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1단원 마지막 차시는 지금까지 배운 "비유적 표현"이 들어가게 동시를 쓰는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제 수업 연구를 하면서

과연  아이들이 시를 창작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나의 기우였다.

 

1교시 국어 시간,

다시 한 번 비유적 표현을 정리해 보고

자신이 쓰고 싶은 대상을 가지고 시를 써보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뭘 써야 할지 망설이던 아이들이 서서히 발동이 걸리기 시작하였다.

 

아직 시어 같지 않은 아이도 몇 명 있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안에 비유적 표현을 넣어 시를 썼다는 것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국어 시간이 여유가 있으면 한 명씩 앞에 나와 자신이 창작한 시를 낭송해 보고

시화도 그려보고 그럴텐데... 여유가 통 없다.

이오덕 선생님처럼 시쓰기 또는 글쓰기를 꾸준히 하고 싶은데 진도 나가기 바쁘다. (이것도 핑계인가?)

국어 교과서가 무려 12단원이다.

깜짝 놀랐다.

해마다 국어 진도가 나가지 못해 늘 고생이었다.

학교 행사 많으면 이래저래 빠져서 학기말에 정말 고생한다.

 

시를 늘 가까이 두고, 낭송하고, 써 보고 해야 감수성이 예민해지고

창의력도 좋아질텐데....아쉽고, 안타깝다.

 

아이들이 쓴 시 중에 유독 마음을 끈 시가 있었다.

공부 시간을 짜증스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시였는데

어떻게 하면 그 아이가 즐겁게 공부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 좀 해봐야겠다.

 

어떤 아이가 쓴 시가 기억에 남아 옮겨 본다.

" 라면은 지렁이이다."

 

요즘 가끔 이 시집을 읽으며 마음을 달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3-20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1 0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녁에 일어난 ˝온이 책 스크래치 사건˝을 아들이 만화로 재현했다.

사건의 발단은 온이가 남편 아끼는 새 책을 발톱으로 긁은 걸 남편이 발견 . 온이 녀석 죽이겠다고 달려들자 온이는 냅다 어딘가로 깊이 숨고 수퍼남매는 아빠의 폭발에 책상 밑에 숨어 가슴 졸였다.

온이는 꼭 새책에다 발톱을 갉아대서 자주 이런 소동이 벌어지곤 한다.아빠가 진짜 온이를 때리거나 버릴까봐 걱정된 아들은 닭똥 같은 눈물을 기여이 흘리고... 아들의 눈물에 남편은 마음을 풀 수밖에 없었다.˝험한 말만 하겠다˝는 아빠의 다짐을 듣고 아들은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이 만화 덕분에 가족은 다시 화기애애해졌다. 물론 온이도 무사하고 말이다. 아빠가 말만 그렇게 하는건데 아들은 온이 버린다는 말을 진짜인 줄 알고 엄청 슬퍼한다. 온이는 아들이 자신의 흑기사인 걸 알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6-03-20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1 0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들과 한 쪽씩 번갈아 읽고 있는 책이 있다. 14꼭지로 되어있어 하루에 한 꼭지씩 읽자고 하였다. 책제목은
˝라스무스와 방랑자˝이다.

린드그렌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이 책은 안 읽었던가보다. 내용이 낯설다. 고아원에 사는 아홉살 머리 숱 없는 남자아이 라스무스의 이야기이다.

상인 부부가 입양할 아이를 보러와서 잘 보이려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사사건건 일이 꼬여 선택받지 못하고 금발머리 얌체 같은 여자애가 낙점받는 내용이었다.
아들 왈˝ 잔짜 얄밉다!˝

이 책 다 읽으면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함께 읽어야지.


댓글(5)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꿈꾸는섬 2016-03-16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수퍼남매맘님^^ 아이들과 책읽기는 계속되는군요.

수퍼남매맘 2016-03-17 15:52   좋아요 0 | URL
꾸준히 해야 하는데 끝까지 못 가는 게 문제예요.

꿈꾸는섬 2016-03-17 15:54   좋아요 0 | URL
제가 수퍼남매맘님 얘기 듣고 도전했었는데 한권 끝나면 공백이 길어지더라구요. 그러다가 서로 바쁘고 힘들다고 미루고 흐지부지되더라구요

2016-03-20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1 0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주 호텔 - 초등 6학년 1학기 국어(가) 수록도서 생각숲 상상바다 3
유순희 지음, 오승민 그림 / 해와나무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6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우주 호텔>이 수록되어 있다.

제법 글밥이 많아 국어 시간에 읽다가 끝날 듯하여

아침독서 시간에 미리 읽으라고 미션을 주었다.

 

도서실에 마침 이 책이 있어 빌려서 읽어봤다.

작가 이력을 보니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지우개 따먹기 법칙>을 쓴 분이었다.

책은 60쪽 안팎이지만 깊이가 있어 6학년 교과서에 실린 듯하다.

 

폐지 할머니가 있다.

동네 폐지를 주워 내다 팔아 붙여진 별명이다.

폐지 할머니는 남편이 남기고 간 빚을 갚기 위해 가족도 없이

열심히 폐지를 주워 담아 팔고

그 돈을 통장에 차곡차곡 넣는 그것만이 삶의 유일한 목적이다.

 

할머니는 자신이 폐지를 줍던 구역에

눈에 커다란 혹이 나고 앞도 잘 안 보이는  다른 할머니가 먼저 와서 폐지를 줍고 있자

냅다 밀치고 폐지를 빼앗기 까지 한다.

