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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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책벌레가 아니었던 나는 고전을 접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지금도 고전을 읽으려고 하면 마음의 준비를 꽤 해야 하고

읽는 속도가 매우 느려진다.

역시 책읽기는 어릴 때부터 습관이 들어야 한다.

내 또래 고전을 많이 읽는 사람 앞에서면 마음이 움츠러들고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ㅎㅎㅎ

 

6-7년 전부터 어린이책에 관심이 생겨 이런저런 작가 강연을 듣거나

글 잘 쓰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 목록을 읽어보면  언제나 들어가 있는 책들이 몇 권 있다.

작가들이 가장 많이 들먹이는 책은 "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이었고,

조지 오웰의 " 1984" 도 단골이었다.

이 책이 그리 유명하나?

언젠가 이 책들을 읽고 말리라는 오기(?)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러다 지난 3월, 국회에서 필리버스터가 한창이던 때였다.

필리버스터에서 인용된 책이 회자되곤 하였는데

역시나 " 1984 " 가 또 들어가 있었다.

진짜 꼭 읽어봐야 할 책인가 보네! 싶었다.

그래도 선뜻 이 책을 손에 들지 못했다.

 " 리틀 브라더"부터 읽었다.

이건 가독성이 끝내준다. 재미도 있고, 시사하는 바도 있고, 생각거리도 주고, 좋았다.

 

그래도

" 리틀 브라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 1984" 또한 읽어야할 것 같아 드디어 이 책을 손에 잡았다.

역시 진도가 잘 안 나갔다.

중간중간에 가독성이 끝내주는 다른 책을 먼저 읽기도 하고 그랬다.

그래도 이 책을 포기하지 않았다.

중반 이후부터는 흥미진진해져서 그런대로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갔다.

드디어 어제 딸래미 시험 공부 감독하면서 이 책을 완독했다.

스스로에게 쓰담쓰담!!!

 

조지 오웰은 필명이다.

이력을 보니 이 작품을 낸 지 겨우 1년 만에 지병이었던 폐결핵으로 사망하였다.

그의 작품 중 " 1984"와 " 동물 농장" 이 가장 유명한데

두 작품 모두 독서가들에게 자주 인용되는 책이다.

짧은 생애에 비해 두 작품은 오래오래 기억될 책으로 가치를 인정 받은 셈이다.

 

1940년대에 빅 브라더가 장악한 오세아니아의 모습은 정말 놀랍다.

모든 것이 철저히 통제된 사회. 그 속에서 산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아니 그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면 답답하다는 생각조차 못할 수도 있겠다. 

그 독재 체제의  심장부인 진리부에서 근무하는 윈스턴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진리부는 낱말과는 정 반대의 일을 하는 곳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진리를 기록하는 곳이 아니라

진실을 왜곡하여 현재 권력자인 빅 브라더가 계속 절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기록을 고치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이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윈스턴이 사는 사회는 모든 시민의 일거수일투족이 텔레스크린에 의해 감시당하고

개인의 사유와 자유는 상상조차 못 하는 곳이다.

모든 것이 빅 브라더가 제시한 것만 허용되는 사회이다.


윈스턴은 그 속에서 일기를 쓰는 사람이다.

일기를 쓴다는 것은 사유한다는 것이다.

일기를 쓰면서  자신과 같은 사람이 또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곤 한다.

내가 지금 믿고 있는 진리와 자신이 속한 사회가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반기를 들 위험한 상상을 한다.

모든 것이 감시당하는 그 곳에서 윈스턴은 과연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또 그런 사람들과 연대하여 거대한 권력 빅 브라더와 맞설 수 있을까?

 

개인의 사생활을 전혀 인정 하지 않는 사회,

개인을 일일이 감시하는 사회,

독재 체제 유지를 위해 언어와 역사까지 개조하는 사회,

조지 오웰이 묘사한 1984의 사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왜 이 책이 필리버스터에서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되었는지 수긍이 갔다.

개인의 자유가 철저히 억압 당하고, 개인의 모든 것이 감시당하는 사회에 대한 

무시무시한 경고인 셈이다.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언어 및 역사까지 날조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권력을 

절대 그냥 놔두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왜 이 책이 꼭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지 충분히 이해 되었다.

100% 이와 똑같은 사회 체제는 아니더라도 이와 흡사한 일을 저지르려는 독재자는 항상 존재하지 않았던가!

절대 권력자,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부서와 당원,

철저한 신분 사회의 모습은 비단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목격되는 부분이지 않던가!

