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우리 교실을 방문해 주시는 선배님들이 계셨다. 

어제는 방과후 학교 때문에 교실을 비워 주셔야 해서 갈 곳 없어 떠돌다가  차 마시는 교실인 울 교실에 오셨고 

오늘은 나랑 가장 친한 선배님께서 지나가다가 목이 말라 그냥 방문해 주셨다. 

후자 선배님이 예전에 나에게 들려 주신 이야기가 있다. 

" 난 교실 앞문을 항상 열어놔. 누가 수다 떨고 싶어 우리 교실을 찾아왔을 때 문이 닫혀 있으면 괜히 쑥스러워서 그냥 갈 수도  

있잖아. 그래서 항상 열어 놓고 있어." 

내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의 그 말씀을 듣고 난 머리가 띵 울리는 것을 느꼈다. 

'그래, 선배님의 저 배려심을 본받아야 돼. 나도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어야지. 손님이 되돌아가지 않게 말이야'  

뭔가 일을 하다가도 누군가 찾아오면 그 일을 잠시 중단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지금 우리 교실은 드르륵 열리는 미닫이 문이 아니라  여닫이 문이라서 항상 열어 놓고 있질 못한다.  

참 문이 마음에 안 든다.

하지만 선배님이 하셨던 그 말을 항상 기억하면서 

날 찾아오신 손님이 그냥 되돌아가지 않도록 마음의 문은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요즘 젊은 후배들은 자기 만의 교실에서 자기 만의 일을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추세가 그렇다. 

동학년 회의에서 수다 떠는 것도 그닥 좋아하지 않고 

전달 사항만 전해 듣고 얼른 교실로 가길 원한다. 

나같은 경우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 

수다를 떨다 보면 이런 저런 배울 것들이 많다. 

인생 이야기, 교육 이야기, 정치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등등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난 교실과 내 시간만  잠시 줬을 뿐 

선배님들은 나에게 더 많은 것들을 주고 가셨다.  

어제는 자식 교육에 대한 것을 

오늘은 내 공모전 원고를 꼼꼼하게 살펴 주셨다.

젊은 후배들이 자기 만의 교실에만 갇혀 지내지 말고 옆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내면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을 텐테... 

개인주의가 심해져서 젊은 사람들은 누가 자기 시간을 가져가는 것을 굉장히 싫어라 한다. 

글쎄... 

난 아직까지 선배님들과 수다 떨며 배우는 게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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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6-16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통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는 걸 젊은 교사들도 곧 알겠지요~~~~
공모전에 원고 보내시나 보네요~ 좋은 결과 기원합니다.
 
노란 별 - 평화와 평등을 실천한 덴마크 왕의 이야기
카르멘 애그라 디디 지음, 이수영 옮김, 헨리 쇠렌센 그림 / 해와나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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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쟁과 관련된 그림책을 읽다 보니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어제 도서실에 가서 빌려다 놓고 오늘 아침독서10분 시간에 읽었다. 

읽고 난 느낌은 "휴~" 깊은 한숨이었다. 

덴마아크에는 이런 지도자가 있는데 

과거도, 현재도 우리나라에는 이런 지도자가 없다 . 

그 절망감 때문에 깊은 한숨이 나왔다. 

미래에는 그런 지도자가 나올까?  

  

고아 아이들과 함께 가스가 나오는 기차에 올라탄 야누슈 코르착에 이어서 

이 책의 주인공이자 실제 덴마아크 왕인 크리스티안 왕의 이야기를 읽어 보니 두 사람의 공통점은

<너희들과 끝까지 함께 한다>는 믿음을 상대방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저 혼자 잘 살겠다고  자기 살 궁리 먼저 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내 목숨이 위태롭다 하더라도 끝까지 백성과 함께 하겠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지도자일 때  

백성은 그 지도자를 존경하는 것이다.  

우린 그런 지도자를 가져 본 적이 있던가?  

 

유럽의 한 작은 나라 덴마아크의 백성들은 크리스티안 왕을 누구나 존경한다. 

크리스티안 왕은 호위병 하나 없이 말을 타고 혼자 코펜하겐 거리를 돌아 본다.  

호위병 하나 없다는 것은 코펜하겐 사람 모두가 왕의 호위병이라는 말이요. 모두가 그를 존경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평화로운 나라에 나치가 침략해 온다. 