얼마나 삶이 퍽퍽했으면 그랬을까 싶지만

그래도 자신보다 더 딱한 처지에 놓인 그 할머니한테 패악스럽게 하다니...

 

그렇게 땅만 보고, 폐지만 줍고, 하늘도 이웃도 쳐다보지 않던 할머니가 달라지는 계기가 있다.

어느 날, 앞집 여자 아이가 그린 "우주 호텔"이라는 그림을 보고

예전 자신의 꿈을 아슴아슴 떠올리게 된 것이다.

메이만할 적 할머니에게도 ' 달에 가고 싶다'는 꿈이 있었더랬다.

그 꿈을 떠올린 순간,

바짝 메말라 있던 할머니의 가슴이 단비로 촉촉하게 적셔졌다.

 

사느라 바빠서

나 혼자 살기도 힘들어서

삶에 지쳐서

하늘도 이웃도 돌아보지 않았던 그 인생이 참 허무했다.

통장에 돈은 쌓여 있을지 몰라도

할머니의 삶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이제 폐지 할머니는 예전처럼 땅만 보고 다니지 않는다.

가끔 허리를 곧게 펴 하늘도 보고, 주변에 핀 꽃도 보고, 이웃에게 말도 건다.

할머니가 있는 공간이 우주 호텔이라 여기고

자기보다 더 외롭고, 연약한 이를 위하여

기꺼이 그 공간과 자신의 마음 곁을 내어준다.

이런 삶이 행복한 게 아닐까!

 

연일 들려오는 끔찍한 소식에 정말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 책 덕분에 다시 희망을 품어 본다.

" 사람이 희망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6-03-16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6학년을 맡으셨군요~
체력 안배 잘 하셔고~ 6학년과의 멋진 한 해를 응원합니다!!

수퍼남매맘 2016-03-16 11:00   좋아요 0 | URL
네~ 응원 고맙습니다. 1학기에는 교과 시간이 많아 그런대로 견딜만합니다.
 

진단활동이 1-2교시 있었다.

예고를 하면 어떤 가정에서는 아이들 시험 공부를 시킬 수도 있고

공부에 욕심 있는 아이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에 

예고 없이 평가를 하였다.

작년까지는 진단평가라고 하였는데

"평가" 라고 하면 부담스러울까 봐 명칭까지 바꾼 듯하다.


아주 기본적인 문제로 이뤄져서

평소에 수업을 잘 들은 아이는 걱정 없이 통과할 수 있는 활동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이것도 시험이라고 조금 긴장한 눈치다. 

말 그대로 6학년 수업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 아닌지 진단하는 건데 말이다.

채점을 해 보니 수학에서 한 명이 학습 부진으로 진단되었다.(장애 학생 빼고)

아무래도 연산부터 막혀 있을 것이다. 

3-5학년 까지의 기본 개념이 형성되지 못한 듯하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알고 있는 게 아니었던 셈이다.

 

수학은 자전거 배우기와 비슷하다.

자전거를 제대로 배우면 한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았더라도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처럼

수학도 마찬가지이다.

한번 배운 것은 잊어버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그 시기에 아는 것처럼 생각되어 적당히 하고 넘어가면

다음 학년에 가서 생각이 안 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통과를 못한 경우, 

방과후 보충 수업을 받도록 가정 통신문이 나가는데

부모님이 동의 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

아마 

학습 부진으로 낙인 찍혀 놀림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 듯하다.

학교 방과후에도 보내지 않더라도 가정에서라도

아이가 잘 모르는 그 부분을 완전히 알 때가지 반복해서 연습하면 괜찮은데...

여전히 선행을 하고 놓친 부분을 다시 되짚어 주지 않으면

점점 자신감도 잃고 간극이 벌어지게 된다.


 

특히 수학은 단계학습이라서 전단계의 학습에 대한 개념 확립이 없으면

다음 단계로 나갈 수가 없다.

이 아이 경우, 부모님과 상담을 통해 학교 방과후에서 전 학년 것을 복습하도록 설득해봐야겠다. 

지금 부족한 부분을 열심히 해서 제 궤도에 올려놓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학교 가면 더 따라잡기가 힘드니까.

 

1-2교시 시험 보느라 고생했다고 초코릿을 하나씩 줬더니

6학년인데도 아주 좋아한다.

이럴 때 보면 6학년도 1학년처럼 귀엽다.

 

딸말이 중3도 수업 시간에 사탕 준다고 하면 열심히 발표한단다. ㅎㅎㅎ


댓글(8)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6-03-1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딸도 아직도 헌자리수 덧샘뺄셈 풀라고 할때 있어요. 시시하다해도 그게 기본이다 하지요

수퍼남매맘 2016-03-15 17:01   좋아요 1 | URL
그럼요. 사칙연산이 수학의 기본이지요.
일단 연산이 거침없이 빨라야겠더라고요.

2016-03-15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5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16-03-15 1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고 사칙연산 . . . 그거 싫어하는 아이 우라집에도 있는데.

수퍼남매맘 2016-03-16 10:59   좋아요 1 | URL
그런데 중딩도 꾸준히 해야 수학 실력이 늘더라고요.

울보 2016-03-16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 .좀 빠릿하게해야하는데 너무느긋해요.

2016-03-16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