낼 거라 믿습니다. 글솜씨가 좋던데요.
 
키티, 나의 키티 동화 보물창고 33
빌 월리스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유난히 자신에게만  두려움을 주는 대상이 누구나 존재할 것 같다.  난 그것이 바로 계단 내려가기와 축구공이다. 계단에서 한 번 굴러떨어진 기억이 있어서인지 다른 사람을 힐끗 쳐다보면 계단을 보지 않고도 잘 내려가는데 난 꼭 계단 하나하나를 확인하며서 내려간다. 축구공도 두려움의 대상이다. 초등학교 다닐 때 한 번 축구공에 세게 맞은 경험이 있은 후로 축구공이 왠지 무섭다. 막연히 두려운 대상도 있겠지만 대부분 자신의 경험과 관련지어 두려움의 대상이 정해지는 듯하다. 

10살 리키도 마찬가지이다. 리키는 개가 가장 두렵다. 아주 어렸을 때 광견병에 걸린 개에게 심하게 물어 뜯기고-죽었다고 생각했으니까- 무시무시한 광견병 주사를 12대를 맞은 뒤로 아주 조그만 개를 보더라도 그 자리에 얼어 붙고 덜덜 떤다. 왜 아니겠는가? 자신을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만든 것이 바로 개인데... 

그런 리키에게 떠돌이개가 나타난다. 리키의 헛간에 떠돌이 개가 몰래 숨어든 것이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거의 죽기 직전에 있는 그 개를 보고, 리키는 <개도 싫지만 동물이 죽는 건 더 싫어>하며 몰래 먹을 것을 갖다 준다. 개에게 물린 사건이 있은 후로 개를 가까이 해 본 적이 없는 리키는 저 혼자 먹을 힘 조차 없는 그 떠돌이 개가 우유를 먹을 수 있도록 개의 머리를 받쳐 준다 . 개를 만진다는 것은 리키에게는 기적이나 다름 없는 일이었다.  어린 개는 배가 터질 것처럼 먹는다. <기운을 차릴 때까지만 먹을 것을 갖다 줘야지> 하던 키티는 어느새 떠돌이 개를 돌보고 있었다. 리키와 떠돌이 개 키티는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아빠가 고모를 위로하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아빠를 대신하여 암소가 송아지를 낳는 곳을 찾아 나선 리키와 키티에게 뜻하지 않은 위험이 몰아닥친다. 바로 떠돌이 개떼를 만난 것이다. 추운 겨울 밤. 이제 막 태어난 송아지를 먹기 위해 나타난 개떼와 송아지를 지키기 위한 리키와 키티의 싸움은 불가피했다. 혼자서 여러 마리 개를 상대로 싸우는 키티를 보며 리키는 자신의 잠재의식 깊은 곳에 있던 두려움마저도 떨쳐 버렸다. 자신의 개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리키가 자신의 개 키티를 지키기 위해 개 떼들과 싸우는 장면은 전율을 느낄 정도로 감동적이다. 오래전 그 어릴 때처럼 다리를 개에게 물어 뜯기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개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에서는 숙연해지기까지 하다. 리키와 키티가 서로를 구하기 위하여 처절하게 싸우는 장면을 머릿 속으로 그려 보며 읽으니 그들이 지금 그 순간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는지 알 것 같았다.

리키가 키티와 함게 힘을 합쳐서 무서운 개 떼들과의 싸움에서 완전히 승리한 걸로 모든 이야기가 끝이 났다면 이 작품은 그저그런 범작에 그쳤을 것이다. 그 후에 또 다시 닥친 절망과 그 절망을 극복하는 리키가 그려졌기 때문에 이 작품이 빛나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나 싶다. 한 고비 넘겼다 싶으면 또 다음 고비가 온다. 그리고 우린 그 고비를 또 죽을힘을 다해 넘어간다. 리키도 마찬가지였다. 어려서 개에게 당한 몸과 마음의 상처가 키티라는 떠돌이개를 통하여 겨우 치료되었다 싶었을 때 그 보다 더 큰 고비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또 절망한다. 하지만 키티는 그렇게 절망 속에 갇혀 지내지 않는다 . 키티를 통해서 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것처럼 이번에도 똑 극복할 것이다. 그렇게 한 고비 한 고비를 넘길 때마다 리키는 더 단단해지고, 더 성숙할 것임을 독자는 안다. 우리도 리키처럼 그렇게 두려움을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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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7-01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어제 독서실 가서 이 책 읽었는데 아직 리뷰를 못 썼네요.
나는 자전거 타는 거 무서워서 못 배웠어요. 어려서 집채만한 자전거를 안고 넘어진 후휴증으로로~~~ㅋㅋ