절대 권력에 맞서는 자는 어떻게든 잡아내어

고문하고 동지를 배신하게 만들고 급기야 빅 브라더를 사랑하게 만들어 결국 총살시키는

이 어마어마한 시스템이 소름 끼쳤다.

그 속에서 사유하고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기를 소원하였던 윈스턴의 처절한 몸부림과

마지막 결말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


출판사 소개글처럼 " 어두운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어둡지만 그래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이런 사회가 되지 않도록 두 눈 똑바로 뜨고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 및 행복을 지켜야 하니까.

 

<1984>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디스토피아 소설로, 날카로운 풍자와 정치적 함의로 유명하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언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품.

신용카드, 휴대폰, 이메일 등을 통해 개인의 신상정보가 쉽게 노출되고 있는 요즘, <1984>의 '빅 브라더'는 먼곳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이라는 감시장치를 이용하고, 또 언어와 역사까지 통제하는 정치권력에 대한 어두운 비전을 보여주는 걸작.

 

* 출판사 제공 소개글이다.  


이제 그가 남긴 또 하나의 명작 " 동물 농장"을 읽기 시작한다.

이건 " 1984" 보다 진도가 잘 나간다.

앞부분 살짝 읽어봤는데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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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30 15: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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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30 15: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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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볼 높은 학년 동화 34
이현 지음, 최민호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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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선생님께서 추천한 책이라 아들에게 사준 책이었다.

야구부를 소재로 한 책이라 추억이 돋아 나도 한번 읽어봤는데 계속 읽게 되어 끝까지 읽어버렸다.

아들을 따라잡았다. ㅋㅋㅋ

역시 이현 작가 답다는 생각이 들게 아주 흥미롭고 감동적인 성장 동화였다.


롯데 자이언츠 열성팬이었던 엄마는 관객이 심히 적었던 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자전거를 타던 아빠와  아주 극적으로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 나" 이름은 최동원 선수의 이름을 본따 동원으로 하려고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동구 한동구가 된다.

동구는 야구 열성팬 엄마의 소원대로 야구부 주장이 된다.


이 이야기는 야구를 좋아하는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

야구와 함께 울고 웃는 한동구의 성장 동화인 셈이다.


지금은 야구를 즐겨 보지 않지만

나도 한 때는 야구를 즐겨 보던 때가 있었다.

선동렬 선수가 한창 잘 나가던 때 말이다.

아마 그때는 나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야구 팬이었을 것이다.

내 기억 속의 야구는 최동원, 선동렬 선수가 활약하던 그 때에 멈춰있다. ㅎㅎㅎ


동구는 구천초등학교 야구부 주장이다.

잘 나가는 야구부는 아니지만 새로운 감독 덕분에 심기일전하고 점점 실력이 향상되고 있는 요즘이다.

성실한 타입인 동구는 투수 겸 4번 타자가 된다.

그렇게 잘 나가는 감독 밑에서 하루하루 실력을 쌓아가다보면

언젠가 자신도 명문 야구부에 들어가고 최동원 선수처럼 멋진 투수도 되고, 박찬호 선수처럼  메이저 리그에도 뛸 수 있겠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인생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안팎으로 동구에게 위기가 닥쳐 온다.


동구의 친구이자 배터리였던 포수 푸른이는 동구와 함께 야구 인생을 시작하였지만 급기야 관두게 된다.

실력 좋은 후배에게 밀린 탓이다. 

어디서 굴러온 지도 모를 영민이란 녀석은 뛰어난 야구 감각 덕분에  동구가 4년 동안 이룬 입지를 하루아침에 이룬다.

승부의 세계는 정말 냉정하다.

조금만 실력이 떨어지면 가차 없이 라인 업에서 제외되니 말이다.


푸른이, 동구, 영민이를 보면서

셋 다 야구를 좋아하는 것은 똑같으나

열심히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푸른이

열심히 하고 실력도 늘지만 뛰어난 재능은 없는 동구(착실이형)

뛰어난 천재 감각을 지녔지만 자기 밖에 모르는 영민이(천재형)

이 세 친구를 보면서 " 모짜르트와 살리에르 "가 떠오른다.

영민이를 향한 동구의 질투와 부러움은 살리에르가 모짜르트를 향해 가졌던 마음과 흡사하다.

자신은 4년 만에 겨우 4번 타자를 꿰차는데 영민이는 불과 5개월만에 그 자리를 차지하니

동구 아빠 말대로 열심히 한다고 해도 

최선을 다하다고 해도 안 되는 일이 있나 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지만

천재성을 가진 모짜르트에게 매번 느끼는 좌절감.

