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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이야기 - 2011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라가치 상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2
강경수 지음 / 시공주니어 / 2011년 2월
평점 :
우리 반 어린이들이 행복도서관에서 자주 골라 읽는 책이어서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그림책인데도 불구하고 겉표지에 그림이 거의 없다. 다만 아랫쪽에 맨홀이 보인다.
2011년 볼로냐 국제도서전 라가치 상이라는 타이틀이 돋보인다.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품이니 작품성 또한 인정받은 수작일 터.
얼마나 재미있을까?
강경수 라는 분이 글과 그림을 다 하셨네. 오랜 기간 만화가로 활동하셨다고 하는데
이렇게 큰 상을 수상하셨다니 실력이 대단하신가 보다.
잔뜩 재미를 기대하고 첫장을 넘긴 나는 나의 기대가 완전히 빗나갔음을 한순간 알아버렸다.
이 책을 통해 재미를 기대했던 나에게 이 책은 슬픔을 안겨 주었다.
읽고 나니 가슴이 먹먹하다.
대한민국에 사는 솔이는 미래의 꿈이 바로 화가이다.
키르기스스탄에 사는 하산은 매일 지하 갱도에서 석탄을 실어 올린다.
인도에 사는 파니어는 하루에 열네 시간씩 카페트를 만든다.
우간다에 사는 키잠부는 말라리아에 걸려 있다.
루마니아에 사는 엘레나는 맨홀에서 혼자 외롭게 살고 있다. (겉표지의 그 맨홀 말이다. )
아이티에 사는 르네는 큰 지진이 일어난 무너진 건물 위에서 부모니을 기다린다.
콩고에 사는 칼라미는 삼년 전 총을 들고 전쟁터에 끌려간 후 그 충격으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이 이야기들이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라는 것이다.
우리 반 친구들에게 짤막하게 책 소개를 해 주었다.
여러분이 이렇게 공부하고 있는 사이
다른 여러 나라에서는 이렇게 어린이들이 공부도 못하고 돈을 벌어야 하고,
병에 걸려 고생하고, 전쟁터에 끌려가 총을 쏴야 하는 이야기가 진짜 이야기라고 설명해 주었다.
거짓말 같이 들릴 지 모르지만 이 이야기들이 엄연한 사실이라는 것.
그래서 이렇게 공부할 수 있다는 걸 감사해야 하고,
고개를 조금만 돌려 주변을 살펴 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
우리 어린이들이 이해했을까 싶다.
작년에 출간된 책 <라면을 먹을 때>와 함께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권정생 할아버지처럼 주변을 돌아본다면
나 혼자 잘 먹고, 잘 입고, 잘 사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