수퍼남매맘 2011-07-0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전거 못 배웠어요. 대학교 1학년 때 선배에게 배우다 넘어지는 바람에 앞니가 약간 부러졌거든요. 그후론 후덜덜~~ 아직 못 탑니다. 드라마에서처럼 바구니 달린 자전거 폼 나게 타고 싶지만 마음만 그럴뿐 엄두가 안 나요. 완전히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흑흑흑!!!
 
구렁덩덩 새신랑 비룡소 전래동화 7
박경효 글 그림 / 비룡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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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가 오는 오늘 같은 날 

김치전 부쳐서 옆에 놔두고 할머니가 들려 주시는 누룽지 같은 구수한 옛이야기 듣고 있으면 

잠이 솔솔 올 것 같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입이 똥꼬에게>라는 창작동화를 쓰신 분이 전래 동화를 새롭게 쓰신 책이다. 

이런 날은 내가 할머니가 되어 옛이야기를 들려 주면 좋을 듯하여 

공부 끝자락에 책자리에 모아 놓고 옛이야기를 구성지게(?) 들려 주었다. 

요즘 배우고 있는 국어 단원도 마침 옛이야기가 나와서 안성마춤이었다. 

 

옛날 옛적에 할미 한 명이 아이가 없어 돌미륵에게 아이 하나 점지해 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네 .

드디어 소원이 이뤄져 아이를 낳았건만 아 글쎄 구렁이인 것이여. 

오메 이 일을 어찌할 거나? 

할미는 징그러운 구렁이를 독에 묻고, 삿갓을 덮어 버렸구만.  

영조가 사도 세자를 가둔 것이 생각나는구먼

할미가 아기를 낳았다는 소문을 듣고 정승댁 세딸이 구경하러 왔다네. 

첫째 딸 독을 보더니 " 에그 징그러 퉤" 하고 침을 뱉네.  그래도 침을 뱉을 것까진 없지 않나?

둘째 딸 또한 구렁이라고 " 퉤"하네  하! 성질 한 번 고약하구만

셋째딸은 " 구렁덩덩 "이라 하며 놀라지도  업신여기지도  않고 오히려 귀엽다고 하네   

나는 구렁이가 귀여울 것 같지는 않구만 셋째딸은 참 취향이 독특하구먼

어찌 되었건 구렁이는 순식간에 셋째딸이 마음에 들어 장가 들게 해 달라고 할미를 협박하네 그려. 

구렁이가 정승 딸과 혼례를 치르겠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닌감?  

언감생심 징그럽게 생긴 구렁이가 정승 딸과 결혼을 하겠다니 말이여~ 꿈이 너무 과한 것 아닌가 싶네 그려

구렁이의 협박에 못이긴 척 할미는 정승을 찾아가 운을 띄어 보네

정승이 첫째, 둘째에게 혼인 의사를 물어보자 두 딸은 단칼에 거절하네 

셋째는 다소곳이 " 아버님 명령이라면 따르겠습니다. " 하네 그려. 역시 착한 딸이네 그려

이렇게 하여 구렁덩덩 새 신랑이 되어 혼례를 치르고 첫날 밤이 되었네 그려.  

첫날 밤 구렁덩덩 새 신랑은 무슨 꿍꿍이 속인지  

꿀 단지, 기름 단지, 밀가루 단지를 가져 오라고 해서  

꿀 단지에 풍덩, 기름 단지에 첨벙, 밀가루 단지에 텀벙하네 그려

그러자 그 징그러운 허물이 벗겨지고 멋지고 잘 생긴 진짜 사람 신랑이 된 것이여. 

세상에 우째 그런 일이 다 있당가? 

두 언니들은 몰래 첫날밤을 훔쳐 보다가 이 사실을 다 본 것이여.  

하여튼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 다니껭

새 신랑은 색시에게 자신의 허물을 절대 남에게 보여 주지도 말며, 고이고이 간직하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과거를 보러 멀리 길을 떠났구만.  

이때다 싶은 심술맞은 두 언니는 구렁덩덩 새 신랑의 허물을 화롯불에 태워 버리고 만 것이여. 

구렁덩덩 새 신랑과 착한 색시는 이대로 견우와 직녀가 되어 버리는 것일까나?  