그건 참 극복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동구가 영민이를 향한 마음이 그랬다.

다른 것보다 예체능은 특히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그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것 같다.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뒤지지 않지만

타고난 천재성 앞에서는 작아지고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동구의 마음이 정말 공감된다.


오랜만에 야구의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아주 오래 전 롯데-해태 의 경기를 보는 듯한 흥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야구가 이런 매력이 있었구나 작가 덕분에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야구는 계속 지고 있다고 해서 자포자기하고 경기를 끝낼 수 없다.

특히 투수 입장에서는 계속 안타를 맞아 속상하고 주저 앉고 싶지만

팀이 합심하여 3 아웃을 잡아내지 못하면

이닝이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과 발야구를 하면 그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수비 입장에서 공격팀이 계속 해서 안타를 치면 수비수들은 절망하여

계속 하여 실수 연발하고 악순환이 계속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기가 멈추지 않는다.

마음을 다잡아 서로 합심하여 아웃을 잡아내야 이닝이 끝날 수 있다.

야구의 이 점이 잘 부각된 동화였다.


작가의 최동원 선수에 대한 그리움이 곳곳에 묻어난다. 

최동원 선수는 타고난 재능과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조 활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최고가 되지 못하게 변방에서 지내는 고통을 당해야 했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송곳 같은 사람은 최고가 되지 못하게 가로막았던 우리나라 현실이기도 했다.

이 책 보고나서 조승우 씨가 최동원 선수 역할을 한 영화를 보는 것도 좋겠다. 

오래 전 영화 " 공포의 외인구단"도 괜찮고 말이다.

야구 경기 장면은 마치 동영상을 보듯이 잘 묘사되어 있다.

이 현 작가가 오래된 야구 팬이거나 조사를 많이 한 듯하다.

동화를 보면서 눈물이 핑 돈 것은 참 오랜만인 듯하다.

마지막 부분은 참 뭉클하다.


아이들의 꿈을 물어보면

반에서 2-3명 정도의 아이가 스포츠 선수라고 대답하곤 한다.

그 아이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진정한 스포츠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동구의 이야기를 통해 깨달았음 좋겠다.

우리 반에도 축구부가 2명인데

오로지 머리속에 축구 밖에 없어 보이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에게 빌려줄테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현실과 타협하여 그걸 놓치지 않고 지금 누리는 동구는 진정한 승자라고 말해주고 싶다.

멋진 동구! 널 응원한다. 

우리 아이들이 그런 멋진 동구처럼 자라나길 바란다. 


우리 아이들이 동구처럼 잘 지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참고로 오타 아니다. 책에 나온 부산 사투리를 그대로 인용했다.

나는 미래를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려워 지금을 잃고 싶지 않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내게도. 야구에게도.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야구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야구를. 플레이 볼.

잘 지는 법을 알아야 한다. 질게 야구하는데,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헐타. 3할 치모 강타자다. 이대호도 열 번 중에 세 번 밖에 몬 친다 이 말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잘 나갈 때도 이길 때 반, 질 때 반이다. 이기는 기야 다 잘하지. 그렇지만 야구하는 기 내내 지는 일이다. 잘 질 줄 알아야 한다. 인생은 토너먼트가 아니라 리그다.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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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운 아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2-3교시에 미술을 하였다.

부채 만들기를 하다보니 쓰레기가 많이 나왔다.

쓰레기통이 그득찬 것을 나도 봤다.

우리 반은 임원이 폐휴지와 쓰레기통을 비운다.

누구나 하기 싫어하는 일을 임원이 나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쓰레기통을 보며 나중에 임원한테 비우도록 해야지 마음 먹고 있었다.

 

5교시 실과실로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쓰레기통을 보니

웬 걸?

깨끗이 비어진 것이다.

임원한테는 미술 준비물 반납하는 것만 시켰는데...

임원이 쓰레기통까지 비었나?

아님 누가?

우렁 각시가 또 있나?

 

하교할 때, 전체한테 물어봤다.

" 근데 쓰레기통 혹시 누가 비었어요?" 묻자

임원이 아닌 아주 가녀린 여자 아이 김@@ 이 손을 든다.

" 와! @@가 비었구나! 선생님은 임원이 비었나 생각했지요.

어쩜 그런 깊은 생각을 할 수가 있어?"

