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금쪽 같은 연휴가 끝나간다.
아들과 딸도 잠을 청하면서 3일만 학교, 유치원 나가면 또 쉰다며 아쉬워한다.
마지막 날은 계획대로 롯데월드에 갔다.
10시 좀 넘어 출발하여 별로 막히지 않았는데 마지막에 주차장을 잘못 들어가 헤매는 바람에 11시 넘어 도착하였다.
사람이 별로 없겠지 하던 내 예상은 완전 빗나갔다.
우리처럼 재량휴업일인 학교가 엄청 많은가 보다.
초, 중, 고 학생들이 끼리끼리 모여 다니느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놀이동산은 일년내내 붐비나 보다
딸에게 가장 타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프렌치 레볼루션>이란다.
난 그런 것 제일 무섭고 안 좋아하는데
일단 가볍게 어린이 번지 드롭부터 탔다.
놀이 동산에 처음 데려온 아들이 울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잘 타서 대견했다.
그 다음은 온 가족이 탈 수 있는 프룸 라이드- 아빠 혼자 줄 서서 기다리라고 하고-
우린 옆에 있는 접시를 타러 갔다. 이럴 땐 남편이 얼마나 고마운지....-
빈 속에 접시를 탔더니 울렁울렁 토할 것 같았다.
겨우 진정하고 다시 남편 있는 곳으로 갔다.
프룸라이드도 무서운데....
딸이 맨 앞에 타고, 남편, 아들 , 나 순서대로 탔다.
첫째번 낙하지점에서 힘껏 소리를 질러대고
둘째번 낙하지점에서 더 힘껏 소리를 질러댔다.
사진을 보니 진짜 웃겼다. 4인 4색의 표정이 재미 있어서 좀 비싸도(6천원) 사진을 찾았다.
가족 사진이 별로 없기도 해서 말이다.
(남편이 맨날 찍사 하느라 가족 사진에서 빠져 있어 학교와 유치원에서 가족사진 가져오라 하면 낭패다 )
다음은 내가 우겨서 바이킹을 타러 갔다.
딸은 처음 타는 거라 기대가 되나 보다.
서로 반대편에 앉았다. 물론 아들과 난 중심에서 둘째 번 자리였고, 딸과 남편은 반대쪽 끝에서 셋째 번 자리였다.
무섭기는 하지만 바이킹이 제일 좋다. 어지럽지도 않고, 적당히 무섭고, 긴장감도 돌고,,,
둘째 번 자리인데도 꽤 많이 올라가서 나중에는 소리를 빽빽 질러댔다.
아들은 아무 말이 없다. 너무 무서웠나 보다. 멈추고 나서 장하다고 칭찬해 줬더니
<에 헴~> 이란다 . 귀여운 녀석!!! 정말 많이 컸음을 실감하였다
딸은 예상보다 무서운지 아예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남편은 아까 급하게 먹은 핫도그 때문에 울렁울렁대서 혼났다고 한다.
바이킹을 타 본 딸이 <프렌치 레볼루션>을 포기하는 바람에 매직아일랜드로 나가기로 했다.
바깥 바람을 쐬니 울렁증이 좀 식는 것 같았다
딸이 회전 그네를 탄다고 하여 아들과 난 쉬면서 입술 퍼래지는 음료수를 먹으며 기다렸다.
옆에서는 연신 자이로 드롭에 탄 사람들이 괴성을 질러댔다. 예전에 딱 한 번 타봤는데 다신 타고 싶지 않다.
유람선을 타고 강 바람을 쐬니 한결 머리가 개운해졌다.
아들이 모노레일을 타고 싶어해서 온 가족이 함께 타고 롯데월드로 되돌아왔다
지난 번 학교 아이들과 현장학습 왔을 때 생태체험한 게 기억이 나서 거기 가 보자고 제안을 했다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나비, 개구리, 메뚜기, 게 등 여러가지 동물을 직접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아했다.
장수풍뎅이 애벌레는 만져 보라고 하니 딸 왈< 스트레스 받으니깐 안 만질래>한다.
역시 동물을 진정 사랑하는 아이이다.
옆에서 금붕어 잡는 체험활동이 있어서 딸을 시켜줬다.
그물로 직접 금붕어를 잡는 건데 생각보다 잘 안 잡힌다.
특히 그 까만 금붕어는 얼마나 잘 피해다니는지
누나가 하는 걸 보고 아들은 <나도 하고 싶은데....> 계속 중얼거리고 있다.
딸도 못하는 걸 아들은 더 못할 것 같아 안 시켜 주다 너무 불쌍해서 나중에 시켜 줬다.
그물망이 찢어질 때까지 재주껏 금붕어를 잡는 건데 딸은 4마리, 아들은 9마리 (물론 내가 도와준 거지만)를 획득했다.
체험결과 금붕어 2마리 또는 열쇠고리, 사탕을 받아올 수 있는데 금붕어는 가져와봤자 죽일 것 같아 딸은 열쇠고리,
아들은 사탕으로 교환했다.
집에 오는 차 안에서 뭐가 가장 재미있었냐고 하냐 둘 다 <금붕어 잡기>라고 한다. 역시 가장 마지막에 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보다. 아니면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나는 가수다>에서도 가장 늦게 경연을 하는 가수가 유리한 것 아닐까 싶다.
아빠, 엄마가 별로 놀이동산을 좋아하지 않는 탓에 자주 데려 가지 않아서
(그나마 딸은 동생 태어나기 전에 많이 다녔지만 별 기억을 못한다. )
내심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오늘 하루 알차게 다녀와서 정말 다행이다
그래도 북적대는 놀이동산보다 자연에서 노는 게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