 

참 재미있는 옛이야기다

구렁이의 캐릭터도 유쾌하다.  

할미가 장독에 가둬 놓아도 절대 기 죽지 않는 당당함. 

사람과 감히 결혼하겠다는 약간 무모해 보이기도 하는 그 도전의식 

이야기를 두세번 읽다 보니 어딘지 모르게 나뭇꾼과 선녀의 캐릭터가 뒤바뀐 듯한 느낌이 든다. 

외모로 판단하지 않고 됨됨이를 보는 셋째딸의 혜안도 돋보이고, 

무엇보다 허물이 다 타버려 신랑을 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자 자포자기하지 않고 

용감하게 남장을 하고 신랑을 찾아 떠나는 색시의 모습은 옛이야기 치고는 굉장히 진취적인 여성상을 그려내고 있다

마치 <종이봉지 공주>를 읽는 유쾌함이 느껴진다. 

이야기만큼 재미 있는 그림 또한 덤이다.   

어떤 교훈을 떠나서 일단 재미 있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장점이다

못된 두 언니도 나오고, 구렁덩덩 신랑과 색시가 만날 지 말지 긴장감도 느껴지고 말이다 

 

비오는  날에는 역시 옛이야기나 무서운 이야기가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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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연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빨강 연필 - 2011년 제1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71
신수현 지음, 김성희 그림 / 비룡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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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를 한 편 본 듯하다. 그 중에서도 무조건 착한 일만 하는 수퍼 히어로가 아니라 초능력을 가진 자로서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스파이더맨 >이 가장 어울릴 것 같다. 

평범한 우리네들은 누구나 한 번 내가 수퍼 히어로라면, 나를 초능력을 가진 자로 만들어 주는 마법과도 같은 비밀의 물건이 있다면 구질구질하지 않고 한 번 폼나게 살 수 있을텐데 라고 상상해 봤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민호도 요즘 흔히 말하는 엄친아와는 거리가 먼 아이이다. 부모님은 별거 상태이고, 학교에서 그닥 모범생도 아니고, 평범하기 아니 약간은 부족한 것 처럼 보이는 아이이다.  그런 아이에게 어느 날 꿈만 같이 뭐든지 잘 쓰게 만드는  빨강 연필이 손에 들어온다. 그 빨강 연필로 글짓기를 했더니 하루아침에 반에서 최우수 글짓기로 뽑히게 되고,  글짓기로 상도 타게 된다. 뜻하지 않게 변방에 있던 민호가 이제 당당히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덩달아 혼자서 민호를 키우는 어머니 또한 잘난 아들 덕분에 의기양양해지기 시작한다. 

빨강 연필이 있으니 그동안 반에서 잘 나가던 재규보다도 더 잘 나갈 수 있고, 글짓기를 잘한 덕분에 혼자 좋아하던 수아에게도 관심을 받고, 재규만 좋아하는 것 처럼 보이던 선생님에게도 백일장 대회에 나가보라는 권유를 받게 되지만 그 속에서 민호는 갈등한다. 빨강 연필이 자신을 글짓기 잘하는 민호로 만들어 주었건만 마냥 기쁜 것은 아니다. 그건 아마 민호에게 양심이란 게 있기 때문이리라.

빨강 연필이 대신 써 준 <우리 집>은 민호가 바라는 우리 집의 모습이긴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아니므로 거짓말을 한 셈이고, 그걸로 다시 글짓기 우수작으로 뽑혀 사람들로 부터 칭찬을 받게 되자 민호는 오히려 죄스럽기 마저 하다. 한 번 시작한 거짓말은 이제 엄청난 눈덩이로 불어나서 더 이상 물러설 수도 없어 보인다.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민호. 이제 진실을 밝히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린 것은 아닐까? 아님 지금이라도 수아에게 자신이 유리 천사를 깨뜨렸다고 고백하는 게 나을까 ? 지금까지 한 글짓기는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바로 빨강 연필이 대신 한 것이라고 모두에게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게 나을까?  모든 걸 밝혀도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까?

민호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민호가 자신만의 비밀일기장에 쓴 글이다.  

양치기 소년은 혼자 너무 외로웠다. 

양이 아니라 사람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했다. 

누군가 소년의 외로움을 알아주었다면 

그의 말을 한 번만 더 믿어 주었다면 

그런 사람이 한 명만 있었다면 

소년의 양은 죽지 않았을 것이다. 

