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가족과 국제도서전에 다녀왔다.
지난 주 내내 냉방병에 걸려 코맹맹이 소리가 나온다.
주말에 나들이를 하면 안된다는 의사샘의 말을 무시한채
그림책 원서를 아주 싸게 판다는 블로거들의 후기를 읽고나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차를 몰았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방문하는 거라서
작년과는 달리 먼저 아동 도서 코너부터 들렸다.
그런데 웬일?
아들이 에어컨 바람을 쐬자마자 콧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게 아닌가!
약한 체력 때문에 어디만 갔다오면 꼭 탈이 나는 우리 아들....
집에 있는 게 처량해서 데리고 나가기만 하면 이렇게 감기가 걸린다.
언제쯤 튼튼해질까?
작년에 비하면 에어컨을 약하게 튼 건데도 자꾸 춥다고 해서
일단 남편만 구경하고 오라고 보내고
우리들은 <아름다운 커피>에 자리를 잡고 앉아 따뜻한 코코아를 시켜서 먹었다.
http://www.beautifulcoffee.com/ (아름다운 커피)
작년에는 스타벅스가 입점했었는데
올해는 공정무역을 하는 아름다운 커피가 입점해서 얼마나 반가운지. (아름다운 가게 재단)
이것 저것 샀다.
아이들 선생님께 한 통씩 보낼 생각으로 드립백을 세 통 사고, 초콜릿 2개 사고, 코코아 2통을 샀다.
좋은 일에 쓰이는 거니 많이 사야지.
우리가 먹는 커피, 코코아 모두 어린이의 노동력 착취로 만들어 지는 게 대부분인데
공정무역에서는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해 생산지역 어린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이제부터 나도 <아름다운 커피>만 마셔야지.
어제 아이들 선생님들께 커피 한 통씩 보내 드렸다.
비싼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모 마음에 어디 가면 아이들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북 마크도 사면 보내드릴려고 했는데 북 마크 파는 곳이 아무리 찾아도 안 보였다.
남편이 일단 책을 대충 골라오자 다음 번에 딸과 내가 출정했다.
파주와는 달리 유명 어린이 출판사는 별로 입점되지 않아서 볼 거리가 별로 없었다.
그래도 작년에 비해 좋아진 게 있다면
볼료냐 라가치상 수상작들이 전시되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아마 올해 <마음의 집>이 대상을 받아 기획된 것이리라.

특히 개인적으로 올해의 가장 우수한 그림책이라고 여기고 있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 원화가 전시되어 있어서 좋았다.
책으로 볼 때는 그냥 그림인 줄 알았는데 일일이 종이를 오려 붙여 작업을 하였다. 
<넉점 반> 작가님 사인회도 하고 있었는데 책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다.
또 하나 뒤쪽에
일러스트레이션이 쭈욱 전시되어 있어서 볼만했다.
옆으로는 팝업북 전시회장도 있어서 신기한 팝업북을 구경할 수 있었다.
여러 개의 팝업북을 직접 만져 보고 읽어볼 수 있게 만든 코너가 있어서 어린이들이 몰려 있었다.
팝업북 체험도 할 수 있는 코너가 있어서 딸이 하자고 졸랐지만 지난 번 파주에서 했으니 참으라고 했다.
북 아트 재료도 다양하게 팔았었는데 이번에는 그것도 별루였다.
신기한 것 있으면 사올려고 했는데 그저 그저...
재미난 것은 레더(가죽)포장지도 있다는 거다.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 왔다.
북 아트 전시회 코너도 있었는데 정말 신기하고 아름다운 북아트 작품들이 많았다. 그건 볼만했다.
감기가 더 심해질 것을 각오하고 어렵게 간 도서전인데 별로 건진 게 없고
아들만 감기 걸려서 속상하다.
그나마 건진 것은 역시나 그림책 원서(칼데콧 메달)이다.
다녀 오고 나서 우리 가족 모두 파김치가 되어 버렸다.
오늘에서야 조금 기운이 돌아 온다.
국제도서전이라는 명성에 맞게 좀 더 내실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어린이책을 노리는 나같은 사람은 파주 출판도시 어린이책 잔치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국제도서전은 작년보다 어린이책이 더 없는 것 같다.
어린이책은 겨우겨우 한림출판사에 가서<바리 데기>< 대별왕 소별왕><지구를 지키는 가족> 달랑 세 권 사왔다.
파주는 아이들과 가족 나들이 겸 갈 수 있고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공간도 많은데
여긴 실내라서 쉴 만한 공간도 없다.
좋은 책이라도 많이 샀으면 그나마 덜 억울할 텐데
아들만 감기 걸리고 난 감기가 더 심해지고...
내년에는 안 가야지..
그러면서 또 까먹고 가는 거 아닐까? 지방에서 올라오시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시다.
국제도서전은 연인끼리 가기 좋은 장소이고
파주 책 잔치는 가족끼리 나들이 가기 좋은 장소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