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어 4단원은 "면담하기" 이다.
수행평가를 해야 해서 개인적으로 면담할지 모둠별로 면담할지 정하라고 하였다.
정하기 전에 각각의 장단점을 살펴보자고 하였다.
몇 명의 아이들이 개인별로 할 때의 장단점과
모둠별로 할 때의 장단점을 발표하였다.
이 모든 사실을 인지한 후에 투표를 하였다.
17대 3으로 모둠별로 하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 그럼 면담은 모둠별로 정해서 하도록 합니다. 땅땅땅!!!"
내 생각엔 요즘 아이들이 학원 때문에 시간 잡기가 어려워 개인별로 하는 게 나을 성 싶었는데
어찌 됐건 결과가 그렇게 나왔으니 그렇게 해 보라고 하였다.
역시 실전에 들어가니 문제가 불거졌다.
누구를 면담할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모둠끼리 약속 잡기도 힘들고
면담 대상자와 약속 잡는 것도 힘든 모양이다.
도저히 시간이 안 맞아 만날 수가 없다고 하소연 하는 모둠도 있었다.
에궁! 애들이 어른인 나보다 더 바쁘다.
오늘, 국어 시간에 중간 점검 차원에서 면담하기 준비과정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들어봤다.
모둠장한데 언제, 어디서, 누구를 면담할 것인지 발표해 보라고 하였다.
우리 반이 모두 5모둠인데 겨우 2모둠만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에구구! 그러길래 혼자서 하는 게 속 편한데...'
하지만 이런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통해 뭔가 배우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
면담 보고서는 국어책에 제시된 대로
A4 에 워드로 작성해서 제출하라고 하였다.
무임승차 하지 말고,
초고는 4명이 함께 쓰고, 한 명이 집에 가서 워드로 치고,
마지막 면담하면서 느낀 점은 또 각자가 쓰라고 하였다.
모둠별 수행평가 하면 꼭 무임승차하려는 아이가 있는데
이렇게 하면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 <치즈 인더 트랩>을 봐도 설이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하지 않던가.!
마음 약하고, 착하고, 수행에 욕심 많은 아이가 혼자서 다 하게 할 순 없다.
요즘 들어 협력 학습이 대세이다.
공개수업 과정안을 짤 때도 꼭 협력학습을 넣으라고 한다.
면담도 개인별로 했으면 빠르고 편할지 모르겠지만
모둠이 하면서 겪게 되는 토의 , 양보, 분쟁, 타협, 역할 분담 등은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참말 아이들이 바쁜가 보다.
나 국민학교 다닐 때는 남는 게 시간이었는데 말이다.
2.
수학 시간이 좀 남아서 어린이인권에 대한 책을 읽어줬다.
"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라는 책의 1꼭지 부분을 읽어줬다.
아미나타라는 가봉의 여자 아이 이야기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2km 떨어진 우물에 가서 물을 길어오는 것부터
아미나타의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그 후 옥수수가루로 빵을 만들고
염소 젖을 짜서 식구의 아침상을 차린다.
하지만 정작 아미나타는 아침을 못 먹고 군침만 흘리고 있다.
왜냐고?
아미나타는 이 집에 팔려온 하녀이기 때문이다.
똑같이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고된 일에
심지어 매까지 맞아야 하는 아미나타의 삶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거짓말 같지만 실재하는 이야기이다.
끝까지 읽어주지 못했는데도
우리 반 아이들이 써 온 독후감을 보니 아미나타의 곤궁한 삶을 통해
이 책의 제목처럼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되돌아본 내용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