" 쓰레기가 넘쳐 나길래 갖다 버렸어요" 한다.

" 우아~~어른도 실천하기 힘든 일인데...

얼굴도 이쁘고 마음도 이쁘고...

선생님 너무 감동 받았어요. "

머리를 쓰담쓰담 했다.

체구도 작은 아이가 저 혼자 쓰레기통을 들고 갖다 버리는 장면이 떠올랐다.

저학년 같으면 선생님한테 칭찬 받고 싶어서 더러 그런 선행을 하기도 하지만

고학년은 철저히 자기 일 아니면 안 하는데

이 아이는 어찌 그런 기특한 마음가짐과 실천력을 가졌을까?

 

지난 1학기를 되돌아보면, 이 아이는 정말 100% 도덕적인 아이이다.

교실에선 그랬다. (물론 100% 도덕적인 사람은 없지만 그 정도로 바르다는 이야기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규칙을 준수하는 아이이다.

학교도 제일 먼저 오고

책도 깊이 있게 읽고

발표도 우리 반에서 최고로 잘하고

숙제는 말할 것도 없이 성실 그 자체로 해 오고

게다가 도움반 친구한테도 스스럼 없이 먼저 다가가 말 걸어주고

자발적으로 짝이 되겠다고 나선 아이이기도 하다.

 

내가 6학년이라면 이 아이 정도의 도덕성을 갖고 있었을까?

아니었을 거다.

놀기 바빠서(어릴 때 놀기 대장이었다. )

주변 인물이나 주변 환경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텐데....

물론 선생님이 시키면 "  네 " 하고 했겠지만서도

스스로 할만큼 마음이 깊지 않았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때는 바로 이런 때가 아닐까 싶다.


누가 보지 않더라도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옳고 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정의감, 도덕성을 표현할 때 말이다.


내 자녀가

우리 반 아이들이

우리 나라 아이들이 

그런 도덕적인 아이로 자라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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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09: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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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1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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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처음으로 교사독서모임을 했다.

그것도 번개로.

원래 금요일에 하기로 공지를 하였다.

그러나 하필 핵심 멤버 2명이 그 날 못온다고 하는 게 아닌가!

차선책으로 금일 번개하자고 어젯밤 카톡을 날렸더니

의외로 6명이 오셔서 오랜만에 화기애애한 모임을 하였다.

도움반 선생님께서 이번에 들어온 신간을 많이 소개해주셔서

모임이 풍성해졌다.

 

모임 방식을 새롭게 바꿔 봤다.

준비된 그림책을 한 권씩 돌아가면서 읽는 것이다.

그림책 한 권 읽는데 별로 시간이 안 걸리기 때문에

그런 방법이 어떨까 생각해 본 것이다. 

1시간 여 동안 무려 8권의 책을 읽었다. 

 

작년에 동학년 샘들한테 왜 독서모임에 안 오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니

혼자서 책 읽는 것은 좋지만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누는 게 부담스럽단다.

나처럼 말하는 것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정반대의 성향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싶다.

혼자서 하는 독서보다

여럿이 하는 독서가 세상을 바꾼다고 하였는데...


지금 회원 중에도

말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분이 있을지 몰라

돌아가면서 그림책 읽는 것으로 바꿔본 것이다.

엄선된 그림책을

그냥 내 목소리로 담담히 읽어주는 것은 부담이 덜 되지 않을까 싶어서

처음 시도해 봤는데 반응이 좋아 앞으론 이렇게 해볼까 한다.

 

책이야 나와 도움반 선생님이 골라서 준비하면 되는 것이니까.

도움반 선생님은 신춘문예에 당선된 분이라

나보다 훨씬 더 책에 대해 아는 게 많으시다.

오늘 소개하는 책도 모두 도움반 선생님이 가져온 책이다. 

 

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은 이렇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전쟁, 평화 관련 그림책을 쭈욱 시리즈로  읽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항상 신간을 기다리는 사계절에서 나온 평화그림책 시리즈이다. 

도움반 선생님이 새로 맞아들인 책 중에 장애인권 관련 책도 있어서 참 좋았다.

통합 학급을 맡다보니 이 쪽 분야도 관심이 많이 간다. 


정말 어렵게 만난 모임인데

여러 가지 다양한 그림책을 함께 읽고 들을 수 있어서 뿌듯하다.

굳이 자신의 생각을 말로 하지 않더라도

오롯이 그 시간만큼은 마음이 촉촉해졌을 거라 믿는다.

그림책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좋은 촉매제이니까. 