바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이다.  

나치는 왕궁을 점령하고 그들의 깃발을 올린다. 

왕은 그들과 맞서 깃발을 내리게 하고, 이에 나치 대장은 왕을 찾아와 엄포를 내린다. 

그 깃발을 내린 사람을 총살하겠다고 말이다. 

왕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그 깃발을 내리는 사람이 바로 짐일 것이다" 라고 말한다. 

결국 나치 깃발은 사라졌지만 나치는 그것으로 물러서지 않고 경고장을 온 거리에 뿌린다. 

" 경고!  유태인은 반드시 눈에 잘 띄도록 가슴에 노란 별을 달고 다녀야 한다!" 는 것이다. 

노란 별을 달고 다닌 유태인들이 무참히 학살 당하는 세상이기에  

왕은 고민이 컸다. '그들 또한 나의 백성인데.... '

" 별을 숨기려면 어디에 숨겨야 할까?" 왕은  묘책을 떠올렸다. 

그리고 재단사를 불러 지시를 하였다. 

다음 날 아침 왕은 예전처럼 호위병 없이 혼자 말을 타고 코펜하겐 거리를 돌아 보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가슴에 노란 별을 달고 있다는 것이다. 

왕의 가슴에 달린 노란 별을 본 덴마아크 사람들은 모두 왕의 깊은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다음 날 

덴마아크 사람들 모두의 가슴에 노란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다른 말이 뭐가 필요할까? 

몸소 보여 주는 지도자의 모습 

그것이 국민으로부터 진정한 존경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닐까? 

자신들은 온갖 범죄를 저지르면서 국민더러 법을 지키라고 할 수 있나? 

자신들은 군대도 안 갔다오면서 국민더러 국방의 의무를 지키라고 할 수 있나? 

자신들은 국민과 한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더러 약속을 지키라고 할 수 있나?  

자신들은 몇 십억 몇 백억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 등록금 내느라 허리가 휘는 서민들의 마음을 알기나 할까?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크리스티안 왕 같은 행동을 1/1000 이라도 한다면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절을 할 것이다. 

선거 유세 때나 국민을 위하는 척 사탕발림 같은 공약들을 내세우지 

되고 나서는 국민을 그들의 발 등에 낀 때 정도로 밖에 여기지 않는 지도자들 

그게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이다. 

 

아! 부럽다. 그런 지도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던 나라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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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6-16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지도자를 가진 사람들은 정말 행복하겠죠.
눈물겹게 부러운 지도자~~~~~ 우리도 만날 날이 오리라 믿어요.
 

 

 http://cafe.naver.com/prbm/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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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행진 - 야누시 코르차크 양철북 인물 이야기 1
강무홍 지음, 최혜영 그림 / 양철북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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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태생의 교육학자이자, 의사, 무엇보다 버려진 유태인 고아들과 끝까지 함께 한 야누슈 코르착에 대한 이야기이다.  

촉망 받는 의사로서 환자가 끊이지 않는 코르착은 언제나 길에 버려진 고아들에게 마음이 쏠렸다. 

가난하여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그 아이들. 

코르착은 마침내 의사 일을 접고 스스로 고아들의 아버지가 된다. 

고아들은 그런 코르착의 마음과는 달리 욕하고, 서로를 헐뜯고, 싸우고, 심지어 도둑질까지 한다. 

한 번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이들은 그 누구도 믿지 않는 마음의 병이 생긴 것이다. 

코르착은 그런 아이들에게 <인간의 존엄함>을 끊임없이 일깨워주고, 자신이 아이들을 떠나지 않을 거란 믿음을 

심어 준다. 

한편 어린이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어린이공화국>을 세워 스스로 정한 규칙과 그 규칙을 어길 경우 재판 

을  받는 자율성을 길러 준다. 

서서히 아이들과 코르착 간에 믿음과 사랑이 두터워질 무렵 

독일이 폴란드를 침략하고 유태인들을 게토 지역에 수감시킨다. 바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이다.

고아원도 마찬가지 게토 지역으로 이동을 하게 되고 유태인들은 굶어 죽거나 병에 걸려 죽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된다. 