거짓말한 사람에게 필요한 건 

자기를 다시 믿어주는 사람이다. 

민호의 일기장은 두 개다. 선생님께 제출하는 일기장과 별개로 자신만의 비밀일기장이 있다. 하나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일기장이고 하나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쓰는 일기장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누구나 민호처럼 제출용과 비밀일기장 두개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일기는 자신을 위해 쓰느 건데 말이다. 고학년은 그래서 일기 검사가 별 의미 없어 보인다.

민호의 일기에서 알 수 있듯이 민호가 수아의 유리천사를 실수로 깨뜨린 사건부터 시작해서 빨강연필의 활약에 힘입어 글짓기 대회 수상을 한 것까지 민호에게 빨강연필이 오롯이 기쁨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 속에서 민호는 선과 악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 독자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진실을 밝힘으로써 사람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릴 지도 모르고, 무엇보다도 자기만을 믿고 있는 어머니를 실망시켜드릴 수도 있기에 섣불리 진실을 말하지도 못하는 민호의 마음이 절절히 실려 있다. 이 비밀일기는 민호가 자신을 그대로 믿어 주는 단 한 사람을 얼마나 열망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민호는 이렇게 갈등하면서 비로소 엄마와 싸우고 나서 집을 나간 아빠도 내 마음 같지 않았을까 하면서 아빠의 입장을 서서히 이해하게 된다.  

빨강 연필- 지니와도 같은 행운이 민호에게 어느 날 찾아왔고 그 행운은 민호를 어느 새 주목 받는 아이로, 전국 백일장 대회에 나갈 만큼 능력 있는 아이로 변신시켜 놓았지만 민호는 그게 바로 자신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악마의 유혹 같은 속삭임이란 걸 깨닫는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진실을 밝혀야 하는 것도 자신의 몫임을 알게 된다. 빨강 구두를 신고 싶었던 아이가 빨강 구두를 신자마자 그 빨강 구두에 이끌려 미친 듯이 춤을 추고 급기야 춤을 멈추기 위해 발목을 자르게 된다는 안데르센의 이야기가 문득 떠오르다. 빨강 연필이 민호를 글짓기 재주가 많은 아이로 하루아침에 주목 받게 해줄지는 모르겠으나 언젠가는 그 빨강 연필을 자기 손으로 잘라내야 할 때가 올 지도 모른다.

평범한 우리에게 놀라운 능력을 가져다 주는 빨강 연필이 있다면 그걸로 일기도 잘 써서 선생님께 칭찬 받고, 글짓기도 잘해서 상장도 받고, 전국대회 나가  우승도 하고, 요즘 치러지는 기말고사도 올백도  맞을 것 같고 ,모든 것이 술술 잘 풀릴 것 같지만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온 행운과 능력은 우릴 꼭그렇게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만은 않는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초능력이 주어지면 그걸 선하게 쓸 사람이 거의  없기에 신은 인간을 전지전능하게 만들지 않으신 거라고 생각한다. 전지전능한 인간이었다면 그 능력으로 선을 행하기 보다 악을 먼저 행할 것을 알기에 신은 인간을 부족한 채로 놔둔 것이다.  

빨강 연필이 민호를 언제 찾아왔는지 떠올려 보자. 바로 민호가 수아의 유리천사를 실수로 떨어뜨려 깨뜨린 후 그걸 몰래 숨기려고 할 때였다. 인간이 가장 나약할 때 악마는 달콤한 속삭임으로 나를 유혹한다. 나를 한 번 가져 봐. 뭐든지 할 수 있어. 너를 최고로 만들어 줄게.그건 바로 예수가 광야에서 40일 간 금식 기도를 할 때 나타난 사단이 예수를 유혹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어떤 면에서 나약하다. 그래서 쉽게 악마의 유혹에 현혹되기도 한다. 어린아이는 더 그렇다. 민호가 그랬듯이 한 순간에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거짓말이 되어 버려 언젠가는 자기 스스로 빨강 연필을 불에 태워야 할 지도 모른다. 그럴 때 민호가 일기에 쓴 것처럼 내가 가장 나약할 때 나를 믿어줄 단 한 사람의 누군가가 있다면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어린이책을 그닥 많이 읽어보지 못했지만, 내가 읽어 본 책 중에서  베스트 5에 들어갈 정도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력을 보니 이것 저것 많이 하셨는데 그 경험들이 책 안에 다 녹아들어간 것 같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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