7월에는 여름 또는 여름 방학과 관련된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다.

 

 

장애관련 그림책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

 

 

 

 

 

 

 

 

 

평화 그림책 시리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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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t 2016-06-22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 독서 선생님이 한국전쟁에 관한 책을 숙제로 주셨어요
막막해서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알라딘에서 확인하던차에
찾는 책마다 선생님의 리뷰가 있더군요
방대한 독서량에 감탄하고 갑니다^^

수퍼남매맘 2016-06-23 13:31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방대한 독서량˝ 절대 아닙니다.
읽어야 할 책이 아직 너무 많습니다.
제 리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희망찬샘 2016-06-2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이가 가르쳐 준 것
ㅋㅋ~~~
울 찬이를 위해 하나 살까요?

수퍼남매맘 2016-06-23 13:32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아드님 찬이가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뇌병변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의 가족 이야기랍니다.
읽고나면 집의 아이, 교실의 아이들이
갑자기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그 마음이 오래 가지 못해 탈이지만요. ㅎㅎㅎ

2016-06-24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4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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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길이었다.
가까운 마트에서 장을 좀 보고 더운 날씨 때문에 헉헉 대며 걷고 있었다.
반대편 쪽에서 초딩 남자 2명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 뒤로 할아버지 한 분이 바짝 아이를 따라왔다.
나란히 두 사람이 걸으면 꽉 차는 좁은 인도였다.
아이들이 수다 떨며 걷느라 속도가 느리자
다짜고자 아이들한테 버럭 화를 내며
두 아이의 가운데로 홍해를 가르듯이 밀치며 지나간다.
두 아이의 기분은 어땠을까!
노인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이 생기지 않았을까!
좋은 말로 해도 충분할 것을.
앞에 가는 사람이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짜증을 내는 할아버지의 행동을 보며
참 씁쓸했다.
 
'난 나이 들어도 저런 안하무인은 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나이 들면 그 나이답게 아량이 커지고, 이해가 넓어지고 혜안이 생겨야 하거늘!
아이들이 무엇을 본받을까 싶다.
 
요즘 즐겨 보는 드라마 중에 고현정 씨가 나오는
" 디어 마이 프렌드" 가 있다.
고현정과 늙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참 잘 그려내고 있다.
역시 노희경 작가 답다는 생각을 하며 감탄하며 보고 있다.
너무 현실적이다 못해 너무 우울하다.
그 드라마 볼 때마다 
울 아버지 생각 나서 운다.
이제는 연락이 두절된 친구 생각도 나고.
요즘 자꾸 외로움을 느끼는 게 다 이 드라마 때문이다.
 
거기서 신구 씨가 하는 역할이 가장 짜증나는 캐릭터이다.
난 그런 남편이랑과는 하루도 같이 못 살 것 같다.
오늘 내가 본 그 할아버지도 그 캐릭터와 똑같지 않나 싶다.
곱게 나이 드는 것, 쉽지 않다.
아집만 세어지고 상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
나이가 무슨 벼슬도 아니고
무조건 나이로 상대방을 제압하려 들고 말이다.
정말 그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거친 말이 나오려고 한다.
저렇게 안하무인인 사람이 또 있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만났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 되지 않듯이
나이 든다고 해서 아량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에서
마침 내가 목격한 그 할아버지의 행태에 대해 잘 정리해 놓아 옮겨 적어 본다.
 


 
작가의 주장대로라면  
그 할아버지 또한 젊은 노인의 한 사람인 셈이다.
숲을 보기 보다 나무에 집착하고
혜안보다는 불안함 때문에 버럭 화부터 내는 그런 안하무인.
앞으로 이런 젊은 노인이 정말 많아질텐데 참 걱정이다 싶다.
 
곱게 늙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노인은 지혜의 숲. 그러니까 전체를 보는 데 있다. 시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떨어질수록 전체 맥락을 볼 수 있는 지혜가 더 확대된다는 것이 노인학의 일관된 연구결과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자아 정체성의 위기에 시달리는 ' 젊은 노인' 들이 많아질수록 전체를 보고 사회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혜안이 사라진다. 불안한 젊은이들은 나무를 보고, 불안한 젊은 노인들도 나무를 본다. 
 
중략
 
불안한 젊은 노인들이 보수의 이름으로 젊은 세대와 대립한다는 내 주장에 불쾌해하며 버럭 화부터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꾸 버럭 화부터 내는 것도 다 불안해서 그런 거다.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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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4 10: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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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7 1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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