먹을 것이 부족한  걸 알고 코르착은 스스로 구걸을 하러 나섰다가 혼자 헤매고 있는 고아들을 데려 온다. 

사람이 늘어 나면 먹을 것이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코르착과 아이들은 서로의 것을 나눠주고 함께 있어 행복해 한다. 

8월 어느 날 ,

트레블링카로 떠나는 열차를 타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코르착은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한다. 

코르착은 깨끗한 옷을 갈아 입고, 아이들도 준비를 시켜 길을 나선다. 

" 자, 지금부터 여름휴가를 가는 거야. 가다가 길을 잃거나 흩어지지 않도록 줄을 잘 맞추어서 가도록 하자." 

코르착에 말에 아이들은 하나의 흐트러짐 없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열차를 향해 행진해 갔다.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들이 가는 길이 바로 죽음의 길임을 알기에 흐느껴 울 수 밖에 없었다. 

  

4학년 그림책 읽기부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었다. 

굉장히 산만한 아이들이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르착의 고귀한 희생을 듣고 있으니 갑자기 숙연해 지나 보다.   

교실 안이 조용해진다.

까불까불하던 아이들의 눈들이 한 곳에 몰리고, 

마지막 코르착의 품에서 가장 나이 어린 여자 아이가 고개를 떨구는 장면을 읽어 줄 때는 적막감이 흘렀다. 

읽어 주는 나도 갑자기 목이 메었다. 

6월에 꼭 읽어 봐야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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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6-16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막 나왔을 때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에 내 리뷰가 실렸었죠.
그리고 야누슈 코르착의 책을 더 찾아 읽었고요~~~ 이타적인 삶을 사는 건 아무나 하지 못하죠.
 
불량 아빠 만세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36
김경옥 지음, 소복이 그림 / 시공주니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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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도서관에 꽂혀 있는 책 중에서 제목이 마음에 팍 와닿아서 읽어 보았다. 

아침독서10분 시간에 읽는데 초반부가 무척 웃겨서 혼자 읽으면서 킥킥대는 걸 아마 우리 반 아이들이 봤을 지도 모른다. 

책 보면서 웃어 보긴 참 오랜만이다. 

 

불량 아빠라?  제목부터 굉장히 느낌이 강하다. 

딸이 읽더니 불량이 뭐냐고 물어본다. 걔는 가끔 아주 쉬운 낱말 뜻을 몰라 물어보곤 한다. 

<불량은 말 그대로 잘못 만들어진 것을 말하는 거지> 

불량 아빠와 모범생 아들이 엮어 가는 이야기가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진지하고, 때론 한 줄기의 눈물도 흘리게 만든다. 

 

남들에게 불량 아빠로 보일지 모르지만 아들에게만큼은 최고의 아빠, 존경받는 아빠가 되고 싶은 싱글 대디인 찬우 아빠. 

이 세상 모든 부모의 바람이 바로 찬우 아빠처럼 자식에게 존경 받는 부모가 되는 거 아닐까 싶다. 

머리카락도 아줌마처럼 길고, 꽉 끼는 티셔츠에, 부츠, 게다가 애완견까지 데리고 학교에 나타난 찬우 아빠. 

누가 보기에도 평범한 모습은 아니고, 약간 불량기도 있어 보인다.   

그 차림으로 얼떨결에 달리기를 하다가 보기 좋게 운동장에 넘어져 아들 망신을 다 시켜 놓는 약간 철부지 같은 아빠.  

아들은 반에서 반장에다가 모범생이지만 그와 정반대인 불량 아빠가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이해해가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아들에 입장에서 아빠를 바라볼 때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별볼일 없이 집안에 틀어 박혀 전업투자만 하며, 학교에 와서 망신만 당하는 아빠일지 몰라도 

자신과 누구보다 잘 놀아 주고, 친구가 되어 주는 아빠가 아들은 자랑스럽고 롤 모델로 삼고 싶은 사람이다 . 

학교 선생님이 롤 모델을 적으라고 했을 때 부자도 아니고, 위인도 아닌 자신의 아빠를 적은 찬우. 

중간에 아빠와 찬우의 갈등이 있었지만 둘은 그렇게  가끔씩 싸우면서도 

친구처럼 잘 지낼 것 같다. 

 

불량 아빠,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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