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자전거 환경지킴이 3
이상교 지음, 오정택 그림 / 사파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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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활 시간에 봄동산 꾸미는 활동이 있었다. 

꽃은 지난 번에 꾸며 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종이접기로 개구리를 만들었다. 

개구리를 만들고 나서 

아이들에게 <요즘 개구리를 잘 볼 수 있을까요? >

물어 보자 한 쪽에서 < 예 > 다른 쪽에서는 <아니오> 라는 대답이 나온다. 

<지금은 환경이 더러워져서 개구리를 많이 볼 수 없어요 >라고 대답을 해 주고 

고른 책은 바로 환경책 <초록 자전거>였다. 

 

넓고 푸른 들판을 초록 자전거를 탄 토토가 뒤에 풍선을 매달고 달리고 있다. 

너른 들판만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쾌, 시원함을 느끼게 해 주는 겉 표지그림이다. 

방학 선물로 초록 자전거를 선물 받은 토토는 자전거 이름을 씽씽이라고 지어 준다. 

씽씽이를 끌고 나온 토토는 신 나게 내리막길을 내려온다. 그때 기분은 아주 신이 난다. 

그것도 잠시  

복잡한 자동차 사이를 헤집고 나와야 하는 토토. 뒤엉켜 있는 차들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차들은 꼼짝달싹 못하는 사이 토토와 씽씽이는 우쭐하게 그 사이를 빠져 나온다. 

매연 때문에 기침이 콜록콜록 해대는 토토

횡단보도를 건너 개천이 있는 공원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하다. 

아까 내리막길을 신 나게 내려올 때와는 달리 

매연에, 복잡한 거리에 토토는 어느 새 힘이 들고 지쳐 있다. 

드디어 개천이 있고 자전거 도로가 있는 공원에 도착 

그제서야 

산들바람도 불어 오고, 풀 내음도 나고, 자전거  바퀴 돌아가는 소리도 <사르륵 사르륵>들린다. 

씽씽이와 함께 상쾌한 공기를 맘껏 마시며 자전거를 즐기를 토토. 

 

복잡한 자동차 사이를 빠져나올 때는 칙칙한 검정색으로 그려져 있어 

어린이들에게 매연, 즉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느끼게 해 준다. 

반대로 공원에 도착해서는 

아름다운 꽃과 나비를 알록달록한 색깔들로 표현해 주어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대조적인 그림이 마음에 든다.  

 

후세에게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이 자연을 

소중하게 아끼고 잘 다뤄야 할 터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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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같이 놀고 싶단 말이야>, <손으로 그려 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손으로 그려 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 - 2020년 개정판, 그리며 배우는 한국지리 손으로 그려 봐야 잘 알지
구혜경.정은주 지음, 김효진 그림, 류재명 추천 / 토토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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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가 아닐까? 나 자신도 김정호가 될 수 있는 좋은 책이 한 권 나왔다. 지도에 대해 기본적인 것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설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 어린이들이 직접 지도를 그려보게 기획되었다.
예전에 내가 국민학생일 때와는 달리 요즘 교육과정에서는 지도를 직접 그리거나 우리나라의 주요 산맥, 강, 평야, 주요산물 등을 외울 시간들이 부족하여 그 부분에 있어서 어린이들이 너무 모르는 경향이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맹점을 해소시켜 주는 것 같아 반가웠다.

지도를 그리거나 볼 때 가장 중요한 방위를 공부하고, 직접 그려 볼 수 있게 하였다. 현재 4학년인 우리 딸이 그린 것이다. 3학년 사회에 우리 마을을 그리는 공부가 나오고, 4학년에는 지역화 교과서로 자기가 사는 시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내 경험상 학생들이 사회라는 과목을 굉장히 따분하고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3,4 학년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축척. 축척에 대해 공부해 보고, 직접 그려 본 것이다.
내 기억에도 축척이라는 것이 얼른 개념이 잡히지 않아 어려워했던 경험이 있다. 축척에 대해 알게 되면 지도 보기가 한결 수월해지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다.

그 다음 등고선, 이렇게 고구마를 가지고 등고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니. 아이들과 직접 해 봐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 대목이었다. 설명으로 하는 공부보다 직접 체험하는 것이 정말 오래간다는 것인 누구나 아는 진실. 이렇게 고구마로 등고선을 표현해 보면 그 아이는 평생 등고선에 대해서는 잊어버리지 않을 거다.

지도 중에서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그림지도를 그릴 때 필요한 기호를 배우고 익히는 장면이다.

