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일본에 딸과 함께 여행을 갔었다.
역사 탐험을 주제로 한 여행이라서 오사카, 나라, 교토를 다녀왔는데 이번 일본을 할퀴고 간 쓰나미를 보면서
그때 가이드가 했던 말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정확하게 말하면 가이드의 말이 아니라 일본 지진학자들의 말이었다.
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관동대지진 100년 후에 큰 지진이 또 한 번 있을 것인데 근래 들어 도쿄 북쪽 지역에 계속해서 진도 7
이상의 지진들이 일어나고 있어서 학자들은 앞으로 도쿄를 중심으로 한 큰 지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담 됴쿄는 안전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가이드 말에 일본은 워낙 지진이 자주 일어나서 지진에 대비해 안전 설계를 하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은 크나큰 걱정은 안 하고 있다고 하였다.
여행 첫 날 우리가 묵었던 오사카 소재 호텔에서도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쿵쿵 거리는 소리가 나서 옆방에서
아이들이 장난치는 즐 알았는데 다음 날 알고보니 그게 지진이었다. 일본에서는 하루만 묵게 되도 경험하는 게 바로 지진이라
고 가이드가 설명을 해 주었다. 일본 사람들은 웬만한 지진에는 눈 하나 깜짝을 안 한다고 하였다. 외국 관광객들만 지진이 느
껴지면 짐을 싸고, 가족에게 연락을 하는 둥 난리를 떤다고 하였다. 그렇게 일본은 지진에 잘 대비하고 있기에 설사 지진이 일
어나더라도 별 피해가 없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금요일 오후 일본 동북부 해안을 쓰나미가 강타하고 말았다. 일본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그렇게 지진에 잘 대비한 일본인데도 불과 10분 만에 초토화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지진에 대비해 많은 안전장치들을 준비해 온 일본도 자연의 힘앞에서는 어쩔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일본 학자들 말대로 도쿄에 큰 지진일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하더니 도쿄에서 300KM 떨어진 해안 지역에서 지진해일이 일어
난 것을 보고 학자들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러니 더 무서울 수 밖에.
지금은 쓰나미였지만 언제 엄청난 진도의 지진이 터질 지도 모르니...
앞으로 일어나 도툐 대지진은 관동 대지진보다 더 큰 지진이 올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는데...
작년에 일본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되면 다시 가고 싶었는데 이제 일본은 위험해서 갈 엄두도 못내겠다.
경제대국 일본이 자연재해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걸 보고 인간은 자연 앞에 나약하고, 무력한 존재임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지진이 워낙 자주 일어나는 나라이다 보니 지진 대비 안전 설계를 잘한다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0분 만에 싹쓸이를 하는 쓰
나미를 보니 정말 무섭다.
화산 폭발이 일어났던 뉴질랜드도, 쓰나미가 일어난 일본도 소위 선진국이다.
하지만 자연 재해 앞에는 선진국도 속수무책인 듯 하다.
어느 세월에 복구를 하나 싶다. 희생자도 엄청 많이 나온 것 같은데....
방사능도 유출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걱정이다.
모처럼 봄날씨로 포근하고 화창한 주말인데
가까운 일본의 쓰나미 소식으로 마음은 천근만근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