위치에 맞게 기호를 넣어 지도를 완성한 장면이다. 이렇게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직접 그려 보게 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이 부분은 내가 국민학생일 때 기억이 나서 찍었다. 그때는 이런 지도를 수십 번 더 그렸던 것 같다. 그리고 산맥, 강, 평야 이름 외우고.... 그때는 정말 힘들고 싫었는데 그래도 그때 외웠던 것이 평생 가고 있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주입식으로 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요즘에는 이런 활동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지리에 대해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아마 백두산, 한라산이 어디 있는 지도 모르는 친구들이 허다할 거다. 우리 딸만 해도 모를 거다.
이렇게 여러 번 그려보고 함으로써 외워지고, 그럼으로 우리 땅에 대한 소중함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한반도의 모습이 늠름한 호랑이의 모습이라고 가르치지만 얼마전 까지만 해도 토끼라고 했었다. 중국 대륙에 붙어 있는 작은 나라 대한민국. 내 손으로 직접 그려봄으로써 우리 땅에 대해서 애착심이 커지지 않을까?

혹시라도 어린이들이 어려워할까봐 왼쪽을 보고, 오른쪽에 직접 그려 보게 만들었다. 서울의 모습이다. 서울을 시작으로 해서 팔도를 모두 둘러 보고 그려 보게 만들었다. 거기다 북한까지...
각 도를 돌아 보면서 그 도의 중요한 문화재나 역사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고 있다.

부록편에 있는 것으로써 이 부분은 누나 대신 아들이 나와 함께 완성한 것이다. 붙임딱지를 붙여 보라고 하자 아주 신이 나서 활동을 하였다. 누나가 보는 책인데 자기 보러 하라고 하니 얼마나 좋겠는가? 이 정도는 유치원, 저학년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 싶다.
요즘 초등교과서에 붙임딱지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그걸 보고 정말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전엔 일일이 손으로 다 그렸는데 말이다.

이것 또한 붙임딱지를 붙인 것이다. 참 많이 외웠던 기억이 난다. 강화도의 화문석, 대구의 사과, 완도의 김 등등.....

붙임딱지가 이렇게 많이 있으니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할 것이다.
직접 그려 보고, 붙여 보는 동안 우리 땅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게 될 것이다.

책을 다 보고 나니 우리 나라 곳곳에 안 가 본 곳이 무척 많다는 게 아쉬웠다. 더불어 가 보고 싶은 곳이 정말 많다는 걸 다시 느낀다. 기회가 될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직접 가 보고, 느끼고, 걸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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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같이 놀고 싶단 말이야>, <손으로 그려 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도 같이 놀고 싶단 말이야 국민서관 그림동화 123
로렌 차일드 글.그림, 문상수 옮김 / 국민서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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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 차일드 라는 이름만으로도 이 작품은 역시나 즐거울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이후 계속되는 찰리와 롤라 남매의 이야기는 매번 나올 때마다 재미 있고 우리 집 남매를 연상시킨다.
이번 작품 <나도 같이 놀고 싶단 말이야>편은 동생의 입장에서 오빠와 함께 놀고 싶은 롤라의 희망을 담아낸 작품이다. 읽는 내내 울 아들 시후가 계속 오버랩되었다.

오빠 찰리는 친구 마브와 단둘이 놀고 싶다. 둘은 탐험 놀이를 하고 싶어하지만 여동샐 롤라는 차 마시기놀이를 하고 싶어 한다. 오빠가 마브하고 놀때마다 어디선가 롤라가 나타나 방해를 하고....남자와 여자가 하는 놀이가 어쩌면 그렇게 다른지 남매를 키워 본 사람은 공감할 부분이다. 찰리는 무서운 괴물을 찾기를 바라고, 롤라는 인형을 가지고 차 마시기 놀이 등을 하고 싶어 한다. 울 남매도 자라면서 하는 놀이가 어쩜 그렇게 다른지 모른다. 학습된 것도 물론 있겠지만 누나는 전혀 총놀이를 하지 않았는데 남동생은 요즘 아빠와 함께 007게임을 하는 걸 가장 좋아한다.
이렇게 남자와 여자가 다르니 오빠인 찰리가 당연히 여동생과 노는 걸 싫어할 수 밖에...

찰리가 무서운 괴물을 퇴치하기 위해 <없어져라 얍>약을 조제하는 순간에도 롤라는 같이 놀고 싶은 마음에 식탁 밑에 조용히 앉아 있다. 울 아들도 누나가 친구들과 놀고 있을 때 이런 모습을 보이곤 한다. 끼지도 못하면서(당연히 끼어 주지도 않지만) 그 근처를 떠나지 못하고 어슬렁 거리는 그 가련한 모습이라니. 오빠들과 같이 놀고 싶은 롤라의 마음이 정말 잘 드러나는 장면이다.

오빠들이 만든 <없어져라 얍>약을 누군가 먹어 버렸다. 범인은 바로 롤라. 롤라는 자신은 약간만 먹었을 뿐 소찰퐁이라는 아이가 대부분 먹어 투명인간이 되었다고 한다. 이 때 부터 그림책에 소찰퐁이가 등장하는데 울 남매들 숨은그림찾기를 하듯이 무척 즐거워한다. 한 번 찾아보시길.... 아들과 난 소찰퐁이를 누가 멎저 찾아내는지 내기를 하기도 하였다. 그냥 스쳐지나가면 절대 소찰퐁이를 발견할 수 없다.

오빠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소찰퐁이란 녀석. 롤라만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소찰퐁이 때문에 전세가 역전되어 오빠들은 롤라가 하자는 대로 하게 된다.

다시 나타난 무시무시한 괴물! 그 순간 롤라가 가진 토끼 인형이 괴물을 퇴치한다. 오빠들의 놀라는 모습이라니.... 5-6세 여자 아이들이 꼭 옆구리에 하나씩 끼고 다니는 인형들. 오빠들이 우습게 보던 그 인형이 괴물을 얌전하게 만들다니....

동생들이 읽는다면 유쾌, 통쾌할 이야기이다. 그 동안 누나, 오빠들에게 구박 받던 동생들은 이 책을 읽게 되면 롤라와 소찰퐁 때문에 하하호호 웃음 짓게 될 것이다.
또 하나 소찰퐁이를 찾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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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은 지금 파업 중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21
장 프랑수아 뒤몽 지음, 이주희 옮김 / 봄봄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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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이라는 낱말을 듣게 되면 어떤 이는 좌파 빨갱이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나기도 하며, 어떤 이는 노동자들의 권익이 먼저  떠올려 지기도 할 것이다. 한 가지 낱말을 듣고도 이렇게 완전 다른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자신의 경험과 사상 때문이겠지. 평북 정주가 고향이신 우리 친정 아버지께서는 아직도 본인의 경험 때문에 뉴스에 파업 이야기만 나오면 무조건 빨갱이들이 선동질한 것이라고 주장하신다. 그런 아버지가 잘못되었다고 감히 말할 수 없는 건 그분의 경험이 그러하기에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그 생각을 바꿀 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자신만의 경험에 비추어 편협된 가치관을 심어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에 이런 그림책도 꼭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어린이들이 기업주 입장에서도, 노동자 입장에서도 고루 생각할 수 있을 때 다같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 탁탁 톡톡 음매 젖소가 편지를 쓴대요>가 부당한 농부 아저씨에 대한 젖소들의 항의를 표현한 것이었다면 이 책은 바로 양들이 자신의 권익을 주장하기 위해 파업에 나서고 그 문제를 조정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두 책을 잇달아 읽어 본다면 우리 사회에서 왜 파업이 일어나는지, 파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파업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두 책을 읽고난다면 분명 파업이 무조건 나쁘고 , 뺠갱이들이 선동질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두 책의 다른 점이라면 앞선 책은 젖소의 반대 편에 선 사람이 농부 아저씨였는데 이 책에서는 사람은 나오지 않으며 다른 동물들이(비둘기, 개 등등) 반대편에 나선다.  파업 이라는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낱말과 사회 현상에 대해 동물들을 의인화 시켜 어린이들에게 파업이라는 현상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는 이 두책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기업가보다 노동자가 더 많은 이 사회에서 노동자들이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 파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동자들이 최후에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파업이니까 말이다.

지난 겨울 홍대 청소부 할머니들의 파업이 생각난다. 할머니들이 파업을 하지 않았다면,  할머니들은 그대로 부당하게 해직이 되었을 것이다. 할머니들이 스스로 일어나 항의하고, 함께 도와주는 이들이 있어 맞서 싸웠기에 승리라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어린이들도 부당한 대우, 처우에 대하여 맞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어릴 적부터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자가 강자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혀지지 않는 하나의 행태가 파업일 수도 있다는 것을 어린이들이 이해했음 한다.  

이 책에서도 항상 털을 몽땅 다 깎인 후에 오돌오돌 떨어야만 하는 양들이 파업을 결정하고, 파업을 행한다. 왜 양들만 그렇게 털을 깎여야 하는지 양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도 몽땅 말이다. 시월에 추워 본 경험이 다른 동물들에게 있던가 ? 양들은 그래서 파업을 하기로 결정한다. 파업의 결과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고, 불편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귀하다고 생각한다.  농장은 양들의 파업을 찬성하는 동물, 반대하는 동물들로 나뉘게 되고, 양들은 파업을 결정한 후 거리로 나선다. 왜 양들만 털을 몽땅 깎여야 하는지.. 양들은 외친다. 그날 밤 다른 동물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고민한다.  다음 날 양들은 예전처럼 몽땅 다 털이 깎여 나온다. 양들의 표정은 전혀 비장하거나 화가 나있지 않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그날 밤 농장 여기저기서 분주한 소리가 들린다. 아침이 되자 상상도 못했던 양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바로 털을 깎은 양들에게 춥지 않게 털옷을 입혀 준 것이다.   양들과 다른 동물들이 보여준 것이 바로 정치에서 말하는 양보와 타협 아닐까 ? 

우리 인간 사회에서도 이런 멋진 양보와 타협이 존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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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나무같은 사람 - 식물을 사랑하는 소녀와 식물학자의 이야기
이세 히데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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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플라타너스를 등에 대고 두 사람이 서 있다. 한 명은 일본에서 온 여자 아이 사에라. 한 명은 식물원에서 30년 째 일하는 식물학자이다. 엄청 난 나이 차가 있는 두 사람이 대관절 무슨 이유로 이 나무를 사이에 두고 서 있는 걸까?  

그림책의 작가는 실제로 일본인이면서 프랑스 식물원 학자로부터 지속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이 그림책을 썼다고 후기에 써 있다. 아마 이 그림책 속의 사에라는 본인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고, 그림책의 박사님 또한 실제의 박사님을 모델로 쓴 것 같다. 그림책 작가와 식물원 학자가 별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두 사람은 나무라는 연결 고리를 가지고 지금도 서로 왕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사에라와 박사님처럼 말이다. 아!  사에라는 뜻은 이곳저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단다. 이곳저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들. 이곳에도 저곳에도 (일본에도 프랑스에도) 언제나 한결같이 볼 수 있는 나무들. 이사람 저사람에게도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 여러 의미에서 사에라 라는 이름이 그냥 지어진 이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그림책은 투명 수채화로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상큼한 기분이 든다. 유화로 그려진 그림책, 실물과 똑같이 그려진 그림책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난 이런 풍의 그림책을 참 좋아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무의 싱그러움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며 내가 마치 식물원에 온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그림이 아주 아름다워 소장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더불어 식목일이 있는 4월에 읽어 주고 싶은 책으로 추천하기에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무를 심은 사람 > < 나무가 좋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 와 함께 말이다.

오늘 아들과 바깥에 산책을 나가 보니 여기 저기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예전엔 봄에 대한 감사함을 잘 모르고 지냈는데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다 보니 봄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여기 저기서  온갖 꽃들이 알록달록 피어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상큼한 연두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은 또 어떤가! 연한 초록색 덕분에 눈이 한결 즐거워지는 봄이 있어 정말 고맙다. 가끔 이 세상에 꽃이 없었다면 얼마나 세상이 단조로웠을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교실 앞 화단에 있는 산수유가 제일 먼저 봄 소식을 전해 주더니, 곧 이어 목련, 개나리, 진달래 지금은 벚꽃이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음껏 뽐 내고 있다.  꽃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얼마나 화려해지는지....

<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은 이런 꽃을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다. 꽃과 더불어 이렇게 두 사람이 등을 기대고도 남을 몇 백년의 수령을 지닌 나무들, 듣도 보도 못한 나무 이름을 알게 되는 기쁨도 알려 준다. 마지막에 보니 이 그림책에 그려진 식물만 해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생소한 이름들이라서 한 번 씩 읊조려 보았다. 이름과 모습이 매치되지 않은 게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한 번 들어 본 것이 어딘가!

식물원의 말썽쟁이처럼 치부되던 사에라에게 박사님은 먼저 다가가서 소녀에게 말을 걸고, 소녀가 그리고 있던 으라리 꽃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고, 식물원 여기저기에 있는 희귀한 나무들에 대해서 들려 준다. 말썽쟁이처럼 행동하던 사에라도 점점 변한다.  해바라기처럼 생긴 꽃을 꺾었던 사에라는 해바라기 씨를 심고 가꾸는 소녀로 변한다. 박사님과 사에라는 나무를 알아가는 기쁨으로 한 계절, 한 계절을 매일 함께 지낸다. 사에라가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던 날.박사님은 250년이 된 플라타너스를 보여 주신다. 겉표지 그림이 바로 그 부분이다. <커다란 나무같은 사람>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는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그런 나무같은 사람이 되어라는 의미이겠지. 나이와 직업, 나라를 초월하여 만나 나무에 대한 여러가지를 나누는 두 사람의 잔잔한 이야기가 투명 수채화처럼 아주 상큼하다. 

여러 가지 꽃과 나무를 보는 즐거움과 함께 독을 품은 풀같던 사에라가 식물학자와의 만남을 통해 아름드리 나무로 변해가는 모습 또한 아주 감동적이었다. 

연두색 연한 잎들과 오색 꽃들이 만발하는 시기에 꼭 한 번 읽어봄직한 아주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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